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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권두시> 천 일하고도 이백 일-재능교육 노조 촛불문화제에 부쳐 |
| 글쓴이 |
박일환 |
E-mai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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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32 |
| 날짜 |
2011-05-04 |
조회수 |
1848 |
추천수 |
91 |
| 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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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사월이다
산자락마다 흐드러진 저 붉은 꽃
핏빛 진달래라는 말 선연히 사무치는
봄이다 천이백 일이다
누구는 화전이나 부쳐 먹고 싶다지만
하루에 한 장씩
핏빛 진달래꽃 떼어내어
치욕에 버무려 먹으며 버텨온
천 일하고도 이백 일이다
핏빛 울음 사무치는 두견이도
목이 쉬어 도망가 버리고 말,
꺾이지 말아라, 무릎 꿇지 말아라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조차 귀막아버리고 싶었던,
핏빛 진달래
피고 지고 또다시 피고 지는
봄이다 사월이다
서러워
분노조차 차마 서러워
이대로 돌아설 수 없는 천 일하고도 이백 일이다
죽어 꽃으로 피어나더라도
발아래 짓밟히는 꽃으로는 태어나지 않겠다고
핏물이 배어 나오도록 이빨 앙다무는
봄이다
사월이다
천 일하고도 이백 일이다
*박일환 : 1961년생. 1997년에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 시집 <푸른 삼각뿔>, <끊어진 현>이 있으며, 현실주의 문학운동 집단 ‘리얼리스트100’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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