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임덕영(회원)

[역자주 일본의 3월 15일 자《사상운동》의 기사입니다.]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상상을 넘어선 대참사가 되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로 최악의 사태가 된 곳에 원전 방사능 방출사고가 다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재민 지원에 전력을 쏟아야 할 순간에 커다란 족쇄가 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제2원전은 원전의 기본인 “정지, 냉각, 격리”에 실패하여 지금도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격납용기의 압력을 빼는 작업이나 해수의 주입으로 대량의 방사능을 포함한 수증기와 오염수가 주변으로 방출되고 있다. 피폭 문제가 시시각각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정부, 도쿄 전력은 방사능 환경방출에 대해 ‘당장은 건강에 문제없다’고 하는 한편, ‘계획정전’, ‘절전의 부탁말씀’ 등의 전력 부족선전으로 국민을 협박하고 원전을 정당화하면서 방사능 방출, 피폭문제로부터 관심을 돌리려 하고 있다. 거짓말과 은폐와 낙관론으로 사태를 축소시키고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라면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 규모를 강도(magnitude) 8.8에서 9.0(2배의 에너지를 의미한다)으로 수정하였다. 거대 지진이 세 번이 연동하여 발생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강도 7 이상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네 개의 판이 서로 맞물려 있는 일본 열도 전체의 단층 구조가 불안정해 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력한 인간이 지진이나 쓰나미는 막을 수는 없지만, 원전은 막을 수 있다. 원전 지진피해를 막는 것은 원전을 없애는 것 이외에 방법은 없다. 파국적인 방사능 사고보다는 정전을 하는 편이 더 낫다.

지금까지 원전 재해의 위험을 경시하고 오로지 원전 추진을 주창해온 정부, 전력회사, 미디어, 어용학자의 책임은 지극히 무겁다. 태생이 원폭이며 목적도 핵무장(의 잠재능력을 갖는 것)인 원전과 핵연료 사이클 정책은 인간사회에 대해, 환경에 대해 유해 그 자체이다. 지금이야 말로 원전의 본성을 인식하고 반대의 큰 목소리를 높여 나가자!

생명을 위협하는 원자력 문제는 국경이나 입장을 넘어선 문제이다. 원자력은 인류가 사용해야 할 에너지가 아니다. 모든 원전 추진국 정부, 원자력 관련 기업에 대하여 국제적 연대로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 나가자!

원전 재해 다음날인 12일, 도쿄전력, 원자력 안전·보안원의 책임을 묻는 항의 행동이 진행되어 다음과 같이 보고한다.

“도쿄전력은 사업자가 책임을 지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개하라!” 라는 요구 행동이 민들레 집(たんぽぽ舎)의 긴급 호소로 12일 오후 1시부터 도쿄전력 본사 앞에서 진행되었다. 언론 관계자(도쿄신문, 아사히 신문, 일본 텔레비젼, 레이버 넷)를 포함 16인이 달려왔다. 도쿄전력 측은 ‘여러가지 대응에 쫓겨 시민의 질문에 응하는 체계가 없다’라며 이후 교섭 자리를 만든다고 하여, 당일에는 홍보부 담당자에게 요구서를 읽은 후 손수 전달하고 구두 신청만을 하였다. 요구 내용은,

① 원전은 대지진에 버틸 수 없고 사람의 힘으로 제어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라는 우리들이 예전부터 지적한 내용들이 후쿠시마 제1, 제2 원전에서 발생하였다. 도쿄 전력은 원전을 안전하게 운전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확실하게 드러난 이상, 즉각 원전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

② 여전한 은폐 관행으로 사업자로서의 정보공개, 설명책임을 수행하지 않고 있다. 실시간으로 1차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

③ 운전 40년의 노후원전을 계속 가동해서 발생한 사고이기도 하므로, 그 책임을 묻는다.

연이어 오전 2시부터 경제산업성 별관에서 “원전, 멈춰라” 행동이 “플루토늄 따위 필요 없다” “후쿠시마 노후 원전을 생각하는 모임”의 호소로 이루어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의 노심융해(炉心溶融)가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안원 발표 직후였으며, 참가자는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여 긴급 항의행동을 하였다. 후쿠시마 원전 현지에서는 사망자, 부상자가 나오고 있다는 정보가 있고 방사능 소용돌이 안에 지금 막 죽음의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는 작업원의 가혹한 상황이 추정되었다. 원전을 추진하고 그러한 사태를 초래한 책임, 주민에게 피난을 지시한 시점의 부적절함 등에 대해 보안원을 비판하고 원자력 정책의 잘못을 인정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또한 동일본 거대 지진에 연동해서 동해, 동남해, 남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과 기타 직하형(直下形) 지진이 유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전국의 원전 정지, 특히 동해진원지역의 바로 위에 세워진 하마오카(浜岡) 원전의 즉각 정지를 강력히 호소했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