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글

대회전의 시작인가

≪정세≫ <다보스의 고해ㆍ자인(自認)과 서울의 도전>은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다보스 포럼”의 백기투항을 지적하며,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분연히 일어선 ≪한겨레신문≫의 용감한 도전을 냉소한다. 반동부르주아지는 몰락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자유주의분파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2년 정세전망과 노동자계급의 과제>은 세계정제위기가 동아시아로 전파되었으며, 올해 더욱 거세어질 자본의 공세와 노동자계급의 대대적 반격을 예상하고 있다.

≪현장≫에는 <한 사립대학교가 벌이는 군부독재 식 탄압 행위>를 투쟁의 현장에서 바쁘신 와중에 보내오셨다. 감사드린다.

<학교폭력종합대책, 실질적으로 폭력 근절이 가능한가>에서는, 아이들을 경쟁으로만 내모는 신자유주의 ‘교육’, 그리하여 학교공동체를 유린하는 것이 학교폭력의 실체이며, 학생들 간의 폭력은 여기에서 파생되는 부차적인 폭력임을 확인할 수 있다.

≪번역≫<인민전쟁 전진을 위하여 우리 당의 힘을 더욱 강화하자!>라는  필리핀공산당의 긴 글을 실었다. 희망에 찬 노동자계급의 함성이 실려 있어, 무척 고무된다. 정성스럽게 번역해주신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에 감사드린다. 역자가 각주를 풍부하게 달아서 필리핀의 전반적 정세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회원마당≫에는 김수남 님이 “치욕의 과거 역사를 돌아보며 내가 생각하는 조국 통일 방안”이라는 긴 편지를 보내오셨다. 치열한 역사의식과 간결하고 명료한 서술이 돋보인다. 서릿발 같은 선비의 지조가 느껴진다. 단 삼국시대와 조선시대를 민족주의적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에는 문제의식을 느낀다.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엠비시방송의 파업이 3주를 넘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지지세력이 가세하고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며 파업은 점차 확대 강화되고 있다. KBS 기자들도 3월 2일부터 취재 거부에 들어가기로 했고, KBS 새노조는 지난 17일부터 시작한 총파업 투표에서 새노조 조합원 총 1100명 중 1064명이 참여해(투표율 90.5%) 찬성률 88.6%를 보여 3월 6일부터 총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와이티엔에서도 23일 파업 투표가 진행되었다.  

방송은 정권이 올해 총선과 대선을 치르기 위해 사활이 걸려 있는 곳이다. 더구나 무수한 실정, 각종 비리와 범죄로 점철된 이명박정부는 임기라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서는 그동안 장악했던 방송을 놓치면 안 된다.

이미 자신감을 회복한 방송노동자들, 물러설 수 없는 정권, 격돌은 불가피해보인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방송의 특성으로 인해, 이들의 투쟁은 전체 노동자들의 투쟁을 고무할 것이다.

대회전(大會戰)이 시작된 것 같다.

 2012. 2. 24.

편집출판위원장 권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