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8일 김대중이 사망했다. <정세> “김대중과 한국정치”에서는 먼저 그의 개인적 측면에 대해 서술한다. 김대중은 김영삼, 김종필과 동열에서 비교―“삼김 시대”가 내포한다―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지역주의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혜자였다는 것에서 대해서도 부정한다. 그리고 보다 중요하게는 김대중은 결정적 고비마다 미국의 지원을 받아,, 이른바 혁명의 예방자로서 역할했다는 것을 지적한다. 부르주아정치세력 내에서, 그리고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자성을 저해하는 측면에서의 그의 영향력은 여전하며 따라서 “한 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며, 여전히 노동자계급이 정치적 독자성을 견지하기 위해서 넘어야할 장애라는 것을 지적한다.

“쌍용자동차 노동자 대투쟁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는 이번 투쟁을 지금 당장의 성과 유무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수밖에 없는 노동자계급 해방투쟁의 역사 속에서 평가한다. 동시에 민주노총ㆍ금속노조, 변혁운동진영이보여주었던 무기력함에 대해 비판하며, 노동자계급정당건설과 민주노총ㆍ 금속노조의 혁신의 시급함에 대해 주장한다.

<현장> “박종태 열사투쟁의 한계와 과제”는 8월호에 원고로 들어온 글이나 편집자의 실수로 지난 호에 누락되었다. 필자께 사과드린다.

“부산센텀병원에서 해고된 간병노동자들의 투쟁”도 위의 화물연대 투쟁 글처럼 부산지역에서 보내주신 글이다. 연구소가 부산지역 ��자본론�� 세미나에 결합하면서, 부산지역의 소식들이 많이 실리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지역과 결합하여, 전국 각지의 소식으로 기관지가 가득 채워졌으면 한다.

“‘착한 기업, 사회적 기업’을 비판한다”에서는 ‘사회적 기업은 극빈한 사람들에 대한 저렴한 일자리 대책으로서, 또는 대기업의 홍보 수단으로서 전락하고 있’고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판매하는 계급협조적 이데올로기를 유포하는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이 표방하는 고용문제 해결은 ‘비정규직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더 나아가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걸음도 진전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번역> “‘온두라스 쿠테타’에 대한 지속되는 저항운동”을 읽으며 최근 남미지역에 대해 미제국주의가 자신의 지배력을 회복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동안 베네주엘라와 쿠바를 중심으로 한 반미운동의 확산에 대한 대응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번역으로 수고해주시는 장진엽 회원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정보를 부탁드린다.

“음악의 반란자(5)”는 무엇보다도 번역자의 섬세한 “역자 주”가 돋보이는 글이다. 한국에서 투쟁가로 대변되는 민중음악은 1980년대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후 그 이후에는, 그다지 발전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집회에 나가 듣게 되는 투쟁가는 몇 번 들으면 그 노래가 그 노래 같다. 음악적 완성도나 깊이의 문제일 것이다. 음악이론이 널리 보급되어 보다 깊이 있는 민중음악이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아프가니스탄 4월혁명(6)”은 그동안 번역하시느라 고생했던 정혜윤 회원이 겨울방학 때까지 당분간 쉬기로 하고, 10월호부터는 다른 분이 수고해주실 예정이다.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중동의 요충지인 아프가니스탄을 이해하는 것은 중동정세 전반, 특히 쏘련과 중국 봉쇄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을 이해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독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뜨로츠키주의인가 레닌주의인가?(1)”는 이번호부터 연재가 시작된다. 책의 분량이 500페이지 정도 되는 적지 않은 분량이다. 한국에서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뜨로츠키주의에 대한 체계적인 비판서이자, (구)쏘련의 몰락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을 담고 있다고 한다.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회원마당>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다. 감사드린다.

특히 쌍용차 투쟁 노동자이신 김월조 님이 본 기관지 8월호에 실린 쌍용차 투쟁을 다뤘던 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시는 독자편지를 보내주셨고, 답장을 적었다.

평택에서의 치열했던 투쟁 만큼이나 뜨거웠던 여름도 어느덧 가을에 자리를 비켜주었다. 요즈음 며칠 하늘이 무척이나 높고 푸르기만 하다. 쉽게 바뀌는 계절 만큼이나 쉽게, 투쟁은 벌써 부르주아 언론의 관심사에서, 그래서 대중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반란을 드디어 진압했다는 자본의 ‘승리의 노래’처럼 주가가 연중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부동산은 또 폭등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급의 선봉부대로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 쌍용차노동자들의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목숨을 걸고 고군분투해서 얻은 성과를 지켜내야 한다.

민주노총ㆍ금속노조 관료들은 투쟁을 포기하고 선봉대를 고립시킨 범죄적 배신행위를 반성하기는커녕, 선봉부대가 과격했던 것이, 즉 너무 용감하게 싸웠던 것이 문제라고 한다. 투쟁을 배신한 죄를 덮으려고, 투쟁 자체를 부정하는 더 큰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부르주아 언론은 ‘너희들은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고 세뇌하면서 허무주의ㆍ패배주의를 유포했다. 사법부는 법이라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투쟁의 결과는 이것 밖에는 없다. 절망하라’고 윽박지른다.

전진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설령 희생에 비해 아무리 초라해 보일지라도 점령한 고지를 지켜내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우리는, 그리고 동지들이 바로 여기서 또다시 전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쟁의 성과를 지켜내는 투쟁, 패배주의와의 투쟁, 혁명적 낙관주의를 움켜쥐기 위한 투쟁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

2009년 9월 10일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