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는 책의 무게도 주제들도 묵직하다.

<특별기획> ｢쏘련 붕괴의 원인과 교훈｣은 1917년 러시아의 ”10월 혁명” 90주년을 맞아 기획하였다. 필자는 혁명이후 붕괴까지 쏘련의 역사를 스탈린 시대, 후르시쵸프 시대, 브레즈네프 시대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후르시쵸프가 사상적 차원의 수정주의였다면 브레즈네프는 경제에서 수정주의를 심화시켜 쏘련의 경제를 붕괴로 몰아”갔다고 주장한다. 반면 스탈린 시대에 대해서는 “인류 최초로 착취를 폐지했”고 “각종의 사회주의적 제도를 도입하여 인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발전시키고” “2차대전에서 승리로 사회주의 세계체제를 성립시킨 것”을 높게 평가하면서, 오류로서는 “강제적 농업집단화”와 “대숙청”을 들고 있다. 쏘련의 붕괴에서 얻어야 하는 교훈이면서 향후 사회주의 건설투쟁을 위한 과제로서 “정신노동과 육체노동과의 모순 극복, 사회주의 정치경제학의 정립,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복원”을 제시한다. 필자의 주장처럼 “자본의 압제에 시달리는 노동자계급에게 있어 희망은 사회주의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주의로의 희망은 쏘련에서 배우고 쏘련을 넘어서는 것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음호(11월)에도 ｢10월 혁명과 20세기｣라는 제목으로 특별기획을 이어갈 예정이다.

두 번째로 무거운 글은 <이론> ｢주택문제에 대한 이해｣이다. 주택문제는 토지(땅)문제이다. 토지소유와 그 실현인 지대, 지대로부터 발생하는 토지가격, 주택가격, 토지국유화 문제 등에 대한 진지하게 경제학적 분석을 하고 있다. ｢자본론｣ 3권의 지대편과 엥겔스의 ｢주택문제에 대하여｣를 같이 읽는다면 깊이 있는 학습이 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지구의 일정한 부분을 독점하는 것은 인간이 인간을 노예로 소유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불합리”하다. “심지어 사회전체․한 국민․동시에 존재하는 사회들의 전체도 땅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들은 다만 땅의 점유자․이용자일 따름이며, 선량한 가장으로서 땅을 개량하여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과학적인 결론이다.

<번역> ｢아베정권의 역사적 계보｣는 분량이 제법 많다. 2차대전 이후 일본의 보수정치(자본가계급의 정치)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된다. 일본을 이해하는 것은 한국과 동아시아의 정세를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할 것이다. 번역하느라 수고하신 정혜윤 회원께 앞으로도 일본의 경제와 노동운동에 대한 번역을 기대해 본다.

번역글인 ｢칼 맑스 (간단한 전기와 맑스주의의 해설)｣, ｢부채와 투기의 폭발(3)｣도 역시 꼼꼼히 읽어 보아야 할 글이다. 3회에 걸쳐 어렵게 완주한 최상철님께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론> “｢자본론｣에 필요한 보충설명”은 지난 2007년 4월호에 실린 본 편집자의 글인 “｢자본론｣에 교정이 필요하다(?)”에 답하는 글이다. 정답이다.

연구소가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면서 회원들의 고민이 깊어가는지, 이번호는 특히 독자들에게 많은 고민을 던져주고 있는 것 같다. 세태가 강요하는 가벼움을 거부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무기일 것이다.

2007년 10월 19일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