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0년 이명박정부에 맞선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

철도공사는 2009년 10월이래 2010년 4월 현재까지 단체협약의 전면적인 개악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6개월만에 재개된 교섭에서 철도노사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철도공사는 현재 노사교섭에서 많은 개악안을 제출하고 전면적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지난 10여년간 철도노동자들이 엄청난 희생과 투쟁의 댓가로 쟁취한 단체협약서를 전면 개악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철도공사가 끈질기게 단협개악을 시도하는 이유는 바로 이명박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침 때문이다. 이명박정부는 공기업기관장 경영평가 등을 통해서 노사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공사임원을 퇴출시키겠다고 하면서 철도공사임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어서 결국, 철도공사 허준영사장이 그 임무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미 허준영 철도사장에 대한 투쟁이 아니라, 이명박정부에 맞선 투쟁인 것이다.

2. 2010년 철도 노사의 쟁점

철도공사의 단협개악안과 여기에 대한 철도노동자들의 대응방안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철도노동자들은 그동안 철도공사가 제시한 임금 교섭,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또한 철도공사가 제기한 임금피크제, 연봉제 등 임금구조 개악 관련 사항은 철도노동자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철도공사는 개악안의 2009년 도입 및 시행을 포기하고, 정부도 2010년내 하반기 도입ㆍ시행으로 목표를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철도노동자들은 교대근무자의 근무형태와 같은 조항은 철도노동자의 생활상의 변화를 급격하게 초래하는 것이므로 철도공사의 제안과 같이 특정한 시기, 특정한 형태를 규정하며 진행하는 근무형태 변경 논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철도노동자의 총력투쟁이 예고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철도공사는 교대근무자 근무형태, 유급휴일 및 특별휴가 등에 대한 휴가제도 조항, 산재 유가족 우선채용 조항, 이중징계의 의미로 금지하고 있는 비연고지 전보금지 조항, 승진의 기간과 실시 등이 명시된 근속승진 조항, 가족간호휴직 조항, 기타 후생지원 조항 등을 핵심쟁점으로 제출하고 있다.

표 1. 철도노사 교섭안

조문	안건	조합	공사
제23조	적정인력 확보와 정원유지	현행유지	삭제
제24조	인원감축 협의	현행유지	삭제
제33조	우선채용	현행유지	삭제후 가산점부여
제35조	승진의 기간과 실시	현행유지	2010년 신규자 제외
제36조	종합평정에 의한 승진	현행유지	삭제
제41조	비연고지역으로의 전보금지	현행유지	삭제
제65조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현행유지	현행 174시간→209시간으로 변경
제74조	노동조건의 변경	현행유지	새로운 근무체제 도입시 ‘합의’를 ‘협의’로 변경
제77조	교대근무자 근무형태	교대근무자 지정휴일 1일추가	교대근무자 근무형태는 단협에서 삭제. KTX-2단계 개통에 맞춰 근무형태 변경
제90조	유급휴일	‘법정공휴일’로 개정가능	유급휴일 4일 축소
제96조	청원휴가	청원휴가 축소후 선택휴일 3일	공무원수준으로 축소 선택휴가 2일
제97조	특별휴가	장기근속휴가, 퇴직휴가 삭제 반대	장기근속휴가, 퇴직휴가 삭제
제107조	가족간호 휴직	배우자ㆍ자녀 간호휴직 기본급 1/2지급	간호휴직 기본급1/2 지급 삭제
제158조	후생비지원	현행유지	삭제후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지급
제160조	기타 후생비 지원	현행유지	삭제

현재 철도공사가 단체협약 해지 및 노조탄압 시기에 맞물려 공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이른바 조건부 위탁(경춘선 분사화)을 비롯한 각종 구조조정 관련 사안은 지난 2005년 철도공사 전환 이후 꾸준하게 주장해온 직종별 내용들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조정의 핵심은 철도산업 적자론에 기반한 업무ㆍ인력효율화 계획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경쟁체제 도입 및 분할민영화 등 철도 민영화(철도선진화 정책은 철도공사 영업적자를 절반으로 줄이지 못할 경우 민영화를 재검토할 것을 명시함)정책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철도노동자들은 임단협 쟁취ㆍ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상반기 총력투쟁의 승리를 넘어 분할민영화 및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3. 철도공사의 단협개악안의 실체

철도공사는 교대 근무형태, 휴가제도, 인사제도, 후생복지에 대한 일방적인 개악을 시행하려고 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올해 12월1일 KTX-2단계 개통에 맞춰 신규인력을 충원하기 보다 일방적으로 현행 3조2교대 근무형태를 5조2교대 주간, 야간형 등으로 변경하여 인력 800여명 감축, 노동강도 강화, 임금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노동조합은 3조2교대근무형태에서 야간 휴식시간을 현행 5시간에서 4시간으로 1시간축소하고, 지정휴일을 현행 2일에서 3일로 늘리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철도공사는 유급휴일의 축소(공사는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된 2일의 유급휴일 축소와 공사창립기념일 노조창립기념일(2일) 총 4일의 축소를 요구함), 청원휴가의 축소, 특별휴가 삭제 (장기근속휴가 5일, 퇴직휴가 60일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철도의 근속승진체제는 6급(5년)→5급.5급(7년)→4급.4급(12년)→3급으로 자동 승진하도록 되어있는데, 현재 철도공사는 이 근속승진제를 폐지하기 위한 전 단계로 우선 2010년 신규입사자에 한해 근속승진제도를 폐지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근속승진제도 자체를 없애고 전체 노동자들의 승진을 없애겠다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다.

현단협에 의하면 정원확보와 적정인력이 유지되도록 하고 결원 발생시 지체없이 충원해야하나, 철도공사는 인력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정원을 일방적으로 감축하고 있으며 단협 제23조인 [적정인력 확보와 정원유지] 조항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철도공사는 실질적으로 노동자임금에 포함되어야 할 부분인 후생복지비의 개악을 통해서 실질적인 임금을 삭감하고 있다. 예를들면, 지금까지 공사는 후생복지비를 인건비 재원에서 지급하고 있었으며 연간 약 56억 정도 지급하고 있었다. 그런데, 철도공사는 후생복지비를 인건비재원에서 지급하던 것을 폐지하고, 사내복지기금을 출연하겠다고 하면서 100억 정도를 조성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사가 준비한 후생복지비가 100억에 불과하니, 공사는 매년 약 56억정도 지급되던 후생복지비를 2년만 지급하고, 그 이후에는 나몰라라 하겠다는 것인가?

한편, 철도공사는 조합활동을 축소시키려고 하고 있는데, 철도공사는 유니온샵 규정을 삭제하려고 하고 있으며, 노동조합활동의 축소, 전임자인원 축소, 노동법개정시 전임자 무급조치,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삭제, ‘단협 제 177조의 쟁의행위 기간 중 신규채용 및 대체근무 금지’조항을 삭제하려고 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또한 근무시간 중 조합 활동을 축소하거나 또는 공사의 승인하에 할것을 요구하고 있다.

표 2. 조합활동 축소 반대

조문	안건	조합	공사
제2조	【조합원의 자격과 가입】	유니온샵 규정에 맞게 개정	유니온샵 규정 삭제
제12조	【근무시간중의 조합활동】	조합활동의 범위 확대	조합활동의 범위 수치화
제17조	【조합 전임자】	조합재정자립과 연동해서 논의	전임자 20명축소, 법개정시 전임자 무급
제20조	【조합교육】	조합교육범위 확대	조합 소개시간으로 축소
제21조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현행유지	삭제
제29조	【인사 및 징계위원회 참석】	상벌 위원회 노사동수 구성	징계대리인 1인으로 축소
제32조	【부당징계 구제】	현행유지	삭제
제43조	【조합간부의 인사】	조합간부의 인사범위 확대	선출직간부 및 지본대의원으로 축소
제177조	【쟁의행위 기간 중 신규채용 및 대체근무 금지】	현행유지	삭제

철도공사는 또한 단협 (20조)【조합교육】항목인 “공사는 신규자 교육 및 1주일 이상의 재직자 교육 시 2시간의 조합 교육시간을 배정한다.”는 항목을 삭제하고,  ‘신규자 교육시 조합 소개 2시간 배정’ 을 산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① 공사는 월 2시간의 조합원 교육을 배정한다, ② 공사는 신규자 교육 및 3일 이상의 재직자 교육 시 2시간의 조합 교육시간을 배정한다.”로 맞서고 있다.

4. 철도투쟁이 가열화될 또 하나의 조짐: 철도노선 분사화, 민영화

2010년 4월 현재 철도 공사와 철도노동자 사이의 투쟁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철도공사의 단협안 개악이다. 이는 이명박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침과 이에 따라 이명박정부의 무차별적인 공기업 노동조합 죽이기에 맞선 투쟁이 가장 쟁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도투쟁이 가열화될 조짐이 보이는 또 하나의 아직은 숨어있는 태풍이 있다. 그것은 철도공사의 철도노선 분사화, 민영화이다.

철도공사는 경춘선 노선 유지보수업무 전체를 조건부 위탁할 계획이다. 이 조건부 위탁이란 결국 민간위탁, 민영화를 의미한다. 철도 공사는 경춘선 노선에 철도공사 직원을 한명도 남겨두지 않고, 시설, 전기 유지보수업무 전체를 일정기간을 정하여 분사 또는 민간에 위탁하며 공사 직원 일부를 전적동의를 받아 위탁업체에 고용토록하여 시범운영할 계획이며 차량분야도 신규사업으로 발생하는 사업소에 대해 위탁할 계획이다. 또한 덕소사업소와 구례구사업소에 공사 직원을 선로 순회인력만 남기고 보수인력은 민간에 위탁할 계획이다. 철도공사는 시설유지보수업무 중 수도권 동부본부 덕소사업소와 전남본부 구례구 사업소를 위탁할 계획이다. 철도 노선의 민영화는 결국, 기존에 일하고 있던 철도 노동자의 강제퇴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민영화 뒤에 이어질 철도사고의 증대, 철도안전의 부재, 철도요금증가 등의 문제는 불을 보듯 뻔하다.

철도공사는 2009년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른 5115명 인력감축 후 신규사업과 관련한 인력충원 2,165명을 약속하였으나 단 한명도 충원되지 않고 있으며 이미 정원을 줄인 상태에서 정원을 증원받지 못하면 현원을 정리해야하는 상황이 되었고 과 정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규사업을 외주로 돌리고 현원을 외주업체로 전적시켜 해소하려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시설분야 실무교섭에서 시범운영 후 전면 확대실시 하겠다고 하고 본 교섭에서는 확대 실시 계획 없다고 하고 있으나 시범운영 후 전면 확대실시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사실상 철도 전체 노선을 구간별로 분할하여 민간에 위탁 운영하는 사실상 분할 민영화를 위한 포석으로 보여며 단기적으로는 공기업선진화정책에 따른 인력감축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5. 이미 투쟁의 정당성을 확보한 철도노동자들 

최근 철도 노동자들이 격렬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허준영 사장 취임 이후 이명박 정부와 철도공사가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및 복지축소에 대한 불만과 고용불안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 허준영사장은 2010년 4월, 철도노동자들이 투쟁을 계속할 경우, 정부에 민영화를 조기 신청하겠다고 하면서 엄포를 놓고 있다.

철도노동자들은 이미 허준영사장이 아닌 이명박정부를 대상으로 한 투쟁인 것을 알고 있다. 지난 2009년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철도노동자들은 최장 파업을 했으나 단협체결을 하지 못하였다. 철도공사는 단협개악안을 내세우면서 이미 100여개가 넘는 개악안을 요구하고 있어서, 노동자들은 파업투쟁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은 모두 공감하고 있고, 이명박정부와 허준영사장에 대한 분노감이 치솟아있다. 이미 조합원들은 철도파업투쟁의 정당성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철도 노동자들은 2010년 5월 24일이면 단협이 종료가 되어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2009년 파업투쟁이 끝나고 12000명이 징계를 당하고, 200여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고, 100억 손해배상이 집행이 된 상태이어서 철도노동조합이 말살된 상태이나, 현재 다시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태이다. 현재 조합원들의 투쟁의 정당성에 대한 생각은 매우 높다. 100억 손해배상금을 철도조합원들의 모금에 의해서 해결이 되었다는 자체가 엄청난 철도노동자들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해서 어떤 조합원들은 몇억씩 내기도 하고, 몇천만원씩 낸 조합원들도 있다. 또한 조합 간부들과 지부 간부들 200여명이 해고되었는데, 해고자들 생계비가 심각하게 발생했는데, 이 문제도 1년동안 조합비를 1% 인상하는 것을 투표로 하여 해결했다. 이렇게 볼 때, 조합원들의 상태는 대단하다. 조합비 1% 올리는 것이 76%로 가결되었다는 점은 철도 노동자들이 이명박정부, 허준영사장에 대한 분노감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2009년 파업투쟁이후, 표면적으로는 노동조합이 완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의 신뢰가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반영해주고 있는 것이다. 조합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노동조합은 이미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이명박정부가 나서서 철도노동자들을 탄압한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현장의 의견들을 보면, 2009년 파업이 합법파업이라는 조합원들의 확신은 있으나 이명박정부가 직접 나서서 파업투쟁을 불법화 하면서 위원장을 구속시키자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여 이길 수 있을까? 라는 고민과 다시 파업을 하면 또 불법으로 매도하고 징계할 것이라는 우려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2009년 파업 이후 대량 해고와 징계로 인해 현장은 전반적으로 침체되어있는 상황이나 열차운행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운전, 차량, 열차분야를 중심으로 3차 파업투쟁에 대한 의지가 살아나고 있다. 즉, 철도노동자들은 투쟁의 불가피성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에서는 운전, 차량, 열차분야가 주력대오가 될 것이다. 노동자들은 3차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을 하는데, 다만, 정부의 해고협박, 민영화협박에 대해서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이 부분 철도 노동자들이 극복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는 매우 크다. 그러나 다만 징계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을 극복해내는 것이 3차파업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현재, 전기분야에서 경춘선 분사와 노사협의 없이 교대근무자를 일근근무로 전환배치 한 것에 대한 분노로 서울역 농성 및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시설분야는 2009년 파업시 파업참여율 저조와 징계로 인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경춘선 외주화로 인한 불안감이 팽배해있으며 각 지부별 총회를 통해 경춘선분사의 실체를 알리고 있다. 특히 경춘선분사(민영화)에 대한 반응을 보면, 징계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져 있으나 해당소속은 고용불안이 심각한 상태이며 투쟁의 불가피성은 인정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4.30일 파업은 연기되었지만, 계속 투쟁동력을 이끌어서 2010년 5월에 철도 노동자 파업투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이미 전 조합원들은 쟁의복을 착용하기 시작했고, 벽보를 부착하고, 4월 26일부터 각 단위 철야농성 및 지부별 총회와 중앙 간부를 지역으로 파견하고 안전운행 실천투쟁을 통해 파업동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