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추위에 몸도 마음도 움츠러든다. 어제까지 지구온난화 논의가 무성하더니 이제는 소빙하기가 거론되기까지 한다. 지구가 몹시 불안정해진 것, 즉 건강을 잃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기후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본가정부들이 뻔질나게들 모이고 있지만, 그들이 문제를 해결 혹은 완화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후문제로 돈벌이 할 궁리를 하는가 하면, 비용을 서로 전가시키기 위해 소란만 피우고 있다. 추울 때나 더울 때나 그저 몸으로 때워야 하는 인민들만 서글플 뿐이다.

“4대강 사업예산” 등 2010년 예산 날치기통과, 세종시 문제, 노동법 개악 등 정권의 파쇼적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노동자민중의 대립ㆍ갈등이 아니라 자본분파 간의 갈등(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배블록 내부의 갈등(친이명박계열과 친박근혜계열)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본분파 내부의 갈등을 보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쟁점들이 저들의 입맛에 맞게 적당하게 다루어지고, 정치적 성과도 물론 자신들이 가져가고 있다. 저들 내부의 갈등을 활용하여 반격을 조직할 노동자민중의 정치부대가 없는 것도 전횡을 부채질하고 있다. 인민들은 유별난 한파 만큼이나 혹독한 시기를 경과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저 망루”가 무척이나 슬퍼 보인다.   

<신년사를 대신하여> “2010년도엔 기필코 민중역량을 총동원, 이명박 정권의 파쇼억압을 분쇄하자”에서는 ‘파쇼지배를 강화하고 영구화하려는 저들의 야욕은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이명박 정권의 파쇼책동은 결국 한 토막 역사의 광대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역동적 대중투쟁의 현시기 핵심적 고리’로서 ‘개악 노동법 폐기투쟁, 세종시 성격 수정 문제를 둘러싼 투쟁, 그리고 4대강 운하 사업 저지투쟁’을 제안한다.

<정세>에는 “야마토는 더 이상 오키나와 인민을 괴롭히지 마라!”와 “헤노코(辺野古) 미군기지 계획의 철폐ㆍ백지화를”이라는 2개의 글을 실었다. 일본의 민주당정권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 내의 미군기지철폐투쟁에 관한 글이다. 미국의 군사적 점령이 야기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상황에 대해 서로 간의 이해를 높여서, 동일한 과제로 투쟁하고 있는 양국 인민들의 연대가 더욱 강화되었으면 한다.

<현장> “쌍용차 노동자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에서는 패배의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쌍용차노동자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노동운동의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호에는 특히 <번역>글이 많다. 시야를 넓혀서 기분을 환기시키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회원마당>에는 여러분들이 글을 보내주셨다. 특히 이우인 회원님과 긴 편지를 보내주신 김명호 님의 정성에 감사드린다. 더 많은 독자 분들의 투고를 기대해 본다.  

강추위에 보일러가 얼어 냉방에서 지내다 보니 동작이 굼떠졌나보다. 차일피일하다 너무나 늦어졌다. 또 편집위원들이 1월에 한창 발간을 진행하고 있는 이론지 ��노동사회과학 3호�� 준비가 겹친 것도 일조를 했다. 독자들께 미안하다. 2월호는 서둘러야겠다.        

2010. 1. 21.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