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이병진(양심수, 회원)

Ⅳ. 사회 개혁을 향하여

카스트-공동체(caste-communal) 관습의 완전한 변화를 향한 벵골 힌두들의 열망과 이를 성취하려고 시작한 운동은 유럽 르네상스에 대응하는 것이었다. 그 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들 가운데 아주 유명한 라자 람 모한 로이는 단순한 사회 개혁가가 아니었다. 그는 부르주아 민족 이념의 뛰어난 대변자였다.

우리는 언론자유를 수호하려고 그가 시작했던 시위를 앞에서 언급하였다. 그는 인도 정치의 미래뿐만이 아니라 여러 정치적 쟁점들에 관하여 자신의 견해를 서슴없이 말했다. 그는 인도가 꼭 독립을 성취할 거라 믿는 낙관론자였다.

또한 람 모한은 국제문제에도 관심을 두었다. 예를 들면, 1830년에 혁명이 프랑스에서 진행되고 있었을 때 프랑스 해군함이 인도를 방문하였다. 그 때 그는 프랑스 혁명을 지지함을 알리려고 그 배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또 다시, 영국이 진전된 인도 행정 개혁 입법을 논의하고 있을 때, 만약 그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는다면 람 모한은 영국과 관계된 그의 모든 것을 끊어버리겠다고 단언하였다. 간단히 말하면, 그는 인도의 정치문제들을 그 당시 전체 유럽과 영국을 포괄하는 부르주아지 민족주의 운동의 일부로 보았다.

그럼에도, 람 모한 로이는 힌두카스트에 기초한 관습과 그에 따른 대중들의 비참함에 관한 문제가 인도와 세계 정치적 변화보다 더 시급한 과제라는 견해를 확고히 지녔다. 인도의 독립이 덜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카스트 관습 사슬로부터 인도사회를 자유롭게 만드는 본질적인 것’ 그런 문제들을 솔직하게 따지는 데 관심을 가졌다. 또한 그는 그 목적을 이룩하기 위한 민족적 노력들에서 영국의 도움과 협력을 기대하였다.

람 모한이 예상해 왔었던 사회개혁의 세부 내용으로 가기 전에, 하나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영국 지배자들의 영향력 안에 있었던 인도인 중에 교육받은 여러 계층들은 기독교와 선교사들에게 호의적이었다. 람 모한은 그렇지 않았다. 그와 반대로 그는 기독교 선교사들의 전도와 개종시키려는 그들의 시도에조차 반대하였다. 또한 그는 힌두 사상의 기본적 원리로 여겨지는 베다와 우파니샤드에 대한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베다 문학 안에 들어 있는 교리들을 완전히 흡수하고 그것들을 실천하라고 조언했다.

그와 동시에 그는 힌두교 신앙의 정수라고 여겨지는 베다 안에 있는 교리들을, 힌두들의 사회적 삶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던 미신들과 습관으로부터 구별하는 데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그는 이런 구분이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올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그는 카스트 지배와 카스트에 기반한 관습과 습관은 근본적으로 힌두교의 신앙과는 서로 반대가 되어 어긋났고 그들이 (상층 힌두 카스트들 : 역자) 인도 대중들의, 힌두인도 포함하여, 문명화된 인민들 수준에 이르는 일을 훼방 놓았다고 생각하였다. 달리 말하면, 람 모한은 유럽인 만큼 독립적이고 문명화 된 새로운 인도 대중의 출현을 위하여 힌두사회 세상살이에 축적된 쓰레기들을 청소해야 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였다.

람 모한은 주로 힌두사회에서 여성과 하층 카스트들을 학대하는 것에 반대하기 위해서 그의 칼을 휘둘렀다. 그는 가정에서 여성의 재산권이 부정되고, 과부의 재혼이 금지되고, 사띠제도¹⁾, 일부다처제, 소녀들의 입학제한, 여성들을 가정 안에서만 행동하게 한 푸르다 (Purdah) 제도 등을 강력히 반대하였다. 그는 일부다처제와 순장관습(Sati)폐지를 요구하였으며 과부들에게 재혼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카스트 제도 안에서 비슷한 사회개혁들을 지지하였다. 그는 인도 사회의 침체를 대중들이 상위 카스트와 하위 카스트로 구분된 체제의 결과로 보았다. 그는 인도인들이 단합하여 민족성을 갖게 하려면 카스트 제도를 파괴하는 일이 본질이라는 견해였다.

람 모한은 그런 사상 선전을 1930년대 경부터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그런 활동이 벵골에 국한되었다. 왜냐면, 그가 벵골에 살고 있어서 이기도 했지만 앞에서 보았듯이 벵골에는 새로운 지주계급이 등장하여 그런 운동을 발전시킬 조건이 있었다. 점차로 그것은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고 하층 카스트에 속했었던 대중들 역시 참여하였다. 이런 사실과 관련해서 특별히 언급할 점은 조티바 풀레 (Jotiba Phule)이다. 그는 마하라스트라 (Maharashtra)에서 비-브라만 운동을 이끈 최초의 지도자이다.

람 모한과 달리 플레는 하층 카스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그런 이유 때문에 그는 교육을 끝까지 마칠 수 없었는데 기독교 선교사들의 도움과 후원으로 교육을 마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브라만들과 상층 카스트에 속했던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멸시에 고통을 겪었다. 그런 모든 결과로써, 플레는 전반적인 카스트 제도와 함께 그리고 특별히 브라만 지배를 격분하게 만드는 한 사람으로서 공적인 삶을 살았다.

람 모한과 플레 사이에서 그런 차이들은 그들이 시작했던 운동의 성격에서도 나타난다. 람 모한이 만든 브라마 사마즈(The Brahma Samaj)는 주로 카스트 힌두들 가운데에서 기능하였다. 엄밀한 의미에서 그런 운동은 일반적으로 카스트 제도를 반대하고 남녀 사이의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었다. 반면에 플레가 시작한 운동은 하층 카스트들 가운데서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고, 특별히 불가촉천민에 뿌리를 두었다. 그 결과, 반 브라만주의가 그 이념의 핵심이었다. 그 단체의 공식보고서에는 :

“수 천 년 동안 그들 경전의 도움으로 브라만들은 대중들이 천하게 태어났다고 언명하고는 그들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사티아쇼다크 사마즈 (Satyashodhak Samaj)는 신성시되는 권력의 노예로부터 그들을 해방시키고 그들을 교육시켜 그들의 권리의식을 갖게끔 하려고 1873년 9월 24일 만들어졌습니다.”²⁾

플레는 그가 옹호하려는 일반 대중들의 생계조건을 자연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영국 왕실의 일원인 듀크공장 앞에서 가난에 찌든 인도 소작농의 실제 모습처럼 아랫도리에 하나만 걸치는 샅바만 입고 나타났다. 이것은 그가 갖고 있었던 사회적 전망의 좋은 사례이다.

사회 개혁을 위해서 일했던 단체가 벵골의 브라마 사마즈와 마하라스트라의 사티아쇼다크 사마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여러 지방들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와 비슷한 운동들이 일어났다. 그것들의 일부는 람 모한 로이의 브라마 사마즈와 비슷했던 반면에 다른 것들은 플레의 사티아쇼다크 사마즈와 비교되었다. 그 두 운동들의 사회적 그리고 계급적 내용물은 결국 똑 같았다. 카스트 힌두와 대지주가 조직했건 또는 하층 카스트 가운데 가난한 계층이 조직했건 두 운동은 시대에 뒤떨어진 힌두사회의 근본 뿌리를 자르는 것이었다. 그런 운동을 고무하고 추동하는 것은 영국지배 아래서 자라나기 시작한 부르주아지들의 독립과 진보를 향한 강한 바람이었다.

벵골과 마하스트라의 운동들과 비교하면 미약하지만 19세기말과 20세기에 께랄라에서도 비슷한 운동이 일어났다. 께랄라에서도 있었던 그 운동은 얼마전에 필자가 책으로 출판했다.³⁾

여기에서 지적해야 할 것이 있다. 오늘날 께랄라에 편입된 트라반꼬레(Travancore)는 사회개혁에 있어서 말라바(Malabar) 지역에서 가장 선진적이었다. 이 차이의 숨은 이유를 살펴본다면 그런 사회 개혁 운동들의 뒤에서 작동하는 사회적 힘의 명확한 그림을 포착할 것이다.

영국지배가 확립되기 전에 트라반꼬레에서는 왕자와 봉건귀족 사이에서 격렬한 싸움 이후, 트라반꼬레에 있는 봉건귀족들의 토지소유권은 국가에 의해 몰수되었고, 그것들은 국가의 재산 (Pandaram vaka)이 되었다. 이런 제도 아래서 료뜨와리 제도와 비슷한 토지소유제도가 영국에 의해서 시행되었다. 서구(자본주의) 문명에게 친근감을 갖고 가까웠던 기독교 공동체의 영향 때문에, 그리고 개별적인 행정 관료들의 특별한 속성의 영향 때문에, 트라반꼬레는 부르주아지 사회 개혁을 위한 비옥한 토양을 제공하였다. 트라반꼬레에서는 영어교육, 출판, 신문 등등이 다른 지역보다 활발히 발전하였다.

반면에, 말라바에서는 낡은 봉건 귀족들이 어떠한 변화도 없이 존속되었다. 마이소르(Mysore)의 티프 술탄(Tippu Sultan)이 군사적으로 침략하는 동안에는 모두 도망을 갔던 귀족들이 되돌아왔다. 그들은 토지를 되찾았고 영국은 그런 귀족들에게 귀속된 소작농들의 권리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트라반꼬레에서 기독교에 대항하는 것처럼 말라바에서는 비힌두 사이에서 무슬림들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이 (무슬림들이 : 역자) 부르주아지 문화를 싫어하였기 때문에, 트라반꼬레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말라바에서는 부르주아지 발전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께랄라가 벵골과 마하라스트라에 뒤떨어졌는데, 께랄라 안에서도 말라바 지역이 트라반꼬레보다 뒤쳐졌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쟁점은 어느 지역이 발전했고 덜 발전했느냐가 아니다. (그러함에도 : 역자) 부르주아지 발전 경향을 부정하는 사실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19세기 초 벵골에서 람 모한 로이의 지도 하에서 시작된 운동은 20세기 초에는 인도 전지역으로 퍼졌다. 각 지방의 역사적 배경, 서로 다른 카스트들과 하위 카스트 가운데 연관성, 새로운 자본주의 경제와 문화의 출현 속도, 그리고 고위 관료들의 개인성향 등의 조건에 따라서, 그 운동은 여러 지역들에서 독특한 지역색과 함께 발전하였다.

그런 차이가 무엇이든지 간에, 거기에는 모든 지역을 (관통하는 ; 역자) 공통적인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그 공통의 목표가 그것들 모두를 조직화하였다. 모든 지역들에서 목적의식적 운동이 일어났는데, 그 목적은 베다 시기부터 시작되어 여러 세기 동안 상대적으로 변하지 않았던 고정시킨 힌두사회 체제를 일소하고 부르주아지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그런 목표를 인식하기 위해 채택된 방법들로써 3개의 의견층이 생겼다. 하나는 상대적으로 개혁주의적 태도를 취했고, 또 다른 하나는 혁명적 변혁을 강하게 열망하였으며, 나머지 셋째는 첫째와 둘째의 사이에 있었다. 또한 그런 의견을 갖고 있던 계층 내에는 여러개의 하위 계층으로 나뉘어졌다. 브라마 사마즈조차 2~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이런 이유로, 또한 서로 다른 지역들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정세 때문에 인도 전 지역을 포괄하는 운동 또는 하나의 주(province) 안에서 모든 지방을 포괄하는 운동조차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람 모한 로이가 외친 구호와 요구들은 인도 전체에서 힌두들 가운데 교육받은 계층들의 공통적인 전망으로 자리잡았다. 이것은, 다음 장에서 설명할 다른 운동과 결합하면서 1857-59년 시기의 운동과 구분되는 어떤 의미에서는 1857-59년 시기의 운동을 부정하는 민족 독립을 향한 새로운 운동의 성장에 기여했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