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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노동 - < 기타 >
제목 강신준 교수의 마르크스․엥겔스 전집 및 저작집에 대한 사실왜곡 비판
글쓴이 김철|회원 E-mail send mail 번호 475
날짜 2012-09-14 조회수 2672 추천수 78
파일  1347626786_h.hwp

  













지난 6월 19일
















지난 6월 19일, ≪한겨레≫에 강신준 교수의 마르크스․엥겔스전집 번역 사업이 개시되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러나 이 기사는 마르크스․엥겔스 저작집(이하 ‘저작집’)과 전집(이하 ‘전집’)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이를 정정하고자 한다.










(1) 기사는 전집의 역사에 대해 ‘전집 작업은 1920년대 옛쏘련에서 추진했다가 중단된 바 있으며, 1990년 설립된 “국제마르크스․엥겔스재단”이 이어받아 현재까지 진행해 오고 있다. 2020년 완간을 목표로 전체 114권 가운데 현재 59권까지 계속 진행해오고 있다’고 간략히 전하고 있다.





그러나 1920년대와 1990년 사이에는, 1950년대(시쇄판은 1972년)부터 사회주의권의 붕괴시기까지 계속된 전집 출판사업이 존재했다. 즉, 1920년 전집 출판 사업이 중단된 이후 1950년대 베를린과 모스크바의 마르크스주의․레닌주의 연구소에 의해 새로이 전집출판이 재개되어, 사회주의권이 붕괴할 때까지 위에서 언급된 59권 중 47권을 출간됐다.





기사에서는 1920년대 중단된 사업이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1990년에 속개된 것처럼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1990년의 사업은, 1950년대 시작된 사업을, 재정적 문제로 인하여 축소된 형태로 계승한 것이다.










(2) 강신준 교수는 기사에서 이번 전집번역 작업의 의의에 대하여 “현실 사회주의 체제가 자신들의 관점에서 편집하지 않은 상태의, 마르크스․엥겔스 사상의 맨얼굴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마르크스 사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130년 동안 마르크스의 수고가 편집된 예는 단 네 번 밖에 없었다. 연대 순으로 보면, 두 번은 마르크스 사후 엥겔스가 ≪자본론≫2권(1885년)과 3권(1894년)을 편집한 것이고, 나머지 두 번은 ‘1861~1863년 정치경제학비판을 위하여 초고’ 중 잉여가치학설사에 해당하는 부분을 카우츠키(1905~10년)와 마르크스주의․레닌주의 연구소(1956~1962년)가 각각 편집한 것이다. 기사의 표제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이 “이제까지 우리가 접한 저작들은 구쏘련․동독 잣대 따른 편집본”이라고 말하며, 저작집의 모든 텍스트들이 정치적으로 오염된 것처럼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3) 전집은 아무런 수정 없이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수고를 그대로 재현한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며, 설령 엥겔스라 하더라도 자신의 편집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래서 엥겔스는 ≪자본론≫2권을 출간할 때, 후일 마르크스의 초고가 출판될 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편집한 사항을 ≪자본론≫2권에 각주로 일일이 열거하였다. 실제로 엥겔스가 ≪자본론≫편집에 사용한 마르크스의 수고가 전집으로 출간(≪자본론≫2권의 초고: 2008년, 3권의 초고: 1993)되자, 그의 편집의 오류에 대한 비판과 그에 대한 반비판이 일어났다. 이것은 학술적 대상이며, 동시에 엥겔스 편집이 내용의 심각한 변경을 포함한다 하더라도 엥겔스 편집판 ≪자본론≫의 역사적 텍스트로서의 의의와 독자적 과학성은 결코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잉여가치학설사≫이다.









(4) 마르크스는 1859년 ≪정치경제학비판을 위하여≫ 1분책을 출간하고 그 뒤를 잇는 책을 출간하기 위해 초고를 작성하는데, 그것이 바로 ‘1861~1863년 정치경제학비판을 위하여’이다. 이것은 크게 보면, 1859년 저작을 잇는 내용과 기존 정치경제학의 잉여가치에 대한 학설들을 비판적으로 정리한 내용으로 나뉜다. 엥겔스는 ‘잉여가치학설사’에 해당하는 내용을 ≪자본론≫4권으로 출판할 계획을 가졌었지만, 그의 죽음으로 실현되지 못한다. 엥겔스 사후 ‘잉여가치학설사’에 해당하는 부분은 카우츠키에 의해 출간된다. 그러나 카우츠키는 마르크스가 수고 안에 남겨놓은 개념적 순서에 따른 저술의 목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연대기적으로 재배열하여 부르주아 경제학이 거침없는 진화과정을 거쳐 발전한 것처럼 묘사하였다(마르크스가 남긴 목차 또한 책 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계급 갈등을 첨예하게 표현하는 부분들(예컨대 ‘노동계급의 빈궁화’)은 누락되었다. 이 모든 것은 수정주의자로서의 그의 정체성이 이론의 과학성을 훼손한 것이다.










(5) 그리하여 카우츠키 판 ≪잉여가치학설사≫에 대한 비판으로 나온 것이 마르크스주의․레닌주의 연구소판 ≪잉여가치학설사≫이다. 이 판본은 그 서문에서 카우츠키의 편집에 대한 상세한 비판을 가하면서, 카우츠키의 작업을 폐기시키는 과학적 방법을 자임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레닌주의 연구소판 ≪잉여가치학설사≫가 출판된 이후 44년 동안, 이것이 비과학적이거나 정치적으로 오염되었다는 비판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강신준 교수의 그러한 평가는 날조이거나 그 자신이 스스로 증명해야 할 과제이다.










(6) 기사는 전집의 원편찬자인 ‘국제마르크스․엥겔스 재단은 전집 작업에 대해 “탈정치․탈이데올로기 성격을 지닌 학술적 작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자기존재는 자기규정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전집은 사회주의권 붕괴 이전에는 마르크스․엥겔스의 초고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대가로 그것에 부속하는 주해서에서 정치적 성격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에는 스스로를 ‘탈정치적․탈이데올로기적’인 것으로 드러내기 위해서 주해서의 서문을 마르크스연구자가 아닌 리카도연구자에게 맡기는 식이었다. 이것은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이데올로기적 훼손에 불과하다. 따라서 존재하는 전집 전체는 초고의 완전성을 대가로 각기 다른 이데올로기적 편향 또는 무질서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강신준 교수의 ‘한국어 주해서’ 또한 경계해야 할 바이다. 자기존재는 자기규정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7) ≪한겨레≫ 2008년 6월 11일 기사에서, 강신준 교수는 오늘(2012년 6월 19일)에 이르러 ‘구쏘련․동독 잣대 따른 편집본’이라 평가하는 저작집을 저본으로 삼은 자신의 ≪자본론≫번역을 ‘문헌적 정본 만들기’라고 자평하고 있다. 이로써 그가 출간한 ≪자본론≫은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정본이 아닌 ‘구쏘련․동독 잣대 따른 편집본’이 되어버렸다.





더 안타깝게도 마르크스․엥겔스 정본(正本)의 독점자인 강신준 교수가 이번에 판권 계약한 8권 중 6권[강신준 교수가 열거한 1차 번역대상들을 보니, 전집 1부 2권(1982), 6권(미간), 10권(1977)과 2부 3.1권(1976)을 판권 계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가 말하는 8권은 주해서를 포함한 것이다. 따라서 그가 판권계약한 것은 정확히 말해 4권 8책(각각 4책의 텍스트와 주해서; 텍스트와 주해서는 1권이 분책된 것이다. 텍스트에서 주해서로 페이지수가 이어진다)이며, 그중 ≪공산당선언≫이 포함된 1부 6권은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이 ‘구쏘련․동독’에서 출간된 것이다. 따라서 그에 의하면 이 또한 ‘구쏘련․동독의 잣대에 따른 편집본’이다. 따라서 강신준 교수의 전집은 나오기도 전에 정본의 자격을 잃어버렸다. 강신준 교수가 의미하는 ‘정본’이 텍스트의 완전성이라면, 이미 저작집 또한 그러한 완전성을 지닌 것이었다. 그리하여 강신준 교수가 진정 “탈정치적․탈이데올로기적” 정본을 원한다면, 전집에서 주해서(또는 주해서 내용 중, 강신준 교수 입장에서 볼 때, 정치적으로 오염되었다고 판단되는 부분)를 제외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러나 역사적․비판적 판본인 전집에서 주해서를 제외한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점임에 분명하다.










(8) 북유럽식 복지국가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강신준 교수에게 있어서 레닌 이하 구사회주의는 “궁극적으로 ‘근대화’를 목표로 한 ‘국가자본주의’의 길을 걸었는데, 이것은 마르크스․엥겔스의 원초적인 사상과는 다른” 것이다.





그리하여 강신준 교수는 ‘현실사회주의체제가 자신들의 잣대에 맞춰 편집했던 판본과는 다른, 마르크스․엥겔스의 생각을 그대로 담은 판본’을 내면, 그 안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현실사회주의에 대한 평가나 이론적 입장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마르크스주의 이론영역에서 문필적 도덕성은 마르크스로부터 연원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멜서스에 대해 상반된 대접을 해준다. 다음은 강신준 교수 번역판 ≪자본론≫에서 인용한다. ‘모름지기 표절의 대가인 멜서스(그의 인구론 전체가 하나의 파렴치한 표절이다)가 1851년 자기의 것인 양 만들었으며…’(1권, 674페이지, 각주 325). 다른 한편 ‘멜서스가 자기 팜플릿의 다른 부분에서도 직접 언급하는 노동일의 연장을 강조한다는 점은 그의 명예가 될 수도 있다’(1권, 724쪽, 각주 15). 미워도 싫어도 공은 공이고 과는 과다. 아무리 현실사회주의 체제가 싫어도, 그것에 대해 정당하게 평가하는 것은 이론가의 의무이다. 자신의 정치적(또는 이론적) 견해에 기반하여, 사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작업에 있지도 않은 의의를 부여하는 것은 마르크스주의 이론영역에서는 절대 허용될 수 없는 부도덕이다. 향후 강신준 교수가 마르크스․엥겔스 정본의 독점자답게 마르크스의 문필적 도덕성을 계승하기를 기대해본다. <노사과연>










*1)






* 이 글은 강신준교수가 길출판사를 경유하여,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의 일부(4권 8책)에 대한 번역판권을 계약한 후, ≪한겨레신문≫과 인터뷰한 기사에서 행한 거짓말을 폭로하기 위해 쓰여졌다. 7월 1일 ≪한겨레신문≫에 투고하였으며, 게재 가부에 대한 응답이 없어 7월 12일에 답변을 독촉하는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7월 17일 오피니언 넷부 부장인 ‘강희철’기자에게 게재 불가라는 메일을 받았다. 그 메일의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이렇게 한정된 지면에 글을 골라 실어야 하는 저희로선 그야말로 ‘시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시의성 말입니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최근에도 중요한 사안들이 많았습니다. 포경, 고리원전, 두물머리, 대입시… 저희 독자들이 전부 마르크시스트도 아니고 <자본> 등에 특별한 애정이나 관심을 갖는 분들은 매우 소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한겨레신문≫의 해당 기사에 맞추어서 작성되었으며, 또 한정된 지면으로 인해 많은 정보들이 생략되었다. 또 쏘련에서 편찬된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의 서문은 (독일어 실력이 일천해서) 아직 읽어보지 못했고, 다만 Michael Heinrich가, 쏘련 붕괴 이후 출판된 전집의 서문을 리카디안이 작성한 것에 대한 비판글에서 행한, 쏘련 붕괴 이전과 이후 판본 양자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에 대한 비판을 그대로 수용하였다. 의구심이 드는 바가 없지 않지만, 강신준 교수가 쏘련 붕괴 이후 판본이 마치 탈이데올로기적 과학성을 띤 것인양 말하는 것에 대한 반박으로 이용하였다(과학과 계급성의 관계에 대한 강신준 교수의 순진함 또는 영악함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살을 주고 뼈를 취한 것인지, 그 반대인지는 직접 서문을 읽고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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