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엥겔스 저작 선집』2권에 실린 전체 내용 중 이번에 세미나 팀원들이 함께 강독한 작품 목록은 다음과 같다.

 1.칼 맑스, 1848년에서 1850년까지의 프랑스에서의 계급 투쟁

 2.칼 맑스/프리드리히 엥겔스, 동맹에 보내는 중앙 위원회의 1850년 3월의 호소

 3.프리드리히 엥겔스, 독일 농민 전쟁[발췌]

 4.프리드리히 엥겔스, 독일에서의 혁명과 반혁명

 5.칼 맑스, 루이 보나빠르뜨의 브뤼메르 18일

 6.프리드리히 엥겔스, 쾰른에서의 공산주의자 재판

 7.칼 맑스, 중국 혁명과 유럽 혁명

 8.칼 맑스, 영국의 인도 지배

 9.칼 맑스, 영국의 인도 지배의 장래의 결과

10.칼 맑스, 노동자 의회에 보내는 서한

11.칼 맑스, 1856년 4월 14일 런던 ≪인민신문≫창간 기념 축하회에서의 연설

12.칼 맑스, 공장 노동자들의 처지

13.칼 맑스, 인도의 봉기

14.칼 맑스, 정치 경제학의 비판을 위하여. 서문

15.프리드리히 엥겔스, 칼 맑스 ≪정치 경제학의 비판을 위하여≫

≪저작 선집≫2권에서 인상적이었던 학습 내용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면 ①프랑스 혁명에 대한 부분, ②비유럽 세계, 특히 인도에서의 생산 양식과 혁명의 문제 부분, ③정치 경제학의 비판 부분이다. 

맑스·엥겔스의 작품을 읽을 때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들은 추상적인 철학적 개념만을 늘어놓거나 단지 이론적인 탐구에 그치는 힘 빠지는 논술은 하지 않는다. 아마 이런 작업은 위대한 독일 관념론 철학자들이나 유토피아적 사회주의자들이 충분히 수행한 철 지난 작업들이리라. 맑스·엥겔스의 모든 작품은 현대 세계를 탐구하고 있다. 그 현대 세계는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이다. 하루 하루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일정한 수준의 물질적 부를 향유하고 소비해야 하며, 새로운 자극과 흥분으로 이윤적 동기를 창출해 내지 않으면 뒤처지게 되고, 사회적 지위나 명예를 위해서는 기꺼이 노예적 예속도 감수해 내는 세계이다. 이런 정도면 맑스도 크게 예찬했던 루소가 프랑스 대혁명 이전에 ≪인간불평등 기원론≫에서 상술했던 인간불평등의 상황과 크게 다른 것이 없는 것 같다. 사적소유, 경쟁, 착취, 불평등 등등. 이럴 수가...!

그렇다. 여전히 우리는 루소가 지적한 18세기의 문제 상황 안에 놓여 있으며 아직까지 한 발자국도 이 경계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맑스는 바로 현대 세계가 안고 있는 이 지점의 문제들에 접근하여 날카로운 해부의 칼을 들이 댄다. 그리고 맑스가 현대 세계를 탐구하는 방법은 우리가 지금 바로 여기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적인 물질적 생활 관계로부터이다. 이렇게 하여 맑스가 제기하는 문제들은 우리 자신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써 누구도 이러한 문제를 피해갈 수가 없으며, 단지 문제를 외면함으로써 무책임해질 수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문제란 바로 인간해방이다!

우리는 맑스의 이런 문제 의식과 날카로운 비판 의식이 현실 세계의 문제들을 다룰 때 어떻게 적용되고 탐구되는지 이번 ≪저작 선집≫2권에서도 그 깊이 있는 분석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1848년에서 1850년까지의 프랑스에서의 계급 투쟁>에서 맑스는 계급 분석의 문제를, <루이 보나빠르뜨의 브뤼메르 18일>에서는 보나빠르티즘이라는 패러다임을 통해 자본주의 국가론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즉 <프랑스에서의 계급 투쟁>에서 맑스는 혁명 과정에서 다양하게 나타난 각 정치 집단의 혼미스럽고 모순되기까지 한 정치적 행위의 허와 실을 그들의 계급적 위치와 결부시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맑스는 여기서 부르주아 공화국의 테두리 안에서는 노동자 계급의 역사적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기본적인 인식을 개진하면서 모든 계급 차별의 지양과 사회의 경제적 개조와 사회주의적 사회 질서의 수립을 위하여 프롤레타리아트 독재가 필연적 과도단계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노동자 계급과 농민 사이의 동맹의 필연성을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브뤼메르 18일>에서 맑스는 모든 부르주아 혁명은 낡은 국가를 넘겨받았을 뿐이며 피착취 계급에 대한 억압을 한층 더 완성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프롤레타리아트는 낡은 국가 기구를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분쇄해야 한다는 명제를 처음으로 정립한다.

비유럽 세계 특히 인도에서의 생산 양식과 혁명의 문제 부분과 관련하여 특히 <영국의 인도 지배>에서는 소위 후진적인 아시아적 생산양식에 대해 영국이 가져다준 간섭이, 반은 야만적이고 반은 문명적인 자그마한 공동체의 경제적 기초를 폭파시키고 공동체를 해체시켜 버림으로써, 동양 전제 정치의 견고한 기초를 무너뜨리고, 그 결과 아시아의 사회 상태의 근본적인 혁명의 조건을 불러일으켰다고 하고 있으며, <영국의 인도 지배의 장래의 결과>에서는 인도라는 나라에 대하여 영국 공업이 가져다준 파괴적 영향이,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부르주아 시대에서 새로운 세계의 물질적 토대의 창조와 이 성과인 세계 시장과 현대적 생산력을 장악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치 경제학의 비판을 위하여≫는 맑스주의 정치경제학의 형성에 중요한 단계를 이루는 저작인데, 여기에 맑스는 그 유명한 서문을 붙인다. 서문에서 맑스는 처음으로 유물론적 역사 파악의 기본 사상을 간결하고 체계적인 형태로 제시하는데 서문의 내용 중 유명한 부분 을 일부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들은 자신들의 생활을 사회적으로 생산하는 가운데, 자신들의 의지로부터 독립되어 있는 일정한 필연적 관계들, 즉 자신들의 물질적 생산력들의 일정한 발전 단계에 조응하는 생산 관계들에 들어선다. 이러한 생산 관계들의 총체가 사회의 경제적 구조, 즉 그 위에 법률적 및 정치적 상부구조가 서며 일정한 사회적 의식 형태들이 그에 조응하는 그러한 실재적 토대를 이룬다. 물질적 생활의 생산방식이 사회적, 정치적, 정신적 생활 과정 일반을 조건 짓는다. 인간들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한다.”

이상 ≪저작 선집≫2권에서 인상에 남았던 주요 내용을 두서없이 반추해 보았다. 퇴근 후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세미나에 참석하여 강독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팀장님도 그렇고 모든 팀원 분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 꾸고 싶은 꿈이 있기에 모든 난관도 극복하고 매주 한자리에 모여 생각을 나누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맑스도 살아 생전 꿈꾸었을 인간 해방, 노동 해방의 세상이다!

이상 -끝-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