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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지난 4월 2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을 실증해보여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낡디낡고 천박하디천박하기 그지없는 공기업 ‘민영화’론, 즉 국․공유기업의 사유화론을 다시 들고 나섰다. 그것도 도로공사, 건설협회, 대한주택보증,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감정원, 한국공항공사 등 국토해양부(옛 건설교통부) 산하 공기업․기관들이나 지식경제부(옛 산업자원부) 산하의 “50군데가 넘는” “산하기관이나 공기업”뿐 아니라, 전기, 지하철, 수도에 이르기까지 가히 전면적인 공기업 사유화론이다.

김영수 산업부장이란 자의 “공기업 개혁, 해법은 ‘민영화’”란 논설이 그것인데, 일부의 ‘외부’ 논설이나 칼럼에 대해서는 ��조선일보��가 자주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입장을 고딕활자로 표명하고 있다는 사실(―물론 ‘모든’ 외부 필자의 논설이나 칼럼에 대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을 상기하면, 이는 분명 김영수 산업부장 개인의 주장이 아니라 ��조선일보�� 사측의 주장이다.

아무튼 거기에서 ��조선일보��는 “공기업을 개혁해야 하는”, 즉 그것을 ‘민영화’ 곧 사유화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로서 정부 부처 공무원과 “산하 공기업․기관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과 그에 따른 공기업의 “질펀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들고 있다. 그는 “빠듯한 월급에도 비싼 술집 가고 골프장에 드나드는 공무원들은 무슨 비결이 있기에 그렇게 할 수 있을까”하고 문제를 제기한 후 말한다.

정부 부처 직원들이 회식 후 음식점에 외상을 달아 두면, 눈치 빠른 산하기관에서 와서 슬그머니 외상값을 갚는 것은 과천 관가에서는 미풍양속으로 통한다. 직위가 올라가면 골프․단란주점․나이트클럽․상품권 접대로 발전한다. 따라서 관료들 입장에선 골프도 초대하고, 술값도 대주는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것을 자해(自害) 행위로 간주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공기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질펀하게 벌어진다. 접대를 핑계로 자기들끼리 나눠먹고 마치 접대했다는 식으로 오리발 내미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윤리의식은 마비됐고, 예산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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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회사가 국민의 세금을 횡령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사기 치는 경우도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006년 정부투자기관 경영평가를 받을 때 일이다. 당시 경영평가 요원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고객을 상대로 고객만족 설문지를 받았다. 이때 도로공사는 1700여명의 직원에게 사복을 입혀 마치 고객인 척하고 설문지를 작성하게 했다. 덕분에 도로공사는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1등을 차지했고, 전 직원이 월 급여의 50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았다.

심지어 다음과 같이도 말한다.

공기업 노조도 매번 인사철만 되면 머리에 붉은 띠를 둘러매고 ‘낙하산 사장 결사 반대’를 외친다. 사장이 노조원에게 떠밀려 사무실에 출근 못 하는 풍경이 이어진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장이 멀쩡히 출근하고, 몇 달 지나면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며 ‘노사 평화’를 외친다.

그리하여 “이쯤 되면 안으로부터의 공기업 개혁도 물 건너간 것”이고, “결국 공기업 민영화 외엔 다른 길이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국가나 지방 행정기관과 공기업 간의 인사권을 둘러싼 그러한 ‘먹이사슬’ 관계가 그렇게 부패를 조장․만연시키는 원인의 하나라는 것은 옳은 지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민영화’ 곧 사유화가 “해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더구나 다른 이도 아니고 ��조선일보��가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너무나도 파렴치하다.

우선,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만도 ��조선일보��는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지 않는 사람들”(3월 6일)이니 “밥자리에 매달리는 좌파 문화 기관장들의 얼굴”(3월 13일)이니 하는 제목의 ‘사설’들을 통해서 연거푸 정권 교체에 따른 엽관제도(獵官制度)를, 즉 정부 부처와 그 산하 기관․공기업 간의 먹이사슬의 당연성을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그들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인사권자가 바뀌면 즉각 사표를 내놓고 인사권자가 자신을 계속 쓸지 여부를 기다리는 것이 기본 예의”이고, “더구나 이번 정권교체는 대통령만 바뀐 게 아니라 정권의 이념과 정책까지 송두리째 바뀌었다”(―도대체 어떤 이념과 정책이 송두리째 바뀌었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며, “전임 대통령에게 정치적 하수인으로 기용돼 ... 봉사했던 이들이 새삼스레 기관의 독립성을 들먹이고 임기를 거론하는 일은 참으로 몰염치한 짓이다”라고 썼다. “정권과 이념이 맞아서 기관장을 맡았다면, 이념이 다른 정권이 들어서면 선선히 자리를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하고, “최소한 임명권자에게 재신임을 묻는 것이 도리다”라고도 썼다.

그렇게 주장하는 그들이 다른 한편에서는 정부 부처 등과 산하 공기업․기관과의 인사관계를 통한 먹이사슬을 거론하며 그들 공기업․기관의 ‘민영화’, 사유화를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참으로 몰염치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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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의 몰염치, 파렴치는 물론 거기에만 있는 게 아니다.

김영수 산업부장이 그렇게 몰염치하게 “‘민영화’만이 공기업 개혁의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지 불과 사흘 후인 4월 5일에 ��조선일보��는 송희영 논설실장의 “대우조선의 진짜 오너가 누구인데...” 하는 칼럼을 통해 공기업의 ‘민영화’ 문제를 다시 초들고 나섰는데, 거기에는 흥미 있게도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있다.

공기업 민영화 논의를 듣고 있자면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민영화 방안을 놓고 정부 내에서 파워 게임을 벌이는데다, 무엇보다도 정부와 거대 기업들이 짜고 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힘 센 맹수들이 듬직한 먹잇감을 앞에 두고 자기들끼리만의 비밀 파티를 벌이는 분위기다. ...

인수 전쟁에 뛰어든 재벌은 작년부터 온갖 신경전을 전개하더니, 새 정권 출범 후엔 로비 공세의 조준점을 청와대 같은 권력 핵심권으로 접근시켜 가고 있다.

 IMF 사태 이후 공적 자금 덕에 살아난 회사 중에서 재벌에 매각했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대한생명, 대우종합기계, 대우건설 등이 비싼 가격에 팔려가 세금 회수에 공헌했고, 재계의 파워 랭킹도 바뀌었다.

하지만 매각 잔치 후 뒷맛이 반드시 달콤했던 것은 아니다. 어느 재벌은 인수 과정에서 정치권에 엄청난 검은 돈을 뿌렸다가 정치인과 경영진이 구속됐고, 다른 재벌은 인수 후에도 분식 회계를 하고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또 다른 경우에는 인수한 회사의 자산을 매각, 인수할 때 무리하게 진 빚을 갚았다는 의혹을 남겼다. 큰 판돈이 걸린 M&A 판에서 일부 재벌이 씁쓸한 추억을 남긴 셈이다.

우선, ‘민영화’ 곧 사유화가 먹이사슬에 따른 부패를 청산하는 계기나 장치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를 계기로 “정치권”이나 “청와대 같은 권력 핵심권”까지 로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정치권이나 “청와대 같은 권력 핵심권”까지 로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물론 결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공기업의 사유화를 둘러싸고만도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더 중요한 것은 로비나 “엄청난 검은 돈”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민영화’ 곧 사유화의 대상, 매각의 대상, “힘 센 맹수들이” “자기들끼리만의 비밀 파티를 벌이는” “듬직한 먹잇감”이 대부분의 경우 “공적 자금 덕에 살아난 회사”들이라는 사실이다. 송희영 논설실장이 직접 거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창업자의 경영 실패와 노사 분규로 도산의 벼랑 끝에 몰렸던 (―도산의 벼랑 끝에 몰린 주요 원인의 하나가 노사 분규였다니, 이 계급적 악의를 보라!―) 20년 전에는 세금탕감 특혜도 부족해” “일개 회사의 위기에 정부가 지폐 인쇄기를 돌려” “특별 융자금 수천억 원을 지원”해 “살려낸 희귀한 샘플”이며, “9년 전 대우그룹 전체가 무너질 때도” “줄잡아 2조9000억 원 안팎의 공적 자금(대우중공업 시절)이 투입된 덕분에 공중분해 위기에서 벗어났던 것”이라고 쓰고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다 속에 가라앉을 뻔했던” “도산의 벼랑 끝에 몰렸던” 민간․사적 기업들, “숨통이” “다 끊긴 회사”들을 세금탕감은 물론 엄청난 공적자금을 쏟아 부어 “지금 같은 우량기업으로 성장”시켜 놓으니까 정부와, 재벌이라고 하는 “힘 센 맹수들”이 “비밀 파티”, “아수라장 속에서 매각” 파티를 벌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공기업 개혁, 해법은 ‘민영화’”라고 떠들고 나서다니, 그 아니 참으로 몰염치하고 참으로 파렴치하지 아니한가!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 논의를 듣고 있”으면서 송희영 논설실장이, 아니 ��조선일보��가 “은근히 부아가 치미”는 이유는 사유화 그 자체를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 매각 방식 때문이다. 국민의 부담, 국민의 자금으로 살려내 “지금 같은 우량기업으로 성장”시켜 놓았는데, 그것을 왜 특정 재벌에게 매각하느냐는 항변이다.

그러면서 “포스코, 한국전력, KT&G를 민영화할 때처럼 국민주 매각 방식으로” 사유화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고, 그러한 방식의 사유화를 문제의 대우조선해양뿐 아니라 “엄청난 세금이 투입된 우리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을 민영화할 때도 그렇고, 현대건설, 쌍용건설, 하이닉스반도체의 주식을 팔 때도” 그렇게 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왜 그런 방식을 요구하는가?

“큰 판돈이 걸린 M&A 판에서 일부 재벌이 씁쓸한 추억을 남”겼다며, 이렇게 말한다.

이를 모두 국민주 방식으로 민영화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공적 자금이 많이 들어간 회사일수록, 그리고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한 회사일수록 납세자들의 주인 의식이 뜨겁다. 지금처럼 재벌들에 선물 돌리는 식으로 매각 파티가 진행된다면 다음 번 위기에서 어떤 납세자가 구명(救命)조끼 제공에 찬성하겠는가.

결국, 저들이 그토록 그 효율성을 찬양하는 민간․사적기업들이란 “위기에서”, 즉 공황 때마다 쓰러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위에서, 그렇게 쓰러지는 재벌기업․독점자본을 국민의 부담으로 살려내고 우량기업으로 성장시켜 다시 그것을 재벌․독점자본에게 매각하는 것을 반복하는 데에 대한 대중의 저항을 피하기 위해서다. 공기업의 소위 국민주 방식에 의한 매각이란 그렇게 파렴치한 대중기만이다.

저들은 국민의 부담이니 “국민의 혈세”니 하고 말하고 있고, 그리하여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이야말로 “원래의 주인” 혹은 “진짜 오너”인 국민에게 보답하는 것인 것처럼 말하지만, 송희영 자신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그러나 문제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들 기업을 소위 국민주 방식으로 매각했을 경우, 즉 다수의 국민들에게의 주식 매각 방식으로 사유화시켰을 경우, 그 경우에도 결국 수년 후면 그들 주식이 소수 독점자본의 수중으로, 재벌의 수중으로 집중된다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우선 무엇보다도 그들 기업의 “원래의 주인”은 결코 ‘국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원래의 주인”은 그 ‘국민주’를 매입할 수 있는 그들 ‘국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 기업의 “원래의 주인”, “진짜 오너”는 다름 아니라 자신들의 노동을 통해서 그들 기업의 자산․가치를 창조했고 유지․성장시키고 있는 노동자들, 노동자계급인데도 이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그들 “진짜 오너”는 그들 기업의 주식을 구입하여 그 소유에 참여할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갖지도 그러한 위치에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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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다 치고, 다시 김영수 산업부장의 주장으로 돌아가 보면, 그는 이렇게도 말한다.

공기업을 개혁해야 하는 이유는 부패의 먹이사슬을 끊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고, 세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은 주로 전기료, 지하철료, 수도료 같이 정부 독점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이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그런데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니 빚만 계속 늘어가는 것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나 자구 노력을 외면하고, 결국 늘어난 적자는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295개 공공기관이 안고 있는 부채는 400조원이 훨씬 넘는다. 이는 2003년 기준으로 35%가 늘어난 것으로, 같은 기간 공기업 직원 숫자는 42%, 인건비는 무려 78%가 늘었다. 낮은 생산성에 도덕적 해이까지 겹친 공기업에 무슨 기대를 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국민 세금으로 자기들끼리 잘 먹고 잘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공기업의 이른바 낮은 생산성이나 비효율, 적자경영과 같은 낡은 이데올로기를 동원하여 전기, 지하철, 수도 같은 사회기반시설까지 전면적으로 ‘민영화’ 곧 사유화를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늘어난 적자는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 악순환이 계속” 운운하면서도 그야말로 ‘국민세금만 충당하는’ 국도나 지방도로를 기업화하고 ‘민영화’하자고 주장하고 나서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의 어이없는 주장이고 ‘논리’이다.

��조선일보��가 지적하는 것과 같은 이른바 ‘먹이사슬’로 인한 부패나 비효율 등이나 그에 따른 ‘적자경영’을 전적으로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들이 지적하는 전기․수도․지하철이나 나아가서 가스․통신, 기타 대중교통수단은 적자경영이야말로, 즉 적자를 감수한 낮은 이용료야말로 그 공공성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수익성을 원칙으로 하는 사기업과 공공성을 원칙으로 하는 공기업의 기본적인 경영상의 차이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욕에 이성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도 잃어버린, ��조선일보��와 같은 신자유주의자들은 바로 그 공공성의 기초인 ‘적자경영’을 들어 그들 공공적 사회기반시설의 ‘민영화’ 즉 사유화를 주장․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유화가 미치는 악영향은, 수익성 구조의 창출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해당 기업․시설의 노동자들의 고용이나 건강, 임금에 미치는 치명적인 그것을 차치하더라도, 다른 여러 면에서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민영, 즉 사영 전기․에너지 기업이었던 미국 ‘엔론’의 저 거대한 부패스캔들․도산 사태가 그렇고, 잦은 사고를 내고 있는 영국이나 일본의 철도․지하철이 그렇고, 필리핀이나 남미 몇몇 도시에서의 수도 사유화의 결과가 그렇다. 그런데도 저들은 그러한 사태를 외면한 채 파렴치하게도 ‘민영화!’, ‘민영화!’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들은, 앞에서도 본 것처럼, “공기업 노조도 매번 인사철만 되면 머리에 붉은 띠를 둘러매고 ‘낙하산 사장 결사 반대’를” 외치다가도 “하지만 며칠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장이 멀쩡히 출근하고, 몇 달 지나면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며 ‘노사 평화’를 외친다”며, “이쯤 되면 안으로부터의 공기업 개혁도 물 건너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결국 공기업 민영화 외엔 다른 길이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낙하산 사장 결사반대’를 외치다가도 이윽고 ‘노사평화’를 외치는 ‘공기업 노조’들의 존재를 우리는 부인하지 않으며, 부인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그러한 행태를 ‘공기업 노조’ 일반의 그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공기업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매도하는 것이다. 그것은 일부 소수의 타락한 어용노조의 행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조의 그러한 타락, 어용화는 누가 조장하는가? 다름 아니라, 자본과 그들의 기구인 국가, 그리고 그들의 나팔수인 ��조선일보��와 같은 파쇼언론이 그러한 타락과 어용화를 조장하고 있다. 그들이 바로 ‘노사화합’, ‘노사평화’ 등의 이름으로 때로는 억압적인 방법으로, 때로는 매수․회유를 통해서, 그리고 기타 여러 다양한 선전․공작을 통해서 그러한 타락․어용화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조의 그러한 타락․어용행각은 일부 공기업 노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유명한 사기업 노조들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저들은 그러한 부패․어용행각이 공기업 노조 일반의 자발적이고 숙명적 행태인 것처럼 매도하면서, 그것을 공기업 ‘민영화’ 즉 사유화 주장의 근거로까지 삼고 있다. 참으로 파렴치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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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조선일보��의 낡고 천박한, 그리고 파렴치한 공기업 ‘민영화’론을 논박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공기업의 먹이사슬에 따른 부패나 비효율 등을 그저 눈감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들과 ‘해법’을 달리할 뿐이다.

공기업 개혁의 ‘해법’은 ‘민영화’ 즉 사유화가 아니다. 그것은 경영과 인사에 대한 권한을 기본적으로 노동자들에게 부여하는 것, 아니 노동자들이 그러한 권한을 쟁취, 쟁취하는 것이다. 적어도 경영과 인사에 유력하게 개입하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쟁취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 공기업의 경영과 인사를 노동자 대중의 민주적인 통제 하에 두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그들 공기업에는 더 이상 인사를 둘러싼 먹이사슬도, 부패도, 관료주의도, 나아가 비효율도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

물론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체제 속에서는 결코 ‘완성’될 수 없는, 그러나 시도할 수 있고, 일정 정도는 진전할 수 있는 ‘해법’이며, 그를 위한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계급 자신이 자신을 정치적으로 성장시켜 갈 수 있는 ‘해법’이다. 물론 ��조선일보�� 등과 같은 극우 신자유주의자들뿐 아니라 자본 일반이 극도로 적대하는 ‘해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