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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노동 - < 기타 >
제목 나는 짧은 시들을 사랑한다
글쓴이 이우인(李雨人)|회원, 프리랜서 예술평론가 E-mail send mail 번호 422
날짜 2011-11-17 조회수 2150 추천수 89
파일  1321461001_나는 짧은 시들을 사랑한다.hwp

  













나는 짧은 시들을 사랑한다
















나는 짧은 시들을 사랑한다. 짧지만, 절묘한 상징의 큰 함축성..















천(天) 










김규동(1923~ 2011년 9월)










규천(圭天)아, 나다 형이다.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김규동은 올해 88세, 62년전 26세 때 평양에서 마지막으로 헤어진 가족들을 잊지 못해 평생 아픔의 세월을 보내다 얼마 전에 세상을 하직하였다. 그 고통의 세월과 눈물이 담겨져 있는 이 짧은 싯귀.. 특히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이 될 때마다 평생 그는 얼마나 가슴이 시렸을까 싶어진다.





이 시를 읽으며 가슴이 뭉클하지 않는 한국인이 있을까. 이 시는 꼭 한국어라야 하고, 또 한국인이 아니면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없는 뜨거운 그 무엇이 있다. 만일, “Gyu-chun, it's me, brother”라고 한다면 어쩐지 그 맛이 반감할 듯..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느낌들은 차라리 짧을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이 한 줄도 안 되는 반 줄의 글 속에 그처럼 많은 상징성이 내포돼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시란, 아니 말이든 어떤 형태의 글이든 그 속에 상징하는 함축성이 깊을수록 그 멋은 비례할 것이다.





이산가족들은 거의 1940년대에 헤어진 이들이니 이미 70년이나 흘러버렸으므로 그동안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들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내가 4년전 금강산 관광할 때 마침 그곳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있었는데, 그때 내가 본 많은 남측 이산가족들 중 진짜 이산가족은 80대 단 한 노부부, 할아버지는 휠체어에 앉아계시고 할머니도 잘 걷지를 못하시었다.  그 외 사람들은 모두 그 자녀들인 2세들이라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하고 무덤덤하게 앉아 있는 광경이 전부라고. 우리가 보는 서로 붙잡고 우는 눈물겨운 장면은 어쩌다 있는 한둘 진짜 이산가족들만 기자들이 집중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거라고. 그로부터도 4년이나 또 흘러버린 지금. 이제 우리는 '이산가족상봉'이란 현재형 단어도 거의 쓸 수 없게 되었다.















인생










안 도현










밤에 전라선을 타보지 않은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















젊었을 때(지금도 젊지만..) 대학시절 방학 때 집에 내려가면서 나는 한번 모든 간이역에도 다 쉬는 가장 느린 완행열차로 경부선을 타본 일이 있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어려운 시절이었으니 그런 목적도 있었을 테지만) 그 기차를 이용하는 서민들을 한번 가까이 접해보기 위해서..





나처럼 끝에서 끝까지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거의 몇 정거장씩 보따리 보따리를 들고 타고 내리는 그야말로 민초들이었는데 그들의 표정, 이야기, 모습들을 그토록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슴 아픈 경험이었다. 다만 '관찰'이라는 단어 속에 한 단계 위에서 내려다 본다는 오만함의 의미가 혹시라도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가끔 반성해 본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 시를 읽고 안도현은 대단한 시인이란 걸 알았다. 사랑이라는 의미를 이토록 잘 통찰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 대상을 위해 자신을 하얗게 바래지도록 뜨겁게 불태우고 아낌없이 주어버린 경험이 나에게 있었던가를 진지하게 회상하고 반성해 보도록 하는 이 짧은 시의 위력.. '예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아니 과연 있기나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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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9 나는 짧은 시들을 사랑한다 이우인(李雨人)|회원, 프리랜서 예술평론가 2011-11-17 2150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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