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면서

이번 [노동자 교육 이야기 8]은 지난 1월 작성한 [노동자 교육 이야기 6 − 2011년 교육운동 포럼 소개 2]에 이어 교육운동 포럼을 세 번째로 소개¹⁾할까 한다.

지난 2011년 12월 서강대학교에서 진행되었던 2011년 교육운동 포럼은 전체적으로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을 했는데 1부 “비정규직 현황 및 조직화 방안”은 [노동자 교육이야기 5]와 [노동자 교육이야기 6] 등 2회에 걸쳐 소개를 했고, 이후 2부 “교육 공공성 실현화 방안” 관련해서는 [노동자 교육이야기] 8회, 9회, 10회 등 총 3회에 걸쳐 소개를 할 생각이다.

제1부 “비정규직 교사 현황 및 조직화 방안”과 제2부 “교육 공공성 실현화 방안(공교육 개편방안)”등 총 2부로 나누어 진행된 2011년 교육운동포럼은 특히 2부 “교육 공공성 실현화 방안(공교육 개편 방안)”에서 새로운 시대의 교육적 패러다임 변화를 전제로 발달과 협력에 기초한 새로운 교육체계로의 한국 교육 시스템의 전면적 변화를 요구하면서 1)유초중등 분야와 2) 대학 분야를 구분하여 제시 하였다.

이번에 교육운동포럼에서 제출한 공교육 개편안은 그간 진보 교육운동 진영이 경쟁교육, 시장화 교육이라 불리는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을 어떻게 어떠한 구조로 개편해야 할 것인가? 라는 고민의 지점에서 출발을 했으며, 2011년 교육운동포럼 자료집 인사말에도 제시했듯이 교육 공공성 실현 방안의 청사진을 제출했다고 자부하는 내용이다. 물론 교육운동포럼 당시 토론의 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완벽한 안으로 정리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으나 진보적 교육운동 진영이 하나의 목소리로 청사진을 제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가 있을 것이며,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교육 영역에 있어 하나의 구체적인 실천의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이번 [노동자 교육 이야기 8]은 2011년 교육운동포럼 2부 “교육 혁명을 위한 공교육 개편안” 중 총론으로 제출된 내용에 대해 소개를 하겠다.

2. 교육운동 포럼 2부 ‘총론’에 대한 소개

“교육혁명을 위한 공교육 개편안”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2011년 교육운동포럼 2부는 전체적으로 총론과 유초중등 및 대학으로 구분하여 진행을 하였다. 총론 관련해서는 전체 참가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토론을 진행했으며 유초중등과 대학 분야는 장소를 구분하여 진행을 하였다. 총론의 핵심적 내용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교육적 패러다임의 변화와 이에 근거한 전면적 교육 시스템의 전환 그리고 전환의 내용은 발달과 협력에 기초한 새로운 교육체제 구상이었다. 교육혁명연구위원회 총론팀(이하 총론팀) 이름으로 제출된 총론은 1) 새로운 시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2) 한국 교육 진단, 3) 새로운 교육 체계의 상으로 구분을 하여 제출 하였다.

우선 첫 번째 새로운 시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라는 제목으로 제출한 총론1 은 “왜 교육 혁명인가?” 라는 질문에 “새로운 시대의 요구와 교육”이라는 답으로 대신하고 있다.

총론팀은 지난 30년간 현대 사회를 지배해 왔던 시장 만능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선언하면서 ,신자유주의 시대 이후의 새로운 사회는 모두가 함께 평등하게 평화로운 상생의 시대, 인간다운 삶과 가치가 실현되는 문화의 시대,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관계 맺는 생태의 시대로 규정하였다.

또한 총론팀은 ‘교육’을 인간과 사회를 형성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심적인 활동으로 규정을 하고 신자유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교육으로 거듭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기존의 시장 만능주의 즉,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교육은 오직 경쟁과 시험으로 지식의 주입 속에 인간을 서열화 하고, 지배이데올로기를 정당화 하면서 인간 본연의 발달 가능성을 억제, 왜곡하면서 철저하게 국가와 자본의 도구가 되어 왔고 인간 개개인과 공동체의 민주적 발달에 거슬러 왔다면, 새로운 사회에서의 교육은 모든 인간이 자신의 발달을 최대한으로 실현하는 한편 이러한 사회 체제의 건설에 기여할 수 있는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총론팀은 한국 교육의 혁명적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그 근거로 1) 교육의 성격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 관점의 변화, 즉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청받고 있기 때문이고 2) 한국 교육의 진정한 변화는 시스템 자체가 변화될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며 3) 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통해 사회발전의 근본적 변화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라 하였다.

왜 교육 혁명인가? 라는 소제목에서 교육혁명연구위원회 총론팀은 발달과 협력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개편된 교육의 상으로 제시하였다. 발달과 협력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은 1) 도구주의적, 기능주의적 교육 패러다임에서 개인의 평생 발달을 출발점에 두고 인류 사회의 발전을 기획하는 것으로의 방향전환, 2) 협력 속에서 모든 개인의 전면적인 발달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3) 경쟁, 수동화, 무기력을 뛰어넘어 발달 지향적, 협력 지향적, 사회 재구성의 주체 형성 등 교육적 인간형의 변화를 제시하였다.

이후 총론팀은 총론1 마지막으로 2012년 공교육 개편안의 의의와 실천적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공교육 개편안에 대한 활용도를 이야기 했는데, 이번 공교육 개편안은 갑자기 혹은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난 2004년 공교육 개편안에 변화된 조건과 새로운 의제를 반영하고 교육적 본질에 입각한 철학적, 이론적 관점과 방향을 결합하면서 수정 보완한 내용이며 이후 치열한 토론과 학습 과정을 통해 수정 보완이 필요한 작업임을 분명히 하였다.

아직 부족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지난 수년간 논의되었던 교육 개편안에 대한 종합적 방안임을 분명히 하면서 문제는 이를 실현할 주체의 역량과 더불어 사회적 동의와 정치적 결정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교육혁명연구위원회 총론팀은 새로운 공교육 시스템 실현이 교육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는 보지 않고 있으며 진정으로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가 도래하기 전에는 여전히 사회적 불평등이 남아 있으며 이러한 사회 구조가 어떠한 형태로든 교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하였다.

* 현 교육 시스템의 구성과 흐름

총론의 두 번째인 한국 교육 진단이다.

교육혁명연구위원회 총론팀은 현재의 한국 교육을 종합적으로는 시장화 경쟁 교육 정책 하에서 반인간적 교육이라 규정을 하였다. 현재 한국의 교육은 6-3-3-4(2)의 기간 학제를 이루고 있으며 크게 초중등과 고등교육으로 구분이 되고 사회교육(평생교육)은 매우 제한적이고 비체계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초등에서 중등 후기까지 현재 한국의 교육은 보편화 단계에 이르고 있으며 고등교육인 대학도 대중화 되어 있다는 진단이다.

그리고 초등과 중등전기(중학교)는 평준화, 중등후기(고등학교)는 계열 구분이 있으며 일반고는 최근 특목고, 자사고, 및 고교 선택제 등으로 평준화 체계가 사실상 무너졌고 대학은 세계 유례가 없는 심각한 학교 간학과 간 서열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는 진단이다. 각 단계별 진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발 기제는 대학 입시에 있으며 대학입시 제도가 한국 교육의 경쟁화서열화를 강화시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렇게 서열화된 대학과 대학입시제도가 초중등 교육까지 지배를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6-3-3이라는 학제를 가지고 있는 초중등 교육 단계는 철저하게 서열화 경쟁화 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서열화 되어 있는 대학의 경우 직접적 대학 소유와 교육과정 개입 등을 통해 자본의 고등교육 지배가 노골화 되어 있고, 자본의 입맛에 맞는 학과 및 학제 구조조정이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고등학교 65%와 대학 80%이상의 사학자본 존재가 국가 또는 사회 공동체의 교육 관련한 책임 방기가 구조화되어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며 나아가 서울대 법인화 등을 통해 국공립 대학마저 자본에게 맡기는 국가의 공교육의 무력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또한 교육혁명연구위원회 총론팀은 한국 교육을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근본적, 본질적 기준인 전면적 ‘인간발달’ 차원에서 다시 볼 것을 제안하였다. 한국교육을 다루어 온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논의는 교육을 지식전수와 사회경제적 지위의 배치과정 쯤으로 여기는 경제주의적 시각에 머물러 왔고 이에 대해 파시즘은 억압적 방식으로, 신자유주의는 경쟁을 통해 그를 이루려 했으며 낭만적 자유주의는 그 틀에 고스란히 얽매이면서 다만 지나친 억압과 경쟁을 완화하는 데 관심이 있었을 뿐이라고 규정을 하였다. 더불어 차별과 경쟁의 폐지를 주장하는 진보주의도 교육이 무엇을 위한 과정인가에 대해서는 명료하지 못해 왔음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교육을 바라볼 것을 제안하였다. 즉 교육은 모든 사람의 전면적 발달을 협력적으로 돕는 과정이어야 하기에 인간 발달 그 자체를 중심으로 교육의 문제를 바라볼 것을 총론팀이 제안하고 있다.

총론팀은 현재의 한국 교육 시스템을 1) 인간 발달에 반하는 발달 왜곡 시스템이며 2) 교육 관계를 적대화하는 반협력 시스템이며 3) 사회 경제적 불평등을 대물림 하는 불평등 시스템이며 4) 소모적 경쟁과 실패와 소외를 강요하는 고통 시스템으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교육 시스템 하에서 총론팀은 한국 교육의 왜곡 관련한 주요 요인과 조건으로는 1) 올바른 교육 철학과 방향 부재, 2)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부재, 3) 교육권 보장 부재, 4) 대학서열구조와 입시경쟁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 시스템 하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문제로 1) 인간의 가치 실현의 제약과 왜곡으로 표현되는 미발달의 지속 및 강화 현상과 2) 의사소통의 부재와 민주주의 발전의 장애 그리고 3) 사회발전역량의 정체 등을 제시하였다.

새로운 교육 체계의 상

총론팀은 아래의 표와 같이 인간다운 삶을 위한 교육체계의 전면적 재편을 제시하면서 발달지향 협력중심 교육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이후 총론팀은 아래 표와 같이 발달과 협력 중심의 교육 철학적 원리와 교육권을 사회적 기본권으로 확립하는 공교육의 기본 성격 및 구성과 운영의 원리에서 공공성과 민주주의 등을 중심으로 하는 전면적 발달과 협력적 사회관계를 위한 교육 시스템을 제시하였다. 

교육시스템 개편의 주요 과제로 1) 무상 교육의 전면화 2) 공공성에 입각한대학 체제 개편과 입시폐지 및 국가수준의 민주적 정책 결정 구조 확립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조건에서 새로운 교육 시스템은 전면 무상교육과 유초중등 단계의 의무교육을 전제로 한 2-6-6-4 기본 학제를 아래 표와 같이 제출하였다.

교육 과정 관련해서는 각 과정의 특성을 고려하되 협력적 교수-학습을 통한 주체적 지성화의 과정으로 설정하고 이에 따른 내용을 구성할 것을 제안하였다.

<발달과 협력에 기초한 교육과정 구성안 예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총론팀은 현재 일제고사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평가” 관련해서 비교 중심의 양적 평가 패러다임의 폐기와 가능성 중심의 미래 지향적 질적 평가 실현을 위한 전면적 개편을 주문하였다. 새로운 평가 패러다임 실현을 위해서는 현재의 서열화를 위한 선발제도 전면 폐지와 전후기 통합으로 중등 교육을 통합 학제로 개편하는 것을 통해 평준화, 공동선발−공동학위제를 통해 대학 서열 폐지, 교사의 평가권 보장, 국가 사회적 수준에서 발달 단계별 보편적 교육 목표 설정 등을 제시하였다.

총론 관련해서 총론팀은 마지막으로 교육 관계의 재구성을 민주주의에 기초한 협력적 교육 관계의 전면화와 국가 수준의 민주적 교육 정책 결정 기구 수립 및 학교 자치의 법적 보장과 실질화를 제시하였다.

3. 나오면서

지난 2011년 12월 진행된 교육운동포럼을 [노동자 교육 이야기] 3회에 걸쳐 소개를 하고 있다. [노동자 교육이야기 8]을 통해 총론까지 소개를 했으니 유초중등 분야와 대학분야에 대한 소개만 남은 셈이다. 노동자 교육 이야기를 읽었던 노동자들이 간혹 질문을 하곤 한다.

“너는 생각이 어떤데?”

이 질문에 대해 어떠한 형태로든 답이 필요할 듯하다.

교육운동포럼을 소개하겠다고 처음 맘을 먹을 때는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학부모들이 교육영역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판단에 준비를 했었다.

교육운동포럼을 준비하면서 고민하고 토론했던 내용들을 여과 없이 노동자 학부모들에게 전달하고 교육운동 진영의 현재의 고민과 긴장도를 노동자 학부모들과 함께 나누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3회에 걸쳐 교육운동포럼을 소개하면서 일부 노동자들이 각론 및 총론에 있어 이견을 제시하고 다른 한편 나의 생각에 대한 의견을 묻는 등 단순하게 소개 수준을 뛰어넘어 함께 과분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나 또한 교육운동포럼에 참여를 했지만 이번에 노동자 교육 이야기를 통해 교육운동포럼을 소개하는 글을 쓰면서 새롭게 교육운동포럼 내용에 대한 이견 및 고민되는 지점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원래 노동자 교육 이야기 5회에 걸쳐 교육운동 포럼을 소개할 생각이었는데 이후 1회를 교육운동포럼에서 제출한 내용에 대한 나의 개인적 의견을 제시하는 자리로 활용을 해 볼 생각이다.

물론 이러한 나의 글이 교육운동 진영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뿐만이 아니라 노동자 학부모들에게도 공론화되어 지난 교육운동포럼에서 제시했던 초안 수준의 내용이 합력으로 모아져 보다 과학적인 안으로 재정립됨을 희망해 본다.

특히나, 이번 노동자 교육 이야기를 통해 소개하고 있는 2011년 교육운동포럼의 내용이 지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와 유렵 중심의 재정이기로 불거지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 위기설과 맞물려 새로운 사회에서의 교육의 상과 시스템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의 토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