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황

▶ 장기 체류 외국인 72만4천967명 중 이주노동자는 56%인 40만4천51명. 이 중 37만7천4백여 명(93.3%)이 '단순기능인력'.

그러나 실제 외국인 유학생들 중 일부는 이주노동자가 되고 있고, 결혼 이민자들 중에서도 다수가 ― 특히 도시 거주자들 ― 취업활동에 참가하고 있는데 이들도 포함을 시키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또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규모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기 때문에 이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이주노동자수는 40만 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 지역별 거주 현황

전체 외국인 중 절반 이상이 이주노동자이다. 따라서 지역별 외국인 거주 현황은 대체로 이주노동자 거주 현황과 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경기와 서울이 압도적이고, 지방도 도시에 주로 분포돼 있다.

▶ 미등록 이주노동자 상황

2007년 7월 현재 현재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는 22만4천 명에 이른다.

정부가 지난 2003년 말부터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유례없는 단속을 지속해 오고 있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는 계속 늘고 있고, 현 상황대로라면, 지속적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변수는 현재 고용허가제가 허용하는 3년 체류 기간이 끝난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고용주가 원하는 경우 재계약을 하고 출국 후 1달 안에 재입국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들을 수정했는데 이것이 실제 어느 정도의 이주노동자들에게 적용되는가에 따라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의 증가 폭이 달려있을 것이다.

	미등록체류자	출국 실적		비고
		단속	자진출국
2001년	255,206	3,146	7,389
2002년	289,239	2,899	8,078
2003년	138,056	2,710	52,446	184,199명 합법화 조치
2004년	188,183	22,826	27,616
2005년	180,792	45,052	97,518	동포 58,010명 자진출국 포함
2006년	186,894	23,771	51,204	동포 25,517명 자진출국 포함

 <표1 : 노동부> 미등록 이주노동자출국 현황   (단위: 명)

2. 이주노동자 정책과 제도 변천사

1991년 11월 ‘해외투자기업연수생 제도’ 도입

1993년 11월 ‘산업연수생 제도‘ 도입(1994년 실시)

2000년 4월 연수취업제 시행(연수2년+취업1년, 산업연수생이 일정기간 연수생으로 근무 한 후 근로자 신분으로 전환하여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

2002년 11월 연수취업제 수정 시행(연수1년+취업2년)

    ‘취업관리제’ 도입(국내에 호적 또는 친족이 있는 외국국적 동포 대상

    일부 서비스업 3년 취업 허용제도)

 2003년 8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일명 ‘고용허가제’) 제정

2004년 8월  ‘고용허가제’ 시행

   취업관리제에 건설업 분야 추가 허용, 고용허가제 시행과 동시에

   고용허가제의 특례제도로서 고용허가제에 흡수 통합.

2006년 취업관리제 허용 업종 확대(제조업, 농축산업, 연근해어업으로 확대)

2007년 1월  산업연수제도 고용허가제로 통합, 해외투자연수생제도 유지

2007년 3월 ‘방문취업제’ 도입(특례고용허가제 방문취업제로 전환,

   연간 쿼터를 설정해 국내에 연고가 없는 외국국적동포에게도 적용)

 <표3: 법무부> 사증 유형별 외국인력추이 (단위: 명, %)

연월	전체	취업비자				연수비자			불법 체류자
		소계	연수취업(E-8)	비전문취업(E-9)	기타	소계	해외투자연수생	산업연수생
00.12	298,506 (100.0)	19,063 (6.7)	2,063 (0.7)	- -	17,000 (6.0)	77,448 (27.1)	18,504 (6.5)	58,944 (20.6)	188,995 (66.2)
01.12	329,555 (100.0)	27,614 (8.4)	8,065 (2.4)	- -	19,549 (5.9)	46,735 (14.2)	13,505 (4.1)	33,230 (10.1)	255,206 (77.4)
02.12	362,597 (100.0)	33,697 (9.3)	12,191 (3.4)	- -	21,506 (5.9)	39,661 (10.9)	14,035 (3.9)	25,626 (7.1)	289,239 (79.8)
03.12	388,816 (100.0)	200,039 (51.4)	20,244 (5.2)	159,706 (41.1)	20,089 (5.2)	50,721 (13.0)	11,826 (3.0)	38,895 (10.0)	138,056 (35.5)
04.8	423,858 (100.0)	209,382 (49.4)	43,270 (10.2)	147,478 (34.8)	19,554 (4.6)	33,528 (7.9)	9,445 (2.2)	24,083 (5.7)	180,948 (42.7)
04.12	421,641 (100.0)	195,664 (46.4)	48,937 (11.6)	126,421 (30.0)	20,306 (4.8)	36,555 (8.7)	8,430 (2.0)	28,125 (6.7)	188,483 (44.7)
05.12	345,579 (100.0)	126,497 (36.6)	50,703 (14.7)	52,305 (15.1)	23,489 (6.8)	38,290 (11.1)	6,142 (1.8)	32,148 (9.3)	180,792 (52.3)
06.12	425,107 (100.0)	194,195 (45.7)	51,517 (12.1)	115,122 (27.1)	27,556 (6.5)	(44,108 (10.4)	5,831 (1.4)	38,187 (9.0)	186,894 (44.0)
07.4	410,181 (100.0)	180,684 (44.0)	50,742 (12.4)	100,804 (24.6)	29,138 (7.1)	38,140 (9.3)	5,337 (1.3)	32,803 (8.0)	191,357 (46.7)

3. 산업연수제

산업연수제는 이주노동자들을 연수생 신분으로 들여와 가혹한 노동을 시키면서도 노동자 신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자로서의 지위와 권리를 완전히 부정하는 제도이다.¹⁾ 이들에게는 법적으로 최저임금 적용, 산재보험 등 아무런 기본적인 권리가 부여되지 않았다.

이 산업연수제는 '현대판 노예제도'라 불릴 만큼 악명 높은 제도였다. 이주노동자들은 법적으로 연수생이라는 지위 때문에 노동자로서 어떤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다. 직장 이동은 원천 금지돼 있었다. 직장을 나오면 바로 ‘불법’ 신분으로 전락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산재보험 등 모든 권리를 부정당했다.²⁾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주의 여권 등 신분증 압류는 기본이고 욕설과 구타 등을 당하며 인간 이하의 삶을 강요당했다. 인도네시아 송출 업체들은 한국에 취업할 이주노동자들을 교육할 때 '모욕 훈련' ― 뺨을 맞고 욕설을 들어도 참고 견디는 훈련 ― 을 하기도 했을 정도다.

또 산업연수제는 부정과 비리의 온상이 되었다. “그동안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오는 데 드는 1인당 700만~1000만원의 비용은 송출브로커와 사후관리업체들이 챙겨왔고, 이탈 방지 명목으로 외국인노동자들에게서 5년동안 거둔 보증금 585억원은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의 사무실 구입과 인건비 등으로 쓰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한겨레신문��, 2003, 2. 6.)

또한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다보니, 당연히 노동3권도 허용되지 않았다.

급기야 산업연수제 하 이주노동자들의 저항이 터져 나왔고, 한국 사회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1995년 1월 9일 열악한 상황을 견디다 못해 사업장을 이탈한 열세 명의 네팔인 산업연수생들이 명동성당 입구에서 천막을 치고 부당 대우에 항의하는 농성을 벌였다.

한 마디로 이 제도는 국가가 법률로 사업주들이 이주노동자들에게 노예 노동을 강요하도록 보장해 준 제도였다. 이 때문에 산업연수제 하에서 직장을 이탈해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되는 일이 속출했다. 이주노동자들은 본국과 비교해 고임금이고 일자리가 풍부한 한국을 선호했고, 본국에서 여러 ‘경쟁자’들 속에서 한국행 티켓을 얻기 위해 높은 송출 비용을 들여야 했다. 그러나 연수생 신분으로 송출 비용을 충당하고 필요한 돈을 모으기는 불가능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코리안 드림'은 산산조각이 났고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미등록 신분을 감수해야 했다.   

결국 한국 정부의 외국인력제도는 공식적으로는 산업연수 제도였지만, 실질적으로는 미등록노동자를 활용하는 데 있었다. 왜냐하면, 2003년 미등록노동자 양성화 직전 국내 거주 이주노동자 중 산업연수생은 5% 내외에 불과했고, 80%는 미등록노동자였기 때문이다.³⁾

숱한 인권 침해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양산하는 제도였던 산업연수제는 2007년 1월 1일 고용허가제로 통합되면서 폐지됐다.

4. 고용허가제

1) 현황

최근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를 통제하는 주요 정책은 고용허가제다.

정부는 2003년 8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일명 ‘고용허가제’)을 제정했다. 올해는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3년째인 해다.

이 고용허가제로 ― 중국 동포를 포함해 ― 약 20만 명 가까이 한국에 들어왔다. 고용허가제는 한국과 송출국의 정부가 MOU를 맺어 국가 간의 계약으로 인력을 들여오는 방식이다. 현재 기존 송출국가 10개국(필리핀, 몽골,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우즈벡, 파키스탄, 중국, 캄보디아)외에 5개국(방글라데시, 키르기즈, 네팔, 미얀마, 동티모르)이 MOU를 추가로 맺었거나 추진 중이다.

중국과 구소련 지역 동포들은 고용허가제 특례인 ‘방문취업제’(H-2비자)⁴⁾로 한국에 들어온다.

구분	2004	2005	2006	20072)	총계
총계	7,095	60,473	79,199	15,426	162,193(100)
일반고용허가제 (E-9)	3,167	31,659	28,976	9,234	73,036(45.0)
특례고용허가제 (F-1, H-2)	3,928	28,814	50,223	6,192	89,157(55.0)

<표4: 노동부, 2007. 5> 고용허가제에 의해 취업한 이주노동자 추이(단위 : 명, %)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이주노동자들 중 아시아계는 주로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 약 97% 이상이 제조업이다. 반면 동포들은 서비스업(51.1%)과 건설업(29.1%)에 집중돼 있다. 

<표6: 노동부, 2007, 5>고용허가제에 의해 취업한 이주노동자의 업종별 분포 (단위: 명, %)

		2004	2005	2006	2007	총계
취업현황(총계)		7,095	60,473	79,199	15,426	162,193(100.0)
일  반 고  용 허가제	소계	3,167	31,659	28,976	9,234	73,036(45.0)
	제조업	3,124	31,115	28,182	8,567	70,988(97.2)
	건설업	-	84	42	15	141(0.2)
	농축산업	43	419	700	623	1,785(2.4)
	서비스업	-	41	52	7	100(0.1)
	어업	-	-	-	22	22(0.0)
특  례 고  용 허가제	소계	3,928	28,814	50,223	6,192	89,157(55.0)
	제조업	-	-	9,426	3,169	12,595(14.1)
	건설업	2,514	18,072	20,804	104	41,494(46.5)
	농축산업	-	-	559	164	723(0.8)
	서비스업	1,414	10,742	19,422	2,745	34,323(38.5)
	어업	-	-	12	10	22(0.0)

사업체의 규모를 보면, 대부분이 30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이다. (일반)고용허가제의 경우 10-29인 사업체에 취업한 노동자가 34.3%에 이르고 전체 이주노동자의 78.6%가 30인 미만 사업장에 취업해 있다.

지역분포로 보자면, (일반)고용허가제로 취업한 이주노동자는 서울과 경기도 및 인천 등 수도권이 68.1%이고, 특례자는 82.9%가 이 수도권 지역에 몰려 있다.

2) 고용허가제의 문제점

이 고용허가제가 도입됐을 때, 정부는 이것이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실은 정부의 선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고용허가제가 산업연수제가 부정한 ‘노동자’성을 인정했다고 하지만, 사실 이 제도는 고용주들에게 값싸고 착취하기 쉬운 노동력을 창출해 산업연수제로부터 이익을 얻어 온 고용주들의 이익을 보호해 주기 위해 고안된 제도다. 

고용허가제 하에서, 이주노동자들은 그들의 의지대로 직장을 변경하는 것이 금지된다. 만약 이주노동자가 다른 일자리로 변경하길 원한다면, 이주노동자는 고용주와 노동부로부터 반드시 허락을 얻어야 한다. 이 과정은 특히 고용주들이 종종 자신들이 고용한 노동자들을 놓아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매우 많다. 게다가 이주노동자들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직 3번의 변경만이 허락된다.⁵⁾ 그래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위험한 작업 조건, 저임금 또는 임금 체불, 그리고 비인간적 대우라는 벽에 부딪힌다.

자유 시장 경제에서 자유로운 임노동 관계는 가장 기본이다.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노동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유지하고 권리 침해에 맞서 행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수단인 직장 이동의 자유를 금지하는 것은 노동자를 노예화하는 것과 다름 없다.

또 이주노동자들은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인 3년 동안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만 한다. 이것들은 이주노동자들이 고용주에 완전히 종속되게 만들어 노동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 제도의 결과로, 고용허가제 시행 전보다 전체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은 낮아졌고, 노동 시간은 더 길어졌다. 2002년과 2005년의 명목 임금을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러나  물가 인상률을 고려하면, 실질 임금은 10퍼센트 이상 하락했다. 내국인 노동자 평균 임금 대비 이주노동자 평균 임금 수준은 2002년 48.9%에서 2005년 41-42% 수준으로 하락했다. 2005년과 2006년 고용허가제로 취업해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를 봐도 노동조건이 나빠진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고용허가제 하에서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의 체류만 허용⁶⁾하는 것은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충분한 돈을 버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고용허가제가 허용하는 체류 기한은 3년인데 이것은 이주노동자의 정주화를 막기 위해 단기 순환 정책으로 만들어졌다. 한 마디로 이 제도는 '한국은 이주노동자의 노동력만을 원하지 사람은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들의 가족 동반을 원천 금지하는 것이 이런 관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2002년(국가인권위)	2005년(국회기본권모임)
평균 임금	995,816원	974,996원
내국인 평균임금 대비 비율	48.9%	41-42%
평균 노동 시간	273시간	280.4시간

<표7>고용허가제 시행 전 후의 이주노동자 평균 임금과 평균 노동시간 비교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고용허가제는 국제적으로도 비판을 받았다. 올해 3월 20일 유엔 인권 이사회 때 유엔 이주노동자 특별 보고관도 '이주민의 인권에 관한 특별보고관 보고서'에서 한국의 고용허가제에 대해 아래와 같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들에게 매년 고용 계약을 3년이 넘지 않은 기간 동안 고용주와 갱신하도록 한 사실은 노동자들의 상황을 더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연례 연장 계약 여부가 고용주에게 달려있기 때문에 재계약을 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아주 극소수의 노동자만이 자신들의 부당한 노동 환경에 대한 불만 사항을 표하게 된다. 더욱이 3년 이라는 기간 동안 이주노동자는 첫 직장에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는데 이로 인하여 직장 이동의 자유가 침해받게 된다. 3년 이상 머물고 싶어 하는 노동자들은 돌아오기 전에 적어도 1년 간 나라를 떠나야 한다."

5.  고용허가제 정착을 위한 단속추방 정책

한국 법무부에 따르면 2007년 7월 말, 22만4천 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있다.

2003년 미등록 이주노동자 자진출국 프로그램 실시 이후 2003년 9월 29만8천여 명에 이르던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가 12월 13만8천여 명까지 줄었으나, 그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정부가 단속을 고수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고용허가제 정착을 위해서다. 법무부는 단속으로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함부로 이탈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실제 산업연수제 하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지금처럼 단속하지 않았던 시기에 다수의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이탈해 미등록 신분이 되었지만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취업을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산업연수생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이동성이 높은 데다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고용허가제로 받아들이는 이주노동자 수보다 더 많은 기업주들의 노동력 수요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이동성을 사업장 이동 자유 제한과 단속으로 제한하지 않으면 고용허가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게다가 단속은 이주노동자들의 신분 상의 불안정을 극대화시켜 사업주가 더 큰 전횡을 행사하는 것을 보장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단속이 강화된 이후 사업주들의 비인격적 대우, 모욕 주기 욕설 등이 훨씬 심해졌고, 임금 체불, 해고 등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정부는 기존 미등록 체류자 문제를 이전처럼 주기적으로 ‘합법화’하면 이주노동자들의 정주화를 부추길 것이라고 보고 단속을 지속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해 오로지 강제 단속․구금․추방 정책만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2004년-2007년 3월 까지 97,736명을 단속했다.

<표8:법무부, 2007> 이주노동자 단속 현황

	2004년	2005년	2006년	총계
단속된 외국인 수	22,826명	45,052명	23,771명	91,649명
강제 퇴거된 수	19,307명	38,019명	18,574명	75,900명

	2007년 1월	2월	3월	총계
단속된 외국인 수	2,754	1,628	1,705명	6,087명
강제 퇴거된 수	1,785	1,712	1,304명	4,801명

이 단속 추방 정책은 급기야 올해 2월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로 10명의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올 8월 1일부터 미등록이주노동자 합동단속을 다시 시작했다.

합동 단속이 시작되고 곳곳에서 끔찍한 인권 침해 소식들이 접수되고 있다. 

"법무부는 단속과정에서 인권침해 사례가 없도록 적법절차를 준수함은 물론, 단속된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각종 고충을 해결하는 등 기본적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8월부터 불법체류외국인 정부합동단속 실시", 법무부 7월 26일자 보도자료 중)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는 완전히 다르다.

영장도 없이 이주노동자가 일하는 공장 무단 진입 단속은 보편적이다. 심지어 기숙사나 자취방에 쳐들어와 잡아가는 일도 여전하다. 갑작스런 단속 과정에 놀라 도망치다 발목이 부러지고, 심지어 허리가 부러져 전신 마비가 된 이주노동자도 있다. 단속반을 보고 놀라 도망치다 붙잡히면 단속반들에게 집단 구타와 폭행을 당하고 개처럼 끌려간다.

이 과정에서 영장 제시나 보호명령서 제시는 찾아볼 수 없다. 적법 절차를 지켜도 끔찍한 단속인데 이 나라 출입국과 경찰들은 그 조차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단속 자체가 인권 침해이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 정책 자체를 즉각 폐기해야 한다.

6. 대안 : 노동허가제 도입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의 이주노동자 제도는 끔찍한 차별과 억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한국에 이주노동자들이 유입된 것은 한국 경제의 필요 때문이었다. 한국의 경제적 필요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한국 경제의 밑바닥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어 왔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이들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이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덜 발전한 나라들에서 왔다는 이유로 모멸과 차별을 하고있다. 그리고 이것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는 외국인 100만 시대를 외치며 다문화 사회와 다민족의 공존과 번영을 떠들어 댄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난한 나라 출신의 이주노동자들에게 이 말은 먼 나라 얘기다. 한국의 출입국법은 출신국과 재산에 따라 입국을 규제하고 체류 자격을 차별적으로 부여한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끔찍한 규제와 차별의 장벽에 부딪히게 된다.

심지어 동포들에 대한 차별도 여전하다. 중국과 구소련 지역 동포들은 미국 등 선진국의 동포들과 달리 입국과 체류, 취업에 여전히 제한이 있다. 재외동포법 적용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수용소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중국 국적 동포들로 채워지고 있는 현실이 이것을 잘 보여준다.  

한국 경제는 앞으로도 계속 이주노동자들을 필요로 한다. 한국 경제의 발전과 구조 변화는 노동 시장 양 극단 노동력 부족을 발생시켰고, 이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것은 정부 자신이 내놓은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주노동자는 단지 노동력을 제공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것은 쓰다 버리면 되는 일회용 부품이 아니라 사람이 들어오는 것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우리 이주노동자들이 적어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또 한국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극 받아들여 양질의 일자리를 계속 파괴하고 다수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며 노동자들 내 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그리고 그 맨 밑바닥에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이것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이 정부인 데도 정부와 기업들은 노동자들 사이를 이간질 해 더 큰 이익을 채우려고 한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고 노동시장을 교란한다는 식의 거짓 선전을 한다. 그러나 정말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정부와 기업들이다. 대량의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양산으로 노동자들을 더욱 어려운 처지로 내몰고 있는 것을 지금 우리는 매일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진정한 원인을 가려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을 가로막기 위해 노동자들 내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 조건을 가장 열악하게 유지하고 가장 유연한 노동력으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한국인 노동자들에게도 강요하고 싶어 한다. 때로는 이주노동자들을 한국인 노동자들의 파업 파괴부대로 이용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들 사이에 차별을 두는 제도들을 없애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 노동자들과 차별 없는 조건에서 노동할 수 있다면, 추방과 해고의 위협 때문에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감내하기보다 한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을 통해 조건을 향상시키려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고용허가제가 아니라 노동허가제를 대안으로 주장한다.

현재 노동허가제안은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실에서 제출한 바 있다.

이 법안은 우선 현재의 모든 미등록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합법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또 노동허가제는 노동자들 개인에게 노동 허가를 부여하는 제도이고, 사업장 이동도 현재보다는 매우 자유롭다. 다만, 업종 이동을 제한하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체류기간도 현행 3년이 아닌 5년을 기본으로 하고, 원하는 경우 특별노동허가를 신청해 5년의 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것은 이주노동자들의 이민을 허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 나라든 노동자들이 원하는 곳에서 노동을 하고 체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기 체류를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핵심적으로 노동허가제는 현행의 고용허가제와 달리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주에게 종속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노동 3권을 행사하기 훨씬 좋은 제도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데 이주노동자들이 실질적인 노동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 더 나은 조건과 권리를 위해 투쟁할 수 있고, 한국 노동자들과 연대해 함께 투쟁하기 좋은 여건이 만들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제도를 쟁취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지금처럼 단속으로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더욱 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희망도 있다. 얼마 전 대구에서 금속노조 삼우정밀지회가 이주노동자들을 모두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함께 투쟁하고 승리한 경험은 우리에게 매우 큰 희망을 주고 있다. 또 금속노조와 건설노조가 이주노동자 조직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몇몇 지역들에서도 이주노동자 조직화가 추진되고 있다. 우리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쟁취는 우리만의 투쟁으로 이루기란 불가능하다. 한국인들의 연대, 특히 한국 노동자들의 연대가 없이는 이것은 가능치 않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이 우리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노동자들의 이익과 권리 쟁취를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의 권리를 위해 함께 투쟁하자. <노사과연>

한국 이주노동자 현황과 정책, 그리고 대안

이정원 ｜ 이주노조 교육선전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