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교육이야기 세 번째는 반값 등록금 투쟁 관련이다.

지난 2008년 미친 쇠고기, 미친 교육에 반대하는 촛불 투쟁에 이어 2009년부터 대중적 투쟁으로 시작되었던 반값 등록금 투쟁이 2011년 5월 대학생 중심의 투쟁에서 전 사회적 전 민중적 투쟁으로 확산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지난 8월 20일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희망시국대회에서 반값 등록금 요구가 주요 요구로 되면서 이제 반값 등록금 요구는 대학생들의 요구에서 전 계급적 요구, 전 사회적 요구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반값 등록금 투쟁은 단순히 연대적 측면에서의 요구가 아니라 노동자 자신의 요구로 수많은 노동자 집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임금도 못 받고 정리해고 등으로 짤릴 위험에 항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노동자 학부모들에게 대학 등록금의 문제는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문제이며, 나아가 전체 계급의 문제임을 잘 알고 있기에 다양한 노동자 집회에서 반값 등록금 문제가 주요한 요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값 등록금 투쟁에 대해 노동자 학부모의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단지 지출 부분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등록금이 반값으로 줄기 때문에 일단은 박수를 치고 함께 해야 하는 것일까? 필자는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라는 학부모 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기에 노동현장에서든 아니면 지역 또는 학교현장에 교육을 간혹 다니곤 한다. 교육 다닐 때 마다 요즘 노동자 학부모나 혹은 일반(?) 학부모들이 질문 하는 내용이 바로 “반값 등록금 투쟁”에 대해서이다.

“등록금을 반값으로 줄이지 말고 전액 등록금이 무상이 될때 까지 투쟁을 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이나 한나라당의 공약의 내용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요구로 반값이라도 등록금을 줄이자 라는 요구를 걸고 투쟁을 해야 한다”. “대학 등록금 문제가 해결이 되면 교육의 문제가 풀리는 것이냐? 결코 아니다” 라는 식으로 다양한 주장들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노동자 학부모의 입장에서 지금 전개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 투쟁을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 투쟁에서 노동자의 이름으로 어떻게 싸워 나가야 하는 것일까? 라는 내용을 가지고 세 번째 [노동자의 교육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반값 등록금 투쟁” 어떻게 전개되었나?

등록금 관련한 투쟁은 이명박 정권 들어선 이후인 2009년부터 각 대학별로 삭발, 점거 등 각 단위 학교별 등록금 인하 투쟁으로 시작되어 급기야 2009년 5월부터는 전체 대학생의 요구로 집중되면서 전국적 투쟁으로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애초에는 등록금 인상률을 저지하는 요구 투쟁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¹⁾인 반값 등록금 문제로 인해 현재의 등록금을 반값으로 줄여줄 것을 요구하는 투쟁으로 전환 되었다.

2009년부터 지속된 등록금 관련된 투쟁으로 인해 이명박 정권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도입, 등록금 상한제, 등록금 심의위원회 의무 설치 등을 제시하였으나 쇠귀에 경 읽기 식으로 1천만원대에 이르고 있는 등록금 관련 노동자 민중의 부담감과는 무관한 조치였음을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등록금 관련한 투쟁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와는 달리 반값 등록금 투쟁이 전 사회적 투쟁으로 발전하면서 민주당의 천정배 의원, 정동영 의원,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선대인 부소장, 고부응 중앙대 교수 등이 아예 무상 교육으로 갈 것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과연 한국 사회의 대학 등록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많게는 1천만 원에 이른다는 대학 1년 치 등록금이 과연 구체적으로 얼마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난 2011년 4월 교과부에서 발표한 전국 대학 등록금 현황을 보면 그 실상을 확인할 수가 있다.

09년 기준 국공립대학 등록금이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나라가 미국(＄5,666)이다 한국의 경우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인 (＄4,717)이고 사립대학 등록금의 경우도 미국(＄20,517)에 이어 ＄ 8,519로 두 번째로 가장 높다. 미국의 경우 학교 지원과 교내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생의 실 부담금이 전체 금액에서 1/2~1/3 수준인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경우 학부모와 학생의 부담이 실질적으로 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셈이다.

<표1> ‘11년 전국4년제 대학교 등록금 현황(191개교) (단위: 개, 원 %)

※ 자료출처 : 대학알리미 사이트

<표2> 2010년 계열별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 평균액 및 최고액(단위 :만 원)

주1) 대상대학 : 4년제 일반대학 (국립 24교, 사립 153교)

주2) 평균액= 1~4학년 등록금 평균액 (입학금 제외)

주3) 최고액= 1학년 등록금기준(입학금 포함), 의학계열 최고액은 본과 1년 대상

※ 출처 : 김상희,『이명박정부의 등록금 정책 진단』, 2010, 7쪽 재구성.

다들 알다시피 한국의 경우 가계소득 대비 대학생 등록금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현실이다. 사립대학 전 계열(인문사회 계열 제외) 등록금이 최고액 1천만 원을 넘어서고 있으며 2010년 4년제 일반대학 기준 년 평균 등록금이 국립대의 경우 444만원, 사립대의 경우 754만원으로 지난 2000년 국립 230만원과 사립대 449만원에 비해 각각 214만원(93%), 305만원(68%)가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물가지수가 31% 상승한 것이 비해 등록금은 유독 2-3배 이상이 인상된 것이다. 결국 현 한국 대학 등록금의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비싸고 그 인상폭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인상이 된 것이다.

살인적 대학 등록금, 이명박 정권만의 책임인가?

단순한 수치상으로만 보아도 대학 등록금은 이명박 정권이 집권한 2008년부터 인상된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권 이전부터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살인적 인상을 해왔고, 이것이 지금에 와서 년 1천만 원에 가까운 살인적 액수를 보이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명박 정권만의 문제도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이명박 정권의 교육 정책만을 인상의 원인으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말도 안 되게 대학 등록금이 인상되고 노동자 학부모에게 교육의 문제가 예전과는 달리(?) 심각한 문제로 등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명박 정권 및 한나라당을 비롯한 민주당 등 정치권뿐만이 아니라 교육에 대해 난다 긴다 하는 모든 이들은 현재의 교육 정책을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이라 칭하고 있고 본인 또한 이에 대해 동의를 하고 있다. 즉, 현재의 교육 정책에 대해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이냐? 아니냐? 라는 논란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필자는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에서 대학 등록금의 살인적 인상 원인을 찾고자 한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이란 무엇인가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을 알기 전에 신자유주의에 대해 먼저 간단하게 확인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우리가 노동조합 교육 시간에 배워왔듯이 지난 1930년대 전 세계 대공황으로 인한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취했던 부르주아 계급의 대안이었던 소위 케인즈주의에 의해서도 소생이 되지 않고 허덕이던 자본주의를 살려내고자 지난 1970년대부터 등장한 부르주아 계급의 자본주의 위기 극복 방안이 바로 신자유주의적 정책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크게 3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우선 그 첫 번째가 정부규제로부터 사기업을 해방시키고 국제무역과 투자를 개방하고 가격 통제를 철폐하면서 노조를 무력화 시키는 시장 원리의 공세적 도입이 바로 그 첫 번째 이며, 두 번째로는 사회적 서비스를 위한 공공 비용 및 사회 안전망을 축소하여 공공비용 삭감, 은행 기간산업 등 국가 소유의 기업, 재화, 서비스를 기업에게 매각하는 민영화 정책이 바로 그 두 번째며, 마지막 세 번째로는 국가와 사회가 책임졌던 부분의 이념적 내용(공익성 혹은 공공성)을 개인의 책임으로 대체하는 공공성 또는 공동체 개념의 제거 등이다. 결국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동자 민중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고 노동자 민중의 피로써 자본가 계급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반 노동자 민중적 정책인 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공세가 교육의 영역에서는 1) 시장의 논리가 교육의 논리를 압도하여 교육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2) 구체적인 교육 정책을 통해 경쟁과 선택이라는 시장의 원리가 적용된다는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나 지난 1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인상이 되었던 대학 등록금의 문제는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고등교육을 개인의 책임으로 떠맡기는 교육 영역에서의 핵심적 신자유주의 공세이며, 여타의 공장이나 은행, 증권 회사 등과 마찬가지로 학교라는 교육 현장을 돈벌이 공간으로 만드는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의 실질적 표현인 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공세는 단순하게 노무현 정권이기 때문에 혹은 이명박 정권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 생산수단이라 칭하는 변하지 않는 자본들이 지속적으로 과학기술혁명과 맞물려 발전하면서 실질적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을 계속 실업의 늪으로 빠트림으로써 나타나는 자본의 이윤율 하락의 경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본주의 구조적 위기로부터 발생하는 문제이다.

결국 신자유주의 공세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새로운 무슨 무슨 주의를 통해 해결이 되는 문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 공세를 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그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대학 등록금을 포함한 교육의 문제 또한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취하는 신자유주의적 공세의 일환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그 수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즉 다시 말하면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서 그리고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되는 전제하에 소위 민주대연합이건 진보 대통합이라는 이름이건 그 어떠한 진보정당이 권력을 잡더라도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라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교육의 영역을 단순한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고, 교육의 영역을 돈벌이로 삼아 신자유주의적 교육 공세를 취하는 대학 등록금의 살인적 인상은 결국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교육 정책의 전환으로는 해결이 되지 못한다. 자본의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으로 인해 구조적 위기에 봉착된 한국 자본주의²⁾가 취하는 대학 등록금의 문제는 개혁 또는 개량이라는 이름으로 타협과 협의 속에서 해결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자본주의는 지난 1930년 대 불황을 살육적 2차 세계대전으로 극복하고, 생명을 연장해 오는 자본주의이며, 1980년 금융개혁을 통해 호황기를 누릴 것처럼 환상에 젖어왔던 자본주의이다. 그렇지만 결국 2006년 하반기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몰아친 경제위기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유럽의 재정위기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결국 자본주의의 최대 우두머리라 할 수 있는 미국이 국가신인도가 하락하고 2년간의 콜 금리 동결이라는 최악의 카드를 내밀 정도로 스스로의 위기를 자인하고 있는 자본주의이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자본가 계급 스스로가 전쟁을 통해서라도 이 위기를 극복하고픈 절박한 위기인데 과연 대학이라는 고등 교육을 사회적 타협을 통해 국가와 사회가 책임 질 수 있을까? 현재의 자본주의의 위기를 고려할 때, 고등교육을 국가와 사회가 책임질 만큼 정부가 지출을 늘릴 수 있을까? 

결국 등록금 관련한 투쟁은 만약 살인적 등록금 인상의 원인이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으로 인해 나타난 문제임을 인정한다면 현 자본주의 체제에서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통해 무언가 가능하다는 환상을 우리 스스로가 극복하는 투쟁으로부터 시작을 해야 할 것이다.

백보 양보해서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등록금 반값 인하는 교육의 공공성과는 전혀 무관하다.

등록금 투쟁이 단순히 이를 부담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경감해주는 투쟁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대학이라는 고등 교육을 책임지라는 투쟁이라면 지금의 반값 등록금 투쟁은 전면적으로 재고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부 사립대학 재단들이 반값 등록금 투쟁 관련해서 “500만원 가까운 반값의 등록금을 국가가 책임지고 나머지 500만원 가까운 반값의 등록금을 학생과 학부모가 책임진다면 반값 등록금 요구를 수용하겠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왜냐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1천만원 전액을 납부하든 500만원 납부하고 국가가 500만원 납부하든 대학재단의 입장에서는 변함없이 1천만원의 수입이 고정화되어 있고 대학이라는 교육 현장을 통해 돈벌이 하는 구조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년 1천만 원 가까운 수익을 내는 현 한국 사회 대학이라는 교육의 공간이 자본 지배 구조가 온존하게 유지가 되는 반값 등록금 요구라면 결국 1천만 원 현찰로 냈던 이 땅의 노동자 민중이 500만원은 세금으로 500만원은 현금으로 내는 구조로 여전히 고등교육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며, 고등교육을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는 구조와는 전혀 무관한 구조가 될 것이다.

특히나, 일각에서는 현재의 이명박 정권은 도저히 500만원을 책임 못 지니 민주대연합이건 진보대통합을 통해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통해 권력을 교체하고 교체된 정권에 의해 500만원을 책임지게 하기 위해 반값 등록금 관련한 대선 공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주장은 패 중에서도 가장 나쁜 소위 자폭 패로서 상술한 대로 노동자 학부모의 부담은 여전히 1천만 원의 등록금 부담이 유지가 되면서 대학 자본들의 수입 1천만 원은 그대로 유지가 됨과 동시에 더욱 더 큰 문제는 노동자 학부모들이 현재의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이 정권 교체로 인해 무언가 변화가 가능하다는 식의 환상을 줌으로써 투쟁을 포기하게 한다는 점이다.

노동자 민중의 올바른 등록금 투쟁은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 폐기, 입시페지 대학 평준화를 통한 대학의 공공성 강화의 깃발을 휘날리며 멈춤 없는 투쟁을 전개하는 길 뿐이다.

구조조정, 정리해고, 노동시장 유연화로 표현되는 현재의 신자유주의 정세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한국의 노동자 민중 운동 진영은 노동운동의 상태를 “위기”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원인을 규정함에 있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의견이 바로 “승리하는 투쟁, 승리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노동자 민중에게 희망을 주는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라는 주장이다. 즉 매번 “패배하는 투쟁”을 해왔고 “패배하는 투쟁”의 원인이 “정리해고 철회”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투쟁 요구를 걸고 투쟁을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진단으로 인해 대부분의 대중조직 지도부들은 “패배하는 투쟁”에서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기 위해 투쟁의 요구에서부터 “현실적으로 가능한” 투쟁 요구를 배치하고 투쟁을 전개할 것을 주문한다. 타임오프제 관련 투쟁이 그러했고, 정리해고에 대한 투쟁이 그러했고 지금의 대학 등록금 관련한 교육 영역에서의 투쟁 또한 그러한 흐름이 일정정도 존재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전제로 한 투쟁이 아니라 정권 교체를 통해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의 전환을 꾀하는 투쟁 요구가 바로 그러한 투쟁의 전형이며, 이러한 투쟁 요구가 커다란 흐름으로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혁명”은 가능하지도 않고 요원한 일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정권교체‘를 통해 현재의 대학 등록금을 포함한 교육 문제를 해결하자는 식으로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반값 등록금 투쟁도 2012년 정권교체시기를 고려하면서 민주당 등 야권진영과의 연대를 통해 “투쟁”이 아닌 “법 제정”이나 정권교체기 “공약 만들기” 식으로 투쟁 요구가 전환 되는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 때문인 듯싶다.

그러나 위에서도 지적을 했듯이 대학 등록금을 포함한 신자유주의 교육 공세에 대한 대응 투쟁은 그 원인 자체가 자본주의 위기 극복 방안으로 노동자 민중의 삶을 공격하고 있는 지점에서의 원인이기 때문에 그 원인에 대한 전면적이고도 비타협적 투쟁을 통해서만이 그 승리의 깃발을 움켜쥘 수가 있다.

자본주의 위기라는 격변의 정세에서 수많은 노동자 민중들이 징계·해고·구속·수배·투옥 등을 당한다. 이러한 결과를 빗대어 우리의 투쟁은 “실패했다” 라고 평가를 하거나 혹은 일정한 액수의 임금인상이나 정리해고 노동자 수를 줄이기 투쟁을 전개하며 “승리했다”라는 자의적 투쟁 평가를 하곤 한다. 그러나 동일하게 1970-80년 극심한 군사파쇼 정권 시절 수많은 노동자 민중이 징계·해고·구속·수배·투옥을 당하고 노동조합 건설이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그때의 투쟁을 “패배” 또는 자의적으로 “승리” 한 투쟁이라 평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70-80년대 노동자 민중의 투쟁에 대해 투쟁의 과정에서 “노동해방”이라 표현되는 노동자 민중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전망을 투쟁의 과정에서 교육되어지고 훈련되어 졌다는 점에서 그 투쟁의 의미를 분명히 했으며 이러한 투쟁의 역사를 통해 한국 노동운동이 발전해 가고 있다는 평가를 할 뿐이다.

대학 등록금을 포함한 신자유주의 교육 공세에 맞선 노동자 민중의 투쟁은 “징계·해고·구속·수배·투옥”이라는 자의적 “실패한 투쟁”을 피하기 위한 투쟁도 아니고, “승리한 투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신자유주의 공세를 뛰어 넘는 “노동해방”된 세상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전망을 상실하는 투쟁 또한 아니다.

노동자 민중의 올바른 투쟁은 바로 신자유주의 교육 공세에 맞선 투쟁의 공간이 투쟁의 주체인 노동자 민중에게 “노동 해방된 세상”에 대한 전망을 분명히 하고 작금의 자본의 공세가 자본주의 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자 민중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신자유주의 공세임을 확인하는 과정 즉 투쟁의 현장이 노동자 민중에게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판을 새롭게 짜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

살인적 1천만 원 대학 등록금을 반값만 노동자 학부모가 내고 나머지 반값은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내는 식의 반값 등록금이 아니고, 교육 영역에서의 신자유주의 공세가 자본주의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문제인 양 정권교체를 하면 모든 것이 풀릴 것이라는 식의 체제 내 개량 혹은 개혁 투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개혁 혹은 개량 투쟁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보다는 이러한 개혁 또는 개량 투쟁을 통해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얻고,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동자 민중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전망을 얻어가는 과정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그런데 체제 내에 머무는 개량 혹은 개혁 투쟁은 이러한 상승가능성을 차단하기 때문에, 고도리 판에서 잡아서는 안 될 최악의 패이다.

반값 등록금 요구를 뛰어넘어 대학 등록금 전면 무상을 통해 유치-초-중-고-대학까지 국가와 사회가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교육의 공공성 강화의 깃발을 움켜쥐고 그 구체적 투쟁 요구로 “대학입시 폐지, 대학 평준화 그리고 무상 교육”이라는 신자유주의 반대 교육 공공성 강화의 깃발을 휘날려야 할 것이다. 이러한 투쟁을 통해 노동자 민중의 새로운 세상, 노동 해방된 세상의 전망을 분명히 하면서 전 인류의 보편적 교육을 만들어 가기 위한 혁명의 일꾼들을 만들어 가는 훈련의 장, 투쟁의 장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한마디 더

글을 쓰는 가운데 이명박 정권의 초중고교 역사교과서 개정방향을 담은 교육과학기술부 고시안이 ‘민주주의’ 용어를 ‘자유민주주의’로 대체하고 있음을 알리는 언론의 보도를 보았다.

신자유주의 교육 공세는 이렇듯 경쟁과 대립이라는 외형적 공세뿐만이 아니라 계급 재생산을 위한 교과 내용까지 공세적으로 치고 들어오고 있는데 노동자 민중의 이에 관련한 대응이 체계적으로 짜임새 있게 대응이 안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나 역사 교과서 왜곡과 사회 관련 교과 내용에서 노동자 계급의 음해 및 임진왜란 때 수많은 왜적을 이순신 장군 혼자 다 막은 것인 양 소영웅주의를 극대화하는 내용적 경쟁과 대립 교육에 대해서도 이후 노동자 교육이야기 지면을 통해 한번 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