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저들은 결국 하나다!> 는 11일 열리는 2012년 노동자 대회에 배포하는 연구소의 유인물 내용이다. 노동자계급이 하루빨리 절망의 투쟁을 넘어, 임금노예제도를 끝장내고 세계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박정희 시대를 다시 본다>는 지난 10월 연구소 월례토론회 발표문이다. 대선을 맞아 논란이 되고 있는 ‘박정희 시대’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관점을 제시한다. ‘해방’ 이후의 한국의 역사 ― 혁명과 반혁명의 역사, 계급투쟁의 역사 ― 를 놀랍도록 명쾌하게 요약하고 있다. 우리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까지 제시되어 있다.

≪정세≫ <변혁모임’에 대하여>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변혁적 현장실천과 노동자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모임’의 대선후보전술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제출하고 있다. “‘진보정당’ 운동에 대한 평가가 전략전술과 사상 전체에 대한 평가로 나아가지 못하고 활동방식이나 운영방식, 즉 표피적인 문제에 한정됨으로써 ‘진보정당’ 운동이 가졌던 문제가 변혁모임에도 사실상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하고, 그 결과 “내적 통일성도 획득하지 못한 상태”에 있어 대선이라는 커다란 정치적 사안에 대해 “통일적 실천”이 불가능함을 주장하고 있다. 편집자로서는 전적으로 동의하며, 더불어 “혁명적 실천”이 불가능함을 추가하고 싶다.

반면 두 번째 글 <지금은 노동자계급이 역사의 주체로 나설 때이다>는 대선에서의 노동자후보전술을 주장하고 있다. 현 정세를 ‘퇴조기의 막바지 정세’로 규정하고, “경제위기의 심화 속에서 눈 앞에 보이기 시작하는 대격돌의 정세는 대선 국면에서 노동자계급이 자유주의세력과 선을 긋고 최소한의 정치전선을 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변혁모임”의 후보전술이 여기에 복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판단은 물론 독자들의 것이다.

≪현장≫<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여민희 조합원 이야기>는 “1783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재능투쟁이 그려져 있다. 힘들어 보인다. 눈물 난다.

두 번째 글<10월 20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총회 참관기>에는, 다시 조직을 추스르고 전의를 가다듬는 공무원노동자들의 희망이 담겨져 있다.

<2011년 교육운동 포럼 소개 6>에는 김태균동지가 연재를 재개해 주셨다. 누가 보아도 정말 심각한 교육문제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주시길 기대한다. 원고에 있는 그림 3개가 도저히 편집이 불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싣지 못했다. 내용전달에 심각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해를 구한다.

≪번역≫에는 미국 “노동자세상당”의 <대선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노동자세상당” 지도부 “누가 되도 상관없다”>는 미국대선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입장이다. 미국노총이 민주당과 결합하고 있는 등 한국의 조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 한국 대선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입장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인도 독립 투쟁의 역사 (10)>가 오랜 만에 나간다. 교정을 담당하고 있는  최상철동지의 건강이 다소 회복되어 가능하게 되었다. 어려운 조건에서 애쓰시는 이병진 님, 그리고 독자들께 양해를 구한다.

<스딸린 바로 보기>는 10회째가 이어진다.

다시 노동자대회를 맞는다. 1970년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분신했다. 그리고 42년이 지난 지금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불법파견”을 인정하라고 철탑 위에 올라가 있다. 재능교육학습지 노동자들은 “학습지노동자가 노조법이 정한 노동3권을 갖는 노동자”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무려 1783일을 투쟁하고 있다. 반세기에 가까운 기나긴 세월 동안 정말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그 오랜 투쟁, 엄청난 희생과 고통으로 쟁취했던 성과들은 어디로 가버렸나!  임금과 근로조건에서의 투쟁성과들은 비정규직이 도입되면서 사라졌다. 조직적 성과인 진보정당운동은 파산했고, 민주노총은 관료들의 출세의 도구로, “식물노조”로 전락했다. 과학적 혁명적 사상은 잊혀져버렸고 개량주의만이 횡행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적어도 개량주의 운동이 어떠한 유의미한 개량도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개량주의 지도부는 개량을 쟁취하는 것은 고사하고, 대중들이 엄청난 희생으로 쟁취한 소중한 성과를 지켜내는 데에도, 아니 자기 스스로를 지켜내는 데에도 무기력하다. 통진당, 민주노총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자본의 지배를 인정하면서 얻어낸 개량은 자본의 반격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는 것, 개량을 둘러싼 노동과 자본의 밀고 밀리는 투쟁이란 ― 노동자의 생사(生死)와 자본의 이윤의 대소(大小)를 다투는 ― 절대적으로 불리한 투쟁이요, 끝없는 소모전,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닌 싸움, 결국 패배를 전제로 한 투쟁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리하여 개량투쟁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개량 그 자체가 아니다. 투쟁 속에서 노자 간의 적대를 또렷이 확인하고 조직을 확대강화하여, 끝내는 자본을 분쇄할 노동자의 군대를 성장시켜야 한다. 개량투쟁은 계급투쟁의 학교가 되어, 혁명투쟁에 복무하여 한다. 노동자대회를 맞으며,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눈물겨운 투쟁을 바라보며, 예나 지금이나 힘겨운 노동자 인민의 삶을 바라보며, 우리는 다시금 이것을 확인하여야 한다.

그 동안의 운동전반을 근본적으로 평가하며, 자본의 착취와 지배를 끝장낼, 혁명적 이념과 조직, 전략과 전술을 세워야 할 때이다.

2012. 11. 6.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