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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팔레스티나 찬가 2 |
| 글쓴이 |
마흐무드 다르위시｜팔레스타인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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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13 |
| 날짜 |
2010-08-12 |
조회수 |
2220 |
추천수 |
133 |
| 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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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나 자신은 메마르게 되어간다.
책으로부터 자라나는 나무처럼 말이다
바람은 그저 지나가기만 할 뿐이다
싸울 것이냐 싸우지 말 것이냐?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 목소리가 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할 것이냐, 일하지 않을 것이냐?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일주일에 여드레를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팔레스티나의 시간법에 따르면 그렇게 된다.
노래와 학살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오오 모국이여
나에게 죽음의 방편을 알려주라.
그것은 칼에 의해선가 거짓말에 의해서인가?
잃어버리고 만 나의 집을 기억해 내기 위해
나는 노천에서 지내야 한다.
내 나라의 맑은 공기를 잊지 않기 위해
나는 결핵균을 호흡해야 한다.
흰 무리를 이루어 헤엄치듯 움직이는 어린 양들을 기억하기 위해
나는 추억들을 견고히 보존해야 한다
우리의 산들이 얼마나 높던가를 잊지 않기 위해
나는 내 이마에 태풍을 몰아치게 해야 한다
저 아득히 떨어진 조국 하늘의 소유권을 갖기 위해서
나는 내 살갗마저도 소유하지 말아야 한다.
노래와 학살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오 조국이여
어찌하여 나는 이 비행장에서 저 비행장으로
그대를 밀수(密輸)시키고 있는 것인가
그대가 마약이나 되는 것처럼
백색 잉크인 것처럼
송신기인 것처럼
나는 그대의 형상을 제대로 그리고 싶다.
서류더미와 경악 속으로 흩어져버린 그대를
나는 그대의 형상을 제대로 그리고 싶다.
유산탄과 새들의 날개처럼 흩어져버린 그대를.
나는 그대의 형상을 제대로 그리고 싶다.
그러나 하늘은 나의 손을 낚아챈다.
나는 그대의 형상을 제대로 그리고 싶다.
바람과 칼 사이에 갇혀 있는 그대를
나는 그대의 형상을 제대로 그리고 싶다.
나의 형상을 그대 속에서 발견하기 위해서
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바람과 칼 사이에 갇혀 있는 그대를
그럴싸한 수사와 그림으로 추상적으로 그려보이고 있으니.
노래와 학살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오 조국이여
그대는 어찌하여 꿈의 세계로 접어들고 놀라움을 훔쳐서
나를 돌맹이처럼 내어버리게 되었던 것인가.
하나의 꿈이 이루어져가는 처음 과정보다도
그대는 더욱 아름다웁고
더욱 아름다운 것임에 틀림없으련마는
아랍의 역사를 훑어보아도 나에게 다른 이름은 없다.
그대의 숨겨진 창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빌려온 이름은 없다.
모든 사람의 이름들은 에어컨디션 장치가 된
문서 보관실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이름을 받아주시라
나의 유일한 성명인
마흐무드 다르위시를?
경찰의 채찍과 칼멜의 소나무들에 의해
나의 육신으로부터 찢기워져 나가서 이루어진
나의 원래 이름이 이렇게 되는 것이니
학살과 노래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오 조국이여
나에게 죽음의 방편을 알려주라
그것은 칼에 의해서인가?
거짓말에 의해서인가?
출처: [실천문학], 제3권, 1982. pp. 9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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