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임경민(회원)

[편집자 주: 미국의 “노동자세상당”의 2012년 3월 27일자 기사이다. 원문은  http://www.workers.org/2012/world/china_0405/에 있다]

세계 자본주의 경제의 모순이 폭발하자, 그 영향은 중국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향후 어떠한 길로 나아갈 것인가,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생겨난 경제적,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고 해소할 것인가를 두고 벌어지는 투쟁들이 바로 중국 지도부에서의 분파투쟁의 본질인 것이다.

중국 경제는 두 개의 토대를 가지고 성장해오고 있다. 하나는 13억 인민을 아우르는 사회를 위해 생산력과 물질적 기초를 발전시키기 위한 중앙에서 계획된 지도(guidance)이다. 하지만 1978년 덩샤오핑과 주자파 노선이 승리한 이래, 중앙 정부는 자본주의와 자본주의 시장을 국가 발전의 도구로써 관리, 육성하기 위한 계획을 펼쳐왔다.

이후 이자율, 신용, 과세, 거대 국영기업을 통해, 거시적으로 사회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를 지도하고, 자본주의 발전을 육성해 온 것이 두번째 토대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발전이라는 것은 계급 착취, 불평등과 부패를 의미한다. 현재 진행되는 정치 투쟁은 이 모순이 어느 쪽으로 강화되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복잡한 주제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후속 기사를 통해서 논의하겠다. 일단은 중국의 소위 "개혁파"―그들 뒤에는 세계 제국주의와 국제 금융 자본의 열광적인 지원이 있다―가 국가의 개입과 계획과 중앙의 지도를 배제하고, 중국의 운명을 내외적으로 자본주의 시장에 맡기고 싶어 한다는 정도로만 해두자.

지난번 기사에서 보시라이가 충칭시 당 서기장 직에서 축출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사건은, 자본주의 시장체제를 사회 경제적 계획 및 국가 개입과 혼용하여, 날로 커져가는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이들과 대중의 필요를 강조하는 이들을 공격하는 일격이었다. 이러한 사람들은 중국공산당 내에는 물론 중국 전역에 걸쳐 존재하고 있다. 보시라이의 경우에 경제적 지향이 마오주의 문화와 사회주의적 가치를 되살리려는 인민의 시도와 결합했던 것이다.

오늘날 중국에서, 경제와 그 다양한 세부 영역에 걸친 거시적 방향에 대한 계획적 지도라는 개념은 1949년 위대한 중국 혁명의 승리 직후 도입된 직접적인 계획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 개념은 계획의 원칙들을 중국 경제의 전반적 발전을 달성하는 기본적인 틀로써 유지하려는 시도이다.

2011년~2015년 동안 진행되는 중국의 제12차 5개년계획에서 제시된 목표와 목적 몇가지를 살펴보면, 계획과 자본주의 시장의 무정부성 사이의 적대적 갈등을 아주 투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번 5개년계획은 2010년 10월에 기획되어 2011년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승인되었다.

중국 정부는 4조 위안(1587억 달러)¹⁾을 투자하여 7개의 신흥전략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바이오 기술, 신에너지, 최고급 제조업 장비, 에너지 보전과 환경 보호, 청정에너지 차량과 차세대 인터넷 기술, 이렇게 7가지이다. (APCO 월드와이드, 2010년 12월 10일자)

2011년 3월 4일자 뉴욕타임즈 기사에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이 실렸다.

* 경제 성장 단위당 에너지 사용량 19.1% 감축과 서비스 경제의 신속한 확장

* 국립나노기술연구소 1개소, 공학연구소 50개소, 국립공학실험실 32개소, 디지털TV와 초고속인터넷과 같은 기술에 초점을 둔 기타 연구소 56개소 건립

* 100만 킬로미터의 광섬유 케이블을 매설하고, 3500만 개의 광대역 통신 포트를 추가설치하여 총 2억 2300만 포트 달성

* 에너지 사용량 제한, 특히 석탄 소비 제한.

* 온실가스 배출을 측정하기 위한 고성능 통계식 감시 시스템 개발

* 하수처리플랜트의 건설 속행, 화석연료플랜트에 공해 제어 기능 개량, 저탄소도시 개발 시범프로젝트 진행

이전 5개년계획을 통해 중국은 5000킬로미터의 새로운 철도, 12만 킬로미터의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농촌지역에 23만 개소의 스포츠·피트니스 센터를 제공했으며, 891개소의 병원과 1,228개소의 의료 시설을 새로 짓거나 개선했다.

사회 복지라는 측면에서는, 최저임금, 의료 서비스, 그리고 다양한 복지 급여를 인상시켜 GDP 35%의 소비수준을 50~55%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거시적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순수한 사회주의 국가라면 노동자들은 정치적 권리로서 보장되는 기본적인 경제적 권리를 가질 것이다. 하지만 1978년 이후의 개혁 과정에서 그러한 권리들은 대체로 철회되었다.  대신 자본주의 시장의 환경―정부와 당관료들의 부패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노동자, 농민의 복지는 고난의 투쟁을 통해, 오직 국가의 개입을 통해서만, 느리고 고통스럽게 쌓아올려져야만 했다. (후속 기사에서 좀더 다뤄보겠다.)

중국 정부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가 아닌가는 사실 문제가 아니다. 그러한 포괄적인 사회 경제적 목표는 이윤동기의 자본가들과 상품 시장의 무정부성에 맡겨서는 달성될 수 없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장들은 최고의 이윤율만을 좇을 것이다. 자발적으로 임금을 결코 인상하거나 노동 조건을 개선하지도 않을 것이고, 병원, 의료 시설, 농촌에 운동 시설 따위는 이윤이 되지 않는 한 절대 짓지 않을 것이다.

2008~2009 자본주의 세계 공황에 대한 중국의 대응

국가에 의한 계획과 개입을 더욱 제한하려고 드는 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기 위해서는 2008년과 2009년 세계 자본주의 금융과 경제 공황을 겪으면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만 살펴보면 된다. 바로 자본주의 과잉생산 공황과 금융 붕괴가 중국을 덮친 시점이다.

광둥과 같은 해안 지역의 제조업을 중심으로 총 200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실직했다. 그 지역들은 제국주의 기업, 대만, 홍콩, 한국의 회사들, 기타 착취자들이 내륙 농촌 지역에서 넘치듯이 유입되는 저임금의 이주 노동력을 이용하려고 세운 특별경제구역이었다.

이시기 동안 세계 자본주의 생산량은 7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세계 각지의 수천만의 노동자들이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 그들 대부분은 지금도 실직 상태이다. 파산이 줄을 이었고, 자본주의 체제는 여전히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공황이 덮치자 중국의 중앙정부 계획자들은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미 2003년에 수립되었으나 다가올 미래에 실행하기로 했던 계획들까지 모두 앞당겨 실행했다.

유명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부르주아 중국 전문가 니콜라스 라르디는 2008-09년의 위기 동안 중국의 소비가 어떻게 실질적으로 성장했지, 어떻게 임금이 인상되고, 경제위기로 인한 해고로 쏟아져나온 실업자들을 받아주기 위해 정부가 어떻게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었는지를 설명한다.

“최근 거의 10년 만에 (중국의) GDP 확장이 가장 느렸던 1년 동안, 2009년에 어떻게 소비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그렇게 강력했는가? 농업부가 수행한 조사에서 특히 수출제조업의 중심부인 광둥성 등 남동부 해안지역에서 일자리가 2000만개 사라졌다고 밝힐 정도로, 수출지향적인 산업에서의 고용이 붕괴된 시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가? 2009년의 상대적으로 강력한 소비 증진은 몇가지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특히 건설 부문 등에 대한 투자의 급격한 증가로, 수출 부문에서의 실직의 많은 부분을 만회할 만한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전체적으로 2009년 한 해 동안 중국 도시 지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는 1100만개 정도로, 2008년의 1113만개에 거의 육박한다.

둘째, 고용성장은 약간 낮아진 반면, 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공식부문에서 12%의 명목 임금 인상이 있었고, 이전 5년간에 비해 몇 퍼센트 포인트만 뒤지는 수준이었다.(중국국가통계청 2010년 가을, 131 페이지) 실질 임금으로 계산하면 13%(인상―편집자)에 가깝다. 셋째, 중국 정부가 연금급여를 인상하고 최하소득자층을 위한 이전지출을 늘리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2009년 1월, 기업퇴직자들의 연금 월지급액을 10%, 120위안 정도 인상했는데, 이는 전년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5.9%에 비해 상당히 큰 폭이다. 이는 퇴직자에 대한 총급여를 약 750억 위안 만큼 증가시켰다. 민정부(The Ministry of Civil Affairs)는 2009년에 이전지출을 1/3 가량 늘려 7000만 명의 최하소득층을 위해 200억 위안을 추가집행했다. (민정부 2010)”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중국의 지속된 경제 성장", Kindle Locations 664-666,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중국철도부는 공황기에 착수되어 2020년까지 완공할 8개의 특별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이를 두고 "일국 내 여객 철로 프로젝트 중에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일 것"이라고 평했다. 이뿐만 아니라 여러 개발 프로젝트 중 초고압선 배전망 구축도 시작했다.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지점은 세계 자본주의의 무정부적 생산이 중국을 덮치는 와중에도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합리적이고 치밀하게 기획된 개발 계획을 통해 자본주의 시장의 무정부성을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계획들이 장기간의 대량 실업 위기에서 중국의 대중들을 방어했을 뿐 아니라, 전체 자본주의 세계의 수억 명의 노동자들이 과잉생산 공황으로 인해 무력하게 상처입고 있는 동안에도 중국 인민들의 삶을 질을 실질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향상시킨 것이다.

1949년 중국 사회주의 혁명으로 시작된, 맑스주의 용어로, 계획의 원칙들은―물론 지금은 "지도" 수준으로 희석되었지만―, 맑스가 노동가치법칙이라고 명명한, 자본주의 작동을 지배하는 바로 그 법칙을 극복했다고 하겠다. 중국 지도부들은 세계 자본주의 시장에 의존하는 자신들의 정책들이 초래한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서,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에 토대를 둔 합리적 계획의 사용을 강요받았고 그리고 실행할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2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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