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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권두시> 여름밤의 평화 |
| 글쓴이 |
신디(辛笛, 신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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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36 |
| 날짜 |
2011-07-15 |
조회수 |
2316 |
추천수 |
125 |
| 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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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전차가 공장으로 돌아오자
도시의 심장이 멈추고 전차는 부자연스럽게 경련을 일으킨다
길가의 높고 큰 나무 그림자는
작렬하는 햇볕 속에서는 행인들의 오아시스이지만
이 순간 머리숱이 새까만 아이들이 되어
손을 잡고 양옆으로 나란히 하고
가로등 아래 서서 흔들거리며
천지가 유유(悠悠)하다고 알려준다
공업사회는 바야흐로 혼돈의 원시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며
하루가 뜨거웠다고 알려준다
달이 하얀 김을 내쉬어도 두렵지 않고
남방은 저녁이 되면 바람도 있다
적막한 것은 네온사인 빛일 뿐 인파(人波)는 아니다
삼삼오오 무더기를 이루고
웃통을 벗은 사람들이 흡사 올챙이들처럼
흩어지고 모여든다
네거리는 향촌의 야시장을 이루어
8년을 질식하고도 9년을 향해 나아가려는 마음을
사람들은 일시에 다 내려놓은 듯이
더위를 식히려는 의지 속에서 일제히 헤엄친다
내일 지폐가 또 몇 할 떨어진다 해도 무슨 상관이랴
아 지금은 여름밤의 평화
지금은 하루 종일 고되게 일해도 한끼 배 채울 뿐인
인민대중의 평안한 밤이다
경애하는 동지
당신의 질투 때문이 아니라면
어찌 그들에게 근육과 관절을 풀고
이 하룻밤의 시원함을 즐기지 못하게 할 수 있는가?
당신의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면
어찌 평화는 상상치 못할 곳에 영원히 숨어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보시오 설령 거무스름한 지평선에는 번개가 있지만
그대도 이 자리 이 순간에
그들의 단순함과 사랑스러움을 조금도 느끼지 않는가?
청진기로 잘 들어 보라
그들의 마음은 도대체 평화를 원하는가 아니면 폭풍을 원하는가?
잘하고 못하고는 오로지 당신에게 달렸으니
8년 전쟁이 끝난 뒤 첫 번째 여름밤에
인민대중의 선량하고 고요한 얼굴을 보시오
이를 보았다면
당신이 양심만 있으면
그들이 주먹을 휘두르고 이를 가는 분노를 보기보다
당연히 천만 배 더 즐겁지 않겠는가
▷ 1946년 6월 30일 반동파가 해방구를 공격하고, 휴전기한이 끝난 저녁, 평화에 대한 희망이 아직 다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신문에 실린 것을 읽고 난 뒤
해설: 중국은 1937년부터 8년간의 항일전쟁을 치르고 승리한 뒤 약간의 휴전기간을 거치고 1946년 여름부터 국공내전에 돌입한다. 이 때 시인은 평화를 갈망하는 인민대중의 열망을 여름밤의 평화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이 시를 통해 공산당군을 공격하며 내전을 일으켜 인민대중의 평화를 깨뜨리려는 국민당 정권을 고발하고 있다.
출처: ≪신적시선≫, 홍석표, 문이재, 2005, pp. 6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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