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한국노총 산하 전북지역자동차노동조합은 버스사업주들과 1) 수년간 체불되어 있던 통상임금(개인별로 많게는 천만원 이상/적게는 수백만원에 달함)을 위로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향후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고, 2) 지부장 임금을 250만원에서 320만원으로 인상하고, 3) 조합원들에게 지급되던 각종 수당을 폐지하고, 기본급을 4.5% 인상하는 안에 합의했다. 오랫동안 불만이 고조되어 있던 현장은 더 이상 어용노조가 통제하기에는 그 분노가 극에 달해 있었다. 전북고속은 4월부터 조직화를 진행하고 있었고, 나머지 사업장들도 서서히 민주노조 건설을 향한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 개요

전북지역 버스파업은 그동안 어용노조와 사업주에 의해 착취당하고 억눌려왔던 버스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쟁취하고, 빼앗겼던 권리를 되찾기 위한 역사적인 투쟁이라 하겠다. 또한 어용노조가 지배하고 있던 버스현장에 민주노조를 건설함으로서 민주적이고 계급적인 노동조합을 건설하려는 현장노동자들의 염원이 실현된 투쟁이다. 물론 지난 시기에도 버스사업장에서 어용노조와 악덕사업주에 맞선 수많은 투쟁이 있어왔지만, 이번 전북지역과 같이 지역에서 여러 사업장이 공동투쟁을 전개했던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의 145일간의 파업투쟁!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전북고속의 투쟁은 복수노조 시대에 다양한 업종에서 어떻게 현장노동자를 조직화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30만 버스노동자 조직화의 거센 파도가 현장 곳곳에서 일어날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민주노조운동의 위기 상황에서 전북지역버스노동자들의 투쟁은 새롭고 강력한 민주노조운동의 길을 열어준 투쟁이라 하겠다.

2. 투쟁경과(민주노조 건설에서 파업투쟁까지)

전북지역에는 총 20여개의 사업장에 한국노총 조합원으로 2,400여명이 조직화되어 있는 지역이다.

2010년 운수노조 버스본부는 사업계획에서 복수노조 시대를 겨냥한 버스노동자들의 조직화사업을 공세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전국적으로 민주노조에 대한 열망을 가진 많은 활동가들이 힘겨운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 활동가들이 없었던 전북지역에서 어용노조가 체결한 2010년 임단협 합의문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면서 급격하게 조직화되기 시작했다.

전북고속에서부터 시작된 민주노조 건설의 흐름은 임순여객(임실), 제일여객, 전일여객, 신흥여객(익산), 호남고속, 부안스마일교통, 신성여객, 무진장여객 등 총 9개사업장 총조합원 900여명까지 조직된다.

제일여객은 8월 중순 조직형태변경 총회를 통해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준)운수노조에 전조합원이 가입하게 되었다.

이중 무진장여객은 지회설립을 연기한 상태이다.

임순여객은 지회설립 후 사측에 회유당한 지도부에 의해 조직이 와해되었다.

신흥여객은 파업찬반투표까지 진행했으나 지회장의 의지가 약해진 틈을 이용한 사측의 와해공작으로 인해 지회가 해산되었다.

나머지 7개 지회는 2010년 12월 08일(화)부터 2011년 05월 01일(일)까지 공동파업을 진행했고, 6개 시내버스는 2011년 05월 02일(월)부터 업무에 복귀했으며, 전북고속은 여전히 투쟁 중이다.

민주노조 건설을 위한 버스노동자들의 투쟁은 그야말로 한치의 어김도 없는 민주노조와 어용노조의 대리전적인 투쟁으로 발전했으며, 지역토착자본과 정치권 및 지자체, 그리고 어용노조의 물고 물리는 유착관계를 그대로 드러낸 투쟁이었다.

3. 245일간의 파업! 그리고 계속되는 전북고속의 파업경과

노조는 사업주들이 교섭에 쉽게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구체적인 단체협약을 요구하기 전에 노조활동과 향후 교섭에 대한 사항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기본협약안을 제시하기로 함.

전북고속은 8월부터 10여차례 이상 교섭을 요구해서 두차례 정도 사측이 교섭에 임했으나 요구안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이루어지지 않음.

나머지 사업장은 아예 교섭자리에 사측이 나타나지 않거나 교섭을 진행하더라도 한국노총 핑계를 대거나 민주노총과는 교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노동조합은 그에 맞서 집회 등 투쟁으로 맞섰다.

운수노조에 가입한 7개 지회는 시차를 두고 쟁의행위조정신청을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했고, 12월 7일 최종 조정회의에서 일방적으로 행정지도를 내림으로서 불법파업논란을 빚음.

투쟁본부는 2010년 12월 8일(화) 04시를 기해 7개 사업장 750여명의 파업돌입을 선언하고, 파업에 돌입함.

파업돌입 직후 사업주들과 전주시청은 부안스마일교통을 제외한 6개 사업장에 경찰병력을 배치했으며, 오전 07시경 시민여객을 침탈해서 조합원 10여명을 연행함.

당일 12시경 차량출입구에서 농성중이던 전북고속에 경찰병력 수백명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파업현장을 침탈했으며, 이 과정에서 조합원 50여명 대거 연행됨,

전북노동청은 지노위의 행정지도 결정에 따라 불법파업으로 규정했고, 전주시는 이를 근거로 시장성명을 통해 불법파업에 따른 대체근로 및 대체버스(전세버스)를 대거 투입하게 됨.

12월 10일 전주시내버스 4곳 부분 직장폐쇄

12월 15일 노사 간 첫 대화

12월 30일 노사 이견 협상 결렬

2011년 1월 6일 민주당, 전주시청 항의농성과 버스본부장 및 7개 지회쟁대위원장  민주당 중앙당사 단식농성 돌입.

1월 11일 전주지법, 사측 단체교섭이의신청 기각

1월 17일 사측 불참으로 교섭결렬

1월 26일 정동영 최고위원 전주버스파업 중재하기 위해 전주에 내려왔으나 실제로는 다른 일정에 참가하러 오는 길에 버스문제도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남.

1월 27일 전주시의회, 파업버스 조사특위 구성 제안

1월 31일 전주 시내버스파업 6차 협의결렬

2월 8일 전주시의회 버스특위 소위원회 구성

2월 11일 전주버스 4곳(전일여객/제일여객/호남고속/신성여객) 1차 현장침탈. 법원 강제 대집행. 당일 동원된 경찰병력만 2,000명 이상이며, 시청공무원들까지 합하면 약 3,000여명이 동원됨.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당일 연행자는 없었음. 조합원들이 완강히 저항했으나 사업장에 남아있던 버스를 빼내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집결시켜 놓음.

2월 14일 버스파업 해결과 완전공영제 실현을 위한 시민대책위 구성

2월 16일 시민단체 버스완전공영제 실현 위한 토론회 개최

2월 22일 전북도, 전주시, 사측에 교섭촉구

2월 23일 전주시의회, 버스파업 시민토론회를 개최하여 사회적 합의 중재안 제시. 노조수용/사측거부

2월 25일 총연맹 주최로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약 2,000여명 참석.

2월 28일 김완주 도지사 노사협상 촉구했으나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음.

3월 2일 전북도와 전주시 보조금 중단 발표

3월 5일 전주시내버스 노사 양측 고용노동부 중재안 모색 실패

3월 9일 2차 현장침탈 및 남아있던 시내버스 모두 출차됨. 이후 월드컵경기장 차량저지투쟁 전개함. 새벽 4시부터 진행된 월드컵 경기장 투쟁과정에서 많은 조합원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다침.

3월 16일 진보신당, 전주시장 버스보조금 관련 검찰 고발

3월 21일 도의회 버스특위 무산

3월 24일 노조측, 전주시와 사측 상대 대체근로금지 가처분 신청

3월 26일 버스노조 지도부 망루설치 및 고공단식 농성 돌입. 버스본부장과 제일여객지회장은 현장상황에 의해 3월말 내려오고, 전북고속/호남고속/신성여객쟁대위원장 3명이 파업 마지막날까지 단식농성 진행.

4월 22일 합의가 이루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한국노총 어용노조가 오전 11시까지 승무 거부함. 이로인해 애초 예정되어 있던 노사정 연석회의가 무산됨.

4월 25일 법원, 사측에 대해 대체인력투입이 부당하고, 버스노동자들의 파업이 정당하다고 판결함.

4월 26일 노사, 노조인정과 징계철회, 쌍방간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소, 단체협약 준용, 업무 복귀와 월 3회 이상 노사 논의 등 합의함.

4월 30일 6개 시내버스 잠정합의안 및 복귀 후 계획에 대한 찬반투표 실시.

 ―결과 : 총 조합원 456명(제일 142, 전일 100, 호남 105, 신성 83, 시민 18 부안 8)

   총 투표자 : 374명(제일 119, 전일 87, 호남 77, 신성 70, 시민 15, 부안 6)

   찬성 338명/반대 23명/무효 13명으로 가결됨.

전북고속은 파업지속여부에 대한 찬반투표 진행

   방안 1) 경기장 앞 천막농성장을 철수하고 사업장 또는 인근에 천막을 설치하고 계속 투쟁을 이어가는 방안

   방안 2) 복귀 선언

   결과 : 총 조합원 103명/총 투표자 69명

        방안 1) 찬성 : 60명(결정)/ 방안 2) 찬성 : 9명

        * 복귀하지 않고 계속 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 함

2011년 5월 2일(월) 기내버스 6개지회 현장복귀

전북고속 파업 지속. 전북고속은 전주시외버스터미널과 전북도청 앞에서 매일 집회를 진행하고 있음. 전북고속 사장 황의종은 여전히 민주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한국노총 핑계를 대면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음.

나머지 사업장은 노조사무실 제공/전임자/조합비 공제 등에 대해 5월 9일과 5월 19일 두차례 걸쳐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가 계속되고 있음.

현장복귀 후 조합원들은 활발한 노조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조직안정화를 위해 지역지부 건설과 각 지회별 임원선거를 진행하고 있음.

조합원수는 장기파업으로 인해 750여명에서 550여명까지 줄었으나, 재조직화를 통해 조금씩 늘어나고 있음. 교섭에서 성과를 내게되면 조합원 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

4. 평가

1) 평가에 앞서

전북지역 버스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북고속이 파업을 지속하고 있고, 다른 사업장도 현장복귀 후 교섭이 마무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파업과정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지 못했다. 현장 조합원들과 직접 평가토론을 진행한 후에 온전하게 평가서를 제출할 것이다.

2) 파업 돌입 전 투쟁준비에 대한 평가

노동조합을 만들고 줄곧 민주노조를 경험해 보지 못한 노동자들이 어용노조의 전횡을 보다못해 그동안 쌓여온 분노를 폭발시키며, 민주노조를 건설함. 노동조합은 있었으나 노조활동은 없었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무엇인지, 노조활동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사용자에 대한 태도와 계급성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음.

노조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투쟁을 진행하기 전에 많은 준비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었음.

하지만 현장조합원들은 민주노조만 건설되면 곧바로 투쟁에 돌입해서 어용노조와 사업자들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함만 있었다.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고, 기본적인 준비를 거쳐 투쟁을 진행하기 위해 공공운수노조(준)와 민주노총전북본부는 버스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전북고속과 시민여객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업장은 과반수 이상 조직했고, 제일여객은 조직전환 총회를 통해 민주노총에 가입함.

조합원 가입 시 비상대책위원을 중심으로 명단을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처리하면서 활동이 비대위원을 중심으로 진행됨.

지회별 활동을 지양하고, 공동으로 노조활동을 진행함으로서 산별적 지향점을 분명히 했으나 조합원들은 그 의미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함.

현장의 요구를 바탕으로 단체협약 모범안을 작성했으나 사업주들의 교섭해태와 탄압이 예상되면서 본단협을 먼저 제시하지 않고, 기본협약안을 제시함.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기본협약안도 계속해서 수정되었으므로 차라리 본단협을 제출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음.

상급단체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투쟁기금 등을 사전에 마련하기 위해 노력함. 현장과 가장 밀접하게 연과되어 있는 버스본부는 자체역량의 부족으로 인해 상급단체에 지원을 요청하게 됨.

3) 파업 돌입 후

① 각종 투쟁전술에 대한 평가

파업 돌입 당일 차량봉쇄 투쟁을 진행함. 노동부와 전주시청이 불법파업으로 규정하면서 경찰은 시민여객과 전북고속에 전경을 동원해 파업현장을 침탈함. 70여명 이상의 조합원이 연행됨.

행정기관의 불법파업 규정과 전체노동자들이 파업에 모두 참가한 것이 아닌 상황, 그리고, 사측의 무자비한 탄압이 어우러져 있었음. 여러 가지 상황을 그려보았지만, 첫 파업이므로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음.

자본과 행정기관, 경찰은 하나로 움직였으며, 이로 인해 모든 차량을 봉쇄하는 데는 실패함. 특히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차량을 운행했고, 전북고속/시민여객/부안스마일교통은 12월 8일 오후부터 차량운행이 80~90% 이상 진행됨.

이후 매일 집중집회를 전주시청/전북도청/노동부에서 진행함. 전주시내 일대에 대한 거리행진을 통해 버스파업의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알려냄.

또한 현장투쟁도 지속적으로 진행했고, 2월 11일과 3월 7일 두차례의 현장침탈 이후 월드컵 경기장에서 차량출차 저지투쟁을 진행함.

민주노총전북본부는 수차례에 걸쳐 버스파업 승리를 위한 전북지역 노동자대회를 개최했고, 공공운수노조(준)에서도 집중집회를 진행함.

총연맹 차원의 전국노동자대회는 한차례 진행함. 2,000명 규모로 기대 이하의 규모로 진행됨,

지역시민사회단체의 지원도 활발히 이루어짐. 파업 돌입 후 ‘전북지역 시민대책위’를 구성해서 적극적으로 연대투쟁을 진행함.

1월 초부터 민주당 중앙당사 농성을 진행하면서 민주당이 직접 나서서 지역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기 시작함.

서울에서도 시민대책위가 꾸려지고, 수차례의 집회를 진행함.

파업 돌입부터 강력한 차량봉쇄 투쟁을 전개했고, 당일 조합원들이 많이 연행되면서 파업 초창기 좀더 강력한 투쟁을 진행하지 못하게 됨. 파업 초기에는 조합원들이 투쟁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한방이면 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후 몇차례 투쟁을 거치면서 파업대오에서 빠지는 조합원이 늘어나게 된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파업대오에 남아있는 조합원들의 의식은 강화되었고, 때로 지도부의 의지보다 훨씬 강도 높은 투쟁을 요구하기도 했다.

3월 7일 두 번째 현장침탈 이후 농성장을 각 사업장에서 전주공설운동장 앞 주차장에 설치하고, 조합원 총회를 통해 장기투쟁에 대한 준비와 결의를 모으는 시간을 많이 가짐. 그렇지만 하루하루 파업기간이 길어지면서 각 지회별로 조합원 이탈이 가장 큰 문제였음.

이러한 상황에서 각 지회 간부들이 5월부터는 조합원들의 대거이탈을 막기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됨. 이러한 상황에서 지도부는 특단의 결단을 하게 되고, 3월 26일부터 고공단식농성을 진행하게 됨.

4.27 재보궐 선거에 맞춰 민주당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임. 분당을에 손학규가 출마하게 되면서 막판 강력한 압박수단으로 사용함.

조합원 일부가 분당을 선거구에서 상경투쟁 진행. 정동영 등과 문제해결 약속을 받고 내려옴.

민주당 압박 전술이 이번 파업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민주당을 압박하는 것이 옳은 전술이었는지는 좀더 평가해 보아야 할 지점이 있다. 민주당과 연계한 각종의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민주노총의 모습에 대해 여러 가지 논쟁이 진행되고 있고, 특히 전북지역의 경우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위치에 있었던 만큼 조합원들의 반발감이 상당했다.

그럼에도 파업이 장기화되고, 조합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상황, 그리고 투쟁전술이 고갈된 상황에서 다른 투쟁에서도 그렇지만, 정치권을 이용한 해결방안 마련이 현재 노동운동의 한계인가?

전주시청과 전북도청에 대한 압박투쟁은 파업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지속되었고, 시민대책위가 전주시청 앞에서 농성장을 설치하고, 끝까지 농성장을 사수하면서 힘을 실어주었다.

3월 26일부터 36일간 고공단식농성을 진행한 세명의 쟁대위원장의 투쟁이 합의를 이뤄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전주시청은 지속적으로 대체인력 및 대체차량을 투입했고, 마지막까지 변함없었다. 4월 25일 대체인력 불법판정과, 전주국제영화제가 개최되고 나서야 파업을 해결하자고 함.

② 사측 탄압에 대한 대응

사측은 민주노조 건설 직후부터 노조를 말살시키기 위해 온갖 탄압을 다했다. 어용노조와 결탁해서 조합원들을 협박하고, 작은 틈만 보여도 징계와 해고로 일관했다.

전북고속 7명과 호남고속 3명의 조합원이 해고됐고, 많은 조합원들이 중징계와 어용조합원들과 차별대우에 시달렸다.

이에 대해 노조는 각 사업장 내 집회, 사장 항의방문, 대시민 선전전을 통한 민주노조의 정당성을 알려내고, 강력한 투쟁으로 대응했다.

조합원들은 사측과 대면에서 이전 어용 시절과는 다르게 당당하게 맞섰고, 오히려 과도한 행동으로 징계를 자초하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졌다.

③ 법적 대응

조직화 초기에 노동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킬 목적으로 통상임금과 전별금, 최저임금 위반 등을 거론하고, 소송을 통해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선전하면서 일정정도 조직화에 도움이 되었는데, 결국 법적소송에 우위를 두게 될 경우 소송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100% 승리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음을 알게 되면서 실망감이 커지게 된다.

전북지역도 초기에 이런 방식의 조직화가 문제가 되었고, 이후 투쟁과정에서 법적 대응은 투쟁에 도움을 주는 보조적인 역할임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고 법적대응을 등한시하거나 하면 안 될 것이다.

통상임금 소송은 제일여객의 경우 30억원이 넘는 금액을 제기했는데, 1년 가까이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나머지 사업장도 모두 소송 중이다.

사측의 교섭거부에 맞서 ‘단체교섭응낙가처분’을 제기했고, 모두 승소했다. 하지만 사측은 교섭해태로 일관했다.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많은 조합원들이 부당해고로 판명되었으며, 여전히 진행 중임.

사측은 업무방해와 불법파업이라는 이유로 간부들에 대한 현장출입금지 가처분과 조합원들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를 제기해 놓고 있다. 이는 합의서에 상호 취하하기로 했다.

사측과 시청의 대체인력 투입에 대해 ‘대체인력투입금지가처분’을 진행했고, 4월 25일 법원에서 사측에 대해서는 대체인력이 불법이고 합법적인 파업이라는 결정을 내림. 시청에 대해서는 대체인력만 불법이고 대체차량은 불법이 아니라고 판결함.

④ 채권발행 평가

장기파업으로 인한 생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대오유지를 위해 채권판매를 결정함.채권발행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100만원씩의 생계비를 지원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파업대오에서 이탈하려는 조합원 상당수가 끝까지 대오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전국에서 많은 조합원들이 채권을 구입해 주었고, 복귀 후 조합원들은 채권을 모두 변제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

⑤ 투쟁마무리

○ 합의과정에 대한 평가

어떤 투쟁이건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누가 더 조급한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전북지역 버스파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조급한 것은 역시 노조측이었다. 조합원들의 이탈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해 현장에서 상당한 부담을 토로했고, 공공연하게 4월말까지 마무리한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었다.

이미 수차례 요구안을 저하시켜온 노조의 입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내용, 즉 조합원들이 현장에 복귀하더라도 이후를 기약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또한 투쟁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이 7개 사업장 공동타결이었는데, 전북고속은 계속적으로 합의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투쟁본부에서는 조합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거의 매일 총회를 개최하면서 교육을 하고, 공동타결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미 시내버스 내부에서는 별도타결에 대한 의견이 대두되고 있었다.

4월 25일전에 민주당의 주선으로 일정정도 합의문 작성까지 갔다가 어용노조가 4월 22일 불법적으로(!!) 승무거부를 했고, 사측놈들이 다시 한번 합의문 작성을 거부하면서 교섭이 결렬되었다.

투쟁본부에서 별도타결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고, 현재 상황을 고려해서 시내버스 타결 후 그것을 통해 황의종사장을 압박해서 합의문을 작성하기로 하고, 시내버스 먼저 합의하기로 결정함.

4월 25일 법원의 불법 대체근로 판결이 있은 직후 교섭이 급진전되었고, 결국 합의문을 작성하기에 이름.

합의문은 5개 사업장(제일여객/호남고속/전일여객/신성여객/시민여객)만 작성했고, 부안스마일교통은 별로로 합의문을 작성했다. 전북고속은 황의종사장이 끝까지 합의를 거부하면서 작성하지 못함.

총회결과는 투쟁경과 참조

○ 합의내용에 대한 평가

합의내용은 1) 노조사무실, 전임자, 조합비공제 등은 현장 복귀 후 교섭을 통해 제공하기로 함, 2) 노사양측이 제기한 각종 민형사상 사건은 모두 취하. 단, 임금관련된 소송은 제외함, 3) 합의문 이행을 위해 월 3회 교섭을 진행함. 4) 이후 임단협교섭에 성실히 임하기로 함 등임.

합의내용 자체는 어쩌면 터무니없는 내용일지도 모른다. 뭐 이런 합의문을 가지고 파업을 풀었나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쟁경험도 없고, 민주노조란 말 하나만 듣고 끝까지 달려와 준 조합원들은 여전히 건강하다.

현재 전북지역버스노동자들은 합의문 이행을 위한 교섭을 진행 중이고, 이후 임단협을 진행할 것이다.

5. 투쟁은 지속된다.

전북지역버스노동자들의 파업은 145일에서 멈추지 않았다. 전북고속조합원들이 계속 파업 중이기 때문이다. 함께 투쟁했던 모든 조합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사측은 현장에 복귀했으니 자신들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전으로 다시 돌리기 위해 조금씩 더 옥죄면 될 거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파업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얼마나 어떻게 단련되었는지 저들은 잘 모를 것이다.

이번 파업은 조합원들을 적극적으로 만들었다. 비조합원들을 조직화하고, 전북고속 투쟁에 연대하고, 노조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파업을 통해 조합원들은 용역깡패에 맞서고, 두차례에 걸친 폭력경찰의 현장침탈에 당당하게 맞서고, 전주시청 앞에 진을 치고 조합원들의 출입을 막고 서있던 폭력경찰과 공무원들과 맞서면서 투쟁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향후 투쟁과정에서도 어느 현장보다도 앞장서서 투쟁하는 조직이 될 것이다.

노동조합이 지부장이나 위원장의 감투용이나 돈벌이용이거나 조합원을 통제하면서 사측과 결탁해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는 것으로만 보아왔던 조합원들이 민주노조를 경험하면서 자신의 계급성을 일깨운 투쟁이다.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많은 사업장에서 민주노조 건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의 투쟁이 이러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어용노조 민주화를 염원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는데, 민주노조운동이 위기라고 말하면서 한국노총과 연대를 시도하거나 그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모습이 안타깝다.

이번 투쟁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 중에 버스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연대투쟁을 빼놓을 수 없다. 파업사업장끼리 연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전주코아백화점’조합원들이 장기파업에 대해 현장 침탈할 때마다, 크고 작은 집회때마다 빼놓지 않고 참가함으로서 연대투쟁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민주노총전북본부는 투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직 간의 불만이 있을 수 있음에도 산별노조 주도의 투쟁을 끝까지 지지해 주었다. 앞으로 전북지역버스노동자들의 투쟁과정에서 지역본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므로 투쟁이든, 사업이든 지역중심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더 많은 지점들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지만, 그러한 지점들은 현장토론을 거쳐 온전한 평가서를 통해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

전북고속 투쟁이 승리로 마무리되고, 현장에 민주노조가 뿌리내리기 위해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사업장이 조직되고, 민주적이고, 계급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동지들이 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