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은 취임 후 보란 듯이 6.15선언과 10.4선언을 부정하고 ‘그랜드 바겐’이니 ‘비핵개방 3000’이니 하며 북과의 긴장을 고조시키더니, 마침내 천안함날조사건을 일으키며 미제국주의와 더구나 최근에는 일본자위대까지 참가시키는 전쟁연습을 하며 반도를 전쟁의 위기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한편 지난 4월 11일에 북은 전쟁발발 60년을 맞아 미국에게 조미관계개선의지와 함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하자는 제의를 하였다. 이명박은 이에 대해 북의 비핵화와 자본주의식 개방 개혁을 내세우며, 북을 무장해제시켜 미국의 침략 터전으로 내놓으려는 본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그가 지난 8.15광복절 행사에 참석하여 “통일세”를 제안했다. 그동안 노골적으로 북의 체제붕괴를 획책하는 미제국주의의 음모에 흔쾌히 조응해온 그가 말하는 “통일”이란 곧 “흡수통일”일 것이다. 즉, 통일세란 북을 자본가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비용을 인민들이 부담하라는 요구이다. 그동안 분단으로, 전쟁으로, 그리고 북에 대한 적대 때문에 무수한 희생을 치러온 인민들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ㆍ중ㆍ동 등 보수언론은 그런 말(통일세)을 한 남한 지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추겨 세웠다. 그들로서는 이명박의 흔들림 없는 북에 대한 공세가 믿음직했을 것이고, 북에 건설할 ‘자본가천국 노동자지옥’이 한발 한발 현실로 다가오는 듯해서 마냥 흐뭇했을 것이다. 이른바 ‘진보적’ 경향의 언론조차, 통일세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상식인데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느니, 한나라당이 그 논의를 이끌 주체와 하나가 되어야 마땅하다는 둥, 마치 통일세는 이명박 정권이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만이 잘못이고, 또 그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지에만 초점을 맞추어 보도했다. 역시 초록은 동색이다.

 사실 이명박 정권은 말할 것도 없고 김대중 노무현의 부르주아정권들이 6.15 공동선언 10.4선언을 하기에 이르렀지만, 이들은 북이 미제의 침략에 맞서 핵을 개발하고자 했을 때 본색을 드러냈다. 그들은 “핵이 밥 먹여주냐, 옷이 나오느냐, 북은 아무래도 이상한 집단이다"라며, 미제의 전쟁책동을 무기력하게 만들 북의 핵무장 의지를 꺾으려드는 데 앞장서질 않았던가.

이명박 대통령의 통일세 발표 후 노동운동진영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노동운동이 자신을 노조운동과 경제투쟁으로 한정지우고, 통일운동을 통해 민족모순을 해결하는 데에 노동자들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천안함사건을 필두로 이번 통일세 방안은 남북 간의 긴장을 격화시켜 노동자민중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고, 국가주의적이고 파쇼적 통치를 강화하여 투쟁을 폭력으로 억압하고, 더구나 그 비용부담을 늘리려는 의도이다. 노동자계급은 여기에 반대하고, 나아가 민족모순해결을 사회주의건설을 위한 필요불가결한 조건으로 받아 안아서 자본권력 이명박 정권을 압박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명박 정권의 반통일 행태와 이제 배후가 아닌 전면에 나선 미제국주의자들의 반도에 대한 침략적 지배력에 맞서서 그들의 악랄한 본질을 일관되게 폭로해야 하고, 이를 통하여 노동자들의 힘을 모아 결국에는 자본주의타도와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지름길로 삼아야 한다.

 단호히! 통일은 이 땅에서 침략군 주한미군을 몰아내는 것, 미 제국주의의 정치ㆍ군사ㆍ경제적 예속을 끝내는 것, 자본의 착취를 없애고 민중과 노동자계급의 해방세상을 이루어내는 것으로 이루어내야 한다. 민족의 숙원인 통일은 인민들의 의지의 발현이다. 그러므로 민족대통일은 사회주의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고, 그것이야말로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고 이겨내서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반통일적인 통일세의 본질을 폭로하고 천안함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대하여 민중의 요구가 흘러넘쳐야하고, 이것을 자본주의 정권을 타도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는 데 노동자민중이 힘을 모아나가야 할 것이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