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릿말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어 건설노동자가 총파업에 들어갔고 화물연대, 철도노동자가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자본이 경제공황을 돌파하기 위해 가차 없는 정리해고와 노동탄압을 자행하고 있고, 이에 따라 노동자들은 어찌할 수 없는 생존의 벼랑에 몰려 투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생존권을 둘러싼 싸움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자본과 노동 등 제 계급세력의 정치적 위치와 역관계를 결정짓는 한판 싸움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싸움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세계대공황의 상황에서 국내의 정치적 역관계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노동운동에 대해 탄압일변도의 정책을 펴왔다. 그리고 이제는 투쟁역량이 있는 노조에 대해서는 이를 깨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한편으로는 교활하게 각개격파 전술을 펴면서도 전투적 조직은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자신이 기능자본가계급 출신답게 누구보다도 자본과 노동의 적대를 잘 인식하고 있으며, 노동을 억압할 때만 자본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계급적 본능으로 꿰뚫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노동자계급이 스스로 전투적 대오로 조직되고 자본과의 일대 격돌을 준비해야만 하는 때임을 말한다. 그러나 아직 노동자계급의 대오는 매우 취약하다. 노동자계급을 정치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것은 개량주의 세력이고, 노동운동의 주요 지도부는 자본가계급과 계급화해를 주장하면서 이른바 ‘국민과(즉 자본가와) 함께 하는 노동운동’을 하자는 세력이다. 즉, 노동자계급은 전투적이고 변혁적인 지도부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노동자계급이 자본과의 일전에 나서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자본에 대한 투쟁의 준비를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운동 내에서 배신적인 개량주의세력과도 투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길은 매우 힘든 투쟁을 예고하는 것이지만 이외에 다른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적과의 투쟁은 내부의 투쟁을 동반하는 것이다.

이러한 길이 다가오는 자본과의 숙명의 대결을 준비하는 길이다. 자본에 대해 비타협적이고 계급적인 대응을 준비하는 것, 내부의 기회주의와 개량주의를 일소하는 투쟁을 하는 것, 나아가 변혁적인 지도부를 건설하는 것이 노동자계급이 승리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조건인 것이다.

2. 대공황의 초입부를 지나고 있는 세계경제

이러한 자본가계급과의 대격돌은 노동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강제되는 것이다. 현재 이는 세계적 대공황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자본가 또한 다른 길이 없고 노동자 또한 다른 길이 없는 상황에서 오직 투쟁을 통해서만 자본과 노동의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는 것이다. 자본가계급을 제압하고 생존권을 확보하고 나아가 노동해방으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자본가계급에 패배하여 노예적 삶을 살아야 하느냐하는 싸움이 강제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세계대공황은 유례없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쏘련 붕괴를 전후하여 자본주의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가 파산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각국에서 기존의 자본축적 체제가 붕괴하고 새로운 축적 체제를 건설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상황이 각국에서 자본과 노동의 투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근본요인이다. 기존의 방식대로 살 수는 없지만 새로운 삶의 방식은 나타나고 있지 않는 상황이 바로 지금이다.

지금 경제 대공황은 그 초입부를 지나고 있다. 최근 주식이 약간 오르고 부동산이 침체를 벗어나는 징조를 보이자 일부에서 성급하게 ‘국면의 전환’을 얘기하고 있으나, 이는 말하자면 일종의 ‘착시현상’과 같은 것에 불과하다. 이는 경제공황이 해소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다만 그간에 각국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 부은 엄청난 돈이 투기를 자극하여 반대로 더욱 심각한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공황은 자본주의의 내적 운동법칙이 관철되는 현상이고, 국가 또한 이러한 경제법칙을 제거할 수 없다. 경제공황이 일어나는 근본원인은 자본과 노동의 적대로 인한 생산과 소비의 모순, 즉 과잉생산이다. 따라서 경제공황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과잉자본이 해소되는 것이 필연적이다. 그런데 각국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붓는 돈은 과잉자본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과잉자본을 키우는 것이다. 즉, 자본주의 국가의 공황대책은 공황을 극복하는 대책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에서 그 파국적 폭발을 잠시 지연시키면서 그것을 키우는 대책일 뿐인 것이다. 현조건에서 각국의 ‘구제금융’이 과연 공황의 파국적 폭발을 어느 정도나 의미 있게 지연시킬 수 있는가는 지극히 의심스럽다.

지난 1/4분기에 일본 자본주의는 연율 15% 넘게 그 성장이 감소하였다. 일본 자본주의의 경우 수출 비중이 큰데, 세계무역의 급격한 축소와 엔화의 고평가로 인한 압박이 작용하여 수출이 급격하게 감소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경우도 그 성장률이 -6%를 넘었다. 그리고 매주 수십만의 실업자가 쏟아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고, 특히 영국의 경우 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영국의 경우, 제조업을 버리고 금융으로 특화하는 자본축적 체제를 구축해왔는데, 바로 이러한 축적체제가 파탄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현재 세계대공황은 세계무역의 급격한 감소를 가져오고 있고, 이것이 다시 반작용하여 무역감소가 세계대공항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하여 특히 수출비중이 큰 나라들의 경우, 예를 들면, 중국과 한국의 경우, 그리고 일본과 독일도 포함하여, 대공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의 경우 수출이 20% 넘게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 1/4분기에 전체 성장률이 -4.3%였다. 그리고 제조업의 경우 생산이 -13.5%감소를 보였다. 그로 인해 한국의 ‘공식’실업자는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이 환율의 급격한 상승, 즉 원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과 그에 따른 수출상품의 가격 경쟁력 증대라는 조건 속에서의 것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 경제에는 주가가 오르고, 환율이 떨어지고,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는 이를 들어 ‘호황’으로의 전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공황의 극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국 경제는 무엇보다도 대외의존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에서 내수는 빈약하다. 국내 노동자계급에 대한 착취율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고, 그에 따라 노동자계급과 민중의 소비를 기초로 경제가 굴러가는 체제가 아니다. 내수, 즉 노동자ㆍ민중의 소비 대신에 수출을 통하여 자본을 축적하는 체제가 지난 수십 년간 한국경제를 지배해온 축적양식이다. 따라서 한국경제가 회복되는가의 여부는 세계경제의 회복 여부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이제 대공황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환율의 하락은, 단순히 ‘환율의 안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원화 가치의 상대적 상승과 수출 가격 경쟁력의 약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2009년 올해는 각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도 어느 해보다도 기업 파산의 행렬이 줄을 잇고 실업이 격증하는 한 해가 될 수밖에 없다.

3. 한반도의 긴장 격화와 민중투쟁의 필요성

이러한 세계대공황은 세계정세를 변화시키고 있는데, 그러한 세계정세의 변화가 한반도에서는 긴장의 격화로 나타나고 있다. 제국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은 제국주의 체제에 고유한 모순의 하나인데, 이러한 대립이 경제공황을 기초로 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한 이북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한 제재, 그리고 그에 반발한 제2차 핵실험의 실시,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이명박 정권의 PSI 전면 참여 선언, 그에 대한 이북의 군사적 대응 선언 등, 한반도의 정세는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이명박 정권의 기조대로라면 이북과 미국ㆍ한국의 군사적 충돌은 불가피한 것으로 되어 가고 있다. 이렇게 한반도를 둘러싸고 긴장이 격화되는 것은 제국주의의 고유한 모순 때문이지만, 지금은 경제공황으로 인한 세계인민의 불만을 호도하기 위해 미제국주의와 한국의 반동적 정권이 의도적으로 긴장을 격화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 이러한 긴장 격화를 기초로 국내의 계급투쟁을 진압하겠다는 것일 터인데, 이는 파시즘을 극복해온 한국 민중의 역량과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집권하자 금강산 관광을 무력화시키고, 나아가 개성공단이라는 남과 북의 협력체제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한국 민중의 투쟁의 성과를 반영했던 남과 북의 화해가 무력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은 한-미동맹의 강화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는 반동 부르주아 정권이라는 자신의 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의지하는 반북 이데올로기는 너무 낡은 것이다. 반북 이데올로기를 기초로 계급적 억압을 강화하고 파시즘화의 길로 가겠다는 것은 스스로의 기반을 좁히는 것이다.

한반도의 정세의 격화의 근본요인은 미제국주의의 이북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압살정책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이북의 생존을 보장하고 사회주의 압살정책을 멈추어야 할 것인데도 미제국주의는 6자회담을 기본적으로는 이북을 무력화시키는 도구로 사용해왔다. 이북의 입장에서는 이는 당연히 허용될 수 없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한반도 정세의 전개는 한국 민중의 투쟁을 요구한다. 전쟁동맹, 한-미 동맹을 규탄하고, 전쟁을 도발하려는 어떤 의도도 좌절시키는 투쟁이 필요한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그것이 곧 자신의 무덤이 될 것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반도의 긴장격화와 전쟁의 가능성을 민중투쟁으로 무력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4. 노무현의 죽음과 노동자 투쟁, 그리고 파시즘

경제대공황과 한반도의 긴장 격화라는 정세 속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자살을 하였다.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그가 죽자 그에 대한 추도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실상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권력의 정점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조문을 하고, 장례를 국민장으로 치르는 것이야 저들 세계의 겉 다르고 속 다른 의례일 것이다. 그런데 자유주의 부르주아지의 영향력 하에 있는 수많은 국민들과 심지어 민주노총 등 민중진영의 일부도 애도를 표하며 조문을 하고 있다. 이렇게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 감소, 민주당의 지지율 증가(?)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이 누구인가? 한때의 반파쇼 투쟁의 전력을 무기로 권력을 잡자 거침없이 반노동자 정책을 폈고, 그 때문에 노무현 정권 하에서 수많은 노동열사가 생겨났다. 노무현은 자신을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규정했는데, 신자유주의가 무엇인가? 철저히 독점자본의 이익을 옹호하는 반노동자 정책, 민중억압과 수탈의 정책이 아니었던가? 따라서 스스로 ‘좌파 신자유주의’라 함은 스스로를 독점자본의 좌파라고 규정지은 것에 다름 아니었다.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깜박이는 왼쪽을 켜고, 운전은 오른쪽으로만 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한 그가 이명박 정권에 권력을 넘겨주고 독점자본에게 버림받아 비리정치인으로 수사를 받았던 것인데, 지금 노무현을 추모하는 사람들은 바로 그와 그 정권의 이러한 계급적 성격, 계급적 본질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며, 대중을 오도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애도를 표하며 조문을 하는 것, 심지어 투쟁의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스스로 계급적 대중조직임을 망각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 하에서 죽어간 수많은 열사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노동현실은 노무현에 대한 이러한 감상을 허용할 만큼 결코 한가하지 않다. 극히 엄중하고 엄혹한 정세이다. 불과 한 달 전에 박종태 열사가 노동탄압을 규탄하면서 산화했다. 지금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부르주아지와 소부르주아지의 의도적인, 혹은 미필적으로 의도된 감상을 비판하면서 투쟁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때이다.

노무현의 죽음은 이명박과 민중 간에 중간지대가 사라지거나 약화된다는 것을 말한다. 죽음에 대한 반사효과로 자유주의 부르주아지에 대한 지지가 일시 올라갈 수 있으나 자유주의 부르주아지는 한국정치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고 어떠한 전망도 없는 계급이다. 다만 과거 반파쇼민주화 투쟁의 추억을 팔아서 근근히 민중의 지지를 얻어내는 계급에 불과하다. 이들의 약화, 이명박과 민중의 대립이 선명해지는 것은 반동 부르주아지와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하는 민중 간의 대격돌을 예고하는 것이다.

지난 4ㆍ29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은 0:6의 패배, 전패를 당했다. 이는 이명박 정권이 철저히 반민중적이라는 것을 대중적으로 확인하는 것이었고, 대통령 이명박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노동절 투쟁에서 투석전이 전개되었고 박종태 열사의 죽음으로 5ㆍ16 노동자대회 투쟁이 일어났다. 무려 400명이 넘는 연행자가 발생한 것은 한편으로 열사의 죽음에 대한 분노가 크고 화물노동자의 처지가 열악하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경찰의 탄압이 무지막지했다는 것을 말한다. 이 노동자대회 투쟁은 앞으로 전개될 대격돌의 서막에 불과하다. 지금 쌍용차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맞서 총파업에 들어갔고 건설노조, 화물연대, 철도노조가 투쟁에 들어갔거나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자 투쟁은 대공황으로 인해 생존의 벼랑에 몰리고 있는 노동자들이 강요당하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투쟁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아예 보장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명박 정권은 강경책 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권은 파시즘을 강화하고 있다. 전가의 보도인 국가보안법을 휘둘러 범민련을 탄압하고 있고, 5ㆍ16 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민주노총 등의 도심지 집회를 원천 불허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심지어 자유주의적 부르주아지의 ‘노무현 추모집회’조차 “소요사태”로의 발전ㆍ전화를 두려워하며 통제하고 있다. 그 동안 희미하게 나부끼던 ‘집회의 자유’라는 자유주의의 작은 기치마저 내린 것이다.

이렇게 민주주의, 정확히 말하면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철저히 부정되고 파시즘 강화의 길로 가는 것은 이명박 정권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파시즘을 무기로 오랜 기간 집권했던 반동 부르주아지는 자유주의 정권 10년을 ‘좌파정권’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이명박이 집권하자 파시즘 강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철저히 독점자본과 미제국주의의 이해를 대변하는 집단으로서 민주주의에 적대하는 집단이다. 자유가 아니라 지배를 원하는 집단, 철저히 자본의 독재를 강화하는 길을 택하는 집단, 민중의 생존을 벼랑으로 내모는 집단인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의도와 다르게 파시즘 강화의 길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길이다. 파시즘 강화는 이명박 정권 대 민중의 대립의 비화해성을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파시즘 강화의 길은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대립을 강화하는 길이고, 지금은 비록 자본의 힘이 세지만 노동자의 역량은 대립이 강화되는 것에 비례하여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으로의 발전이 지금의 세계대공황에 의해 더욱 강제되고 있다. 지배계급의 입장에서는 양보의 여지가 적고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억압을 강화하여 공황을 탈출하려 하기 때문이고,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도 생존의 벼랑에서 물러설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대공황이 강제하는 자본과 노동의 대격돌이 바야흐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격돌은 주체의 역량이 강화되고 정비되는 것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아무리 현재의 역량이 취약하더라도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5. 대격돌을 승리로 이끌자!

지금의 대격돌은 앞으로 제 계급세력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다. 노동자계급이 패배하여 자본가계급의 무도한 독재가 실시되느냐, 아니면 노동자계급이 승리하여 자본가계급을 누르고 스스로의 생존을 보장하고, 나아가 노동해방으로 진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번 싸움에 패하면 노동자의 비참한 노예적 굴종의 삶은 도를 더해 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정세는 전 민중의 이익이 좌우되는 정세이다. 한반도의 긴장이 격화되는 것은 한반도 민중의 희생을 담보로 미제국주의와 한국독점자본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의도 때문이다. 이러한 정세에서 한국 민중은 결연하게 전쟁반대, PSI 참여 같은 긴장격화 반대를 주장해야 한다. 전 민중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쟁취하느냐, 아니면 전쟁으로 빨려 들어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동자계급과 민중은 역사의 교훈을 살려 긴장을 격화시키고 전쟁을 획책하는 세력에 대한 반대를 주장하고, 전쟁 도발 세력의 타도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이러한 투쟁은 한편으로 내부 투쟁을 필요로 한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을 애도ㆍ조문하며 투쟁의 일정을 연기하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몰계급적 태도를 비판하고, 지도부로 하여금 대중투쟁에 헌신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리하여 지금의 파업투쟁들을 밀고 나아가 전국적 연대투쟁, 연대파업을 조직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은 반파쇼 투쟁의 경력을 팔아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는 세력의 종말을 의미한다. 이제는 새로운 전선, 자본가계급 대 노동자계급 중심의 민중 간의 대립이라는 전선을 강화하는 길을 가야 한다. 반착취ㆍ반억압의 기치를 높이 들고 다가오는 대격돌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