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7일 민주노총이  ‘좋은 일자리를 위한 세계 행동의 날’을 맞아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들과 우리나라의 ‘노동 질’을 비교ㆍ분석한 ‘좋은 일자리 지수’ 발표했다고 한다. 임시직 비율 29.7%로 2위, 저임금 노동자 비율 24.5%로 1위, 연간 노동시간 2261시간으로 1위 등 노동의 질 최하위 기록했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수치를 자본가정부를 비판하는 목적으로 발표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이러한 자료를 보며 먼저 자신을 비판해야 한다. 바로 자신들이 투쟁을 회피하고 자본가정부에 대화와 교섭을 구걸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촛불정국’이라는 그 좋은 기회마저 흘려버리고 금속노조간부들이 구속되는가 하면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계사에 엎드려 있다가 도주하는 등 자기 한몸 지키기에 급급한 서글픈 신세가 되었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스스로를 탓해야지...

현대자동차노조가 비정규직노동자의 직가입을 거부했고, 어디에서도 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그러나 기륭에서, 하이텍, 강남성모병원에서 전국 곳곳에서 비정규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투쟁은 결코 꺾이지 않고 있다. 공황이 진전하면 취약한 중소기업이 먼저 위기에 빠지고 자본가의 도발과 노동자의 저항이 따를 것이고 전선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대기업까지 위기가 전파될 것이고, 그때는 대격돌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곧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다. 세계대공황을 맞아 노자 간의 대회전을 앞두고 치러지는 대회이다. 투쟁하는 주체들이 모여 새롭게 운동을 시작한다는 투쟁결의로 타오르는 대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호에는 새로운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 특히 하이텍알시디코리아 김혜진지회장은 송전탑에서 고공농성하면서 글을 써서 보내주셨다. 글을 읽으니 힘찬 기개와 절절한 외침이 느껴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척이나 서글프고 가슴 아팠다. 그러나 물러설 수는 없다. 함께 헤쳐 나갈 수밖에 없다. 어려운 원고에 감사드리며 투쟁에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부디 승리하시라.

<현장> 세 번째 글 “동희오토 사내하청동지들의 투쟁”은 현장투쟁을 깊이 있게 분석한 성실성이 특히 돋보이는 글이다. 현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이론과 연결시키고, 투쟁의 의의를 넓은 시각에서 부각시켜 주는 등, 우리가 현장을 다루면서 채워야 할 내용을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획번역> “1930년대 쏘비에트공화국에서의 계급투쟁”은 번역에 어려움이 있어 의미전달이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 원문이 스웨덴어로 되어있고 이것이 영어로 번역되었는데, 연구소에서는 영어본으로 번역을 하고 있다. 그렇게 2중 번역이 되다보니 약간의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양해를 부탁드린다.     <기획번역> “쏘련역사에 대한 거짓말”은 필자의 사정으로 한 번 쉬게 되었다. 이해를 부탁드린다.

언제나 󰡔정세와 노동󰡕에 큰 힘이 되어주시는 부산지역의 동지들께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        

2008년 11월 6일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