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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며> 적당히 타협해서는 안 된다 타협할 수도 없다 |
| 글쓴이 |
노사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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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97 |
| 날짜 |
2009-12-02 |
조회수 |
2040 |
추천수 |
85 |
| 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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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며>
적당히 타협해서는 안 된다
타협할 수도 없다
철도는 철도노동자의 볼모인가 자본의 볼모인가
지난 11월 26일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12월 1일 정부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저들은 담화문에서 “출퇴근시 큰 불편을 겪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과 물류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전국의 산업현장 관계자에 대하여 매우 송구스럽다”고 한다. 물론 그 책임은 “뚜렷한 명분 없이,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불법적인 집단행동을 감행한” 철도노조에 있다고 주장한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자신의 집단이기주의를 관철하고 있다는 주장의 재판이다.
그러나 인민의 발이자 산업의 핏줄이고 심장인 철도를 볼모로 이익을 추구하는 있는 집단은 바로 자본자신이다. 담화문은 철도공사가 “영업적자가 연간 약 6천억, 누적으로 2조 4천억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적자는 왜 발생했는가. 또 그 돈은 어디로 갔는가? 적자가 발생했다면 그것은 승객의 요금이 낮고, 화물운송료가 낮기 때문일 것이다. 요금이 낮은 만큼 생활비가 줄어들고 그만큼 인민의 임금이 낮아진다. 화물운송료가 낮은 만큼 자본의 물류비가 줄어들고 그만큼 상품 생산비용이 줄어든다. 그래서 만약 공기업이 적자를 본다면 그 돈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바로 총자본의 이익을 그만큼 올린 것이다. 지금 정부는 경제위기를 극복한다고, 자본을 살린다고 공적자금ㆍ정부지출을 늘려서 국가의 빚, 즉 재정적자가 늘어가고 있다. 공기업의 적자란 정부재정의 적자와 성격이 동일한 것이다. 그래서 적자를 내면서 총자본의 이윤을 위해 봉사하는 “공기업의 사명을 망각하고”있는 자들은 바로 자신들인 것이다.
철도도 정부도 흑자를 내야 한다(?)
총자본은 철도를 자신의 이윤추구의 도구로 만든 것에도 만족하지 않는다. 한걸음 더 나아가 공기업 자체도 흑자를 내야 한다고 한다. 정부가 재정흑자를 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동일하다. 실제 정부는 자본에게 엄청난 돈을 퍼주어 발생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무원임금을 동결하고, 사회복지비용을 삭감한다.
동일한 논리로, 총자본의 이윤을 위해 발생한 철도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5115명 인원감축, 임금삭감, 단체협약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철도에서 발생한 가치를 총자본에게 이전해서 초래된 적자를 철도노동자가 지금보다 더 큰 희생으로 메워야 한다는 것이다.
기계와 원료, 노동력을 구입해서 상품을 만들어 파는 자본가가 상품에서 이윤이 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미 상품으로 가치가 이전된 기계 자체에서도 이윤이 나야 한다고, 즉 기계도 가치가 증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저 사람 제 정신이 아니군! 그런데 탐욕에 눈이 먼 자본가정부는 철도노동자에게 이러한 기적을 요구하고 있다.
고임금을 받는 자 누구인가?
허준영 철도공사 사장은 말한다.
“제 기본연봉이 9230만원인데, 연봉 9000만원(성과금 포함)을 넘게 받는 직원이 400명이나 됩니다.”(김성모 기자, 󰡔조선일보󰡕, 2009.11.26. “만성적자 철도노조 오늘부터 파업ㆍㆍㆍ허준영 코레일 사장 인터뷰”)
우리는 경악한다. 허준영은 그는 누구인가? 과거 경찰청장으로 있으며 2005년 농민대회 때 전용철, 홍덕표 농민을 살해할 것을 교사한 자이다. 감옥에 있어야 할 자가, 하는 일 없이 연봉을 무려 9230만원이나 받고 호사를 누리고 있다니! 그것도 기본연봉이니 플러스 알파가 또 있다는 말이다.
그는 64년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철도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여 파업을 강요했다. 전국의 경찰서에 노조원 182명을 고소하고, 노동조합의 ‘교섭재개’ 제안에는 일언반구 하지 않으면서 파업을 장기화시키고 있다. 그는 “국민의 불편”이나 “국민경제적 손실” 등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조직폭력, 살인교사죄의 전과에 더해, 공기업 파괴죄를 그는 저지르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3만여 명의 철도 노동자들 중 400명의 연봉이 9000만원이라고 한다. 노동자들이 피와 땀, 그리고 목숨까지 바쳐가며 수십 년 노동하고 투쟁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더 나아가야 한다. 고작 400명이 아니라 4000명, 아니 3만 명 전체가 연봉 9000만원을 받는 것을 목표로 투쟁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분쇄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철도를 진정 ‘신의 직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전국의 노동자, 아니 전세계의 노동자들을 자극하고 투쟁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철도는 고철더미에 불과하다
허준영의 말에 의하면 “한글날ㆍ제헌절 등 전국민이 일하는 날에도 지나치게 많은 휴일을 즐기”며 빈둥거리는 철도노동자, 임금만 많이 받고 놀고먹는 철도노동자가, 그것도 일부가 일손을 놓았다. 그러자 정부는 담화문에서 “국민경제가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고 허둥거리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가?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증명한다. 우리가 일손을 놓으면 철도는 고철더미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리하여 “시민의 발” “산업의 핏줄이자 심장”은 바로 철도노동자 자신이라는 사실을.
그런데도 정부와 자본은 철도노동자를 줄이고 또 줄이려 한다. 임금은 줄이고 노동시간ㆍ노동강도를 강화시켜 노동자를 피폐하게 만든다. 그러나 노동자에 대한 적대행위, 노동자를 파괴하는 행위는 다름 아니라 철도를 파괴하는 행위일 뿐이다. 그리하여 저들은 전체산업을 파괴하고 인민의 발과 나아가 인민의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적당히 타협해서 안 된다.
타협할 수도 없다.
이명박은 지난 11월 28일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공기업 노조가 파업을 하는 건 국민이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적당히 타협해선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정확하게 맞는 말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한복판에서 독점자본이 경제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에게 타협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철저하게 굴복시켜서 착취를 더욱 강화시켜야만 한다. 자본의 노예로 만들어 총알받이로 만들어야 한다. 이미 지난 여름 쌍용차 노동자를 그렇게 굴복시켰고, 그리하여 한국은 “OECD국가 중 가장 빨리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이것이 자본의 원칙이다.
그러나 노동자들 또한 "적당히 타협해선 안 되"고 타협할 수도 없다. 절대로 절대로 그럴 수 없다. 이번 싸움에서 물러난다면 노조는 파괴될 것이고, 노동자들은 무력화될 것이다. 임금삭감과 노동조건 악화는 물론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것이다. 그리고 쌍용차 투쟁에 이어 또 다시 패배한다면 전체 노동진영의 사기는 크게 저하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오만과 자만에 빠져 고립과 자멸의 길을 가고 있다. 세종시 원안추진을 백지화하면서 충청권은 물론 수도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자체와 갈등을 겪고 있다. 당내에서도 친박근혜계는 물론이고 친이박계 내에서조차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강행하면서 또 한번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이명박은 “표를 의식하지”도 않고 “정치적 고려”도 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경제적 고려, 이권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역사와 대화한다면서 바로 1년 전 “광우병 쇠고기 파동”때 겪은 자신의 위기의 역사도 잊어버리는 백치증을 보이고 있다. 역사에서 스스로 배울 수 없다면 우리가 가르쳐 줄 수밖에는 없다.
그가 그토록 신봉하는 독재자의 말로가 어떠했는가를 노동자 민중이 그에게 가르쳐 줄 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2009년 12월 2일
노동사회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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