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임경민(회원)

[편집자 주: 미국의 “노동자세상당의 2012년 4월 19일자 기사이다. 원문은  http://www.workers.org/2012/world/china_0426/ 에 있다.]

경제와 정치에서 자본주의화(사회적 적대 ― 역자)가 심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중국 사회 수뇌부에서의 좌-우 정치 투쟁을 은폐하는 연막을 치기 위해서,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부는 전력을 다해 보시라이를 무너뜨리려는 비방 캠페인을 시도하고 있다.

보시라이는 기율위반으로 기소되었다. 그는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배우자 구카이라이는 영국인 사업가 네일 헤이우드의 죽음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고 있다.

≪인민일보≫(중국공산당 공식기관지 ― 역자)는 4월 12일자로 1면 사설을 내보냈고, 중국의 모든 매스컴에서 이 내용을 다루었다. 이 사설은 인민들에게 "후진타오 총서기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높은 수준의 이념적 통일을 유지하고, 중국식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게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우리는 중국의 개혁, 개발과 안정, 모든 측면에서 적절히 번영하는 사회(전면적 소강사회<小康社會> ― 역자) 건설에서의 새로운 성취, 사회주의 현대화 추진의 가속 등과 관련된  유리한 정세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하며, 따라서 (올가을 예정된 ― 역자) 18대 전국대표회의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기소 사태가 벌어지고, 구카이라이의 부패에 대한 암시, 소위 폭로가 이어졌다.

이러한 전례없는 공세로 보아 확실한 점은 당 최고지도부가, 중앙위원회 내에서든 인민대중들의 앞에서든, 중국의 향후 진로에 대해 정치적이나 이념적인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진짜 문제는 바로 ― 노동자 농민의 생활수준과 사회 복지수준을 높이고 마오주의 문화를 부활시키려는 ― 보시라이의 충칭 모델 자체이다.

지도부 내의 자본주의적 개혁을 주장하는 분파는, 보시라이가 "사회주의 가치"를 강조하고, 부패한 당과 정부의 관료들과 범죄적 분자들과 결탁하고 있는 기업가들을 소탕하면서, 보시라이 모델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가 확산되고 있는 사태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보시라이는 많은 적을 만들게 됐다.

한 중국 전문가는 이번 사건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개혁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의 문제다." 싱가포르 국립대의 동아시아 연구소 소장인 정융녠의 말이다. (≪뉴욕타임즈≫, 3월 21일자)

중국이 직면한 중차대한 문제

이 문제는 정치를 소멸시켜버린 현재의 캠페인(보시라이 축출, 비방 등 ― 역자)의 기저에 깔려 있는 문제다. 지도부는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중차대한 문제를 회피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자본주의의 완전한 복구로 치닫을 것인가, 아니면 그 노선을 제압하고 30년 이상에 걸친 고삐 풀린 자본주의에 의해 초래된 인민들과 사회주의 체제가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시도를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문제 말이다. 이것은 중국의 노동자 농민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노동자 계급에게 최우선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반면, 당 지도부는 투쟁을 ― 보시라이 및 그 정치적 지지자들과 "더욱 개방하고 개혁"할 것을 당에 요구하는 퇴임을 앞둔 원자바오 총리가 이끄는 정파 사이의 투쟁― 협소한 부패 문제로 축소하며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판 고르바쵸프인 우익의 의제들을 사람들의 눈 밖으로 치워버린 것이다.

우익의 의제

국유은행과 국유기업들을 침식하고, 중국 은행들을 세계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에 더 완전히 통합시키고, 사적 자본의 금융업무에 대한 규제를 풀고, 부르주아 민주주의 형태를 밀어붙이고, 국가기구 내에서 부르주아 분자들에게 더 큰 권위를 허용하는 것 등이 이들의 의제들이다.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2007년 시작된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질없는 싸움을 하면서, 겨우 머리를 물 밖으로 내어놓고 숨을 헐떡이고 있다. 비틀거리는 자본주의 체제가 잠시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1989~91년 사이에 벌어진 쏘련과 동구권의 붕괴였다. 1991~92년 사이 미국자본주의의 고용없는 경기 회복은 노동자들은 물론 (자본주의 ― 역자) 시스템까지 나락으로 떨어뜨렸지만, 쏘련의 붕괴로 인해 그 이후로도 17년간이나 경제 확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세계 제국주의 기구는 중국에서 자신의 이해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오늘날 세계 부르주아지들은 같은 희망을 품고 중국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을 자본주의 국가로 더욱더 변형시키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2009년의 소위 "회복" 이후, 새로운 공황을 코앞에 두고 위태롭게 서 있다. 이 체제는 자본의 과잉과 시장부족과 만성적 과잉생산으로 병들어 있다. 금융 자본은 알고 있듯이, 중국을 공략하는 것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 거대한 이윤을 남겨주고 공황의 무게를 덜 수 있게 할 것이다.

자본주의 지배 계급은 중국공산당의 지도부가 바뀌는 결정적인 시점에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보시라이는 그들의 진로를 방해하고 있었다.

지난 기사에서 우리는 "중국 2030" 이라는 세계 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 국무원의 발전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작성한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2월 28일자 기사를 통해서 해당 보고서를 다루고 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발전연구센터는 정책 자문을 통해서 정부를 지원하는 영향력 있는 기관이다. 중국 재정부도 관여하였다. 내년에 원자바오의 총리직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는 국무원 상무부총리 리커창이, 공무원과 은행 간의 이 보고서의 공동작업을 조직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은행 스스로 2월 27일자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 보고서는 정부의 역할을 시스템, 규칙, 법률에 좀더 집중하도록 재정의함으로써 효율적인 생산을 신장시키고 경쟁을 촉진하며 리스크를 줄이도록 할 것이다. 국유기업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특정 산업에서 독점체들을 분리하며, 기업소유권을 다각화하고, 사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중소기업이 금융에의 접근을 용이하게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개혁은 반드시, 은행 시스템을 상업화하고, 점차적으로 (정부의 ― 역자) 이자율 관리를 배제하고, 자본시장을 심화하고, 독립적이고 강력한 규제 기관을 설립하여 중국의 금융 부문을 세계 금융 시스템과 종국에는 통합시키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 향후 20년간 적절한 연계 로드맵을 가지고 결정적이고 포괄적이며 잘 조절된 금융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 시장 원칙에 따르도록 이자율을 해방하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반혁명으로 가는 로드맵

이것이 이른바 총체적인 자본주의 반혁명을 위한 "개혁" 로드맵이다.

세계 자본가들의 압력이 보시라이와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은 놀랄 일도 아니다.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은 보시라이 일가의 혐의 사실에 대해 쉴새 없이 보도를 하고 있다. 중국의 법적 절차, 정보의 흐름, 통신 수단에 대한 통제권은 모두 보시라이에 적대적인 정치집단의 손아귀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중국 경제의 지휘부에 있는 보시라이가, 자본주의 시장의 역할을 심화시키는 반대했기 때문에, 그 적대 세력은 보시라이를 파괴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모든 고발 내용, 모든 가십거리, 모든 비유와 증거도 없는 혐의가 세계 자본주의의 마이크를 통해서 글자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보시라이의 사건에 어떤 사실이 있든지, 설사 그 사실이 드러난다고 해도, 중국 최상위층에는 부패와 특권이라는 널리 퍼져있다는 사실을 덮지는 못할 것이다. 덩샤오핑 초기 시절부터 당 고위 간부의 자녀들은 서구의 일류 교육 기관으로 유학하고 있다. 당관리들은 경제 개발의 이득을 개인적으로 착복한다. 보시라이 일가에게 행해지는 것처럼, 18대 당 대회와 지도부 교체를 앞둔 결정적인 시점에서, 이미 널리 공표된 전국적인 "반부패" 캠페인을 촉진하는 것은 전적으로 임의적이며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이뤄지는 일이다.

≪뉴욕타임즈≫는 4월 12일자 기사를 통해 이를 인정했다. "보시라이 일가에 대한 혐의를 발표하는 것은, 올 가을로 계획된 지도부 교체와 18대 당대회를 앞두고 보시라이를 숙청하기 위해 주의깊게 기획되었고 적절한 시점을 잰 것이 명백하다."

두드러지게 눈에 띠는 점은, 중국 내 자신들의 동맹이 공격받을 때마다 지배계급의 신문기자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써온 "권위주의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이번 경우에는 자본주의 매체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보시라이 일가에 대한 세심하게 조율된 공격이 매체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언론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다. 3월 중순 이래 42개의 웹사이트가 폐쇄시키고 21만개의 온라인 댓글이 삭제되는 등 공산당 당국이 자행한 "검열"에 대한 분노의 한마디도 찾을 수 없다. (≪뉴욕타임즈≫ 4월 14일자) 당국은 보시라이,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단어를 인터넷에서 없애고 있다.

시리아, 이란, 리비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그 외에도 그들이 뒤집어엎고 싶은 정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 대해서든 떠들어대던, 그 잘난 워싱턴과 월스트리트의 "민주주의"의 주창자들은, 보시라이 그룹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중국인민들이 듣게 할 "민주적 권리"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공산주의를 완전히 파괴하려는 부르주아 반체체 인사들을 중국 당국이 공격할 때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소리 높이던 "인권" 단체의 경건한 목소리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선의에서든 아니든, 우익에 맞서서 보시라이의 편에 서 있어야 할 노동자 권리 단체들은 어디에 있는가? 어찌 되었든, 충칭시 당 서기로서 보시라이는 자본주의 시장 발달과 연결된 경제 성장이 부과한 노동자 농민들의 가혹한 상태들을 완화하기 위해 싸운 인물이다.

확실히 해두자면, 보시라이는 원칙적으로 자본주의 관계에 반대한 것이 아니다; 그 역시도 "시장 사회주의" 모델의 추종자였다. 하지만 노동자 농민의 경제적, 사회적 혜택을 확장하고 "사회주의 가치"를 신장시키려 한 보시라이의 노력은 노동자 계급에게 유리한 것이었다. 원자바오와 보시라이 반대자들의 입장과 같은 자본주의 시장이 지배하도록 하는 반동 프로그램과 비교해 보라.

원자바오 총리가 반-보시라이 운동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정치적 출신성분과 중국에서의 정치 투쟁에서 그의 위치는 나중에 다루겠다. 일단은 1989년 천안문의 반혁명 폭동에 대해 공감을 표한 바가 있다는 사실만 말해두자.

원자바오는 보시라이 해임 발표 하루 전이자, 전국대표회의의 (개최―역자)결정이 난 이후인 3월 14일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보시라이를 향한 포문을 공개적으로 열었다. 원자바오는 "지금 중국의 개혁은 결정적인 단계에 들어섰다... 성공적인 정치 개혁이 없이는, 중국이 완전한 경제 개혁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며, 우리가 이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들도 모두 상실되어버릴 것이고, 중국 사회에서 새로이 생겨나는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1966~1976년의) 문화 대혁명 같은 역사적 비극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UPI.com, 3월 15일자)

원자바오는 최근 몇 년 간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의 정치 구조 개혁에 대해 연설해왔다고 언급하며 말하며,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자세하고 총체적으로 제시했다. 정치 개혁에 대한 자신의 장기적 관심은 "책임감에 대한 강력한 지각"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한 달 동안 문화 대혁명의 귀환과 마오쩌둥의 부활에 대한 문제는 논의에서 사라져버렸다. 주제가 부패로 넘어간 것이다. 실제로 원자바오는 기자회견 한 달 뒤인 4월 14일에 중앙위원회 신문인 ≪구시(求是)≫의 사설 머리기사를 써서 반부패 캠페인을 호소하고 부패한 사람들의 이름들을 폭로했다.

이번 투쟁은 문화 대혁명에 대한 반대로 시작했다가, 부패에 대한 투쟁으로 바뀌어 버렸다. 모두가 부정부패를 뿌리 뽑고 싶어는 하지만, 특별하게는 문화대혁명과 일반적으로는 마오주의의 부활이 대중들 앞에서 논의되는 이슈가 되는 것에 대한, 공포의 기미가 (주제를 바꿔치기하는 저들의 행태에서 ― 역자) 보인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 역자) 대중들은 아마 사회주의 가치의 부활을 두둔하고 사회주의와 중국 사회를 형성시키고 부흥시키는데 노동자들의 역할의 가능성과 당위성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의 투쟁, 4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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