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는 7ㆍ8월호로 합본호이다. <특집>으로 “혁명―20세기, 그리고 21세기”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첫 번째 글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혁명”에서, 먼저 필자는 묻는다. “차베스 지도 하의 베네수엘라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격의 선두에 서 있는 것이냐, 아니면 대중의 저항 에너지를 오도하는 남미 특유의 반동적인 민중주의․인민주의일 뿐인가” 그리고 다음과 같은 근거로 후자라고 사실상 결론내린다. 첫째, 정치적 사상․이론․이념으로 무장된 맑스-레닌주의적 전위정당이 아니라, 차베스 '개인'의 지도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둘째, 사유재산제도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 않다는 것. 셋째, 기존의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파괴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 그대로 존치시킨 채 그 권력을 장악한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것.

두 번째 글 “국가는 소멸하는가?”는 주로 네그리ㆍ하트가 제국론에서 주장하는 무정부주의―자율주의―를 비판하는 글이다. 카우츠키주의, 네그리주의, 세계체제론, 신자유주의자들은 자본이 국제화되면서 국민국가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일국적인 부르주아 국가기구와 투쟁을 의미 없는 것으로 매도한다. 그러나 필자는 초국적 자본도 국민국가라는 지렛대를 필요로 하며,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도 국가역할의 축소가 아니라 국가개입방식의 변화일 뿐이라며, “자본은 여전히 국가를 좋아한다”고 주장한다. “자율주의는 (여전히 강력한 자본의 무기, 노동자계급에 대한 폭력인)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저항을 가로막“기 때문에 ”민족국가권력에 대한 투쟁을 반대하는 자율주의의 무정부주의는 역설적으로 현 자본주의 국가의 강화에 복무한다“고 결론 내린다.

세 번째 글 “20세기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과 현재”는 러시아 혁명의 역사적 한계를 분석하는 글이다. 주로 제국주의론, 사회주의 국가론, 프롤레타리아 당독재론, 사회주의 생산관계, 공장위원회 등에 대한 레닌의 이론을 비판하면서 러시아 혁명을 서술하고 있다. 많은, 그리고 심각한 논쟁 지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이번호의 실린 다른 글과 충돌하는 것이 눈에 띤다.(강조-인용자)

97쪽 : “1825년부터 1873년까지 서유럽의 자본주의는 ... 급격한 위기로 치달았는데, 각국의 자본은 위기 해소를 위해 독점과 제국주의라는 퇴행적 정책을 사용하면서 오히려 전반적 위기로 빠져들었다.

“국가는 소멸하는가?”의 44쪽 :카우츠키의 주장대로라면 제국주의는...하나의 정책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본가 계급은 제국주의 정책이 아닌 다른 정책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제국주의에 대한 이러한 저급한 정의는...

61-62쪽 : 노조관료들이 ...벌이는 소시민적 투쟁이 ... 자유무역협정(FTA)반대투쟁이다. 원칙적으로 말해 자유무역자체는 ... 물질적 교류를 확대하는 진보적인 과정이다. ...이 진보의 과정을 가로막는 것은 결국 패배로 노동자계급을 반동적 투쟁으로 내모는 것이며...

“현대 FTA와 자유무역”의 194쪽: 만일 누군가가, "맑스는 자유무역에 찬성했고, 그 때문에 자유무역 협정으로서의 한미 FTA 반대투쟁은 오류"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결국 지금 제국주의에, 신자유주의에, 독점자본의 횡포․억압의 강화에 반대하여 일어나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농민에게 투쟁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이는 당연히 반혁명적이다.

네 번째 글 “쿠바 혁명과 예술 운동”은 혁명기의 쿠바음악에 대한 글이다. 앞의 세글을 읽다가 머리가 아픈 분들께 좋은 휴식이 될 것이다.

다섯 번째 글 “패전 60년과 개헌 저지 투쟁”은 번역글이다. 필자는 199쪽의 <추도사 >“가와나 미유키 동지의 죽음을 곡(哭)함”이라는 글의 주인공이다. 개헌저지투쟁을 “전쟁은 싫다”라는 국민여론에 기대어 진행하고 있는 일본 공산당을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일본 군국주의는 60년 전에 한번 패배했다. 그러나 군국주의를 낳은 근본적인 토대는 살아남았고, 부활했다. 오늘날 이 체제는 더욱더 기생성과 부후성(腐朽性)을 높이고 있다. 우리의 개헌 저지 투쟁은 궁극적으로는 이 체제를 타도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까지 전망하지 않으면 안 된다.

2006년 8월1 일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