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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남북대화 시작부터 어깃장 |
| 글쓴이 |
신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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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2834 |
| 날짜 |
2013-06-19 |
조회수 |
1784 |
추천수 |
44 |
| 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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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은 지난 6월 6일 대남사업을 주관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특별담화문발표를 통하여 6.15를 계기로 개성공업지구정상화와 금강산관광재개를 위한 남북당국사이의 회담문제, 흩어진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문제, 남북 민간단체들 사이의 내왕과 접촉,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할 데 대한 문제, 쌍방당국의 참가 하에 6.15공동선언발표 13돌, 7.4공동성명발표 41돌을 공동으로 기념하는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남북당국자들이 시급히 만나 협의할 것을 대범하게 제기하여 왔다. 북측의 이 같은 전격적인 회담 제의에 대해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당국간 회담 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사실상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악화일로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정상화로 길로 들어 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었다.
그리고 청와대의 외교안보라인과 통일부 라인이 가동을 하면서 장관급회담을 서울에서 가질 것을 역 제의했으며 북측은 다시 장관급회담을 위해서 실무접촉을 개성에서 가질 것을 제의했다.그러나 우리 측은 개성접촉에 대해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면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가질 것을 다시 제의하였다. 북측은 우리 측의 이 제의를 아량을 가지고 받아 들여 실무접촉도 전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실무접촉은 비록 시간이 걸리고, 진통을 겪었지만 두 개의 발표문이 동시에 세상에 공표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장관급회담을 하루 앞두고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면서 벌어졌다. 북측은 실무접촉에서 자기들이 제의한 데로 대표단의 수석대표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으로 하였다. 북의 조평통 서기국장은 상급보다 좀 더 위상이 높은 직위라고 할 수 있다. 13일에 발표한 조평통 대변인담화 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북에서는 지금까지 장관급회담에 내각책임참사라는 직책을 가진 조평통서기국의 제1부국장을 장관급회담단장으로 내보냈지만 이번에는 우리의 체면을 보아 서기국장을 단장으로 내보내기로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측은 장관급회담을 역 제의하고, 실무접촉에서도 통일부장관이 수석대표로 나갈 것이라고 북측에 확약을 해놓고, 막상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면서는 김남식 통일부차관을 수석대표로 한다는 명단을 북측에 전달하였다. 이에 격분한 북측은 이를 “해괴한 망동으로 규탄”하면서 부당한 주장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우리 측은 끝까지 김남식을 수석대표로 밀었다.결국 7천만 민족에게 장밋빛 희망을 던졌던 남북회담은 무산되고 말았다. 이것이 영원한 결별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무산인지는 아직까지 판단하기 어렵다. 제발 회담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기를 기원하면서 회담에 임하는 우리 측의 그릇된 입장과 속심을 짚어 보려고 한다. 우선 수석대표문제이다. 장관급회담을 제의한 것은 분명 우리 측이다. 그렇다면 북측에서 누가 수석대표로 나오든 우리 측에서는 통일부 장관이 나갔어야 했다. 이것은 논리이기 전에 상식이고 예의이다. 그리고 실무접촉과정에 북측에서는 상급을 수석대표로 한 대표단이 나간다는 것을 통보했을 것이다. 만약 이견이 있었으면 그때 모든 것을 석연하게 했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는 발표문 공표에 대해 긍정을 하고 뒤돌아서서는 다른 소리를 하니 누가 우리를 신뢰하겠는가. 박근혜는 말끝마다, 신뢰, 신뢰하는데 여기에 무슨 신뢰가 있는가. 아니면 그 신뢰 프로세스라고 하는 것이 순전히 선전용인지, 그것도 아니면 통일부제씨들이 치마 두른 각하의 말이라 기각하는 것인지, 그저 저도 아니면 류장관님의 대화력이 영인지. 이제는 뭐가 뭔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차관급 회담을 하자고 할 것이지 왜 장관급 회담은 제의하고, 회담제의는 왜 받았는지 의심만 더 쌓인다. 그리고 남북문제를 협의, 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가 통일부 차관이라는 소리는 삶은 돼지대가리가 웃다가 굴러갈 일이다. 청와대의 외교안보라인에 “기라성 같은 분들이 버티고 앉아 계시는 데” 감히 차관 따위가 남북문제를 북측과 협의하고 해결할 수 있다니, 말이라고 아무 말이나 하면 나중에 상전들에게 그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된다.
다음으로 대화제의를 받고서 왜 어깃장을 놓는 언행들을 일삼는가 하는 것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북측의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의에 대해 박근혜가 “뒤늦게라도 북한에서 당국 간의 남북대화 재개를 수용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무엇 때문에 “뒤늦게”“북이 수용했다”라는 표현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말속에는 남북관계개선과 발전에 대한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고, 뿌리 깊은(아버지 대부터 넘겨받은) 대결의식이 잠재해 있다는 것만 느껴진다.
박근혜는 한 발 더 나아가 7일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전군 지휘관들과의 오찬을 하면서 이번에 북에서 회담을 제의한 것은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확고한 안보태세를 지켜온 우리 장병들과 지휘관 여러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서도 가장 기본적 토대가 강력한 국방역량”이라면서 국방력강화를 주문했다고 한다.
이것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아리송한 대북정책을 내놓고 북과의 대결에서 제 아비처럼 신명을 바치려 하는 박근혜의 대북관이다.
다음으로 북측은 특별담화문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 대하여 “조성된 사태와 온 겨레의 지향과 요구로부터, 그리고 남조선 기업가들을 비롯한 각 계층의 절절한 청원을 고려”하여 우리 측이 대화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시비를 가리며 공허한 말장난과 입씨름으로 시간을 보낼 생각이 없다”면서“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신뢰구축과 북남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이번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며 불필요한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힌 억측과 의심을 거두고 우리의 대범한 용단과 성의 있는 제의에 적극 화답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 측은 북측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하였다. 그리고 실무접촉까지 진행하였으며 비록 불안전한 것이기는 하지만 발표문까지 공표하였다. 그런데 뒤돌아 앉자마자 “기대를 가지지 말라”,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된다”, “회담이 열리면 북의 책임을 따질 것”이라고 하면서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찬물을 끼얹는 언동을 일삼았다.
회담의제와 관련하여서도 우리 측은 북측의 특별담화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하였으면 북측에서 제기한 의제들을 모두 수용했어야 했다. 그런데 6.15와 7.4발표일 공동기념 문제, 민간내왕과 접촉, 협력 사업 추진문제는 의제에 밝히지 않으려고 하였으며 결국 우리 측 발표문에는 이 의제들을 빼버렸다. 그리고 개성공업지구정상화와 금강산관광재개문제도 합의서초안에 정상화와 재개라는 표현을 빼려고 하다가 북측의 강한 추궁을 받고서야 써넣었다고 한다.
이는 남북 간의 대화를 남북관계개선과 발전을 위한 핀으로가 아니라 엉겁결에 받아 논, 회담을 피하자니 민족의 눈이 무섭고, 하자니 매섭게 몰아붙이는 북측의 요구에 끌려 다닐 것만 같아 비열하고 야비한 수를 쓴 것이라고 밖에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정말 수석대표문제는 우리 측의 반북대결분자들이 모여 있는 외교안보라인에서 만이 고안해 낼 수 있는 고차원의 수이다. 박근혜는 당국회담을 꼬고, 비틀면서 그 책임을 북측에 넘겨씌워 대결적 목적에 이용해 보려 했는데 북측에서 처음부터 너무나 아량을 베풀고, 떼를 쓸 수 없게 모든 문제를 성근히 접수해 버리자 그 기도를 실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회담을 깨버리기 위해 그런 비열한 수를 생각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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