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요청받고 코스콤비정규지부 자유게시판을 찾았다. 처음을 어떻게 시작했을까? 왜 시작했을까가 궁금했다. 두 가지 자료를 찾았다. 최초의 투쟁일지(2007.5.26,토), 최초의 투쟁결의문(2007.5.31) 좀 길지만 잠시 언급해본다.

코스콤 비정규지부 출범!! 지난 날 우리는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왔습니다. 저임금, 자존심, 권리... 이 모두가 당연히 누려야 하며 선택이 아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며 기본적으로 누려야 했던 것들입니다.--(생략)--이에 우리는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뒤돌아 혼자 삼켜야 했던 그 억울함과 분노를 하나하나의 목소리를 모아 이제 외치려합니다. 지난 5월 19일 우리는 모였고 뭉쳤습니다. 우리는 한목소리를 내었고 억울함과 분노에 차있던 우리의 구호소리는 저 멀리 건물 밖에까지 울려퍼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코스콤비정규지부라는 우리만의 확성기를 준비하였습니다---(생략)--- 비정규직 철폐!! 투쟁!!(2007.5.26 투쟁일지 중)

한 가족이던 비정규직 노동자를 생매장 시키는 코스콤!!--- (생략)-- 그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와(적은 임금, 불평등한 고용 환경)불법파견 노동 행위를 자행한 KOSCOM은 이름뿐인 유령회사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비정규 노동자를 고용해오다 비정규법안이 시행 예고되면서 KOSCOM에 몸담고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계약을 해지함과 동시에 외주업체로 재계약 시키는 인신매매를 자행하고 있다.---(생략)---

〈코스콤 비정규지부의 요구사항〉

1.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라

2. 코스콤은 600여명의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정규직화와 근로조건 개선을 보장하라』(2007.5.31 투쟁결의문 중)

자본주의 한국사회에서 더 이상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인간으로 살기위해, 아니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

수많은 투쟁들을 전개했다. CCTV 점거투쟁, 10미터 고공망루농성투쟁, 20여 일간의 단식투쟁, 상여투쟁, 삭발투쟁, 마포대교 1인시위투쟁, 그림자투쟁, 대통령취임식 진입투쟁, 쇠사슬투쟁, 컨테이너투쟁, 전체연행투쟁, 삼보일배투쟁, 집회투쟁, 농성장설치투쟁, 용역깡패와의 주먹질투쟁, 경찰과의 몸싸움투쟁 등 비록 짧은 기간이나 강한 투쟁들을 전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코스콤동지들은 연대투쟁의 결합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자신들의 문제는 자신들만의 고립된 문제가 아니다. 자본주의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표출된 것임을 직시했다. 그래서 함께 싸우는 노동자계급의 정신을 잃지 않았다.

코뼈 부러지고, 눈이 멍들고, 정강이가 찢어져 수술을 받고, 각종 고소고발 당하고, 벌금형 맞고, 가압류 당하고, 손해배상 당했다. 생계의 압박을 받았다. 가족의 호소는 무엇보다 동지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투쟁을 포기하는 동지들도 나타났다.

결국 이명박 자본가 정권에 의해 농성장을 강제 철거당했다.

그리고 다시 봄이다.

농성장을 철거당하는 그날, 코스콤 파랑새 동지들은 새로운 희망의 나래를 폈다. 또 다른 농성장을 설치했다. 아직 코스콤 동지들의 투쟁은 진행형이다.  미완성이다. 그러나 코스콤 파랑새 동지들의 투쟁은 소중하다. 이땅 비정규직 동지들의 눈물과 한숨을 그리고 희망을 가슴에 품고 한 발 한발 승리를 향한 전진을 해나가고 있다.

농성장 한켠으로 봄의 따사로움이 눈으로 들어온다. 누군가 농성장에 상추씨와 토마토씨를 뿌렸다. 아마도 다음주 정도면 우리 동지들의 한 끼 반찬과 간식용으로 사용될 것이다.

자 이제 다시 투쟁이다! 각오해라!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