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편집부

[역자 주: 레닌의 “The Importance of Gold Now and After the Complete Victory of Socialism”(Collected Works, 4th English edition, Vol. 32, pp. 109-16)을 대본으로 하고, “Über die Bedeutung des Goldes jetzt und nach dem vollen Sieg des Sozialismus”(Lenin Werke, Bd. 33, SS. 90-98)과 “現在と社會主義の完全な勝利ののちとの金の意義について”(≪レーニン全集≫ 第33卷, pp. 99-107)를 참고로 번역하였다.]

대혁명 기념일을 축하하는 최선의 길은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혁명이 미처 해결하지 못한 근본적인 문제들에 직면해 있고,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혁명이 지금까지 달성해온 것의 관점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터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에는 혁명을 이런 식으로 축하하는 것이 특히 적절하고 필요하다.

현시기에 우리 혁명에 있어서 새로운 것은 경제 발전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개량주의적’이고, 점진적이며, 주의 깊고, 우회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이 ‘신기한 것’은 이론적으로도 실천적으로도 수많은 문제와 혼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론적인 문제. 혁명이 전반적으로 승리해가고 있는 때에 동일한 부문에서 일련의 극히 혁명적인 행동으로부터 극히 ‘개량주의적’인 행동으로 이행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것은 ‘진지의 포기’, 즉 ‘패배의 인정’이나, 무언가 그와 유사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물론, 반봉건적인 형태의 반동배들로부터 멘쉐비끼 혹은 제2.5 인터내셔날의 기타 기사(騎士)들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적들은 그렇다고 말한다. 온갖 구실을 잡아서, 혹은 아무런 구실이 없더라도 무언가 그렇게 외치지 않는다면, 그들은 적이 아닐 것이다. 봉건적 반동배들로부터 멘쉐비끼까지 모든 당파가 이 문제에 관해서 감동적으로 일치단결하고 있다는 사실은 단지, (덧붙여 말하자면, 1875년과 1884년에 베벨에게 보낸 편지에서 엥겔스가 예언한 것처럼)¹⁾ 이들 모든 당파가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반대하여 “하나의 반동적 대중”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혼란’은, 이르건대, 동지들 사이에도 있다.

대공업을 재건하고, 그 제품과 소농적 농업의 생산물과의 직접적 교환을 조직하여, 소농의 사회화를 도와라. 대공업을 재건하기 위해서 징발을 통해서 농민으로부터 일정량의 식량과 원료를 빌려라. ― 이것이 1921년 봄까지 3년 이상 우리가 해온 계획(혹은 방법, 방식)이었다. 이것은 문제에의 혁명적인 접근―낡은 사회경제체제를 단번에 완전히 파괴하고 그것을 새로운 체제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1921년 봄부터는 이러한 접근이나, 계획, 방법, 행동양식 대신에, 우리는 완전히 다른 방식, 즉 개량주의적 형태의 방법을 취해오고 있다(이미 ‘취한’ 것이 아니라 아직 ‘취해오고’ 있고, 그것을 아직 완전히는 실현하고 있지는 않다). 낡은 사회경제체제―매매, 소생산, 소소유, 자본주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한편에서는 주의 깊고 점진적으로 그것들을 관리하면서, 혹은 그것들이 부활되는 만큼만 그것들을 국가의 규제에 종속시키면서, 매매, 소소유, 자본주의를 부활시키는 방법을 취해오고 있다.

이는 문제에 대한 전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이전의 혁명적인 접근에 비해서, 그것은 개량주의적인 접근이다(혁명이란, 구질서를 아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변환이지, 가능한 한 거의 파괴하지 않으려 주의하면서 주의 깊게, 천천히, 점진적으로 그것을 개조하는 변환이 아니다).

여기에서 생기는 문제는 이렇다. 만일 혁명적 방법들을 시도한 후 그것들이 실패했음을 알고 개량주의적인 방법들을 채택한다면, 그것은 당신들이 혁명이 일반적으로 잘못이었다고 선언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은 아닌가? 그것은, 당신들이 애초에 혁명으로 시작하지 않고 개량으로 시작했어야 했으며, 그것들에 한정했어야 함을 입증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바로 멘쉐비끼와 그들과 같은 다른 사람들이 끌어낸 결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궤변이자 뻔뻔한 정치가들이 저지른 단순한 사기이든가, 혹은 정치 초년병들의 애들 장난이다. 진정한 혁명가에게 있어 최대의, 아마도 유일한 위험은 혁명성을 과장하는 것이며, 혁명적 방법들이 적절하고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한계와 조건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진정한 혁명가들이 주로 실패하게 된 것은, 그들이 ‘혁명(revolution)’을 대문자 R로 쓰기 시작하고, ‘혁명’을 무언가 거의 신성한 것으로 떠받들기 시작하고, 흥분하기 시작하고, 어떤 시점에, 어떤 상황 하에서, 그리고 어떤 행동영역에서 혁명적인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며, 어떤 시점에, 어떤 상황 하에서, 그리고 어떤 영역에서 개량주의적인 행동으로 돌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가장 냉정하고 가장 냉철하게 되씹어보고, 가늠하며, 규명할 수 있는 능력을 잃기 시작했을 때이다. 진정한 혁명가들이 파멸하게 되는 것(외부적으로 패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과업이 내적으로 와해되게 되는 것)은 단지 그들이 냉정한 사고를 잃고, “위대한, 승리에 빛나는, 세계적인” 혁명은 모든 상황 하에서 그리고 모든 행동영역 속에서 모든 문제를 혁명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그렇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뿐이다.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분명히 파멸한다.

그러한 것을 ‘머릿속에 생각하는’ 사람은, 근본적인 문제를 어리석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격렬한 전쟁(그리고 혁명은 가장 격렬한 전쟁이다)에서 어리석음에 대한 징벌은 패배이기 때문에, 누구나 패배한다.

“위대한, 승리에 빛나는, 세계적인” 혁명은 오로지 혁명적 방법들만을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근거가 있는 것일까? 전혀 어떤 근거도 없다. 그것이 잘못임은, 우리가 맑스주의적 기반을 떠나지 않는 한, 순전히 이론적인 명제들에 근거하여 저절로 명백하다. 우리 혁명의 경험 역시 그것이 오류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론적 관점에서 보면 ― 어떤 혁명의 경우에도, 다른 어떤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어리석은 일들이 저질러진다고 엥겔스가 말했는데,²⁾ 그는 진실을 말했다. 우리는 가능한 한 어리석은 일들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고, 저질러진 것은 가능한 한 빨리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되며, 어떤 주어진 시기에 어떤 문제들이 혁명적인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으며, 어떤 문제들이 그렇게 해결될 수 없는가를 가능한 한 냉정하게 타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자신의 실천적 경험에서 보면, 브레스뜨 강화는 전혀 혁명적이지 않은 행동의 본보기였다. 그것은 개량주의적이었고, 심지어는 그보다도 더 나빴는데,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개량주의적 행동은 서서히, 주의 깊게, 점진적으로 전진하는 것이고 후퇴하지 않는 것임에 비해서, 그것은 퇴각이었기 때문이다. 브레스뜨 강화를 체결했을 때의 우리의 전술이 옳았음은 이제는 너무나도 완벽하고, 모든 사람에게 너무나도 명백하며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하여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우리 혁명은 단지 부르주아 민주주의적인 사업만을 완성해왔고, 우리는 이에 자부심을 느낄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 사업의 프롤레타리아적 혹은 사회주의적 부분은 세 개의 요점으로 총괄될 것이다. 1) 제국주의적인 세계전쟁으로부터의 혁명적 철수. 두 개의 세계적인 자본주의적 약탈자 집단에 의해서 조직된 살육을 폭로하고 중지시킨 것. 우리로서는 이를 충분히 해냈다. 다른 곳에서는 많은 선진국에서 혁명이 일어날 때에만 이를 해낼 수 있을 것이다. 2)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의 한 형태로서의 쏘비에뜨 체제의 수립.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부르주아 민주주의적 의회주의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세계사의 새로운 장(章)이, 즉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시대가 열렸다. 쏘비에뜨 체제와 모든 형태의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수많은 나라의 노력에 의해서만 마무리되고 완성될 것이다. 이 분야에서 우리가 아직 해내지 못한 것들이 대단히 많다. 만일 이를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몇 번이고 우리는 사업을 개선하고, 그것을 다시 하고, 처음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리의 생산력과 문화를 발전시키면서 우리가 앞으로 그리고 위로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는 우리의 쏘비에뜨 체제를 개선하고 개조하는 작업을 수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제 규모에서 그리고 문화에서 우리는 아직 낮은 곳에 있다. 많은 것들이 개조되지 않으면 안 되며, 이에 ‘당황’하는 것은 어리석을 것이다(그보다 더 나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3) 사회주의 체제의 경제적 기반의 건설. 이 분야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 가장 근본적인 것의 주요한 특징들이 아직 완성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가장 확실한 기반, 원칙의 관점에서도 실천적 관점에서도, 오늘날의 러시아사회주의연방쏘비에뜨공화국(RSFSR)의 관점에서도 국제적 관점에서도 가장 확실한 기반이다.

이 기반의 주요한 특징들이 아직 완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모든 관심을 거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서의 어려움은 이행의 형태에 있다.

1918년 4월에 “쏘비에뜨 권력의 당면의 과제”³⁾에서 나는 이렇게 썼다.

혁명가이고 사회주의의 지지자인 것으로는 혹은 공산주의자 일반인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사슬 전체를 장악하여 다음 고리로의 이행을 확고히 대비하기 위해서 여러분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슬의 특정 고리를 각각의 특수한 시점마다 발견할 수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제 사건의 역사적 연쇄에서는 고리들의 순서나 그 형태,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 서로 간의 차이는 대장장이가 만든 보통의 사슬의 그것들 만큼 단순하지 않고, 무의미하지 않다.

현재 우리가 다루고 있는 활동 분야에서 이 고리는 적절한 국가 규제(지도) 하에서의 국내 상업의 진흥이다. 상업이야말로 우리, 즉 프롤레타리아 정부가, 우리, 즉 지도적인 공산당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제 사건의 역사적 연쇄 속에서의, 1921-22년의 우리 사회주의 건설의 이행형태들 속에서의 그 ‘고리’인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 고리를 충분히 확고히 ‘파악’한다면, 우리는 분명 가까운 장래에 사슬 전체를 통제할 것이다. 만일 우리가 사슬 전체를 통제하지 않고, 통제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사회주의적 사회ㆍ경제적 관계들의 토대를 창출하지 못할 것이다.

공산주의와 상업?! 기이하게 들린다. 이 둘은 관계가 없고, 서로 모순되고, 동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연구하면, 이 둘은 공산주의와 소농적ㆍ가부장제적 농업이 먼 만큼은 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세계적인 규모에서 승리할 때에는 우리는 세계의 가장 큰 몇몇 대도시의 길거리에 공중변소를 짓는 데에 금을 사용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자유를 위한 위대한 전쟁”, 즉 1914-18년의 전쟁에서, 어떤 강화가 최악인가, 즉 브레스뜨 강화가 최악인가 베르사이유 강화가 최악인가라는 위대한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수행된 전쟁에서 어떻게 하여, 금을 위해서, 1천만 명이 살해되고 3천만 명이 불구가 되었는가를, 그리고 어떻게 하여, 바로 이 똑같은 금을 위하여, 말하자면, 1925년이나 1928년에, 말하자면, 일본과 미국 사이의, 혹은 영국과 미국 사이의 전쟁에서, 혹은 무언가 그와 유사한 전쟁에서 그들이 분명 2천만 명을 살해하고 6천만 명을 불구자로 만들려 하는가를 잊지 않은 세대들을 위하여 금을 이용하는 가장 ‘정당’하고 가장 교육적인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목적을 위해서 금을 이용하는 것이 아무리 ‘정당’하고, 유용하고, 인도적이더라도, 우리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즉, 그러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훨씬 더 넓은 분야에서 1917-21년에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열심히, 똑같이 성공적으로 10년이나 20년 더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할 것이다. 그 동안은, 우리는 러시아사회주의연방쏘비에뜨공화국에 금을 저축해두고, 그것을 최고가로 팔고, 그것으로 최저가에 물건들을 구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늑대들 속에서 살 때에는 늑대처럼 짖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이성적 인간사회라면 의당 그래야 하는 것처럼, 모든 늑대들을 박멸하는 것에 관해서는 러시아의 현명한 속담에 따라 행동하자. ― “전투에 승리하기 전에는 자만하지 마라.”

만일 ... 만일 수천만 소농민과 나란히, 송전선망(送電線網)과 뛰어난 설비를 갖춘 대규모 기계산업이 없다면, 즉 소농민들에게 이전보다 대규모로, 보다 빠르고 보다 저렴하게 최선의 재화를 공급하기에 충분한 기술적 장비와 조직적 ‘상부구조’, 기타 특성을 갖춘 산업이 없다면, 상업이야말로 수천만 소농민들과 대공업 사이에 가능한 유일한 경제적 연결고리이다. 세계적 규모에서는 이 ‘만일’은 이미 실현되어 있고, 이러한 조건은 이미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공업과 농업 간의 새로운 연결고리들을 단독으로 직접 일거에 만들어내고, 실시하고, 실제로 조직하려고 시도했던 국가, 즉 이전의 가장 후진적인 자본주의 국가들 중의 하나였던 국가는 ‘돌격(Sturmangriff)’에 의해서 이 과업을 실현하지 못했고, 이제 그것을 일련의 완만하고, 점진적이며, 조심스러운 ‘포위’작전을 통해서 실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프롤레타리아 국가권력은 상업을 통제할 수 있고,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으며, 그것을 일정한 한계 내에 유지할 수 있다. 작은, 아주 작은 예를 들어보자. 돈바스(Donets Basin, Donezbecken)에서는, 부분적으로는 대규모 국영 광산에서의 노동생산력의 상승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소규모 광산들을 농민들에게 임대했기 때문에, 근소한, 아직 근소한, 그러나 의문의 여지없는 경제적 활황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프롤레타리아 국가권력은 적지만 추가적인 양(선진국들에서 획득되는 것에 비하면 몹시 적은 양이지만, 몹시 가난한 우리의 조건을 고려하면 상당한 양)의 석탄을 말하자면 100의 비용으로 입수하여, 여러 국가 기관에는 말하자면 120의 가격에 팔고 있고, 개인들에게는 말하자면 140의 가격에 팔고 있다. (첫째로는 내가 정확한 숫자를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둘째로는 설령 내가 그것을 안다고 하더라도 지금 그것을 공표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숫자들은 전적으로 임의적이라는 것을 덧붙여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비록 아주 작은 규모에서이지만, 공업과 농업 간의 교환을 통제하고, 도매업을 통제하며, 현존하는 작고 후진적인 공업, 혹은 대규모이지만 약화되고 파괴된 공업을 관리하는 과업을 다루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어진 경제적 기초 위에서 상업을 활성화시킨다는 과업을, 평균적인 중농(그리고 이것이 전형적인 농민, 즉 대중 속의 농민이고, 소부르주아적 환경의 진정한 대표자이다)으로 하여금 경제적 활황의 이익을 느끼게 하는 과업을, 이를 이용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보다 지속적으로, 보다 광범하고 성공적으로 대규모 공업을 부흥시키는 과업을 다루기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업을 극히 경멸하는, ‘감상적인 사회주의’에, 혹은 낡은 러시아적인, 반(半)귀족적인, 반(半)농민적인, 그리고 가부장적인 정서에 굴복하지 말자. 농민과 프롤레타리아트 간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기 위해서, 우리의 파괴되고 피폐해진 국가 경제를 즉각 부활시키기 위해서, 공업을 개선하고, 전기화와 같은 장래의 보다 광범하고 보다 심원한 조치들을 촉진하기 위해서 우리는 모든 경제적 이행형태들을 이용할 수 있고, 또한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개량과 혁명의 관계는 맑스주의에 의해서만 정확히 그리고 올바르게 규정되어 있다. 비록 맑스는 이 관계를 오직 한 측면에서만, 즉, 비록 한 나라에서이지만, 프롤레타리아트가 최초의 다소 영속적이고 다소 항구적인 승리를 거두기 이전의 상황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한 상황 하에서 올바른 관계의 기반은 개량은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계급투쟁의 부산물이라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세계 전체에 있어서 이 관계는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전술의 토대이고, 그 가나다인데, 제2 인터내셔날의 부패한 지도자들과 제2.5 인터내셔날의 반쯤은 현학적이고 반쯤은 젠 체하는 기사들은 이를 왜곡하거나 은폐하고 있다. 비록 한 나라에서이지만 프롤레타리아트가 승리한 후에는 무언가 새로운 것이 개량과 혁명의 관계에 들어가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전과 똑같으면서도 형태상에 변화가 생기는데, 그것을 맑스 자신은 예견할 수 없었지만, 맑스주의 철학과 정치학의 기반 위에서만 그것은 인식될 수 있다. 왜 우리는 브레스뜨의 퇴각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었는가? 왜냐하면 우리가 아주 멀리 전진하여 퇴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1917년 10월 25일[신력 11월 7일: 역자]부터 브레스뜨 강화까지 수주일 동안 우리는 그토록 현기증 나는 속도로 쏘비에뜨 국가를 건설했고, 제국주의 전쟁으로부터 혁명적인 방식으로 철수했으며,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을 완성했고, 그리하여 거대한 후진운동(브레스뜨 강화)조차, 우리가 ‘휴식’을 이용하여 꼴차끄(Kolchak)와 제니낀(Denikin), 유제니치(Yudenich), 필수드즈끼(Pilsudski), 브랑겔(Wrangel)에 맞서 승리의 진군을 할 충분한 여유를 우리에게 남겼다.

프롤레타리아트가 승리하기 전에는 개혁들은 혁명적 계급투쟁의 부산물이다. 프롤레타리아트가 승리한 이후에는 그 개량들은, (국제적인 규모에서는 여전히 ‘부산물’인 채 남아 있지만), 승리를 쟁취한 나라에게 있어서는, 최대한의 노력을 발휘한 후에, 이런저런 이행을 혁명적으로 수행하기에 충분한 힘이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을 때에 필요한 정당한 휴식이기도 하다. 승리는, 어쩔 수 없는 퇴각에서조차 버틸 수 있는,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버틸 수 있는 ‘힘의 비축’을 만들어낸다. 물질적으로 버틴다고 하는 것은 적이 우리에게 철저한 패배를 가하지 못하도록 충분한 힘의 우위를 유지함을 의미한다. 정신적으로 버틴다고 하는 것은, 사기가 저하되거나 조직이 해체되지 않고,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활기와 정신적 굳건함을 유지하며, 멀리 퇴각하면서도 적절하게(mit Maß) 퇴각하고, 적절한 때에 퇴각을 멈추고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퇴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가자본주의로 퇴각했다. 그러나 우리는 적절하게 퇴각했다. 우리는 지금 상업의 국가규제로 퇴각하고 있다. 그러나 적절하게 퇴각하자. 퇴각이 끝나고 있다는 징후가 보인다. 멀지 않은 장래에 이 퇴각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는 징후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 필요한 퇴각을 수행하면서, 한층 더 자각하고, 한층 더 일치협력하며, 한층 더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수록, 우리는 한층 더 일찍 그것을 멈출 수 있을 것이며, 그 후의 우리의 승리의 전진은 그만큼 더 강고하고(sicher), 빠르며, 광범한 것이 될 것이다.

1921년 11월 5일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