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편에 실린 ｢레닌의 “공산주의에서의 ‘좌익’소아병”의 ‘10. 몇 가지 결론’ 부분을 읽고｣에는 혁명적 시기의 징후에 대한 레닌의 다음과 같은 언급이 나온다.

결전이 무르익었다는 것은 첫째, 우리에게 적대적인 모든 계급 세력이 충분히 혼란에 빠지고, 충분히 서로 치고받고 있으며, 자신들의 힘에 부치는 투쟁으로 스스로 약해졌을 때, 둘째, 동요하고 흔들리고 불안정하며 어중간한 모든 분자들, 곧 부르주아지와는 다른 쁘띠부르주아지와 쁘띠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인민 앞에서 충분히 폭로되고,...(생략)

이글이 나에게는 이렇게 읽힌다. 노동운동 “세력들이 충분히 혼란에 빠지고, 충분히 서로 치고받고 있으며, 자신들의 힘에 부치는 투쟁으로 스스로 약해”진 것이 아닌가? 또한 “동요하고 흔들리고 불안정하며 어중간한 분자들”이란, 그리고  그 정치적 무능력이 “인민 앞에서 충분히 폭로된 것”은 바로 노동운동진영이 아닐까? 너무 심한가?

<정세>편의 ｢그들은 고백한다, “자본주의는 이제 폐제되어야 한다!"｣는, 자본주의사회체제는 인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는커녕 더 이상 그 현상을 유지하지도 못하고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자본주의의 대표자들의 고백을 소개하며, 이는 바로  자본주의사회는 인민에 의한 폐지를 요구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반동과 혼란의 시대에 어렵게 투쟁하고 있는 활동가들의 투혼을 요구하는 글이다.

두 번째 글 ｢5. 31지방선거와 자본가 계급 지배체제의 강화｣는 선거를 통해 드러난 정치정세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김대중 정권에서 노무현정권으로 진행되는 과정은 민주주의가 확대되는 과정이었으며, 이제 그 주도권이 보수적 자본가계급의 정당인 한나라당과 자유주의 자본가계급의 정당인 민주당으로 옮아가고 있으며, 이것은 한국 자본가계급의 지배체제가 완성되어 가고 있는 과정이다. 그리고 노동자계급은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민주주의가 자본가계급에 의한 독재의 합법적 방식 이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인식해야 한다.

특히 이글에서 “민주노동당의 미래를 보고 싶으면 영국 블레어의 노동당과 독일 쉬뢰더의 사민당을 보면 될 것이다.”라는 구절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신자유주의 반대를 넘어 반자본주의 투쟁으로｣은 부제목 그대로 프랑스 CPE 반대 투쟁의 성과와 한계에 대한 글이다. 전위정당이 없는 상태에서는 노동자계급과 인민들의 투쟁은 결코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투쟁으로 발전할 수 없으며, 계급해방은 물론이고 작은 개량적 성과마저도 항상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장> ｢중증장애인의 생존권, 활동보조 제도화 투쟁｣에서는 최근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문제 등을 계기로 쟁점이 되고 있는 “장애인운동”을 노동계급운동과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전라도 기행>은 “호남정맥과 섬진강이 마침내 바다에 몸을 감추”면서 [현장에서 미래를]에서부터 시작된 연재도 마치게 된다. 그동안 노고에 감사드리며, 필자의 “아리랑고개”가 비록 가파르더라도 포근한 햇살이 비추기를 바란다.

<특별기고>에서는 한반도 여기저기에 묻혀있는 피학살자문제를 연재할 예정이다. 이번호에는 ｢좌충우돌 남도 기행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회원마당>편의 ｢대추리와 국가｣에서 국가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데 두글에서 필자들의 국가관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편집자의 글

의기소침

2006년 6월 1일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