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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노동 - < 현장 >
제목 삼성반도체 노동자 백혈병의 진실과 과제
글쓴이 이종란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활동가 E-mail send mail 번호 105
날짜 2009-03-25 조회수 3518 추천수 115
파일  1237936061_대책위.hwp

  



































대책위 결성이 되기까지










19살의 어린 나이에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 취직하고 2년 만에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 고 황유미 씨의 아버님이 찾아와 처음으로 털어놓은 이야기는 이렇다.










"내 딸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3라인에서 기계1대에 2명이 1조가 되어 하는 일을 하루 8시간 동안 했습니다. 내 딸 유미와 한 조로 일했던 최 아무개 씨는 유산한 이후 회사를 나갔고, 그 자리에 이숙영 씨가 들어왔어요. 그런데 우리 유미가 먼저 백혈병이 걸렸고 곧바로 이숙영 씨도 백혈병이 걸려 둘 다 죽었는데, 삼성은 그것이 직업병이 아니라 개인 질병이고 삼성을 상대로 싸울 수 있으면 한번 해보라고 합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어떻게 개인이 혼자 삼성을 상대로 싸웁니까..."










삼성의 이러한 태도에 분노한 아버지는 "이 큰 회사"와 맞서 싸울 수 있는 이들을 찾기 시작했고, 그의 노력은 민주노총, 인권운동, 노동보건운동 단체의 활동가들과 삼성에 맞서 싸워온 노동자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마침내 2007년 11월 20일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결성되었다.  이후 공동대책위원회는 전체 반도체 산업으로 활동반경을 넓히기 위해 이름을 반올림으로 바꾸었다. 반올림은 "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 지킴이" (SHARPS : Supporters for Health And Right of People in Semiconductor industry)라는 뜻으로, 연대, 지원, 행동, 연구, 선전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피해자 및 작업환경 제보










이후 공동대책위원회인 반올림의 피해제보자 찾기 노력 등을 통해, 삼성반도체에 20여 명에 달하는 조혈기계암(백혈병, 악성 림프종, 재생불량성 빈혈)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암들과 희귀 질병 피해자도 너무 많았다.





우선 반올림이 찾아낸 백혈병 피해자들은 모두 생산현장에서 에틸렌글리콜, TCE, 불산, IPA, 아세톤 등 알려진 화학물질 이외에도 알 수 없는 다양한 화학물질을 제대로 된 보호장구 없이 사용해 왔다. 모두 살인적인 생산물량을 뽑아내기 위해 장시간 교대근무 등 과로에 시달렸다. 또한 현장에는 많은 화학물질 뿐 아니라 백혈병을 유발시킨다고 알려진 방사선 기계(엑스레이 기계 및 이온주입기 등)가 사용되었다. 





피해제보도 쏟아졌다.





백혈병과 림프종 등 피해자가 20명에 달하고 백혈병 이외의 사례도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stepper 공정(자외선 등을 이용한 공정)'에서 일하다가 쌍둥이를 둘 다 유산하고 결국 자신도 암으로 사망을 한 노동자 사연. 고3의 나이로 기흥공장에 입사해서 'thin film 공정'에서 일하다가 말초신경계 질환인 '다발성 신경염증'(몇년 전 필리핀 여성노동자들이 집단으로 노말헥산이라는 유기용제에 중독되어 걸린 병과 같음)에 걸려 온갖 고생을 하고 있는 여성노동자의 사연. 희귀병인 ‘육아종’에 걸린 엔지니어의 사연. 이름도 생소한 ‘흑색종’이라는 희귀암 판정을 받고 결국은 골수로까지 암이 전이 되어 저 세상으로 가게 된 엔지니어의 사연. 20대의 나이에 직장암에 걸린 여성분의 이야기, 뇌종양에 걸린 여성노동자. 사구체신염에 걸린 노동자. 팔다리가 모두 기형으로 된 아이가 태어났다는 이야기. 함께 일한 누구 네가 발가락이 없는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 아이가 없는 부부 이야기도 많고, 입사 전에는 안 그랬는데 입사 이후 1년에 생리를 한 두 번밖에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 유산된 젊은 여성 이야기는 비일비재하다.















작업환경에 대한 제보










삼성반도체 작업현장은 클린룸으로 알려져 있다. 먼지가 없이 청정한 환경이라는 이미지로 비추어지지만 사실 반도체를 제조하는 현장은 수백가지의 다양한 화학물질과 방사선 등 유해한 물질들이 존재한다. 클린룸에서 방진복(토끼옷, 무진복)을 입지만 이는 제품에 먼지가 묻지 않게 하기 위해 얇은 천으로 제작한 제품보호용 복장일 뿐이다. 따라서 화학물질이 묻으면 그대로 스며들게 된다.





안전보호장치는 과연 제대로 되어 있는지에 대하여 다양한 제보자들의 일관된 내용은 생산량 때문에 (생산물량이 많아서, 혹은 생산량 경쟁으로 인해) 안전장치(인터락 장치)를 해제하고 작업할 때가 많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는 삼성관계자도 시인을 한 바 있다.





누출 사고 등 현장의 사고 발생 여부에 대하여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주 발생한다고 하였다. 심지어 달달에 사고가 발생한다고 하는 제보자도 있었고, 사고에 의해 물질이 바닥에 새면 대피하는 게 아니라 작업자가 직접 닦아내었다고 제보하였다. 또 오래된 배관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하거나 위험한 물질이 새어나와 비상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의 일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다고 한다. 





작업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은, 소방교육이나 여름철 물놀이 주의, 작업현장에서의 걸림 주의 등의 교육은 있었으나 정작 필요한 화학물질과 방사선 등에 대한 교육은 없었다고 한다. 또한 MSDS(물질안전보건자료―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여 사업주는 현장에 이를 비치하고 노동자들에게 주지시킬 의무가 있음)의 용도와 내용이 무엇인지 교육시키지 않았다. 또 방사선 기계를 다루는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방사선 뱃지’를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회사에서의 교육이 없어) 뱃지의 용도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도 하였다.















산업안전공단의 역학조사










반올림은 결성 직후인 2007년 11월부터 정부 기관의 책임있는 역학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역학조사 시행이 결정된 이후에는 제보를 통해 알게 된 피해자들과 반도체 공장 환경에 대한 정보들을 최대한 제공하여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을 쏟아왔다. 그러나 조사 과정에 피해 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여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달라는 요구는 단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침내 1년여의 역학조사 기간 끝에 2008년 12월 29일, 한국산업안전공단은 ‘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의 건강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건강노동자효과에 대한 언급도 없고, 통계로 고위험 집단의 존재를 희석화하고 건강 노동자 효과에 대한 언급조차 되지 않는 등,  그동안 반올림이 우려하고 제기해온 한계와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담겨진 방식이었고, 공단의 공개용 보고서는 애써 진실을 축소하고 감추는 데에 급급하였다.





많은 한계점이 보인 집단 역학조사가 끝나고 2개월이 지난 2009년 2월 25일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신청 노동자들의 개인별 역학조사 평가위원회가 개최되었다.





반올림이 산업안전공단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끊임없이 제기한 결과 유가족이 추천하는 두명의 평가위원이 추가되어 총17명의 평가위원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개최되었으나 아직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책 










○ 산재보험 제도―선보상 후평가 도입이 절실





고 황유미씨의 유족이 유족보상 청구를 한 것은 2007년 6월이고, 현재 투병 중에 있는 두 분의 노동자를 포함하여 총 4명의 노동자가 2008년 4월에 산재신청을 하였지만 현재까지 긴 역학조사 기간과 입증여부를 두고 산재 판정은 보류되고 있다. 너무도 긴 시간이다.





산업재해 보상보험의 적용과 보상은 재해 노동자가 필요로 할 때에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업무관련성을 명확히 밝히고 원인을 찾아내지 못 했다는 이유로 보상이 지연되어 막대한 치료비 부담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 하거나 재해 노동자 가정이 파탄되어서는 안 된다. 아픈 노동자에게 그 원인규명의 책임을 전가하고 ‘선평가 후보상’ 방식의 우리나라의 산재보상제도는 바뀌어야 한다. 즉, 직업적 요인이 질병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  산재보험 적용에 있어 ‘선보상 후평가’ 방식과 ‘명백한 반증이 없는 한 산재로 인정하여 폭넓게 산재보험이 적용되어야 한다.










○ 반도체· 전자산업 유해성 밝혀내기





한국의 반올림과 같이, 반도체산업 피해자 지원 및 건강권 운동을 하는 단체는 이미 미국, 영국, 대만 등에서 먼저 시작하여 다양한 사회의제를 제기하였고, 현재 각 단체들은 국제적인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몇몇 나라 정부에서는 반도체산업의 암 발생에 대한 연구를 수년전에 시작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1980년대부터 시작하여 불과 20년 만에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급성장하였고 국가경제의 일등공신으로 칭송받아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 숨겨진 불건강 즉, 노동자들의 다양한 암과 다양한 질환의 문제는 이제야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반올림은 지난 1년 동안 정부와 사회를 향해 반도체 노동자들의 백혈병 등 암발생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피해자 찾기운동을 진행해 왔다. 정부에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힘써왔다.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에 숨겨진 불건강의 문제를 찾아내어 원인을 파헤치고 노동자들이 건강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할 것이다.


















○ 삼성노동자들의 노동3권 확보의 문제





삼성반도체에서 더 이상 아픈 이들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인과관계에 대한 철저한 조사 와 산재인정뿐만 아니라 반드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





현장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노동기본권(노동건강권, 노동3권 등을 포괄하는 기본권)을 얻을 수 있는 힘이 거기에 있다. 작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권리, 위험하면 작업을 중지할 권리, 위험 물질을 사용하지 않을 권리를 찾는 길은 노동조합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반올림은 무노조경영을 표방하는 삼성자본에 맞서 삼성노동자들의 노동건강권과 노동3권 확보에 주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반올림 활동이 1년이 되었다. 이제 고작 한 돌이 되어 첫 걸음마를 떼었다고 생각한다. 반도체ㆍ전자 사업장에서 일하다 피해를 겪은 더 많은 이들의 아픔과 함께 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에 대하여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과 연대를 통해 노동자 건강권 확보를 위한 반올림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노사과연>






















(광고) 반도체 현장에서 일하다가 병에 걸리거나 작업장 환경 관련한 제보자를 찾습니다. 



― 반올림 카페 : http://cafe.daum.net/samsunglabor



―반올림 메일 :sharp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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