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는 추모로 끝나는 것들이 아닙니다.

박경석 (노들장애인야학 교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예, 저는 박경석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제가 오늘 추모제 발언을, 여는 발언을 하게 됐는데요. 과연 여는 발언을 해야되는 위치에 있는지 참 마음이 좀 아픕니다. 이덕인 열사가 돌아가실 때, 95년도입니다. 저는 83년도에 장애를 입고 장애에 대한 문제들을 전혀 몰랐던 시기입니다. 굉장히 착한 장애인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착하게 보이시죠? 그런데 장애인 문제와 관련해서 이덕인 열사와 함께 투쟁했던 박흥수 열사가 있습니다. 그 형님이 꼬셔가지고 그렇게 살면 안 된다, 그러면서 그래가지고 좇아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장애인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했던 것들은, 길거리에 바짝 엎드려서 한푼 줍쇼, 뭐 지하철에 잡혀서 앵벌이를 했었습니다. 그런 삶을 벗어나기 위해서, 그 당시 장애인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그러면 가진 건 없고 자본도 없고, 이 반쪽짜리 몸뚱이로 할 수 있는 것은 이 조그만 돈을 모아서 길거리에서 노점을 해서라도 좀 당당하게 살아보자, 라고 하면서 장애인 자립추진위원회를 만들고 노점을 시작했습니다. 청계천 8가에서 노점을 했고, 그리고 그러면서 길거리에서 납작 엎드려가지고 구걸하는 인생보다 그래도 내가 노동해서, 그래서 떳떳하게 살아보자라고 하면서 먹고사는 이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투쟁했던 선배들이 바로 박흥수 열사, 그리고 오늘 지금 추모하는 이덕인 열사입니다.

저는 아무 것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아암도에 또 이 노점상을 개척하기 위해서, 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라는 걸 만들기 위해서 아암도에 농성도 마루로 이런 데 올라가고 그래가지고 아 이렇게 해서 정말 변할 수 있을까, 그래서 혼자서 고민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덕인 열사가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암도, 그 인천의 병원에 좇아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자리를 지켰던 박흥수 열사가 있었고, 그리고 추모를 하고 나오는데 바로 그날 새벽에 경찰이 들이 닥쳐 가지고 이덕인 열사의 시체를 탈취해가고, 마음대로 부검하고, 그리고 의문사로 남겨버렸습니다, 그 때 그 뜻이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경찰들이 폭력적으로, 그래도 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 자그마한 길거리에 자리를 하나 만들어서 먹고살려고 했던 많은 사람들의 삶을 그렇게 짓밟고, 그 생존의 터마저 허락하지 않는 이 폭력적인 자본과 정권에 대항했던 그 선배들의 뜻을 그때는 몰랐지만, 그 분들의 투쟁들을 보면서 이제 분명히 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덕인 열사, 여전히 국민정부 지나고 참여정부 지나고, 그리고 민주화 됐다고 이야기하지만은 가난한 자들의 투쟁에 대해서 여전히 하찮게 취급하고 그 의문사조차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정권이 흘러서 이제 이명박 정권으로 왔습니다. 이 이명박 정권, 마찬가지로 15년 전을 더 후퇴시키는 정말 야만적인 정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야만적인 정권을 넘기 위해서 우리 이덕인 열사의 투쟁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기억하고, 더 큰 투쟁으로 나아가기 위한 단결을 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명박 정권, 그 당시 군사독재보다 더 야비하고 폭력적이고 교활하게 우리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지들 안 그렇습니까? 아주 독재적인 정부는 까부수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투쟁했습니다.

그런데 민주적 절차를 그런 걸 다 만들어가지고 이제는 자신이 직접적으로 나서는 게 아니라 뉴라이트니 뭐니 그러면서 영문을 찾아가면서 더 가난한 자들을 힘없는 자들을 아주 악질적으로 더 야비하게 탄압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저는 친서민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 친복지라고 합니다. 친서민, 친복지 이야기하면서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한테는 경찰 폭력으로 우리를 다스리고 있습니다. 인권이라고 합니다, 또, 인권 이야기하지 만은 이상한 놈들 인권위에 처박아놓고 자신의 정파적인 북한인권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입니다. 복지고 인권이고 이 피땀 흘려서, 투쟁해서 만든 그 가치들을, 복지의 가치, 인권의 가치들을 전부 다 가짜로 만들어버리는 바로 이명박 정부에 우리는 맞서고 있습니다.

열사는 추모로 끝나는 것들이 아니라 지금 현장에서 우리 힘을 합쳐서 반드시 투쟁을 통해서 이것을 넘어가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까? 가짜 복지,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가짜 인권,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조계사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관련해서 농성하고 있습니다. 의무부양제라는 독소조항을 만들어놓고 10년이 지난 기초법  아직도 개정하지 못하면서 그 독소조항 때문에 장애 아이를 둔 부모가 좌절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가족단위가 책임지지 못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국가적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거짓에 속아서 우리는 더욱 더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지금 이 현실입니다. 사회적 안전망, 국민기초생활보장법 10년은 지나서 만들어놨지 만은 가난한 자들은 더욱 더 가난하게 개같이 살게 만들고 가진 놈들은 더 가지는 이 양극화가 심화되는 투쟁에 이덕인 열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덕인 열사의 투쟁의 정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덕인 열사의 실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들을 가짜로 만드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서 이덕인 열사 오늘 추모한다면, 동지들 함께 투쟁합시다. 반드시 이번에 인권의 문제 그리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문제 이 문제 반드시 투쟁해서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가난한 자들의, 모든 사람들의 투쟁을 이렇게 춥지 만은 더 단결해서 더 알려나가고 이덕인 열사의 투쟁을 기억하면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투쟁!

열사를 가슴에 묻고 투쟁하자 했습니다.

유희 동지(노점노동연대 부위원장)

제가 이덕인 동지 추모식 때는 안 올려 그랬습니다. 15년 전 이날 사법고시 준비를 하면서 이 나라 법을 한번 바꿔보겠다고 한번 열심히 공부를 하던 덕인이가 어려운 부모를 돕겠다고 노점상을 시작해 보겠다고 아암도에 들어갔습니다. 저희 노점상 조직과 같이 그렇게 들어가서 열심히 싸우고 정말 이제는 먹으면서 벌어먹으면서 작은 장사라도 하면서 우리 부모님들 용돈도 드리면서 내가 하고 싶은 사법고시 공부를 하겠구나. 그 시험날짜가 며칠 안 남았다고 고민을 했어요.

그리고 망루에 들어가서 농성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서울에서 긴급회의를 하다가 노점상 하나가 죽어있다는 연락을 받고 급하게 내려왔습니다. 그날이 15년 전의 오늘이었습니다. 이덕인을 가슴에 묻고 그때부터 우리는 열사투쟁에 들어가서 몇 달에 걸쳐서 인천 길병원 정말 지긋지긋한 영안실에서 정말 그 많은 공권력들 그리고 너무 너무 많은 전과자들을 배출하고, 너무 너무 많은 학생들이 부상당하고 실명당하고 머리 터지고, 영안실에 들어와서 시신을 탈취해 갈 때도 저는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덕인을 가슴에 묻고 노제를 지낼 때에도 저는 그렇게 다짐을 했습니다. 거기서 사회를 보는 자리에서 제가 사회를 보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덕인아 그래 우리 민중들은 우리 부모들은 너의 동지들은 너를 평생 가슴에 묻고 너의 죽음의 의문이 풀릴 때까지 같이 열심히 투쟁해 주마. 이렇게 열심히 투쟁하면 너의 그런 의문은 풀릴 것이다’ 그리고 다짐을 하고 우리 열사를 모란공원에 묻었습니다. 물론 가슴에 묻고 부모님의 가슴에도 묻고 우리 동지들의 가슴에 그리고 많은 장애인의 가슴에도 묻고 그리고 열심히 투쟁하자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5년이란 세월이 지났습니다. 저는 맨날 이덕인 열사의 얘기는 듣습니다. 그렇지만 이덕인 열사의 추모제에는 도무지 갈 용기가 안 나서 이렇게 이 자리에 서지를 못했습니다. 열심히 투쟁을 못하고 여직 너의 의문이 그 죽음이 경찰에 두들겨 맞아서 갈기갈기 찢어져 들어왔다는 것을 누구한테도 해명을 못하고 있는데 내가 그 자리에 가서 또 일 년이 지난 다음에 덕인아 열심히 싸울게, 또 내년에 가서 그 자리에서 또 해명 못했는데 덕인아 열심히 싸울게. 제 자신이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도망치듯 십여 년의 세월을 도망쳤는데, 제가 잊어버렸다 생각을 했는데 어느날부터 제가 저녁에 잠이 안 오면 차를 몰고 아암도를 가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덕인이가 누워있던 그 자리와 우리들이 다시 들어가서 정말 삶의 보금자리를 만들자고 했던 아암도의 그 자리는 그대로 있습니다. 그 자리를 보면서 ‘덕인아, 이 자리는 그대로 있는데 정말 그 자리에 있던 경찰이나 전경이나 거기 있던 공무원들이나 십수년이 지나도 어떻게 양심선언을 할 줄 모르냐. 군대에서 간혹가다 나오는 군인들은 양심선언도 하고 세상을 다 뒤엎을 만큼 하기도 하는데, 너는 어쩜 귀신으로도 안 나타나서 이런 것 해명을 못하냐고’ 그렇게 혼자 넋두리를 하고 엊그저께도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이덕인 열사 추모제에 너무 너무 어머님이랑 아버님이 보고 싶어서 달려왔습니다. 우리 동지들이 이렇게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조금은 서글픕니다. 지금 여기에 우리 이덕인 동지를 묻은 동지들이라면 여기에 천만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여기 모여서 정말 죽음에 대한 의문사가 풀리지 않는다고 가슴에 묻고 싸워야 되는데 우리 장애인 동지들과 여러 동지들만 이렇게 보인 모습에서 정말 부모님께 죄송하게 생각하구요.

하... 제가 요새 다시 이 일을 시작하면서 노동이나 빈민들의 상태를 봤습니다. 정말 15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노동자가 분신해서 죽고 노동자가, 아니 빈민들도 죽고 철거민도 죽고 너무 많은 민중들이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도 변화가 된 게 없다’라는 거죠. 그것은 우리 남아있는 민중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동지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이 자리에 다음 해에는 우리 이덕인 뿐이 아닌 노들장애인야학,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저도 같이 하겠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우리 이덕인 열사에 대해서 보상심의위원회로 넘어갔다고 하더군요. 넘어갔는데 거기서 빠꾸를 맞았데요. ‘왜 그러냐’ 물어봤더니, 노점상이었기 때문에, 내가 먹고 산다는 노점상이 무엇이 죕니까? 내가 떳떳하게 도둑질 안 하고 남의 것 탈취 안 하고 사기 안 치고 그렇게 떳떳하게 노점이라도 해서 먹고 살겠다는 장애인이 뭐가 잘못이어서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도대체 빠꾸당했는지 그것을 위해서도 같이 우리 여러 동지들이 같이 합세해서 우리 유가협, 민가협 그리고 전체 이 땅의 민중, 동지라면 이 땅에서 정말 발을 딛고 싸울 수 있는, 투쟁하는 동지라면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사과연>

녹취: 임성지(자료회원, 새로고침 회원)

두 연설은 11월 19일 오후 3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있었던 장애인 빈민운동가 고 이덕인 열사의 15주기 추모제의 연설을 녹취한 것이다. 이덕인 열사의 투쟁을 알려내고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장애인․노점상․빈민의 투쟁을 알려내기 위해 연설 전체를 게재한다. 허락해주신 박경석, 유희 동지 그리고 영상을 만들어 녹취에 도움을 주신 <빈곤사회연대> 장호경 동지와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주신 <장애해방열사 단>의 김도경 동지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