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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노동 - < 기타 >
제목 사회주의 강좌 후기
글쓴이 연희|맑스-엥엘스 세미나 팀원 E-mail send mail 번호 477
날짜 2012-09-14 조회수 1773 추천수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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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강좌에 오기까지










사회주의 강좌를 시작으로 노사과연과 인연을 맺게 되면서 나는 노사과연의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어떻게 사회주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수차례 질문을 받았다. 작년에 직장생활을 할 때에도 노조에 가입했었는데, 어떻게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인지 질문을 많이 받았었고, 신기하다며 운동권 아니였냐며 나한테 운동권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듣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운동을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대학생이 되었던 2000년대 초중반은 운동권이 마이너리티문화가 되어 있었던 시기였고 쏘련붕괴와, 한총련사태 등을 거치며 ‘학생운동위기’의 역사가 이미 오래 진행된 시점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2000년대까지는 운동권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긴 했었다. 학생운동을 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운동을 하게 되었는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선배를 잘못 만나 운동을 하게 되었다고들 하는데, 스스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뜨고 사회비판정신과 저항정신을 키운 사람들은 제도교육을 통해서가 아닌 대부분 선배를 잘못 만난 계기로 급진적이고 불온한 사상을 접한 것이다.





그런데 나는 선배를 너무 잘 만난 것일까? 나의 대학선배들은 항상 대기업 취업전략, 스펙쌓기 노하우, 자기계발의 중요성, 자기관리 시간관리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만 열정적으로 설명해주곤 하였다. 그리고 나는 열심히 새겨들었다. 대학시절 그렇게 우리 모두는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주류로 편입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발악했다.





오늘날의 대학생과 청년들은 모두 이렇게 신자유주의 체제에 내몰려 치열한 취업경쟁 속에서 스펙쌓기와 자기계발에 전력을 다하지만, 절반 이상은 청년 실업을 겪거나 아르바이트, 비정규직과 같은 불안정 노동으로 내던져진다. 우리가 왜 가슴속에 뼈져린 패배감을 간직한 채 꿈도 청춘도 가능성도 잃어버리는 좌절에 빠져야 하는가, 스펙이 부족한 것인가, 경쟁의식이 부족한 것인가, 결국 우리의 잘못이란 말인가, 꿈을 향해 지금까지 달려왔던 우리의 시간과 노력은 다 무엇이었단 말인가, 우리를 이렇게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이 체제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나의 정치적 각성은 시작되었고, 구조적 모순에 대한 의식과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게 되면서, 나는 그렇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다. 나의 계급적 입장으로는 도저히 자본주의를 지지할 수 없었고, 현재의 모순과 위기는 사회주의가 아니면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뒤늦게 자각을 하고 보니, 이미 양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이념을 공유하며 각자의 정치적 공간에서 나름의 활동들을 감행하고 있었고, 정치적 주체성을 가지고 저항방식을 모색하며 참여하는 삶들을 살고 있었다.





청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던 절망의 시절,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그때 얻지 못한 것은 행운이었다고 이제와 생각해 본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급진적 변화를 겪지 못하고 살아갔을 것이니 말이다. 나는 평생 정치적 주체로서 나의 삶을 정치화시키며 나름의 경로를 통해 운동에 개입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실천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저항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며 용기를 내었다. 그러던 중 노사과연을 알게 되었고 강좌를 수료하였다.





이 길은 결코 고상하고 우아하고 세련되고 부유한 길이 아님을 나는 알고 있다. 외롭고 힘겹고 고통스럽고 지난하며 때론 더럽고 비참하고 토가 나올 것만 같은 현실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바로 그 삶들을 응원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이념적 지향을 갖고 자신의 존재조건에서 정치를 찾아 활동하는 사람들일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혹시 혼자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그랬듯 노사과연으로 와서 함께 학습하며 고민하지 않겠는가?





운동에 있어 실천과 이론의 결합, 투쟁과 사상의 결합이 여전히 중요하다면 말이다.















사회주의 강좌를 듣고










나는 강좌를 듣기 전까지 사회주의자를 자임하면서도 사회주의는 노동분할이 철폐되며 국가가 폐지되고 자본이 사회화되는 것 등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 같다. 하지만 강좌를 통해 사회주의란 무엇인지 사회주의/공산주의 원리를 낮은 단계의 공산주의(사회주의)와 높은 단계의 공산주의에 대한 개념을 접하며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낮은 단계의 공산주의(사회주의)는 높은 단계의 공산주의로 가는 이행기이며, 이행기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국가는 철폐하는 것이 아니라 계급이 폐지되고 나면 스스로 사멸하게 된다는 것 등 이론을 고찰하며 사회주의에 대해 명확히 알게 되었다. 역시 맑스의 사회주의는 공상이 아닌 과학이었다.





나는 작년에 노조에 가입하면서 알고 지낸 사회주의자였던 활동가 한 분에게, 러시아에 가보고 싶지 않냐고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의외의 답변을 들었었다. 배반의 역사인 러시아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대체 저게 무슨 뜻일까 알 수 없었지만, 내겐 충격이었고, 역시 이론을 공부해야 한다는 강한 집념에 불타올랐었는데 강좌를 통해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건 ‘일국사회주의론’이었다. 강좌는 뜨로츠키주의자들에 의해 악의적으로 왜곡된 ‘세계혁명을 배반한 일국사회주의론’을 비롯하여, ‘국가자본주의론’까지 과학적인 논리로 규명해나간다.





또한 ‘전인민의 당, 전인민의 국가’를 내세운 흐루시쵸프의 수정주의 노선의 등장으로 인해 시작된 세계적 논쟁인 ‘중-쏘 논쟁’은,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가 무너지고 세계 사회주의 진영의 분열이 시작되었던 시점이었다는 중대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흐루시쵸프가 서기장이 되면서 스탈린을 탄핵하고 수정주의노선을 선택한 것은 쏘련의 붕괴와 중국의 자본주의화, 그리고 세계 사회주의 운동의 쇠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결과를 낳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외에도 유로꼬뮤니즘과 좌익공산주의에 대한 이론은, 앞으로 개량과 좌익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맑스-레닌주의 원칙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지표가 되어 줄 것 이라는 확신이 든다.





13주의 강좌가 모두 끝났다. 사회주의 강좌는 그 무엇보다도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왜곡되어 왔던 쏘련사회주의 역사를 추적함으로써, 지금까지 편견과 오해로 얼룩진 현실사회주의에 대한 진실에 접근하는 기회였기에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쏘련사회주의를 역사적인 차원에서 똑바로 분석하고 진실을 밝혀내어 정확히 평가한다는 것은 사회주의 변혁적 전망을 확보하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이다. 쏘련이 붕괴하고 이념의 종언이 선포된 이후 운동이 위기에 빠진 이유도 자본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사회에 대한 변혁적 전망을 상실했기 때문아닌가.





노사과연에서 학습하며 나는, 최초로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했고 실제로 사회주의 체제로 존재했던 쏘련사회주의를 우리가 기억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쏘련사회주의 역사의 진실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인 것이다. 기억 자체가 오늘날 이데올로기 투쟁의 장이 될 것이다. 국가자본주의론, 일국사회주의론 등의 이데올로기에 함몰되어, 뜨로츠키주의에 경도되어, 어떤 대세처럼 아무런 주체적 생각도 없이 쏘련을 비판하는 것은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러시아 10월 혁명은 처음부터 사회주의 혁명이 아니었다고, 쏘련은 한번도 사회주의인 적이 없었다고 부정하는 것은 반동적 담론이다. 반동에 저항하기 위해 우리는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현실사회주의를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은 채만수소장님께서 좌익공산주의비판을 강의하시며 들려주셨던, 파리꼬뮌이 붕괴한 것을 보며 비난하는 사람들을 향해 일갈했던 맑스의 말로 마무리 짓겠다.










“노동자 계급조차 방금 쓰러진 것이 자신들의 깃발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노사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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