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몰락하고, 한나라당은 대권경쟁으로 오물을 쏟아내는 등 대선을 앞두고 부르주아 정치권이 제법 소란스럽다. 대선시기 우리를 제법 혼란스럽게 하는 말이 있었다. “한나라당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정세>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몰락, 그리고...｣에서는 이렇게 답한다. “파쇼와의 투쟁과정을 통해서 꾸준히 단련되고 조직된 민중적 힘이 부르주아 민주주의를 지탱시키고 있는 것이지 어떤 지배세력, 어떤 정권이 그것을 지탱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정세> ｢김명호씨의 석궁사건｣을 보면, “박흥우 판사 등은 ‘김명호씨가 공개석상에서 동료교수를 비난했다’라는 점을 들어 교원으로의 품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성균관대학의 손을 들어주었는데, 필자는 “그가 정상적인 판사였다면 이런 것을 증거로 삼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편집자가 보기에는 그는 아주 “정상적인 판사”로 보인다. 판사(사법부)란 성균관대(삼성자본)의, 독점자본의, 그리고 권력의 시녀이기 때문이다. 학문적 양심에 따라 대학 권력과 충돌하는 것도 회피하지 않고, 기득권을 가진 교수들과 그들이 유포하는 지배적인 견해를 공공연히 비판하는 자는 “법의 이름으로” 단죄되어야 한다. 학문적 양심에 따라, 진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곧바로 자본주의 체제를 적대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역의 씨앗은 제거되어야 한다. 김명호씨는 고분고분한 임금노예를 길러내는 “교원으로서의 품성”이 한참 부족했던 것이다.

<현장> ｢여수에서 살해당한 이주노동자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야만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직 살아남기 위해서 화장을 새로 하고 문패를 슬쩍 바꿔다는 사기행각을 벌이는 정치인들, 학문적 소신에 따라 행동한 동료교수를 그저 자기 밥그릇 지키겠다고 음해하는 교수들, 학문적 사기를 치고 고려대학교 총장을 하겠다고 버틴 이필상 전 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원회 위원, “인혁당사건”에서 보듯이 권력의 꼭두각시가 되어 “사법살인”이 업인 판ㆍ검사들, 이주노동자들을 초과착취하기 위해 “노예사냥”을 즐기는 자본가들. 이들이야 말로 우리사회에서 출세한 자들이다. 비굴! 잔혹! 철면피! 이것이야말로 출세의 필수조건이다.

<이론>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서 논쟁이 진행된다. ｢“살아 있는 강철”이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상”이어야 한다｣가 레닌의 ��제국주의론��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자료> ｢보호관세인가, 자유무역제도인가｣는 엥겔스의 글을 번역한 것이다. 보호무역이 부르주아지를 성장시켜 봉건계급을 타도하게 하는 경우 진보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최후의 결정적인 투쟁, 유산자와 무산자 간의 투쟁,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 간의 투쟁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세와 노동�� 20호에서 김두한 동지가 주장한 “자유무역은 진보적”이라는 명제에 대한 반증을 위한 글이다.

이번호부터 노동정세일지가 실린다. 독자 여러분도 노동정세일지에 보완할 내용이 있다고 생각되면 투고해주시길 바란다.

어찌하다보니, 그리고 구정으로 인한 공백까지 있다보니 발행이 2월말이 되었다. 면목이 없다.

2007년 2월 21일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

편집자의 글

출세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