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문제로 “촛불집회”가 시위로 발전하고 시위대와 전경과 싸움이 벌어지며 험악해졌다. 그러자 집회에 참가한 중년 아주머니가 자해를 하면서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 고생을 해야 하는가’라며 울부짖었다.

인민들은 아무 죄가 없기 때문에 고생을 한다. 돈이 없어 그 흔한 땅투기도 못하고, 힘이 없어 내 것을 지키지도 못한다. 마음이 약해 남을 밟고 올라가 출세하지도 못한다. 그저 악착같이 살아남기 위해 일할 뿐이다. 그러나 허리를 굽히면 굽힐수록 삶의 무게는 그만큼 더욱 무거워진다. 강한 만큼 삶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약한 만큼 더 많은 짐을 짊어져야 한다. 강자들의 짐이 약자에게 이전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다. 과연 저 사람이 오직 광우병의 공포 때문에 집회에 참석했을까.

물대포세례를 받으며 전경차에 올라가 격렬하게 저항하는 청년의 모습이 보인다. 저 사람은 단지 건강을 위해서 오히려 몸이 부서져라 싸우고 있을까.

더 이상은 이 고생을 하고는 살 수가 없다. 더 이상 아무런 희망도 전망도 없이 살 수 없다. 우리는 이 사회에 분노한다.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지 않겠다.

그들은 그렇게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정세가 급격하게 고양되고 있다. 5월 한 달이라는 극히 짧은 시기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기나긴 퇴조시기를 마감하고 고양기의 문이 활짝 열렸다. 정세를 따라가기 위해서 신발끈을 단단히 조여야겠다.

2008년 6월 2일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