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업 이래 무노조 경영을 최대의 경영철학으로 고수해 온 삼성그룹에서 오랜 기간 수많은 노동자들의 노조설립 시도가 있었음에도 복수노조 금지조항을 악용한 삼성의  탄압과 방해 , 회유로  실질적으로 자주성을 가진 노동조합이 설립되거나 운영이 불가능했다. 실패사례를 보면 철저한 준비성이 없이 당장 자기의 이익을 위해 시작을 하였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진정성이 부족하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으면 전배 혹은 권고사직을 앞둔 사람들이 모여 만들거나 혹은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이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진정성을 가지고 만들더라도 사측의 탄압으로 인하여 소수만 남거나 혹은 와해되곤 하였다. 해고, 혹은 전배, 회사의 회유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지켜보는 사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게 되면 나 또한 저렇게 될 것이라는 생각들을 하기 때문에 선뜻 누군가가 나서서 만들 수 있는 분위기 또한 없어지며 의지 또한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삼성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높은 급여와 복리후생을 제공하여 무노조경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감추어지고 가려진 삼성노동자들의 그늘은 절대 작은 크기가 아니다. 삼성노동자들의 급여와 복지의 수준은 일반화해서 얘기할 수 없다. 삼성중공업 노동자에게 삼성에버랜드 노동자의 연봉을 얘기 하니 놀라며 믿지 못하더라.

지금 투쟁 중인 백혈병 문제나  고 김주현씨 자살 문제가 시사하는 것과 비정규직과 협력회사들의 문제도 생각해 봐야하고, 함께 투쟁해야 할 문제다. 허위의식에 빠져 있기 때문에 회사의 문제점들을 이야기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삼성의 노동조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그룹 노사 협의회는 법률적, 구조적으로 문제점이 많이 있다. 근로자 참여와 증진에 관한 법률로는 노동3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회사가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임기가 2년으로 제한되어 업무 연속성 부재. 근로자 위원의 진정성 부족 등의 문제가 있다. 또 근로자 측 위원에 대한 임기 중 진급과 편한 근무지 보장 등의 대우를 해주는 것이 하나의 노사 문화로 정착되어 있다.

이런 문제로 직원들의 권익이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삼성에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법이 허용한 노동자의 권리를 오너일가의 경영철학이라는 미명으로 노조설립 및 운영을 제한하는 것은 21세기 대한민국에 사는 노동자로 절대로 납득도 이해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입사하기도 힘들고 월급도 많이 주는 삼성에서 불이익을 감수하며 왜 노조를 설립 했냐는 질문은 삼성노동자들의 현실이 얼마나 많이 왜곡되어 있는가에 대한 반증이다. 수직적인 상명하달의 조직문화로 인한 소통의 부재. 노동자의 목소리보다는 사측의 입장과 경영현실이 우선시되는 문화, 노동자 권익보다는 사원 간의 경쟁이 지배적인 분위기 등등. 설립된 삼성노조 노조원 4명이 노동자의 권익을 위한 의견을 전달한 결과는 문제사원으로 분류되어 불이익 등의 제재를 받는 것이었다

2009년 1월 삼성에버랜드의 박원우, 조장희, 김영태, 백승진 4명의 삼성에버랜드 노동자는 삼성그룹에 민주적인 노동조합 정착을 목표로 설립을 결의하였다

2009년 3월, 삼성노조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가족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기 위한 시간을 가지고 지속적인 가족모임과 노동조합 설립의 필요성, 노동자의 권리를 설명하고 이해를 시켰다. 물론 가족의 반대 또한 심하였다. “다른 사람이 하면 되지 왜 꼭 당신이 해야 하는데”라고 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가만히 있으면 월급 제때 받고 열심히 하는 척하면 진급도 될 것이라는 생각들이 다분하였다. 하지만 사원의 권익을 보장받고 더 나은 복리혜택을 위해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기에 주저할 수가 없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민주노총 조직국장, 경기지역연맹 조직국장, 서비스연맹 조직국장 간부들과 접촉하며 노조 설립 과정 등을 논의하였다. 민주노총 및 간부들의 기본 입장은 준비과정에서 적어도 100여명 이상의 준비인원이 있어야 노조를 띄울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삼성노조 준비위도 이에 공감하고 2선과 3선의 구성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2년 가까이 노동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노조설립 참여를 위한 노력을 했으나 접촉 노동자 대다수가 노조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설립이 되면 가입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김성환 일반노조위원장을 만나 민주노총 위원장 및 간부들과 면담했지만 대부분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 2010년 6월 삼성노조 설립 준비위는 이러다가는 10년이 지나도 삼성에 노동조합을 건설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외부의 도움없이 준비위 스스로가 노조를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복수노조 시행시점인 2011년 7월1일을  삼성 노조설립일로 설정하고, 노조설립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 후, 삼성일반노조, 노조설립을 희망하는 삼성노동자와 “반올림” 등의 노동자들이 모여 노동계 전문가와 노무사 등을 통해 노동법, 노조법, 근로기준법 등 기본적인 법률교육과 삼성그룹의 노조설립 탄압사례, 실패사례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각 항목별 대응 매뉴얼을 작성하였다.

노조설립을 결의한 3년전부터 오늘까지 노동계 수많은 동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성공하기 힘들다는 문제만을 얘기하지 대안을 얘기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대안이 없다는 것은 삼성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추상적으로만 인식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정서와 현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고, 삼성에 노조의 깃발을 꽂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있을 뿐이고 실체적인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는 것이다.

삼성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 해서, 80년대 후반의 노동운동처럼 불같이 뜨거운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노동계가 기존의 노조건설 방법으로 접근해서는 삼성에 노조건설은커녕 얼마 못 가서 지쳐 포기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삼성노조 건설의 성패는 삼성그룹 노동자들의 정서와 현실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치밀한 계획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느리고 삼성노조의 전력을 고려해 체력을 안배한 투쟁전략만이 삼성노조 정착의 조건이 될 것이다.

에버랜드 가입대상 4천명 노동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투쟁이 필요하다. 현시대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트부 등을 통한 홍보, 삼성노동조합 홈피 등을 통한 노동자의 권익과 노조의 필요성 등을 꾸준히 알리고, 노조 활동을 통한 믿음을 줘야 사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복수 노조의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 또한 관심 밖의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관심을 갖고 알아가게 끔 하는 것 또한 우리 삼성노조가 해야 할 일 중 하나 일 것이다.

삼성노동자만을 위한 투쟁모델이 필요하다.

삼성노동조합은 삼성계열사와 비정규 협력업체 모두를 가입대상으로 한 초기업 노조이다. 전계열사를 대상으로 만든 조직이다. 각 현장에 맞는 투쟁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지금은 남들이 보았을 때 위태롭고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현재 삼성의 잘못된 경영이념 등을 각 계열사와 연대하고 뜻이 있는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면 반드시 정착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의 잘못된 복수노조법도 빠른 시일에 개정되어 어용노조가 존재하지 않고, 노동자의 권익을 찾을 수 있도록 개정이 불가피하다. 해고된 부위원장을 제외한  3명 모두 육아 휴직 중이다. 전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전국을 순회하며 우리의 뜻을 전달하고 뜻이 같은 동지들을 만나 연대의 필요성 등을 전하고자 함이다. 단기간에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우리의 의지와 노동조합이 올바르게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삼성노동조합의 부위원장 해고 또한 삼성의 노동자 탄압 전략이다. 반드시 복직투쟁을 하여 복직하는 날까지 싸울 것이다. 이익관계의 삼성인이 아니라 서로 마음에서 가족처럼 우러날 수 있는 삼성인이 되는 그날까지 싸워 성공할 것이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