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시인에게 복이 내린다.

분노는 거의 없고,

감정은 넘치는 그에게

평온한 예술의 동지들이

그렇게도 마음 깊이

진정한 인사를 보낸다.

군중의 공감이

파도의 속삭임처럼

그의 귀를 애무한다.

그는 창조적 정신의 그 아픔인

회의를 조금도 알지 못한다.

태평한 평온을 사랑하여

불손한 풍자에는 몸서리치면서

그는 평화를 사랑하는 피리로서

군중들을 사로잡고 있다.

위대한 지성에 경탄하면서

그를 내몰지도 비방하지도 않고

동시대인들은 그를 기리어

살아생전에 기념비를 준비한다......

폭로하는 이의 운명은

그렇게도 가혹하기만 하다.

증오를 가슴에 품고

두 입술로 풍자를 무장하고

징벌의 피리를 불며

그는 그의 길,

가시밭길로 간다.

비난과 조소가 그를 뒤좇고 있다.

칭찬의 달콤한 속삼임이 아니라

악의에 찬 거친 목청 속에서

그는 격려의 소리를 듣는다.

높은 소명의 꿈을

또 다시 믿기도 하고

안 믿기도 하면서

부정의 적대적인 노랫말로

사랑을 널리널리 알린다.

그의 말 하나하나가

사나운 적들을 만들어내어

영리한 사람도 얼빠진 사람도

모두 그에게 낙인을 찍으려 한다.

사방팔방에서 온통 저주만 받다가

그러다가, 시체로 변하면

그제서야 알게 되리라

얼마나 그가 많은 일을 했고

얼마나 그가 사랑했는가를—증오하면서!

고골리가 죽은 날에

1852년 2월 21일

네끄라소프, ��거리에서��, 임채희 옮김, 열린책들,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