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동지께서 최근에 전과가 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되셨다고 들었다.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 말씀해달라.

윤: 생계 문제로 부동산에서 일을 하고 있다. 올해 4월 18일부터 모 부동산에서 일했는데 사장이 5월 13일 저녁에 갑자기 다음날도 아니고 당장 오늘 나가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컴퓨터고 뭐고 내 자리를 당장 치우라고 하더라. 남편이 법원에 다니는데 아마도 신원 조회를 해본 것으로 짐작한다. 신원조회 한 것이 맞다면 그 자체로 심각한 인권침해다. 임금을 한 푼도 못 받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최: 그 이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윤: 다음날 5월 14일에 바로 지방노동청에 진정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한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해고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 동네에서 부동산 일을 하면서 여러 공인중개사 사람들하고 두루 같이 일을 했었는데 사방에다가 ‘조회해봐라’, ‘전과자다’ 하면서 소문을 다 냈다. 그래서 오랫동안 일하며 훤히 꿰고 있던 그 동네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되었다.

최: 개인 정보 노출로 인한 피해 사례가 더 있다고 하셨는데...

윤: 예전에 <인권운동사랑방>의 ≪인권하루소식≫에 실린 기사 때문에 많은 피해를 보았다. 기사에 과거 죄명이 그대로 실렸는데 인터넷에 누군가가 그 기사를 블로그에 퍼가서 내 이름만 검색하면 그 기사가 떴다. 그래서 <인권운동사랑방>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랬더니 블로그 글이 지워지더라.

1997년 윤○○PD가 담당하던 MBC ≪시사매거진 2580≫ 취재를 하러 일하던 동네에 큰 MBC차가 왔다. 그러면서 동네에 다 알려졌다. ≪PD수첩≫ 등 TV에 나올 때마다 거의 쫓겨났다. 그때 당시에는 청송감호소 문제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항의하지 않고 감수했었다.

최: 지방 노동청 진정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 달라.

윤: 지방 노동청이 노동자의 편이 아니라 사용자의 편이었다. 근로계약서가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사건을 조사하지 않았다. 자꾸 공식적인 것을 제시하라고 하는데 제시할 것이 있나? 동네에서 내가 일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분에게 증인을 부탁해서 세우기도 했는데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서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도움을 주었던 성○○ 노무사도 그러더라. “그런 식으로 하면 대한민국에 근로계약서 안 쓰고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 사람들 다 돈을 못 받겠네” 하면서 기가 막혀 하더라.

최: 실제로 일을 했다는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 텐데...

윤: 출퇴근 기록을 제출하려고 교통카드 기록을 조회해보려고 했는데 내 장애인 카드에는 기록이 안 남는다고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도시락 싸들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했는데 돈도 한 푼 못 받고 밥도 한 끼 못 얻어먹었다. 노무사도 내가 일한 정황을 이야기하니 그렇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큰 문제없이 체불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했지만 결과는 아니었다. 6월 27일 지방 노동청에서는 밤 11시가 다 되어서 “귀하가 신청한 민원이 행정종결되었습니다. 서울 고용노동청”이라는 문자가 왔다.

최: 기가 막힌다.

윤: 자기들은 서류를 그렇게 요구하더니 문자를 그렇게 보내 ‘종결’ 짓는 관공서가 어디 있나. 노동청 이야기로는 검찰에 의견서 보낸 것도 이상 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민사소송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로 정보공개를 신청했다. 어떤 식으로 종결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정보공개를 신청했다.

최: 전과 때문에 차별을 받은 다른 사례가 있다면 더 말씀을 해달라.

윤: 많지 뭐 사소한 다툼에서 경찰서에서 차별받고 부당대우 받고 수갑을 채우고 유치장에 가두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자꾸 전과 때문에 차별받는 것으로 이야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장 최근에 감옥에서 살고 나온 것이 내 개인적인 문제로 들어갔던 것이 아니지 않는가? 청송감호소 인권유린 문제 고발 및 교도관의 독직폭행 고발로 인한 무고죄가 개인적인 이유로 인한 전과는 아니지 않는가? 양심수로 살다가 나왔는데도 이런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으면 좋겠다. 전과, 전과 이런 식으로 하면 또 차별받는다.

최: 윤치고 동지가 양심수가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단지 전과가 있다고 해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

윤: 이런 문제로 생계에 심각한 곤란을 겪고 있는데 제대로 같이 하는 단체가 없다. 진실한 사람이나 단체가 있다면 나를 이렇게 내버려 두겠는가? 양심수가 무엇인가? 아무런 이득을 바라지 않고 자기가 피해를 입어가면서도 진실을 밝히고, 순수하게 인권문제를 위해 싸우다 들어간 것이 양심수 아닌가? 국가보안법으로 살다가 정치권 들어가고, 출소 이후에 돈도 벌고 자기 출세를 위해 살면 그게 무슨 양심수인가? 반면에 나는 이렇게 양심수로 살았어도 철저히 외면받고 ‘전과자’ 소리만 듣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인권단체들은 감옥 인권 문제에 대해 지식도 전문성도 없는 것 같다.

최: 표현에 조심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대응할 생각인가?

윤: 정보공개 신청에 대한 결과를 보고 대응할 생각이다. 노무사는 단체와 조직의 도움을 받으라고 했는데 자꾸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려고 한다. 이 문제는 나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매체를 통해 잘 써달라. 그리고 인터넷에 좀 알려주길 바란다.

최: 정말 억울하고 기가 막히실 것 같다. 정보공개 신청 결과를 알려 달라. 미약하지만 동지와 함께하도록 노력하겠다. 부당한 차별과 해고, 임금체불이 없는 세상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 빨리 건설되어야 할 것 같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