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열사를 보냈다.

열사는 죽어서 말한다.

아무리 외쳐도, 아무리 싸워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았다.

인천의 전기원들이 생명을 다해 싸우고 있다.

여기에 우리가 있다!!

나를 봐라, 우리를 봐라,

이것이 비정규직의 현실이다!!

한국 노동자의 현실이다!

더 얼마나 죽음으로써 외쳐야 하는가?

또 열사다, 아니다 논쟁할 것인가?

추모 운운하며, 거짓 파업, 행진과 노래로 열사를 욕보일 것인가?

무엇이 죽음을 결심한 열사의 뜻인가.

투쟁인가? 추모인가?

해방인가? 노예인가?

열사가 죽음으로써 원한 것은

자신의 몸에 붙인 불꽃이 추모의 촛불 속에 갇혀있는 것이 아닌,

해방의 불꽃으로, 횃불로, 들불로, 활화산으로 타오르는 것.

그것이다!

보아라!

들어라!

우리는 언제까지 동지의 죽음 앞에서만 느낄 수 있는가?

언제까지 노예의 눈물, 추모의 촛불로만 동지를 보낼 것인가?

2007.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