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지난 2009년 5월,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5명의 노동자들 (황유미, 이숙영, 황민웅, 박지연, 김옥이)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불승인 판정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2007년 7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진행된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결과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2009년 2월 제 19회 역학조사평가위원회 회의자료 등을 근거로 하여 2009년 5월, 5명의 노동자들에게 산재불승인 판정을 내린 것이다.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공단은 과학적 진실을 밝혀내기를 회피했으며, 과학적 진실을 보고도 그것이 진실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불승인 판정을 내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삼성자본의 산재은폐의 도구이자 방편인 셈이다.

삼성노동자의 백혈병문제는 단지 이 질병에 걸린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이 산재신청을 시작한 이래, 삼성자본을 위시하여 정부기관인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은 이들의 산재직업병이 작업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이들의 질병이 작업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는데, 이 과정은 노동자의 임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노동자와 자본가와의 투쟁보다도 더 극명하게 노동자와 자본가의 적대적인 대립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글은 백혈병에 걸린 삼성노동자들의 산재신청에 대해서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면서까지 산재불승인을 했는지를 보고, 자본가계급과 그들의 하수인처럼 행동하는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어떻게 과학적 진실을 왜곡시키는가를 보고자 한다.

1. 죽음의 공장: 수원 기흥공장 1라인, 3라인, 5라인과 충남 온양공장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소위 ‘삼성공화국’의 수원 기흥 삼성전자공장의 1, 3, 5라인에서 일했던 고 황유미, 고 이숙영, 고 황민웅씨의 백혈병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는 발암물질과 낡은 시설 및 낙후된 기계설비와 엄청난 노동강도가 노동자들의 건강을 흡혈귀처럼 삼키고 있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또한 충남 온양공장이 박지연씨와 김옥이씨를 백혈병으로 몰아갈 정도로 방사선과 유기용제로 뒤덮여진 공장이라는 것을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고 믿어왔던 ‘국민의 기업’, ‘삼성공화국’이 바로 발암성물질로 뒤덮여진 산업폐기물 덩어리의 공장이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의심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삼성 자본가는 더더욱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삼성공화국에서 노동자들이 발암물질로 뒤덮여진 산업폐기물 덩어리 속에서 일하다가 산재와 직업병에 걸렸다는 그 당연한 사실을 증명하고 인정받는 것은 마치 코페르니쿠스가 ‘지구가 태양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인정받는 것보다도 더 어려워 보인다. 왜 그럴까? 필자는 이 글에서 삼성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어떻게 노동해왔으며, 그 결과 드러난 건강장해에 대해서 자본과 그  시녀들이 어떻게 은폐하고자 하는 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삼성전자(주) 기흥공장 3라인 3베이 세척공정에서 황유미씨는 2003-2005년 동안, 이숙영씨는 1995-2006년 동안 일했다. 황민웅씨는 1997-2004년 동안 5라인과 1라인 Back-Lap공정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이들 1, 3, 5라인에서는 발암물질인 에틸렌글리콜 등이 사용되어 왔었다. 삼성 온양공장에서 박지연씨는 QE그룹 검사과 소속 1라인에서 2004-2007년까지 2년 8개월간 발암물질인 X-ray 검사를 수행해 왔다. 김옥이씨는 온양공장의 Trim/Form공정에서 1991-1996년까지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을 사용하여 세척작업을 해왔다. 그리고, 이들은 2003-2007년 사이에 모두 백혈병에 걸리게 된다. 이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신청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세상에 알려진 이들이고, 이들 외에 약 22명도 넘는 노동자들이 비슷한 시기에 백혈병에 걸렸다.

위의 사실만으로도, 노동자들이 백혈병을 유발하는 발암물질들 (에틸렌글리콜,  X-ray, 트리클로로에틸렌)에 노출되어 백혈병에 걸렸다는 인과성은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채용당시에 건강했고, 백혈병에 걸리기 불과 1-2년전까지 실시한 건강검진에서도 정상소견을 보였었다. 그러므로, 위의 직업력 하나만으로도 이들의 백혈병이 직업과 연관된 질환, 즉 직업성질환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더욱 명백한 것은 황유미, 이숙영, 황민웅, 박지연씨는 모두 삼성반도체 작업장에서 일하던 도중에 백혈병에 걸렸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들 노동자들의 백혈병은 명백하게 직업관련성질환이다.

그러나, 삼성자본과 산업안전보건공단, 근로복지공단은 비겁하게도 과학적 진실을 가리기 위한 방편으로 그들만의 “과학적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그들이 사용한 “과학적 방법이 얼마나 허술하고, 부당한가? 아니, 그들은 아예 이러한 부당한 방법을 의도적으로 채택했을지도 모른다.

2. 삼성자본, 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근로복지공단은 본질을 어떻게 왜곡했는가?

삼성노동자들의 산재신청이 기각된 것은 삼성자본,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근로복지공단, 이 세 기관의 긴밀한 협조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그들이 지금 산재승인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면, 그것은 소탐대실이다.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과학적인 방법론”을 들어서 사실을 은폐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발암물질을 사용한 사실에 대한 은폐

황유미, 이숙영, 황민웅씨가 일하던 기흥공장의 1라인, 3라인, 5라인 등에서는 그들이 일하던 시기, 즉 1991-2007년 사이에 에틸렌글리콜, 전리방사선 등 발암물질이 명백히 사용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자본은 2007년 이전의 작업환경측정자료 등 모든 조사결과들을 없앴고, 공정마저 완전히 새로 바꾼 후에, 2007년에 측정한 결과를 가지고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 진실을 왜곡하였다. 즉, 2007년에 황유미씨 등 5명이 산재요양신청을 하자마자 잽싸게도 2007년에 낡은 공정라인이었던 1, 3, 5 라인을 폐기처분하고, 새로 신설했고, 2007년 이전의 조사결과들을 모두 폐기처분해버린다. 이렇게 2007년, 이미 상황 종료된 공장에 근로복지공단의 심의 의뢰를 받아 들어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과거 작업환경측정자료와 2007년에 새로 측정한 작업환경측정자료에서 발암물질인 벤젠, 에틸렌글리콜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함으로써 진실을 왜곡하였다.

이것이 바로 그들 자본가 계급과 국가권력이 진실을 왜곡하는 “과학적 방법론”이다. 소위 산업보건을 조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동일한 공정라인과 기계설비에서조차 깨끗이 청소를 한 후에 유해물질을 측정하면 검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수법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기업에서 법에 구속되어 어쩔수 없이 형식적인 작업환경측정에 마지못해 응하게 되는 날 쓰는 방법이다. 깨끗이 청소를 하고 라인을 세운다면 유해물질을 어디서 도대체 찾겠는가?

그런데, 삼성자본은 이것보다 더 강력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아예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많았던 낡은 공정라인인 1, 3, 5라인을 폐기하고, 새로운 기계설비로 공정을 신설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전의 증거물들, 예를들면 작업환경측정결과나 특수검진결과 또는 MSDS 등과 같은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등을 모두 없애버렸다.

여기에 발을 맞춘 것이 바로 삼성공장에 들어갔던 산업안전보건공단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새로운 “과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2007년 이후 새로 신설된 라인에서 작업환경측정을 하고 발암물질(벤젠, 에틸렌글리콜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하였다. 아래는 제19회 역학조사평가위원회 회의자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09)로 제출된 내용이다.

황유미씨와 이숙영씨가 일하던 3라인에서 회사측이 제출한 자료 3라인 취급 화학물질을 보면, 에틸렌글리콜을 취급한다고 되어있으나, 벤젠, 톨루엔, 크실렌, n-부틸아세테이트, 2-에톡시에틸 아세테이트, 2-메톡시에탄올, 2-헵타논, 에틸렌글리콜 및 인산은 전체 시료에서 모두 "ND"(Non detectable)로 검출되었으며 아르신은 모든 시료에서 "ND" 및 흔적(Trace)으로 검출되었다. 전체적으로 9개 Bay에서 측정, 평가가 이루어진 화학물질 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었으며 발암성물질로 알려진 벤젠과 아르신은 검출되지 않았다. 3라인의 과거측정결과를 보면, 2006년도 작업환경측정결과에 의하면 3라인에서 화학기상증착의 13, 17BAY에서 에틸렌글리콜은 0.0001mg/m3 (C100mg/m3), 암모니아 0.0314ppm (TWA 25ppm)이 노출되었다. 그 외에 대한 물질은 검출이 되지 않았거나 흔적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황민웅씨가 근무하였던 5라인 CMP공정과 1라인 Back-Lap 공정을 대치하여 2라인 Back-Lap 공정에 대해 백혈병과 연관성이 있는 벤젠과 셀로솔브, 혈액학적 영향을 미칠수 있는 아르신에 대해 측정하였으며 노출기준을 초과한 시료는 없었다. 황민웅씨가 일하던 공정에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작업환경횟수 조정 승인되어 5라인 CMP와 1라인 Back-lap 공정에 작업환경측정 결과가 없으며 2005년도 상하반기의 경우 Back-lap 공정이 작업환경측정 대상공정이 아니므로 작업환경측정 결과가 없다.

박지연씨의 작업시 노출된 유해인자에 대한 평가를 위해 QE그룹 품질특성 검사실에서 사용한 용제(HCFC-141B, flux α-100)의 분석과 PKG 공정의 작업환경측정을 시행한 결과 Benzene, Cellosolve, Ethylene glycol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Arsine은 흔적검출로 나타났다.

김옥이가 근무하였던 공정에 해당하는 Trm/Form 공정에서 백혈병 및 혈액학적 영향과 관련된 물질 Benzene, Cellosolve, Ethyleneglycol, Arsine을 측정한 결과 불검출과 흔적검출로 나타났다. 그러나 측정이 현재의 작업장에서 이루어졌으므로 10년 이상 지난 과거의 작업환경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김옥이씨가 일하던 공정의 과거 작업환경측정결과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 (참고: 제19회 역학조사평가위원회 자료. 2009.2.25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그러나 한편, 산업안전보건공단이 근로복지공단의 의뢰를 받아 2007년 실시한 작업환경측정결과조차 사실을 은폐하였다는 것이 곧 드러나는데, 바로 김상희 민주당 의원과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이, 2009년에 수행한 서울대학교 연구보고서에서 삼성공장 내에 1급발암물질인 벤젠이 검출되었다는 연구결과를 입수하여, 지난 2009년 10월 23일 국정감사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공정(포토공정)에서 사용되는 물질인 PR(Photo Resister)에서 삼성전자는 6건 모두 0.08ppm에서 8.91ppm에 이르는 벤젠이 검출됐고, 하이닉스의 경우 4건 중 1건에서 3.95ppm의 벤젠이 검출됐다¹⁾”.

이 얼마나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진실을 왜곡하는 처사인가? 더더욱 가당치 않은 것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2007년을 기점으로 해서 삼성공장의 낡은 라인이 폐기되고, 새로 기계설비가 신설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2007년 5월 21일 삼성반도체가 의뢰한 작업환경유해도평가를 신청받아 2007년 9월 작업환경측정조사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이때 삼성반도체가 산업안전보건공단에게 의뢰한 것은 3라인의 Diffusion, Wet-Cleaning 공정에 대한 유해도 평가이다. 삼성반도체 사업주가 제 발로 나서서 그들 사업장의 유해도 검사를 산업안전보건공단에게 의뢰했을 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된 것이 아닌가? 이를 다 알면서도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삼성자본의 의도에 발맞추어 주기 위해 헛된 작업환경측정을 하느라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였다.

또한 산업안전보건공단은 과거의 작업환경측정결과 등이 회사 내에 비치되지 않아서 참고하지 못했다고 보고하고 있는데,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작업환경측정결과를 최소한 5년 이상 보관하게 되어 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삼성자본이 이를 폐기처분했다면, 이 측정을 담당한 기관을 통해서라도 알아냈어야 했다. 아니면 삼성자본을 자료유기죄로 죄를 물었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산업안전보건공단은 2007년에 측정한 작업환경측정결과 자료를 제시하면서 공장 내에는 “발암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위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보고서에는 노동자들의 증언을 소상하게 기록하여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려진 결론은 작업공정에서 “발암물질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진실을 보면서도 못 본 체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바로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보고서에 기록해 놓은 노동자들의 증언을 통해서 과학적 진실을 찾을 수 있다. 실제, 노동현장에서 일했던 이들 노동자들의 동료들은 다음과 같이 에틸렌글리콜 등과 같은 발암물질을 사용했음을 말하고 있다. 1993년-2005년 기흥사업장의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한 노동자는 “엔지니어가 정기적 PM 업무(설비세정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는 과산화수소, IPA, DI, 에틸렌글리콜 등 각종 유기용제를 이용하여 설비 전체에 대한 클린과 설비 부품을 클린해 줍니다.”라고 함으로써 에틸렌글리콜 등 발암물질을 사용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이러한 발암물질을 사용한 공정시설들이 매우 낡은 공정들이어서 유해물질이 누출되는 사례들이 밥먹는 횟수와 같이 잦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이다.

(2) 과거의 낡은 배관시설로 인한 화학물질 누출사고에 대한 부정과 왜곡

삼성자본은 3라인과 5라인의 낡은 배관시설로 인하여 잦은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했던 과거의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 삼성반도체 회사 측은 조사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공단에게 가스, 화학물질 누출, 방사선 설비 사고 및 방사선 사고는 없었다고 문서로 답하였으며, 그 외의 사고에 대한 기록은 없다고 구두로 답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삼성자본이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과거의 폭로자료들을 폐기처분했고, 낡은 공정들을 폐기처분하고, 새로운 기계설비를 신설함으로써 증거인멸작업이 끝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자본의 왜곡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노동자들은 기흥공장 3라인과 5라인의 낡은 배관시설로 인하여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잦았다는 것을 명백히 회고하고 있다.

1라인과 그 외 2, 3 라인은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초창기에 설치된 노후설비라서, 배관도 녹이 쓸고 오래되어 누출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기계장비도 노후화되어 수동으로 실행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1라인 지하는 녹슬은 배관에서 새어나오는 화학물질의 흔적으로 유명한 현장이었다. 3라인은 설비가 낙후되어서 낡은 배관이 터져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곤 하였다고 한다.

“삼성에서 가장 오래된 라인으로 한 달 내지 두 달에 한 번, 1년에 적어도 8-10번은 낡은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해서 라인이 서기도 하였는데 이때 클린룸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그냥 그 안에서 화학물질들이 터져 나온 것을 고무장갑만 끼고 직접 닦고 다 청소를 하였다.(고 황유미씨와 같이 근무한 고 이00씨의 유가족 진술)”

“3라인의 경우 설비와 배관이 노후화되어서 터지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고 작업 중 작업자의 실수로 위험한 가스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한 사고로 인해서 작업자가 다치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했는데 이를 산재보험처리하지 않고 회사에서만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CVD 공정 중 고온의 물로 인해서 장비가 부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에틸렌글리콜을 사용하는데, 특별한 안전보호 장치 없이 통을 두고 엔지니어가 직접 장치에 부어 사용했습니다. 이 때 특별한 안전보호 장치가 없다는 것은 예컨대 설비를 수리를 하거나 붓다가 몸이나 얼굴에 튀기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에 2007년도 기흥반도체 정전사고 때 8시간 동안 큰 정전사고였습니다. 그 때 가스 누출과 많은 설비들이 셋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였는데요. 그때 솔직히 별다른 대책없이. 가스누출로 인해서 8시간 동안 라인 밖에 서성이다가 라인에서 연장근무로 장갑과 방진복을 입은 상태에서 알콜을 닦을 클린종이로 3시간 동안 닦은 기억이 납니다”

5라인은 낙후된 시설로 이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다. 5라인에서의 화학물질누출사고의 역사에 대해서 한 노동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5라인에 들여올 때부터 중고설비였던 것을 10년 넘게 사용하다가 너무 낙후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어 폐기하려고 이설하는가 싶으면 1라인에서 4라인 중으로 골라 이설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한편 삼성 온양공장의 경우 김옥이씨에 의하면, 새로 설립된 건물에서 오히려 “작업실은 공장이 완공되기 전에는 성형, 도금, 인쇄공정 등 모든 공정이 구분이 없이 트인 공간에서 이루어졌으며 각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약품 등의 냄새나 가스 등이 타 공정에서 작업하는 근로자에게도 노출이 되었다”고 한다. 김옥이씨는 “완공된 후에는 칸막이로 구분되었고 작업할 때 가운, 방진모자, 방진화, 면장갑을 착용하도록 하였으나 장갑, 마스크 등은 잘 사용하지 않았으며 가운만 걸친 채 작업하였다”고 말하였다. 또한 “퇴사하기 약 일 년 전부터 본인을 포함한 숙련된 작업자 일부는 자동기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박지연씨의 경우에도 “국소배기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어있지 않아 Solder dipping 작업할 때 역한 냄새가 바로 코로 와 닿았다”고 말하고 있다.

낙후된 설비는 노동강도강화와 함께 더욱 유해물질 폭로의 시발지가 되었다. 이 낡은 설비들은 2007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새로 설비되었다. 그러나 회사 측은 낡은 설비들이 새로 다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현재까지 설비의 변화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객관적 사실마저 부정하고 있다. 회사 측의 진술은 다음과 같다.

“3라인 관리자 이OO :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역학조사를 할 당시나 그 이전이나 전혀 설비나 근무여건상 변한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회사 측의 왜곡에 대해 유족들은 “현장 1차 방문시 동행한 황유미의 부친이 유선으로 라인이 변경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 데에 대한 증빙자료로서 당시 통화하였던 근로자의 확인서를 제출하였다.”고 말했었다.

삼성 관리자들은 삼성공장에서 근무여건과 설비의 변화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은 어떠한가? 2007년을 기점으로 설비가 완전히 바뀐 것은 삼성에 근무한 노동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삼성은 누구나 뻔하게 다 알고 있는 이러한 객관적인 사실마저 부정하고 왜곡하고 있다.

(3) 노동자들이 작업 중에 안전장치설비를 해제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삼성자본의 부정

삼성자본은 노동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조차 전면 부정하고 있다. 사측은 “현장 여사원은 단순한 로딩/언로딩만을 다룰 뿐이며 설비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안전장치를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나 능력이 없다”면서 안전설비의 해제를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할당된 작업물량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안전장치설비를 해제시키고서라도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황민웅씨의 아내이자 작업동료였고, 11년간 5라인 에칭 공정 오퍼레이터로 근무했던 정OO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안전장치로서 설비에 인터락 장치를 설치하는데 이 인터락 장치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내가 입사하고도 한참 뒤에 도입된 장치였고 이러한 안전장치라 해도 살인적인 생산물량 때문에 작동하지 않고 해지해놓은 상태에서 작업하는 것은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작업형태다. 하지만 이 안전장치마저도 생산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설비나 수동설비에는 설치하지 않았다.”

또한 노동자들은 생산을 빨리해야 하는 압력 때문에, 안전장치를 해체하고 작업을 해야 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1995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 입사한 엔지니어로 디퓨젼 공정에서 근무하였으며 인터뷰 당시 6, 7 라인 공정관리를 맡고 있었던 한 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평상시에는 인터락 장치 있어도 해제할 수밖에 없거든요. 일을 빨리빨리 해야 하니까...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인터락 장치가 있어요”

“안에 있으면 인터락을 제거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조사를 하면 인터락을 제거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볼 수 없을 거란 거죠. 평생와도... 이미 훈련하고 각본대로 갈 거니까”

“태그는 붙여있죠. 절대 해제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붙어 있는데 위에서는 빨리 안 하면 이 사람이 아웃풋을 못 내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을... 평가에 관계되는 거죠. 어떤 사람은 똑같은 시간에 열장을 생산하는데 어떤 사람은 8장 생산한다. 이 사람 문제 있다고 보는 거죠. 이 사람이 봤더니 10장 생산한 사람은 인터락을 해제하는구나. 빨라지는구나...이 사람도 인터락을 해제하면서 하겠죠. 하면 안 되는데..”

1993년에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 입사하여 2005년에 퇴사하였으며 CVD 파트 설비엔지니어, 공정관리그룹 엔지니어로 근무하였던 제보자의 진술서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일들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하므로 ‘안전’이나 ‘건강’ 문제는 부차적인 일로 치부되었다. 예를 들어 가스가 계속 누출되는 노후화된 설비가 있었는데 안전장치로서 ‘가스 누출 모니터링 장치’가 있었는데 이는 일종의 인터락 장치로서 부착되어 있긴 하였지만 물량이 너무 많다보니까 이 장치를 조작해서 작업이 멈추지 않도록 해놓기도 했다. 즉 과도한 작업물량과 안전불감증과 같은 것이 현장에 만연한 분위기였다. 이렇게 안전장치가 해제되는 일은 매우 많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2008년 10월 5일 MBC 뉴스데스크 방영 중 삼성전자 관리자의 인터뷰에서 다음의 내용과 같이 사측은 환경안전교육의 주요내용이 안전설비해제를 하지 못하게 교육하는 것이라고 고백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안전설비를 해제하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시인하고 있다

“완벽한 안전장치 중 하나가 인터락인데 그거를 해제하는 경우가 가끔 있어서, 환경안전 쪽에서는 최대의 과제가 인터락을 임의로 해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큰 교육항목입니다."

(4) 삼성자본의 노동강도강화에 대한 부정

삼성반도체의 노동자들은 반도체 칩생산과정에서 발암물질에 노출되는 것뿐 아니라, 장시간의 노동, 교대근무로 인한 야간노동 등의 노동강도강화로 인하여 더욱 발암물질에 폭로되는 것이 가중되었다. 회사 측은 이를 전면 부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삼성기흥공장 3라인의 노동자들은 세정작업을 하기 위해서 손으로 직접 들고 가서 세정작업을 하는 과정에 발암성 화학물질에 노출되었다. 이러한 세정작업은 노동강도와 장시간의 노동시간에 의해서 더욱 가중되어 폭로가 심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 3라인에서 근무했던 황유미씨는 가족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방진복 및 방진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반도체 원판을 화학물질에 반복적으로 담구면서 세정작업”을 하였으며 이 때 “온몸이 땀으로 젖는 경우가 많았다 (고 황유미씨가 가족에게 한 말)²⁾”

또 한 노동자는 삼성에서 안전이나 건강보다는 작업물량달성을 위해 노동강도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말하고 있다.

“설비는 열 몇 대 이렇게 있는데 여사원은 두세명 밖에 없어요. 계속 나오니까 거기는 정말 노동이에요. 넣다 뺐다... 힘들다 아프다 그런 여념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제 친구는 여기(손가락)가 이렇게 휘었거든요. 뼈가 튀어나왔어요.. 진짜 8, 9라인 애들은 다 여기(손가락) 휘어 있구요, 넣다 뺐다 하느라고...(이OO씨) ³⁾”

1993년에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 입사하여 2005년에 퇴사하였으며 CVD 파트 설비엔지니어, 공정관리그룹 엔지니어로 근무하였던 제보자의 진술서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일들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하므로 ‘안전’이나 ‘건강’ 문제는 부차적인 일로 치부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가스가 계속 누출되는 노후화된 설비가 있었는데 안전장치로서 ‘가스 누출 모니터링 장치’가 있었는데 이는 일종의 인터락 장치로서 부착되어 있긴 하였지만 물량이 너무 많다보니까 이 장치를 조작해서 작업이 멈추지 않도록 해놓기도 했습니다. 즉 과도한 작업물량과 안전불감증과 같은 것이 현장에 만연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렇게 안전장치가 해제되는 일은 매우 많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기흥공장 1라인 설비엔지니어였던 고 황민웅씨도 가족에게 노동과정에서 노동강도가 심화됨을 여러번 호소했었다. 황민웅씨의 부인은 다음과 같이 그 당시의 노동강도를 말하고 있다.

“나의 남편이자 기흥공장 1라인 설비엔지니어였던 고 황민웅씨도 1라인에서 백렙공정을 셋업하면서 몇 개월 동안 자행되어 왔던 연장근무와 지하와 지상을 넘나들면서 설비를 셋팅하는 작업에서도 적절한 보호구는 보급되지 않았다.” (고 황민웅씨 가족 탄원서)

“엔지니어의 작업지시사항에 따라 작업을 수행해야 하며 작업량과 작업속도를 조정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업무량이 많아 한달에 12-13일은 4시간의 잔업을 하였고 그로 인해 피로를 많이 느꼈다”

“(황민웅은) 2001년도경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였으며, 그 사유로는 업무적 스트레스가 심했고, 유해한 근무환경과 과도한 근무시간 속에서 일을 하나, 적정한 보상도 못하였고, 교대근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휴일에도 근무를 해야 되고, 그것으로 인해서 몸도 많이 피곤하고,... 2003년도 중순경부터 1라인으로 셋업 멤버로 재배치되면서 08시부터 출근해서 퇴근이 24시경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근무시간과 업무량이 많이 늘고, 업무의 성질도 변해 (그 이전에 하던 업무에 비해 하청업체가 하던 업무까지 수행해야됨) 더더욱 힘들어 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문답서)

“입사 후 몇 년 동안은 한 달에 두 번 정도의 휴일 밖에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입사 후 몇년 지나고 나서는 주 휴일을 보장받긴 했지만 예컨대 셋업 업무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같은 경우에는 거의 못 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냐면 셋업 업무의 특성상 설비를 빨리 장착하여 정상 가동할 수 있을 때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하는 것이 사명이므로 보통 12시간 근무는 기본이고 그 이상의 시간도 근무하였습니다.” “과도한 작업물량으로 인하여 PM 작업 주기를 늦추거나 늘리는 등 비정상적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상과 같은 업무는 엔지니어의 기본 업무이고, 이런 업무외에 다른 많은 잡다한 업무들도 병행해야 했습니다 (송00씨 진술서).

한편, 야간교대근무와 연장근무로 인한 과로와 이로 인한 면역력 약화가 백혈병의 발생과 심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삼성공장의 교대제는 노동강도를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노동자의 질병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삼성의 교대시간은 즉 3교대 근무시 시작시간은 6시(오전), 14시(오후), 22시(야간)이고 식사시간은 50분이다. 2교대의 경우 4시간을 추가하여 6:00-18:00(주간), 18:30-06:00(야간)이다.

예를 들면, 김옥이씨의 경우, 입사 초기에 수개월간 2조 2교대를 하였고 이후부터는 3조 3교대로 근무하였으며, 퇴사할 당시에는 4조 3교대로 근무하였다고 한다. 기본 3교대 근무시간은 06:00-14:00,14:00-22:00, 22:00-06:00으로 8시간이었고 근무시작 30분전까지 출근하였으며 시간외 근무를 4시간씩 일상적으로 했다. 김옥이씨는 휴일은 한 달 2-3번 정도였고, 그 외에는 모두 특근을 하였으며 휴일을 사용하면 동료들이 업무를 대신해야 하기 때문에 특근시에도 8-12시간씩 일을 하였다고 한다. 김옥이씨는 “교대근무로 인하여 다음 교대자에게 교대처리를 하기 위해서는 쉴 틈 없이 일을 하였다”고 이야기 하였다.

요약하면, 노동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삼성반도체에서는 비단 발암성물질에 폭로되는 것 뿐 아니라, 장시간의 노동, 야간노동, 작업속도증가 등의 노동강도강화로 인하여 발암성물질에의 폭로가 가중되었고, 노동자들의 질병이 심화되었던 것이다.

(5) 삼성자본의 방사선노출위험에 대한 부정

회사 측은 삼성반도체공장에서 방사선 노출위험에 대해 전면부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래와 같은 2007년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실시한 작업환경측정과 소위 전문가의 소견이다.

삼성반도체공장의 제 3라인의 방사선 노출에 대해 회사측은 “3라인 1층 디퓨젼 공정, Wet 공정, Imp 공정, 3라인 S/Area, 3라인 2층 전지역에서 모두 자연방사선량율 수준을 보였다”라고 결과를 제시하고 있으며, 판독 결과, 3라인 작업자 7명에 대한 판독 결과 0.11mSv/분기가 최대값이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유미씨의 조사결과, 이온챔버를 이용한 측정 결과 5개의 지점 중 4개의 지점은 자연방사선에 의한 피폭선량 미만의 값을 보이고 1개 지점은 2.4 uSv/hr로 1년을 주당 40시간 근무*50주로 계산하였을때 연간 4.8mSv의 선량이 감지되었다. 이는 원자력법에 제시된 방사선종사자의 선량한도는 초과하지 않지만 일반인의 선량한도 1mSv/yr는 초과하는 수준이다.

황유미씨가 근무하던 3라인의 과거측정결과, 즉 2007년에 측정한 결과를 보면, 2007년 측정한 1층 5개의 지점 중 4개의 지점은 자연방사선에 의한 피폭선량 미만의 값을 보이고 1개 지점은 2.4 uSv/hr로 1년을 주당 40시간 근무*50주로 계산하였을 때 연간 4.8mSv의 선량이 감지되었다. 이는 원자력법에 제시된 방사선종사자의 선량한도는 초과하지 않지만 일반인의 선량한도 1mSv/yr는 초과하는 수준이다. 2008년 측정한 4개 지점은 모두 자연방사선량의 수준이었다. 참고하기 위하여 Survey meter를 이용하여 측정한 결과는 1층과 2층 모두 자연방사선량 수준이었다.

이숙영씨의 작업공정에서 2007년 6월 회사 자체적으로 방사선량 모니터링 실시한 결과를 보면, 평가 결과, 3라인 1층 디퓨젼 공정, Wet 공정, Imp 공정, 3라인 S/Area, 3라인 2층 전지역에서 모두 자연방사선량율 수준을 보였다.

한편, 산업안전보건공단은 황민웅이 근무하였던 “1라인의 Back-lap 공정은 이미 없어졌고 5라인 CMP 공정은 해당 작업공간에 방사선 발생장치가 없어 방사선 노출가능성 극히 적다고 판단하여 실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지연씨가 일하던 공정에서도 전문가의 의견을 빌려, “방사선노출평가 결과에 근거하여 선량평가 결과 99 백분위수가 1.82%로 나왔다. 이는 실제 암 발생의 인과확률이 1.82%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1% 미만임을 의미한다”고 하여 그 값이 매우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조대형 박사를 위촉하여 3라인의 방사선발생장치인 이온주입기의 현황 (제품명, 제조사, 수량 및 배치, 설치일자, 에너지 및 전류값), 방사선 노출에 대한 근로자측, 사업장 측의 진술을 제공하고 방사선 노출 수준에 대한 의견을 조회하였다. “반도체 제조공정 및 조립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사용중인 방사선발생장치에 의해 자연환경이상의 준위로 방사선피폭이 발생될 우려는 없음”이라고 결과를 보고하였다 (참고: 제19회 역학조사평가위원회 자료. 2009.2.25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그러나, 위의 결과가 왜곡된 결과임에 틀림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 하나는 이 2007년에 측정한 방사선량이 황유미씨가 백혈병에 발병할 때인 2005년도의 결과를 대신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황유미씨는 2005년에 백혈병이 발생했는데, 산업안전보건공단은 2008년 8월에 방사선 노출평가를 했다. 이미 백혈병 발생당시의 공정에서의 폭로를 측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의 입장은 어떠한가? 3라인의 방사선노출에 대해 노동자들은 방사선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1993년에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 입사하여 2005년에 퇴사하였으며 CVD 파트 설비엔지니어, 공정관리그룹 엔지니어로 근무하였던 제보자의 진술서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물질 분해를 위해서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 열과 함께 주요인자RF Generator를 사용합니다. RF는 13.56Mhz로 고주파 및 고전압을 의미합니다. 이것으로 인해서 전자기장 및 방사선이 노출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1995년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 입사한 엔지니어로 디퓨젼 공정에서 근무하였으며 인터뷰 당시 6, 7 라인 공정관리를 맡고 있다고 한 OOO씨는 "방사선 측정기 가지고 계세요... 저희는 갖고 있거든요. 설비 가서 방사선 측정해도 되잖아요. 다 눈금이 오버에요... 잴 수 없다 이거죠. 특정설비 얘기하면 임플란타라는 공정이 있어요. 고전압을 때리는 건데...(중략) 보통 그 설비 주위에 있으면 방사선에 노출된다고 봐야죠“라고 하면서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온양공장 박지연씨가 근무하던 공정에서도 노동자들은 몰드공정 검사 중 X-ray 검사시 업무량이 많을 때는 실수로 X-ray발생장치를 중지하지 않은 상태로 뚜껑을 열거나 이전 작업자가 중지하지 않은 것을 모르고 뚜껑을 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며 X-ray 보호 장비는 착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방사선에 대한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DNA의 손상, 염색체의 변이, 염색체이상과 같이 유전학적 변이를 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건학적 관리의 측면에 있어서 허용기준이하로 관리하는 개념보다는 소량이라도 방사선에 절대 폭로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이렇게 볼 때, 삼성자본, 산업안전보건공단, 근로복지공단에서 방사선 허용농도를 운운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것은 인륜적인 차원에서 볼 때도 부당한 것이다.

(6) 산업안전보건공단 역학조사의 한계

2009년 5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직업병인정을 받지 못한 5명의 삼성노동자들의 질병명은 아래와 같다.

황유미는 2003년 입사하여 2005년 6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M2’로 진단을 받았다. 황유미씨는 채용당시에 건강진단에서 정상이었고, 2004년 일반건강진단에서도 정상소견이 나왔었다. 이숙영씨는 1995년 입사하여 2006년 7월 급성골수성백혈병(M3)으로 진단받았다. 이숙영씨는 백혈병이 발생하기까지의 1995-2006년 7월까지 피부질환과 호흡기질환외에 특별한 질환을 앓은 적이 없었다. 2003-2005년까지의 건강진단에서도 이상소견이 없었다. 황민웅씨는 1997년 입사하여 2004년 급성림프구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박지연씨는 2004년 입사하여 2007년 9월 12일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을 받았다.박지연씨는 2004년 5월 배치전 검진결과, 2005년과 2006년 강북삼성에서 실시한 특수건강검진 결과도 정상이었었다. 김옥이씨는 1991년 입사하여 1996년까지 온양공장에서 근무한 후, 2005년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2007년 6월 황유미씨의 백혈병 사망과 관련하여 노동부 수원지청과 근로복지공단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역학조사를 의뢰했었다. 이에 2008년 1월-12월 사이에 산업안전보건공단은 국내 6개 반도체 회사의 근로자의 고용보험자료와 인사자료를 이용한 후향적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수행한 국내 6개 반도체 회사의 근로자의 고용보험자료와 인사자료를 이용한 후향적 코호트연구는 6개 반도체 회사의 인사파일을 사망자료, 암등록자료와 머지하여 암발생(사망, 의료이용)여부를 확인 후, 전체인구집단의 암사망(발생)률과 비교함으로써 간접표준화방법으로 암표준화사망비 (SMR), 표준화발생비 (SIR), 표준화의료이용비 (SRR)를 구하였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즉 “남성의 백혈병 사망은 일반인구보다 낮은 편이었고 백혈병 발생은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둘 다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여성의 백혈병 위험도 분석결과, 고용보험코호트에서 백혈병 사망과 발생이 모두 일반인구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았으며, 인사자료 코호트에서 표준화사망비는 1.48 (95% 신뢰구간 0.54 - 3.22), 표준화암등록비는 1.31 (95% 신뢰구간 0.57 - 2.59)으로 일반인구집단에 비해 약간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의 연구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역학조사연구방법의 한계가 너무 많다. 역학조사연구방법의 문제점과 대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각의 사업체별로 분석을 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역학조사에서 우선 조사대상 인구집단을 구성하기 위하여 6개 반도체를 통합하였는데, 폭로의 수준이나 노동환경이 각 사업체마다 다르므로 각 사업체별로 따로 조사대상집단을 설정했어야 했다. 우리나라에 반도체공장이 들어선 시기는 1980년대 초-중반이다. 그러므로 잠복기가 짧다. 예를 들면, 삼성전관이 1984년에 설립되었는데, 그렇다면, 이제 비로소 25년째 되는 해이다. 혈액조혈기계암의 잠복기가 0-20년임을 감안할 때, 혈액조혈기계암은 이제 막 발생하고 있는 상황일 것이다. 그런데, 각 사업체별로 설립시기가 다르고 폭로 잠복기가 다를 것이므로, 각 사업체별로 따로 분석해야 한다. 즉, 각 사업체별로 설립시기와 폭로물질들이 달라 모든 반도체를 한꺼번에 묶어서 폭로집단을 구성하면, 희석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므로, 각 사업체별로 따로 분석해야 한다.

둘째: 고용보험자료보다는 각 사업장의 구체적인 정보가 들어있는 인사자료를 가지고 각 사업장 코호트를 구성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는 6개 반도체의 고용보험자료와 인사자료를 가지고 분석을 했다. 그런데, 고용보험자료에는 직무 및 업무내용 등이 명확하게 명시되지 않고, 사무직, 생산직의 구분 등이 명확하지 않아 연구결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고용보험자료보다는 각 사업체의 인사자료를 이용하되, 퇴직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모두 포함하게 하여 각 단위 사업체에 대해서 각각의 공정과 부서에 대해서 암사망률을 구하여 각 사업체의 서로 다른 직무와 직위를 가진 사람들과 먼저 비교를 한 후, 그 다음에 일반인구와 비교하거나 해야 한다.

셋째: 역학연구에서 건강노동자효과를 줄이기 위한 방안마련이 필요하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공단 역학조사연구결과는 “반도체에 근무했던 노동자들이 일반인구집단보다 혈액조혈기암에 덜 걸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연구결과는 건강노동자효과를 통제하지 못함으로써 분석결과를 올바로 산출하지 못한 것이다. 건강노동자효과는 예를 들면 아픈 사람은 직장에 나갈 수조차 없고, 건강한 사람만이 직장에 가서 노동을 하기 때문에, 공장에서 현재 일하는 노동자들이 공장 밖에 있는 노동자보다 더 건강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말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사업주가 노동자를 고용할 때에는 당연히 건강한 노동자를 뽑았을 것이고, 노동자들이 병이 걸렸을 때 바로 퇴출하기 때문에 공장 안에 남아있는 노동자들이 건강하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공장 안에서 질병에 걸릴 상황에 있는 노동자들은 질병이 악화되기 전에 어떤 형식으로든 공장밖으로 퇴출되는 경로를 밟기 때문이다. 아마도 질병에 걸릴 준비를 하고 있던 노동자들은 질병에 걸리기도 전에 이미 퇴출되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건강노동자효과는 공장 안에 있는 노동자들이 더 젊은 연령층일 때, 즉 공장 안과 밖의 연령구조가 다른 때에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공단의 연구결과처럼 건강노동자효과를 통제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장의 발암물질이 그 사업장에 있는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결론내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건강노동자효과는 결국 진실을 가리는 삐뚤림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건강노동자효과를 통제했어야 하는데, 공단은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분석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석을 할 때, 이 건강노동자효과라는 삐뚤림효과를 통제하고 분석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작업장에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건강해야만 노동을 할 여건이 주어진다는 ‘건강노동자효과’를 인식하고, 이것이 연구결과를 희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건강노동자효과를 통제하는 방법은 대조군을 비교군 즉 연구대상집단과 다른 모든 상황은 유사하되, 오직 한 가지 다른 점이 반도체에서만 근무하지 않은 것인 집단으로 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즉, 모든 다른 조건은 같되, 반도체에 근무했느냐, 안했느냐만 다른 두 집단을 비교함으로써, 반도체에 근무하는 집단이 더 암발생(사망, 의료이용)이 높은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간접표준화에 사용되는 표준인구집단의 률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전체인구집단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과 비슷한 연령대에 고용되어있는 고용인구를 선정해서 이들의 발생(사망, 의료이용)률을 구하여 간접표준화비를 구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암발생이 높은 집단은 이미 고용상태에서 제외되어 있거나, 실업상태이거나, 고령, 저연령의 상태 등으로 반도체 노동자집단의 특성과는 매우 다른 집단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내부대조군과 외부대조군을 설정하는 방법이 있는데, 내부대조군을 설정시에는 각 사업체별로 각 사업체 내의 여러 다른 직종과 직무를 가진 대조군들을 설정하여 이들의 차이에 따른 위험도를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외부대조군으로는 전국적인 인구집단을 구성하더라도, 반도체사업체와 비슷한 연령대에 고용되어 있는 집단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건강노동자효과를 줄이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비교 연령대를 비슷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50세 미만, 50세 이상 등으로 연령구분을 하여 비교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건강노동자효과를 줄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연구방법은 전체 인구집단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모래알 하나 건지는 듯한 통계분석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반도체 공장 내에서 설립 이후에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했고, 어떤 발암성물질에 폭로되었으며, 전체 공장 안에서 어느 부서, 어느 직무에서 백혈병을 포함한 직업성암의 발생이 증가하는가를 먼저 밝혀내는 것이다.

넷째: 통계분석에서 절대적 차이와 상대적 차이를 모두 비교해야 한다. 공단의 통계분석은 표준화사망비(SMR)만을 구하여 일반인구집단과 비교했는데, 이는 위에서도 보듯이 건강노동자효과, 연령의 차이 등 여러 가지 혼란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일반인구집단과 비교를 한다면 건강노동자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일반인구집단보다는 연구대상집단과 비슷한 나이의 고용인구집단을 선정하여 표준화사망비(SMR)를 구하여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사업장의 코호트집단에서, 각 직종, 직무 등의 차이에 따른 절대위험도와 상대위험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암발생의 잠복기를 고려할 때, 잠복기가 10년 미만, 잠복기가 10년 초과로 나누었어야 했다. 또는 1년 미만, 5년 미만, 5년-10년, 10년 이상 등으로 나눌 필요도 있다. 

여섯째: 암을 세분화하고 모든 암을 포괄하여 분석해야 한다. 혈액조혈기계암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고, 여러 가지 암에 대해서 다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일곱째: 산업안전보건공단은 표준화비(표준화사망비, 표준화발생비, 표준화의료이용비) 만을 측정했는데, 향후 연구과제는 비례사망비 (PMR, Proportional Mortality Ratio)와 상대위험도 (HR Hazard Ratio)를 같이 구해야 한다.

코호트 집단 내에서 각 코호트 집단 내의 특징 (즉 직무, 직위, 소득, 노동시간, 부서 등등)의 차이에 따른 상대위험도를 구함으로써, 가장 위험물질에 폭로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서 암발생 연관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볼 수 있다.

특히, 비례사망비를 구하여, 전체인구집단에서의 비례사망비, 반도체 각 사업장에서의 비례사망비를 구하여, 각각의 연구대상집단에서 사망의 주요원인을 차지하는 것이 어느 질환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덟째: 가장 중요한 역학연구의 방법은 반도체 공장 내에서 백혈병을 포함한 직업성 암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부서를 중심으로 우선 질적 양적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 유해물질에 폭로된 집단을 명확하게 선정하고 그 집단에서 직업성 암의 발생을 파악해야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수행한 방법과 같이 무조건 전체인구집단과 질병발생률을 비교 한다는 것은 비교수준이 다른 집단을 비교함으로써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은 광활한 해변에서 바늘줍기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바늘을 주우려면, 반도체공장의 모든 노동자들이 직업성 암에 걸릴 때 즈음에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각 반도체 공장 내에서 공장설립시기부터 지금까지 발암물질에의 폭로와 질병발생양상을 자세하게 연구하고 추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아홉째: 만약 전체인구집단과 비교를 하려면, 어린아이, 노년층도 포함된 한국의 5000만 전체인구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에 근무하는 연령대와 동일한 인구집단에서 고용된 인구의 추적조사와 반도체노동자의 추적조사를 비교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반도체의 인사자료만 후향성추적조사를 위한 코호트로 구성할 것이 아니라, 비교를 하기 위한 비교집단도 후향적코호트를 구성하여 비교하는 것이다.

열째: 암등록자료, 사망통계, 건강보험공단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비교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산업안전보건공단은 기존의 분석결과가 보여준 연구결과가 희석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여러 요인들을 통제하고 원시자료를 정리하여 재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삼성자본의 본질

(1)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자본을 지지하는 이유

지금까지 산재 직업병 인정의 역사에서 산업안전보건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은 삼성자본의 철옹성을 계속 지켜주려고 하고 있다. 그들은 왜 이렇게도 철벽같은 삼성왕국을 비호하고 나서는가? 산업안전보건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자본을 옹호하면서 삼성노동자들의 산재직업병신청서를 기각하는 데에는 삼성자본이 현정권과도 긴밀한 유착관계가 있다는 것의 반증이고, 또 하나는 삼성자본은 자본주의를 유지하는 마지막 그들의 보루라고 볼 때, 그것이 무너지면 안 되겠다는 그들의 절박감의 표현일 것이다.

삼성반도체에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하나 둘씩 백혈병을 비롯한 직업성암으로 사망하는 사례들이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5-6 년전부터였다. 혈액조혈기암의 잠복기가 0-20년인 것을 고려해 본다면, 삼성전자산업이 생겨난 지 1984년이래로 이제 백혈병을 위시한 직업성 암의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자본의 직업병인정을 결사적으로 막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절박함은 그들의 존재의 위기가 목전에 와 있다는 것의 반증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삼성자본의 본질 자체에 삼성 노동자 백혈병의 본질이 있다.

(2) 삼성자본의 본질

삼성자본의 본질은 무엇인가? 1938년 친일행각과 조선총독부의 협조를 기반으로 한 삼성자본은 국가권력이 바뀔때마다 새로운 국가권력과 결탁하여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그 댓가로 온갖 특혜를 받으면서 국가권력의 비호아래 무노조를 통하여 노동자로부터 잉여가치착취를 통하여 자본축적을 해 왔다 ⁴⁾⁵⁾. 한국자본주의의 역사에서 삼성자본은 국가권력이 바뀌는 매 시기마다 비리사건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가장 최근 시기를 보면, 2007년 11월 대선이 시작될 즈음에,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3당이 연합하여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조성관리 및 뇌물공여 의혹사건과 불법상속 의혹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였고, 이로써 삼성자본의 부정부패가 일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나, 결국 삼성자본의 총수 이건희는 대법원으로부터 무죄선언을 받고 사건은 마무리 되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자본가계급과 국가권력이 한 몸인 것을 보여준 것이 바로 이건희의 무죄판결이다. 이렇듯 삼성자본은 태생부터 매판자본과 재벌특혜의 온실 속에서 자라왔다.

특히, 1998년 IMF 경제위기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속에 삼성자본은 대대적인 금융화 구조조정과 IT업종 집중화, 대규모 인력감축과 노동유연화를 통하여 대대적인 구조조조정을 실시하여 일국의 재벌수준을 넘어 전 세계 초민족화된 자본이 되었다. 그리하여 삼성공화국, 삼성왕국의 이같은 팽창은 대규모 정리해고와 강도 높은 노동유연화를 필수적으로 동반했다⁶⁾.

삼성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1997년 말 59개였던 계열사를 디지털·벤처 업종의 신규 설립에도 불구하고 45개로 축소 정리했고, 이 과정에서 231개의 소규모 분사가 생겨났으며, 그 밑에는 각각 수 천 개의 하청업체와 불법 파견업체들이 딸리게 되었다. 이 때문에 1997년 말 16만7천명에 이르렀던 삼성 노동자들은 1999년 말 11만 3천명으로 2년 사이 무려 32%가 줄어들었으며, 1만 5천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은 하청업체로 소속을 바꾸거나 비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이 과정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소수의 ‘삼성맨’들은 그 자긍심이 무색할 정도로 가혹한 노동통제관리 시스템 속에서 휴일도 없이 기계처럼 일해야 했고, 이들을 떠받치고 있는 또 다른 수 만 명의 불안정 노동자들은 노조도 없이 훨씬 더 비인간적인 노동조건과 저임금을 감내하며 가혹하게 착취당해야 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삼성의 ‘글로벌 스탠다드화'와 ‘어닝 서프라이즈’를 있게 한 비결이다⁷⁾.

결국 삼성자본의 본질은 삼성자본의 자본축적구조가 노동자들의 노동착취에서 기원한다는 것에 있고, 그들은 이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착취의 결과 발생한 산재와 직업병을 은폐하고자 광란에 떨고 있는 것이다.

결론에 부쳐

이렇게 볼 때, 삼성노동자의 백혈병과 관련하여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은 삼성자본의 본질을 폭로하는 것이다. 삼성백혈병의 문제는 삼성자본의 불법자본축적과 노동착취의 본질을 밝히는 일이다.

거대한 철옹성처럼 보이는 삼성자본에 대한 투쟁은 이미 노동자계급에 의해 시작되었다. 삼성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미 수천개의 하청업체와 불법파견업체 산하의 노동자들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노사과연>

1)참세상뉴스(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54800 2009년10월23일 14시21분)

4) 사회진보연대. 2005. 삼성의 금융적 팽창과 민중의 삶은 정확히 반비례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고려대학교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 해프닝에 부쳐 (http://www.pssp.org/bbs/search.php?board=search)

6) 사회진보연대. 2005. 삼성의 금융적 팽창과 민중의 삶은 정확히 반비례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고려대학교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 해프닝에 부쳐 (http://www.pssp.org/bbs/search.php?board=search)

7) 사회진보연대. 2005. 삼성의 금융적 팽창과 민중의 삶은 정확히 반비례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고려대학교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 해프닝에 부쳐 (http://www.pssp.org/bbs/search.php?board=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