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에 소재한 중부지역일반노동조합은 2007년 4월부터 원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대행업체인 (주)우리환경의 환경미화원들을 조직한 이후 지금까지 민간위탁 철폐,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정세와 노동��에 원주시 환경미화원들의 투쟁 소식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원주시 민간위탁의 시행과 (주)우리환경의 설립

원주시는 1999년 시 조례 제정을 통하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 업무를 민간에게 대행토록 하는 ‘민간위탁’을 실시하게 된다. 그때까지 원주시 기능직 공무원이었던 140여명의 환경미화원들은 민간위탁으로 인하여 대행업체 소속의 비정규직 환경미화원으로 전락하게 된다. 업체의 대표를 맡으려 했던 노용호(당시 환경미화원 총감독)는 환경미화원들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하여 우리사주 형태의 기업을 선택하게 된다. 즉 “직원들이 모두 주주가 되는 우리사주 기업을 만들어서 모든 수익은 똑같이 나누어 갖는다.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니 정년을 따로 두지 않고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함께 일하는 것으로 하자.”는 말로 현혹시켜 미화원 스스로가 민간위탁을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2001년 (주)우리환경이 출발하게 된다.

민간위탁 하에서 자행되는 노동탄압과 인권탄압

그러나 민간위탁이 시행된 지 꼭 2년이 지나자 (주)우리환경의 본질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회사는 미화원들에게 1년짜리 연봉제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요하게 되었다.  “다같이 주주로 하자고 했으면서 왜 1년짜리 근로계약서를 쓰느냐?”고 항의하는 미화원들에게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퇴사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말로 협박했다. 일부 미화원들에게는 “불만을 갖는 사람은 배를 갈라 죽여 버리겠다.”는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그 후 회사가 어렵다며 임금이 년 평균 20만원씩 삭감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용호 대표이사의 재산은 나날이 늘어만 갔다. 노용호 대표이사는 원주시로부터 받은 대행비와 재활용폐기물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자신의 개인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숙박업(펜션), 주유소, 골프연습장 사업에 손을 대고, 이때 숙박업소 주변의 청소, 주유소 등의 배수로 공사, 골프연습장 기초공사에 미화원들을 강제로 동원하여 일을 시켰다. 불만을 갖는 미화원들에게는 불이익을 주고, 해고 협박을 가했다.

노동조합의 건설과 투쟁의 시작

오랫동안 불이익을 당해오던 환경미화원들은 마침내 노동조합을 준비하게 된다. 그래서 2006년 10월 한국노총 연합노련 산하 강원일반노동조합에 가입서를 내고 우리환경지부를 설립하게 된다. 그러나 강원일반노동조합 위원장 김성춘은 사측과 결탁하여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어떠한 활동도 수행하지 않았다. 급기야 회사 측과 한국노총 측에 의해서 체결된 단체협약 중 “정년을 59세로 한다.”는 조항에 따라 59세 이상의 미화원들이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당시까지만 해도 2001년 회사 설립시 약속한 “정년을 따로 두지 않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함께 일하자.”는 내용은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노총이 체결한 단체협약에 정년을 명시하면서 오히려 노동자들이 해고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계속되는 불이익에 미화원들은 중부지역일반노동조합과 상담을 하고, 한국노총 강원일반노동조합 탈퇴와 민주노총 중부일반노동조합 가입을 결의하게 된다. 이로써 2007년 4월 7일 중부지역일반노동조합 우리환경현장위원회가 설립되었다. 그러나 이때 일부 조합원들이 이탈하여 한국노총을 유지시켰고, 회사 측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노노분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우리환경현장위원회는 설립과 동시에 해고자 복직, 노동탄압 중단, 민간위탁 철폐,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였다. 민간위탁 하에서 자행되는 미화원들에 대한 인권탄압과 노동탄압을 알려내는 대시민 선전전을 진행하고 민간위탁의 폐해를 알려내는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약 5만여명의 원주시민들로부터 동조 서명을 받기도 하였다.

투쟁의 성과로 최초 해고자들이 복직하게 되었다. 그러나 회사는 연말만 되면 1년 계약직이라는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악용하여 또다시 해고를 자행하고, 다시 투쟁하여 복직을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투쟁과정에서 드러난 원주지역 토착 권력과의 유착

전국의 대다수 시, 군, 구에서 청소업무에 대한 민간위탁이 확산되면서 각종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고 있다. 실제 청소업무라는 것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를 따내기 위한 대행업체와 이를 결정하는 지자체 고위 공직자들과 결탁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이다. 원주시 역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유착의 핵심에는 원주시장 김기열이 있었다. 원주시장 김기열은 (주)우리환경의 대표이사 노용호가 청소대행업을 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부동산 등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원주시 대행업체들로부터 정치후원금 등을 지급받아온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시장이 그 정도이니 담당 고위 공무원들이 얼마나 유착되어 있는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주)우리환경 사태에 원주시장이 결탁되어 있다 보니 지역의 권력기관도 (주)우리환경의 문제를 은폐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 있다. 원주경찰서는 원주시장과의 유착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손대지 않고, (주)우리환경 경영진들이 미화원들의 인건비 일부와 회사 공금을 개인적으로 횡령했다는 정도만을 겨우 수사하고 있다. 그것도 노동조합과 시민대책위의 지속적인 항의가 있은 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경찰이 은폐와 은폐를 거듭하여 수사한 결과만 해도 약 26억원 가량의 인건비와 공금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실제 비리의 액수는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검찰에 넘겼는데 검찰은 2008년 12월부터 별다른 이유없이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피의자 노용호가 건강이 심각하게 좋지 않아 ‘시한부 기소중지’를 했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도 불러서 모욕적으로 조사를 하고, 그로 인하여 자살까지 하게 만든 무시무시한 검찰이 원주에서는 대행업체 사장 하나도 수사를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검찰은 피의자 노용호가 건강이 좋지 않아 시한부 기소중지를 결정했다고 하지만 현재 노용호는 매일 회사에 출근하여 민주노조를 깨기 위하여 정말로 열정적으로 뛰어 다니고 있다. 과연 원주 검찰은 노용호에 대한 수사를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 것인가?

파업 투쟁으로 민간위탁 박살내고 직접고용 쟁취하자!!

(주)우리환경은 2007년 4월 우리환경현장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교섭을 회피해 왔다. 그러던 중 2009년 9월 노동조합이 제기한 ‘단체교섭응락가처분’신청에서 법원이 “회사는 노동조합과 교섭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현재 공식적인 단체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오히려 기존에 있던 한국노총과의 단체협약보다 개악된 내용으로 단체교섭을 체결하려 하고 있다. 이에 맞서 노동조합은 파업투쟁으로 (주)우리환경을 박살내는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환경현장위원회의 파업투쟁은 단체교섭 체결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민간위탁을 박살내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주)우리환경 하나의 업체에서 파업을 한다고 해서 원주시의 민간위탁이 철폐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환경현장위원회의 파업투쟁은 원주시 전체 환경미화원들의 목소리를 대표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 그 투쟁의 힘으로 원주지역 전체 환경미화원들을 모아내고, 마침내 원주시와 맞장을 뜨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한 민간위탁은 원주시만의 사안이 아니라 전국적인 사안이다. 민간위탁은 이미 김대중정부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고, 이명박정부 이후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민간위탁 철폐 투쟁은 대정부 투쟁이고, 대정부 투쟁에 걸 맞는 전국적인 환경미화원들의 공동 투쟁이 있어야 민간위탁이 철폐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환경현장위원회의 투쟁은 그러한 전국적인 환경미화원들의 투쟁에 또한 복무하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파업투쟁 반드시 승리하여 민간위탁 철폐하고 직접고용 쟁취하는 그날까지 힘차게 전진하자. 투쟁!!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