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다시금 그들의 보스인 JP모건 체이스와 골드만 삭스를 향해 격한 충성을 드러내 보였다.

어젯밤, 월가에 대항하는 시위대를 분쇄하고 참가자들을 연행한 경찰의 만행을 통해 우리는 뉴욕 경찰청을 폐쇄해야 할 이유를 또 하나 가지게 되었다. 무슬림 주거지를 염탐하고 흑인과 라틴계 주거지를 점거한 것에 더불어 말이다.

불과 3일 전에 뉴욕 경찰이 뉴프로방스의 약물중독재활시설 외부에서 노숙자를 사살한 사건이 있었다. 발포 이유는? 희생자가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탐욕스러운 기업체와 실업에 대항하는 정의로운 시위대를 짓밟는 경찰의 공세는 반드시 처벌되어야  한다.

지난밤 경찰은 “월가 점령”를 통해 맞이한 연대 운동의 기념비적 전환점을 뭉개버리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는 큰 실책이 됐다. 경찰의 탄압은 거대 노조의 노동자 조합원 수천명을 거리로 불러내 “월가 점령” 집회의 위력과 영향력을 키워주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수많은 군중이 재정 긴축과 월가의 범죄자들에게 항거하는 의미의 행진을 이어가는 사이에는 계속되는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며 전국 수백 군데 대학에서 모인 학생들도 눈에 띠었다.

이 순간은 아마 1917년 러시아 혁명을 이끌었던 레닌의 말로 가장 잘 그려질 것이다. "아무일도 없었던 수십년이 있었고, 수십년 간의 일이 한꺼번에 일어난 몇주가 있었다."

변증법적 전환점

위의 인용은 단지 한 순간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운동에 대한 완벽한 맑시스트적인 설명이기도 하다. 바로 변증법에 따른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는 방식에 대한 설명인 것이다.

변증법이라는 고루해 보이는 단어는 변화에 대한 과학을 의미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발전에 대한 과학이다.

변증법 법칙 중에 ‘모든 사물은 항상적으로 변화의 상태에 있다’는 것이 있다. 비록 가만히 정지해 있는 것으로 보여도, 일정한 질적 시점에 이르면 변화가 가시화된다.

이 법칙은 어떤 무생물에게도 적용된다. 예컨대, 가만히 둔 물체도 산화하거나 부패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또 이 법칙은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 하에서 일들이 점점 틀어져가고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던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실제로 기저에서는 사건들이 부풀어 올라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정치적 풍경으로 폭발하고 만 것이다.

2011년 9월 17일의 월가 점령 시위는 공식적인 요구도, 명확한 리더쉽도 없이 뉴욕 주코티 광장(월가에 위치한 작은 공원을 끼고 있는 광장)에서 밤을 지세운 백명 남짓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오늘까지 집회는 산불처럼 전국 160개 도시에 번져 갔다. 시카고 집회는 이미 시작한지 2주가 지났다. LA에서도 오늘 수천명의 행진이 계획되어 있다. 지난봄부터 노조 중심의 거대 집회를 이어온 위스콘신의 메디슨에서도 오늘부터 '점령' 시위가 시작된다.

이번 점령 시위에서 가장 역동적인 부분은 바로 사회의 수많은 부문에서 급속한 참여가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학생, 노조, 지역단체, 유색인종, 성소수자, 실업자 등 수천명이 시위에 동참했다.

어제 미국 15대 노조의 뉴욕 조합원들과 뉴욕 주립대와 시립대, 콜럼비아대, 뉴스쿨의 학생들이 거대한 "월가 점령 연대 행진"에 합류했다.

금주 초에는 대중교통 노조원들이 뉴욕 경찰을 고소했다. 다수의 연행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시내 버스를 징발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미 공공부문 긴축으로 축소된 시내버스 운행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는 승객들을 강제 하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에서는 어제 대학생들이 아틀랜틱로를 막아서고 경찰과 대치했고, 메사추세츠 간호협 소속 간호원들을 태운 버스 3대가 시위에 합류했다.

뉴욕주 북부의 많은 주립대 학생들도 동맹휴업에 들어갔다.

지난 4년간 가속화되어 온 해고, 압류, 연금차압 이전에도 이미 수십년간 구조조정과 삭감, 교정사업 민영화, 사회주의 진영에 대한 파괴공작들이 있어왔다. 하지만 반동의 시대가 영원히 갈 순 없었다.

민중들이 다시 들고 일어나는 것은 말 그대로 시간 문제다. 이번 점령 시위를 미국의 과거에 있었던 지속성있는 진보적인 운동인 50년대 시민권 운동, 60년대에서 70년대 초에 이르는 학생, 흑인, 동성애자, 여성 해방 운동 정도의 급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이번에는 실업 위기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9월 29일, 미국 경영자 협회는 140여명의 경영자들이 응답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 했는데, 이에 따르면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는 경영자는 2분기의 2배에 달했다.

자본주의의 위기는 자본가들이 해결책을 낼 수 없는 운동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폭발한 민심은 해결책을 원하고 있다. 덕분에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질문들이 테이블 위로 올라가고 있다. <노사과연>

출처: http://www.workers.org/2011/us/ows_1013/

2011. 10. 6.

번역: 임경민(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