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자본주의 세상이 세계 경제 침체에 휩싸이면서 그 일환으로 중국 경제도 둔화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스스로의 내적 자본주의 모순에도 시달리고 있다.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이 침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결정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바로 “개혁과 개방" 노선에 의해 보시라이를 필두로 한 공산당 내 세력에 대한 정치적 숙청이 막 자행된 그 순간, 이 결정이 이루어질 것이다. 보시라이 그룹은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키길 원한 이들에 대항하여 국유부문, 경제의 계획 부문을 강화하고자 했다.

보시라이 숙청 사건은 원자바오 총리가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3월 14일 기자회견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충칭시 전 공안국장인 왕리쥔이 청두 시 미 영사관에 가서 보시라이를 고발하겠다며 미국 관료들에게 문서를 보여준 "사건"을 놓고 보시라이를 비난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스스로 “왕리쥔 사건"이라 칭한 이 사건을 더 넓은 의제와 연결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총리는 충칭 시와 왕리쥔이 영사관으로 도피한 사건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우리는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이루기 위한 주요 결정을 내렸다. 중국의 미래와 운명에 아주 결정적인 결정이다." 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4월26일)

하지만 원자바오와 그가 이끌고 있는 “개혁과 개방" 흐름은 현재 엄연한 모순에 직면해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 대한 의존을 심화하고, 제국주의 기업의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현재 중국의 침체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반대로 지도부가 현재의 길을 뒤집어 국유은행과 국유기업들에 대한 계획된 국가 투자를 강화해 자본주의가 중국에 끼친 영향에 대응할 것인가?

확산되는 세계 자본주의 경제 침체

지금 당장 인도 경제가 침체되고 있고, 브라질 경제도 그렇다. 이것은 미국과 일본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유럽의 전면적 하락세의 결과이다. 중국도, 세계 자본주의와의 부분적 결합 관계를 고려했을 때, 이 전개에 의해 심각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사실은, 어떤 방법으로 이 침체로부터 중국 경제 및 중국 노동자, 농민을 보호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날카롭게 던진다. 지도부가 자본주의 시장에 매달릴 것인가? 아니면 뒤로 물러서서 국가 투자, 계획을 강화하고 더불어 2008~09년 위기 때 공산당이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을 대중들을 지원할 것인가?

물론 당시 공황은 훨씬 격렬하고 심각했다. 광둥, 저장 등 동부의 수출 기반 지역에서 약 2천만의 제조업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세계 자본주의가 야기한 당시 공황에 대응하기 위해 공산당이 취한 조치는 같은 수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황기 동안 인민들의 수입을 증대시키기 위한 방대하고 효과적인 조치였다. (제2부, <중국에서의 투쟁: 자본주의 공황 대 계획¹⁾>을 보라)

≪뉴욕타임즈≫는 5월 13일자 기사에서 현재의 침체를 이렇게 묘사했다. “중국 해관총서²⁾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월에 비해 올 4월 수입량 증가는 사실상 정지됐다." 이같은 전개는, 원료, 컴퓨터 칩, 정밀 공장 설비, 기타 고급 제품 등의 수입에 산업화를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경제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것이다.

“4월 중국의 수출 증가 속도 역시 예상치의 절반에 머물렀다.”

“베이징의 국가통계국이 금요일에 내놓은 수치 역시 4월 산업 생산, 고정자산 투자, 소매 판매량의 증가 속도가 예상치보다 낮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민은행이 내놓은 별도의 수치에서도 역시 은행 대출의 성장이 둔화된 것을 볼 수 있다.”

“인민은행은 배후에서 은행들의 대출을 용이하게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규대출액은 올해 중국의 최저수준이었던 3월의 10억 1천만 위안에 비해 4월에는 6억 8100만 위안으로 떨어졌다.”

시티은행 중국 전략가 헤웨이셍은 이것이 은행의 자금 부족보다는 대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은행에는 빌려줄 돈이 있습니다. 문제는 기업들이 이윤이 보이는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하기에 빌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죠." (<월스트리트저널>, 5월 11일)

인민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쓰고 있는 것과 유사한 부르주아 통화 기법을 사용해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민간 자본가들에게 빌려줄 자금을 더 풍부히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추가 투자에 이윤을 기대할 수 없기에 돈을 빌릴 마음이 없다.

보시라이를 물리치고 책임자의 자리에 앉은 “개혁가들"

중국 최고 경제 각료 중에는 원자바오 총리와 인민은행장 저우샤오촨이 있다. 저우샤오촨은 확실히 “개혁과 개방" 그룹에 속해 있다. 그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미 대화에서 미 재무부 장관 티머시 가이트너에게 미국 수출 자본이 중국 시장에 더 쉽게 진입할 수 있고 중국 제품들이 더 비싸게 수출될 수 있도록 위안화를 절상하라는 미국의 장기간에 걸친 압력에 항복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뉴욕타임즈≫는 5월 3일 기사에서 이렇게 저우샤오촨을 인용했다. “두 나라는 공통된 관점이 있습니다. 둘 다 환율이 시장 시스템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거죠."

기사는 다음과 같이 계속된다. “관료들은, 긴밀한 대화 결과인 최근 중국의 정책 변화가 외자 유치와 시장 자유화를 이끌어 낸 바에 대해 칭찬을 받았습니다."

정책 입안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인물은, 원자바오에 이어 총리직을 승계할 것으로 보이는 리커창이다.

독일어 신문 ≪도이치 벨트≫³⁾는 온라인 판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중국 부총리 리커창은 2010년 로버트 졸릭(세계은행 총재)"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2030' 보고서를 의뢰했다. 리커창은 경제 정책을 관장하고, 2013년에는 총리실에 입성할 가장 촉망받는 후보로 꼽힌다. 세계은행 보고서의 초점은 에너지, 원료, 통신, 사회기반을 제어하는 국유기업에 맞춰져 있다. 이들이 공공 부문을 지배한다.

“세계은행은 독립적인 외부 관리자를 통해서 국유 기업을 감독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보았다. 관리자들은 이들 기업들의 시장 경제 규칙에 따른 운영을 통해 정치적 독립성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다. 중복 단위들은 매각하여 사유부분의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 여기 덧붙여 졸릭은 중국이 사유 기업에 대한 규제와 장애물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계은행이 다가오는 위기를 중국에 경고” www.dw.de, 2월 29일)

당 기구에서, 중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위급 "개혁" 관료들이 ― 시장을 제한하길 원하고 국가의 투자와 심화되는 불평등의 퇴치를 우선시 하는 좌익 세력과의 전투에서 ― 일시적으로 승리했다는 사실은 상황의 위험한 국면이다. 지금이 바로 반자본주의적 접근이 긴급히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 개입이 해답

모든 종류의 투자, 소매 판매, 수출, 수입, 전기 에너지 생산, 건설, 은행 대출 등이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집값 버블에 대처해야 하는 중국 경제를 고려할 때, 자본주의 시장을 조작하는 것은 경제에 대한 부정적 처방이고 잠재적으로 노동자 농민들을 고난으로 밀어넣을 것이다. 중국이 08~09년 공황기에 대처했던 거대한 계획, 국유 기업의 적극적 개입, 최저 소득 층의 수입 향상 등의 진보적, 개입주의적 방식과 비교해 보면 부르주아 통화 기법을 이용해 침체에 맞서 싸우는 것은 극단적인 후퇴이다.

자본가들을 위해 낮은 이자율로 경제를 자극하거나 감세를 촉진하려 드는 것은 이미 나쁜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대중의 안녕을 보장하고 국가적 개발에 도움이 되는 계획된, 사회적으로 유효한 투자를 통해 경제 침체를 극복하는 것이 현시점 침체에 대한 가장 좋은 약이다.

오히려, 지금 전개되고 있는 침체는, 보시라이로 대표되는, 시장을 규제하고, 국가의 개입을 강조하고, 커져가는 경제적 불평등을 퇴치하길 원하는 좌익 세력들의 정당성을 보여준다.

물론 장기적으로 봐서 필요한 것은, 사회주의로의 총체적 복귀와 “시장 사회주의"라는 거짓 이름 아래 분칠한 자본주의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과 사회주의 사회는 전혀 조화할 수 없으며 무기한 공존할 수 없다.

희망적인 것은 좌파가 현재의 경제 둔화를 이용해 재결집하고 자본주의 고유의 국제적, 그리고 국내적 주기적 공황을 지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익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계속하고, 자본주의 시장에 의존하는 것을 벗어날 수 있는 경로를 계획하기 시작하고, 노동자 농민의 권력을 포함해 사회주의 규범들을 부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7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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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침체와 중국의 권력 투쟁⁴⁾ * ― 임박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프레드 골드슈타인

번역: 임경민(회원)

http://www.workers.org/2012/world/china_0524/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