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정신이 있냐고

꽃병을 던진다고

쇠파이프를 들어 내리친다고

대중들의 투쟁이 불같이 일어설 것 같냐고

적들의 심장을 향해 날아가는 꽃병에게,

적들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치는 쇠파이프에게

위대한 지도부들은 길길이 날뛰며 광분한다.

그럼 뭘 할까 우리는

잡혀가서 적들의 식량을 축내야 하나

잡혀가서 적들을 역조직해서 혁명을 완수해야 하나

잡혀가서 모두 잡혀가서 감옥에서 해방세상을 만들어야 하나

잡혀가서 군대에 잡혀가서 총을 훔치고 탱크를 훔쳐와야 하나

이도 저도 아니면

잡혀가서 명망가가 되어야 하나

정말 뭘 할까 우리는

정작 잡혀갈 용기도 없는

정작 투쟁을 조직할 의지도 없는

정작 투쟁은 협상만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

위대한 지도부여 우리는,

정말 뭘 해야 하나

출처:��하청노동자 전태일��, <해방글터 세번째동인시집>, 풀무질,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