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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와 노동 - < 현장 >
제목 <단체탐방> 홈리스 인권단체 “홈리스 행동”
글쓴이 임덕영|편집위원 E-mail send mail 번호 139
날짜 2010-04-29 조회수 3236 추천수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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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은 지난 1998년 “IMF 경제위기” 이후 빈곤을 상징하는 대표적 존재가 되었다
















노숙인은 지난 1998년 “IMF 경제위기” 이후 빈곤을 상징하는 대표적 존재가 되었다. 노숙인은 흔히 거처가 없을 정도로 빈곤한 사람들로 정의되며, 종교 및 사회복지 서비스 대상자로서 명절이나 선거 때 각종 선심이 베풀어지는 ‘불우이웃’의 대명사이다. 또 극빈하다는 것 이외에 ‘게으른 사람’, ‘알코올 문제’, ‘범죄자’라는 이미지가 혼합되어 있기도 하다. 따라서 흔히 노숙인은 도와주어야 되기도 하지만 일정한 교정이 필요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류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숙인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 더 나아가 빈곤 일반과 관련된 실천을 모색하는 것, 즉 노숙인 당사자 운동을 하고자 하는 단체가 있다. ‘홈리스 행동’이 바로 그 단체이다.





‘홈리스 행동’은 ‘노숙인복지와인권을실천하는 사람들’(이하 노실사)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했다. 그러다 작년 ‘홈리스 행동’으로 이름을 변경하였으며, 올해 ‘빈곤사회연대’,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과 함께 함께 사용하는 반빈곤 공간 ‘아랫마을’로 이전할 계획이다. 다음은 ‘홈리스 행동’의 상근집행위원 이동현 씨와 나눈 인터뷰를 기초한 것이다.




















1. 홈리스 행동까지의 전개과정










홈리스 행동 이전에는 ‘노실사’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했었다. ‘노실사’는 원래 노숙인 실무자들이 모여 만든 노숙인실무자협의회(이하 노실협)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노실협은 사회복지 서비스 노조의 성격을 띠고자 하였고, 1) 실무자 처우 개선 2) 당사자 인권 및 정책 개선을 주요 목표로 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 단체의 활동 기간은 짧았고 곧 2001년 12월 ‘노실사’를 만들게 된다. ‘노실사’는 그간 많은 일들을 해왔고, 적지 않은 성과를 남기기도 하였다.










먼저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를 들 수 있다. 매년 동짓날에 열리는 이 행사는 죽어간 노숙인 동료에 대해 함께 애도하고 동료애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추모제는 1년동안 노숙인 관련 이슈를 총화하고 정부 당국에 요구를 하는 ‘노숙인 당사자의 정치의 장’으로서 자리매김되고 있다. 작년 12월에 열린 추모제에서는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경찰이 침탈, 당사자를 비롯한 12명이 연행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제안을 하였고, 다양한 모델을 실험하기도 하였다. 노숙인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는 가족 해체이다. 이것은 노숙의 원인일 수도 있고,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숙 단신자를 위한 주거 지원은 전혀 없었다. 노실사는 스스로 단신자용 유료 주거시설을 사랑방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했었다. 이것을 계기로 쪽방 거주민이나 노숙인에 대한 단신자용 공공주택이 민간에서 광범위하게 제안되었고, 현재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이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 철도공안에 의한 폭력 사망사건에 대한 대응, 주거권 문제제기 및 쪽방 철거 대응을 해왔고, 당사자들의 고충이나 민원을 함께 동행하여 해결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하지만 '노실사‘는 작년 해산하고 홈리스 행동이 만들어진다. 그 이유로서 이동현 씨는 보다 홈리스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홈리스 행동으로 조직을 변경한 목적은 노숙 당사자를 조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자, 대중을 잘 조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 라는 겁니다. 이런 목표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총회를 통해 해산하고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또 명칭을 바꾼 이유 중 하나는, 노숙인 하면 법적 명칭이니까 협소한 개념이라서 그런 용어도 정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현재 노숙인은 매우 협소하게 정의되어 있다. 일부 기관에서 거리상담을 통해 발견된 노숙인과 노숙인 쉼터에서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수치로 집계된다. “IMF 경제위기” 이후 약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5,000명이 노숙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이 수치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워낙 사각지대가 많고, 수치도 자의적으로 집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거리노숙인과 공통적인 면이 많은 쪽방 거주민, PC방, 고시원, 여관․여인숙 거주민은 얼마나 되는 지, 그 상태는 어떤 지, 구체적으로 파악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미 법적으로 협소하게 정의된 노숙인을 넘어서 극빈한 주거상태인 사람들을 정책적 대상에 포괄하고자 하는 의도가 홈리스라는 단어에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1) 또 ‘행동’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시혜적 복지 수급자 대상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보다 적극적인 당사자 조직을 표방하고자 하고 있다.















2. 홈리스 행동의 구조










홈리스 행동의 구조는 크게 총회, 운영위원회, 집행위원회로 구성된다. 총회는 최종 의사결정기구로 회원 모두가 참여한다. 현재 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회원은 약 150여명이며, 이 중 1/3이 노숙 당사자라고 한다. 노숙 당사자가 1/3이 된다는 것은 그간 활동의 소중한 성과일 수 있다.





운영위원회는 각 계의 활동가와 전문가를 포괄한다.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인권활동가, 주거 및 반개발 활동가, 장애운동 활동가, 사회복지학 교수 등이다. 이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에 앞서 자문이나 중요한 사안을 제안․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실질적 집행을 맡고 있는 집행위원회는 크게 ‘현장팀’, ‘미디어매체팀’, ‘주말 배움터팀’으로 구성된다. 현재 상근집행위원 2명과 비상근 집행위원 3명이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책임을 맡고 활동하고 있는 당사자는 비상근 집행위원 1명이라고 한다. 아직까지는 당사자가 직접 무언가를 책임지는 구조는 아닌 것이다. 이동현 씨는 많은 한계가 있지만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려고 준비 중이라고 한다.















3. 홈리스 행동의 활동










홈리스 행동의 활동은 집행위원의 3팀에서 이루어진다.





먼저 ‘현장팀’은 거리나 시설을 통해 당사자와 직접 대면, 여러 고충을 상담하거나 인권침해 등을 감시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현장팀’은 크게 노숙인 인권 활동과 거리진료를 통한 활동으로 나눌 수 있다. 노숙인 인권활동은 2002년 월드컵을 시작할 즈음, 서울시가 노숙인을 지방으로 강제로 보내려는 시도가 있어서 이를 막기 위해 노숙인 인권공동실천단이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이 실천단은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도 정례화되어서 거리 상담을 하면서 인권을 감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홈리스 행동은 이 실천단에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 인의협에서 진행하고 있는 무료진료 서비스 시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현장의 노숙인과 직접 만나고 정보를 공유하고 고충 해결을 함께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 ‘현장팀’에는 당사자들도 직접 참여한다. 가벼운 음료수를 함께 나누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여러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계기가 필요하다. 이것은 ‘매체팀’의 주요 사업인 ‘신문 발행’을 매개로 활용하고 있다.





홈리스 행동의 ‘매체팀’은 ‘홈리스 뉴스’라는 신문을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신문에는 노숙인과 관련된 정보도 담겨 있고 인권과 관련된 이슈들이 쉽게 설명되어 있다. 이 신문의 제작에는 노숙인 당사자도 참여한다. 어떤 당사자는 전직 만화가여서 숨은그림찾기 같은 코너를 맡기도 한다. 또 다른 당사자들은 자신이 겪은 경험을 투고한다. 당사자들이 만들고 배포하고, 또 논의할 수 있는 매체의 발행은 의미가 매우 커 보인다. 현재 준비호로 6회까지 발행되었고, 온-오프라인 모두 볼 수 있다.





다음 ‘주말배움터’ 팀이 있다. ‘주말배움터’의 명칭은 ‘홈리스 야학’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 ‘주말 배움터’는 당사자들이 문화활동이나 교양을 배울 수 있는 계기이다. 이 필요성에 대해 이동현 씨는 크게 두 가지를 주장한다. 하나는 교육 및 문화적 욕구에 관한 것이다.










“홈리스 대중의 현실을 보면, 교육수준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평균 학력이 중졸 미만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간판도 영어가 많고, 또 컴퓨터도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










그런데 이 교육 및 문화적 욕구 충족은 매우 중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는 사람은 값싼 소주를 마시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동현 씨는 중독도 여기서 비롯된다고 본다.










“중독의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되는데, 문화라는 것이 돈을 주고 사야 되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문화적인 욕구나 권리를 누리지 못하니까, 값싼 소주를 마신다든지 심하면 중독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고 봐요. 그래서 문화적 욕구나 권리를 충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려고 합니다.”










홈리스 야학의 또다른 이유는 운동적인 측면에 있다. 자신과 동료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 자신이 무엇을 침해받고 있는 지 아는 것에서 홈리스 당사자 운동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적 측면에서 보면 홈리스 운동을 할 수 있는 문턱넘기라고 할까요? 진입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래요. 지금 하고 있는 주말배움터에서도 홈리스 권리교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홈리스 상태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박탈되었던 권리를 알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활동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4. 최근 노숙인과 관련된 이슈들










노숙인과 관련된 이슈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사실 자본주의의 모든 문제점의 집결체가 노숙인이라고 볼 수 있지만. 따라서 어쩌면 노숙인 이슈는 이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겪는 문제 플러스 알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플러스 알파에 해당되는 부분만 살펴본다.





먼저 명의도용 문제가 있다고 한다. 명의도용 문제는 주민등록증을 분실했을 경우 발생될 수도 있지만 사기이거나 당장 급한 돈이라도 마련하기 위해 푼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줬다가 어마어마한 부채를 안게 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들을 금융피해자라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동현 씨에 의하면 적어도 노숙 언저리에 있는 사람 중 60-70%는 이 피해자로 보인다고 한다. 게다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런데 작년 이 금융피해 문제를 서울시가 나서서 과감하게 해결해보려고 했다. 그 방식은 간단한데, 전국 데이터망에 등록된 노숙인들이 대출을 못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 시도는 인권단체의 반발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등으로 철회되었다. 이에 대해 이동현 씨는 강하게 비판한다.










“명의도용이라는 게 자본주의의 쓰레기 같은 겁니다. 신용사업이 발달하면서 부패물들이 나오는 건데. 이것에 대해 원인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을 묶어두려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즉 원인은 건드릴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방식으로는 다른 방식의 금융 피해를 낳을 뿐인 것이다.










또 엄격해진 기준으로 인해 당사자들은 서비스를 받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행정망의 발달로 약간의 에누리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것은 다양한 홈리스의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노숙인을 감시의 대상으로 여기고 발달한 행정망으로 쉽게 관리하려는 경향의 표현이다.










“어제 만난 분도 대학 중퇴를 한 25살 청년인데, 간질도 있고 약간 정신질환도 겪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 안 가봐서 정확히 모른다고 합니다. 집을 나오게 된 계기가, 부모님이 독실한 신자라 때리면서 하는 안수기도를 너무 많이 시켰기 때문이랍니다. 부모님이 건강보험을 내고 있으니까 이 분은 노숙인 의료지원을 이용 못해서 올해 3월부터는 약을 먹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비전문가가 봐도 약을 먹어야 된다고 보입니다. 노숙인에 대해 경제적 빈곤 이외에 흔히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가족관계의 단절, 사회적 관계의 단절입니다. 이런 것들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노숙인에 대한 일자리 사업도 예산과 정원이 크게 줄어들었다. 노숙인의 일자리 사업은 크게 서울시에서 하는 노숙인 일자리 사업과 특별자활사업이 있다. 특별자활근로의 경우 작년 800명에서 400명으로 1/2로 줄었고, 노숙인 일자리 사업은 작년 500명에서 올해 400명으로 줄었다. 여기에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서울시가 자신들이 개설한 인문학 강좌를 듣지 않으면 일자리 사업에 참여 자격 자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자신들의 치적을 높이기 위해 노숙인을 저렴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 외에 서울시의 정보 공개가 전혀 되고 있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이다. 따라서 노숙인 행정이 어떻게 실제로 집행되고 있는 지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당사자나 단체들이 문제제기할 여지가 차단되고 있다.










5. 홈리스 운동의 평가










그렇다면 홈리스 운동을 하면서 딜레마는 없을까? 홈리스 운동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너무나 많은 것을 박탈당한 그 구체적 상황이 다르고 또 공동의 활동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당사자 조직이라고 했을 때, 보통 당사자 조직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필연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노숙인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기 때문에 약간의 유혹에 휩쓸릴 수도 있고, 너무 많은 것이 박탈된 상태이니까 요구도 하나로 모으기 힘든 경향이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조직된다기 보다는 서비스를 매개로 조직해나가야 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철거민 운동이든 장애인 운동이든, 공통의 이해관계로부터 조직하는 것이 기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홈리스의 경우 원인도 다양하고 박탈도 다양하게 이루어집니다. 아무리 이 문제가 자본주의 병폐라고 싸잡아 이야기를 하더라도 구체적인 것을 잡고 가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우리는 구체적인 문제점을 짚어 내면서 조직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것은 지나치게 서비스 위주에 치우칠 우려를 낳는다. 운동이라기보다는 단지 제도를 연계하고 민원 처리를 용이하게 하는 것에 그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당사자는 서비스 수혜자로서 남게 된다. 또 반대로 당사자들만의 조직을 꾸리는 것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일부 노숙인 당사자 조직은 노숙인이 다른 노숙인 위에 군림하는 형태를 띄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당사자 운동이라고 했을 때, 당사자가 운동의 주체라는 것을 당사자가 운동의 적자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당사자 분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장을 제대로 알고 바꾸고 싶은 욕구가 있고. 하지만 자기 문제만 해결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활동가의 시각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존 노숙 쪽은 사회복지의 수혜자에서 스스로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활동이 있어야 됩니다. 홈리스 행동 대중 운동이라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위해서 활동가와 당사자 분들이 함께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어떠한 계기로 홈리스 행동에 함께 하는 당사자들이 있을까? 이동현 씨는 현재로서는 함께 서비스나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에 동행하면서 느끼는 문제의식 반, 고마움 반 정도라고 한다.










“서울시가 당사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건이 터졌을 경우, 일부 당사자 분들이 항의 집회나 기자회견과 같은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를 하시는 경우가 있구요. 폭력적인 피해를 당하신 분들도 같이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 주거지원, 명의도용 피해를 받으신 분들에 대한 지원, 기초생활보장제도 및 복지 제도를 안내받으신 분들이 많아요. 복지 서비스를 연계하면서 이 분들이 고마움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뭔가 결의가 높거나 그런 수준으로 활동을 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 이를 위해서는 홈리스 상태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과 동료들의 경험에 대해서 보다 객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어렵다고 생각되지만 다양하게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










당사자들의 직접적 문제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자격 문제나 쪽방 철거 대응에는 당사자들도 많이 결합하고 있다. 이러한 계기들을 통해 조금씩 변화해가고 있다고 이동현씨는 느끼고 있다.










“시간에 비해서 성과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바심을 많이 내지는 않습니다. … 오랫동안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오신 분들이고 나름의 가치관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바꾸어서 함께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긴 호흡을 가지고 천천히 조바심을 내지 않고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느리더라도 당사자들과 활동을 천천히 하고자 한다. 비록 일의 속도는 늦을 수 있지만, 당사자가 자신의 역할을 맡고 동료들과 함께 하려는 것이 중요한 목적 중 하나이다.










“홈리스 분들과 함께 일을 하고 활동을 하려면 답답한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차라리 저 혼자 하는 것이 빠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홈리스 분들이 실질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6. 폭동의 가능성?










궁금한 것 중 하나로 향후 폭동 발생의 가능성이었다. 선진국(!)의 경우 일부 빈곤계층이 게토를 형성하여 독특하고 배타적 문화를 가지며 폭동이나 범죄 등의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빈곤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있을까?





2005년 1월에 서울역 노숙인들의 분노가 폭발한 적이 있었다. 공익근무요원이 노숙인 사체를 운반용 수레에 ‘담아’ 나른 것이 당사자들에게 목격된 것이다. 일상적으로 철도공안에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아온 노숙인들이 폭발한 것이다. 또 공안이 때려서 죽였다는 소문이 돌았다. 노숙인이 의자를 집어던지고 서울역에서 경찰과 충돌하는 우발적인 사건이 터졌었다. 이에 대해 이동현 씨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2005년 서울역 사망사건이 있었습니다. 언론들은 서울역 난동사태라고 했지만, 당사자분들은 자신의 동료들의 사망에 대해서 분노해서 서울역 3층에서 의자를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거든요. 이것은 동료애가 있었고, 철도공안들의 인간이하의 대우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 단체는 현장에 있었는데, 말렸습니다. 그 이유는, 어떻게 보면, 집단 행동이 운동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을 안 했던 것이 한 축이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들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염려해서 말렸던 것 같습니다. 저희 판단이 정확하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요.”










“폭동이 운동으로 나아가려면, 자기 긍정이 어느 정도 있어야 됩니다. 우리가 열심히 하지만 가져가는 놈이 따로 있다라든가 하는 공동의식 지반이 당사자 분들 사이에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당사자 분들 사이의 폭행 사건도 많이 발생합니다. 노숙하지 않는 사람들보다도, 당사자 분들이 더 노숙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안 좋게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 물론 서로 같이 밥을 해먹으면서 살든가, 이웃관계가 거리에서 형성되어 있죠. 그런데 친한 분들끼리, 맞는 분들끼리만 있는 것이지, 노숙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 지반이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여러 연구들을 보면 빈곤한 사람들은 유독 우애롭다라는 것은 일종의 신화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빈곤한 사람들일수록 정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삶이 괴롭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신경질적이고 이를 해소할 만한 여유가 전혀 없다. 따라서 인간관계도 팍팍해지고 기댈 곳은 더욱 없어진다. 노숙생활은 전쟁에 참여한 군인 만큼의 스트레스를 야기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만큼 노숙인들은 공통적인 의식지반을 갖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우발적인 사건이 발생하여도 계속적인 지속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으며, 공통의 행동으로 표현되기가 현재로서는 그다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한다.















7. 노숙인 운동의 전망










노숙인의 운동은 전체 운동에서 어떠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노숙인은 집이 없을 정도로 극빈한 사람들이라서 다른 인구집단군보다 훨씬 그 수가 적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매우 크며, 빈곤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또 사회정책의 수준은 바로 최하 빈곤층인 노숙인 정책으로 파악해볼 수도 있다.





이동현 씨는 가장 밑바닥의 홈리스 운동이 좀 덜 빈곤한 사람들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전체 사회정책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맡형 노릇을 해야 되는 것처럼, 홈리스들의 생활실태나 인권수준이라는 것이 이 사회의 최저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홈리스는 인구학적 개념이 아닙니다. 지금 홈리스인 분들도 얼마 후 홈리스가 아닐 수도 있구요. 또 지금 집에서 사시는 분들도 혹시 홈리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 전체 운동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홈리스 문제는 노동의 문제나 주택의 문제에 다 걸쳐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무상의료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노숙인 의료는 100% 무상입니다. 질이 떨어지고 비급여 부문을 잘 안 해줘서 문제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이 부분을 홈리스뿐 아니라 빈곤층까지 무료로 해야 된다고 보다 확장시켜 주장할 수 있겠지요. 주거에 있어서도 단신자에 맞춘 임대주택 제공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밑에서 우리가 획득한 기준을 가지고 치고 올라가는 방식으로 전체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8. 나아가며










노숙인이 여럿 먹여 살렸다는 우스개 농담이 있다. 어떤 교회 목사님은 무일푼으로 시작해 노숙인을 상대로 자선(!)사업을 벌여 고층 빌딩의 교회를 갖게 되었고 해외까지 학교를 지으신다. 어떤 이들은 노숙인을 바지사장으로 앉힌다. 어떤 시장님은 자신의 치적 중 인상깊은 것으로 노숙인 일자리 사업을 꼽고 있다.










지금 대통령이 되신 분은 말했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희망을 갖게 하고 싶어요. 희망이 있으면 우리는 어떤 고통도 견딜 수가 있어요. … 나는 여러분 새로 출발하는 여러분 위해서 기도합니다. (박수) 용기를 갖고, 포기하지 않게 해 달라고 할 겁니다.” (2006년 2월 1일, “노숙인도 울어버린 이명박 시장 특강”, 서울시 홈페이지)










노숙인이 진정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선한 누군가가 희망을 던져주는 것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또 기도로서도 해결되지 않는다. 그 시작은 아마 노숙인 스스로가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데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홈리스 행동이 중요한 것은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당사자들도 많지는 않지만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어려움,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노숙인이 운동의 주체로서 당당히 설 수 있기를 바란다. <노사과연>















<단체탐방> 홈리스 인권단체 “홈리스 행동”*2)










임덕영|편집위원






1) 최근 법적인 용어로 ‘홈리스’가 사회복지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좀 유치한 데, 홈리스라는 단어가 영어이기 때문에 법에 어울리지 않다는 일부 한글학계의 주장 때문이다.






* http://www.homelessacti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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