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숲 단풍들어 붉게 타는데

천병의 적개심은 하늘에 차네

물안개가 자욱한 용강 일천봉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리누나

장휘찬 잡았다는 전방 소식에

또다시 강서성에 적군이십만

흙먼지 하늘속에 타래치누나

천백만 노농대중 불러일으켜

한마음 한뜻으로 싸워나가니

불주산 밑 붉은 기 물결치누나

1931년 봄

원주: 공공(共工)이 머리로 불주산(不周山)을 떠 받았다는 이야기에 대하여— (중략)

작자의 견해: 이상의 여러 설들은 서로 내용이 다르다. 나는 ‘회남자‧천문훈’의 설을 택한다. 공공은 승리의 영웅이다. 보라. <화가 나서 불주산(不周山)을 떠 받았다. 그 바람에 하늘을 받치고 있던 기둥이 부러지고 땅을 붙들어 맸던 밧줄이 끊어지면서 하늘이 서북쪽으로 기울어 해와 달과 별들이 그쪽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땅의 동남쪽이 꺼져 물과 먼지가 동남쪽으로 흐르게 되었다.>

그가 죽은 것일까. 그 점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보아하니 죽지는 않았다. 공공은 확실히 승리했던 것이다.

역주:

1차 대 ‘포위토벌’: 1930년 12월 장제스가 10만의 병력을 동원하여 중국공산당의 중앙혁명 근거지에 대해 감행한 대규모 포위 토벌 작전을 가리킨다.

용강(龍岡): 강서성 흥국현(興國縣) 부근에 있는 작은 마을.

천병(天兵): 하늘의 군대. 의로운 군대. 여기서는 홍군을 가리킨다.

장취한(张辉瓒): 호남성의 장사(長沙) 태생으로 일본육사를 졸업했다. 이때 강서성 주석 노조평(魯氵絛平) 직계부대의 전선 총지휘관이었다.

불주산(不周山): 마오쩌둥 자신이 원주에서 설명하고 있는 대로 곤륜산 북쪽에 위치해 있는 이 산은 공공이 머리로 치받어 모양이 일그러져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해설

1930년 국부군(國府軍)은 장휘찬을 총사령관으로 하여 10만의 대군을 이끌고 병력 4만의 마오쩌둥군에 대한 토벌작전에 나섰다.

이 전투에서 마오쩌둥은 져주고 달아나 적을 용강으로 유인하는 전법을 구사했다. 용강의 산중에는 홍군과 민병들이 매복해 있었다. 함정에 빠진 장휘찬 군대는 홍군의 꽹가리 고각소리에 놀라 패주했다. 이때 홍군은 장휘찬과 토벌군 1만명을 생포했다.

이 시는 그때를 그린 것이다.

출처: 마오쩌둥: ��모택동 시집, 시와 정치��, 강준식 편역, 다다, 1989, pp. 40-44.

편집자 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을 필두로 하여 정세가 희미하게나마 다시 고양되는 기미가 보이고 있다. 10월 30일 구미 KEC 김준일 동지의 분신, 11월 20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지회 황인하 동지의 분신이 이어졌다. 그러나 아직은 비참한 현실을 뚫고 나가려는 폭발적인 대중투쟁은 아직 보이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비탄의 정서에만 머무를 수는 없는 것이기에 다소 현실과 떨어져 보이더라도 승리와 낙관의 정서가 넘치는 시를 권두시로 선택하였다. 한국의 노동자 농민 대중에게도 희망과 승리의 현실이 다가오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