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부르조아 민족주의의 싹

1. 인도 통합 ― 그 주요조건

우리는 영국이 세포이 반환과 1857-59년 인민봉기를 진압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들 중에 하나가 인도인들의 분열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외세의 지배에 대항하여 한 계층의 인민들이 봉기할 때마다, 영국은 다른 여러 계층의 도움과 협조를 얻어 이를 진압했다. 결국 델리와 그 주변 지역의 인민들이 보다 광범위한 봉기를 일으키자, 그 봉기를 진압하는데 도움을 주고 협조한 자들은 펀자브인¹⁾, 마라타인²⁾, 네팔인 뿐만 아니라 봉기가 일어났던 바로 그 지역들의 인민 계층이었다.

이런 인도 대중들의 분열은 고대부족 사회가 깨지면서 등장한 바르나(varna-s)와 카스트 제도가 인도사회를 상호 적대적인 계급들로 분회시킨 고유한 인도 사회의 산물이었다.

유럽사회와 달리, 인도 계급사회는 자본주의 ― 원시 부족사회가 해체, 노예제, 봉건제, 자본주의로의 사회 역사적 발전 단계 ― 의 고유한 생산물인 민족통합에 이르지 못하였다. 수세기 동안 인도를 지배한 것은 카스트 제도 위의 챠투르바르냐(chaturvarnya)³⁾에 기초한 사회체제였고, 나중에 인도사회의 계급분화, 노예적, 봉건적 특징, 경제적 착취, 그런 것들로부터 발현되는 것에 대한 정치적 억압을 카스트 제도 뒤로 숨겼다.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의 사회적 힘이 카스트에 기초한 사회에 나타나기 시작할 때, 기존에 존재했던 사회적 배경이 그런 힘들의 발전을 가로막았다. 적절한 변화없이 몇 세대 동안 지속적으로 존재했던 사회, 카스트와 종교로 나뉘었고 어떤 지역에서는 부족민들까지 분열시켰던, 그들 (인도 대중들:역자) 사이의 모순을 격화시키고 위계적 관계로 만든, 그런 제도들이 표면화되어 형성된 사회적 관계에 기초한 자급자족적 마을 공동체 체제— 이것이 인도 과거 역사의 본질이다. 맑스에 의하면:

인도의 과거에서 정치적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났을지라도, 그것의 사회적 조건은 고대부터 19세기 초까지 바뀌지 않고 그대로였다. 베틀과 물레는 무수히 많은 물레꾼과 베짜는 이들을 양산한, 그 사회 구조의 주축들이었다. 아득한 옛날부터, 유럽은 훌륭한 인도산 천을 받았고, 인도인들에게 유럽의 귀중한 귀금속들과 가구를 보냈다. 그렇게 받은 귀금속들은 인도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구성원인 금세공인에게 갔다. 인도인들에게 장신구의 인기는 대단했는데 하층 카스트조차, 거의 발가벗고 살아도 ‘일반적으로 한 쌍의 귀걸이와 목주변을 두르는 금장신구를 가졌다......... 인도의 베틀을 부숴 버리고 물레바퀴를 파괴한 사람이 영국 침입자다. 영국은 유럽시장에서 인도산 면직물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힌두스탄을 뒤틀어버렸고 결국에는 면직물의 나라를 면직물(영국산: 편집자)로 범람시켰다.⁴⁾

인도사회에 불어닥친 이런 비참한 변화들은 앞장에서 기술했다. 1857-59년 봉기와 함께 끝난 인민 봉기들이 그전 변화의 결과였다. 똑같은 이유로, 봉기들이 탄압받을 때, 이런 비참한 과정이 지속될 뿐만 아니라 강화되었다. 봉기자들이 제압당했음에도, 그런 봉기들을 이끈 정치적 배경, 예를 들면 대중들의 빈곤화의 불만, 격렬한 긴장은 여전히 지속되었다.

이와 함께, 1857-59년 투쟁모습과 달리 고조되는 대중들의 불만 모습을 표현하는 역량이 발전되는 새로운 배경이 나타났다. 카스트 제도와 자급 또는 반자급자족적 마을들이 붕괴되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카스트들, 종교들 그리고 부족들로 쪼개져 있던 인도인들이 정치적 통합을 발전시키고 통합된 국가로 그들을 묶어내려는 변혁의 객관적 조건들이 나타났다. 베틀과 물레에 기초한 농촌 사회의 붕괴가 진행되면서 카스트 제도와 그것 (수공업:역자)에 기초한 사회적 기반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의식이 인도 인민들 사이에 퍼져나갔다. 마치 자본주의 발전의 결과 필연적으로 점점 더 단결하였던 유럽의 민족주의자들처럼, 인도인들 역시 그들 스스로 민족주의를 구성 하였다. 또한 1857-59년과는 확연히 다른 민족독립운동을 만들려는 물질적 조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맑스는 그것을 이렇게 분석했다. 영국은 “인도에서 이중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하나는 파괴, 하나는 재창조 ― 낡은 아시아적 사회의 소멸 그리고 아시아에 서구 사회식 물질적 기초를 놓는 일”, 왜냐하면 인도사회에 재앙을 가져다 준 바로 그 영국의 지배가 봉기를 위한 물질적 조건들이다. 실제로 영국 지배자들이 인도에 세웠던 것은 그런 과제들의 수행이었다. 맑스가 “영국의 인도지배의 미래 결과”로 결론 내린 그 “재창조(regeneration)”의 맥락에서 “인도의 정치적 통합”은 매우 중요하다. 맑스는 이야기 했다: “더욱 공고해지고 그리고 무굴제국보다 더 광폭한, 인도의 정치적 통합은, 인도의 재창조에서 첫 번째 조건이다.⁵⁾ 어떻게 영국 지배하에서 그런 "정치적 통합"이 만들어졌을까? 맑스는 말한다.

영국의 무력에 의해 강제된 그런 통합은 전자 전신에 의해서 강화될 것이다. 영국 하사관이 조직하고 훈련시킨 전통군대는 최초의 외국 침략자의 약탈을 끝내고 인도의 자주적 해방에서 필수적(the sine quanon)이다. 아시아 사회에 처음 소개된 언론자유는, 대부분 힌두들과 유럽인들의 후예들이 관리하는, 재건설의 새롭고 강력한 대행자다. 자민다리와 로뜨와리는, 그들도 혐오하는 두개의 특징적 형태들의 토지제도에 연루된다 ― 아시아적 사회에서 매우 절실했던.⁶⁾ 인도 원주민부터 영국의 감독 하에 소극적으로 그리고 조심스럽게 캘커타에서 교육받았다. 초급반이 생겼고 정부의 요건에 맞게 자격을 갖추었다. 그리고 유럽과학도 가르쳤다. 유럽과 정기적이고 빠른 통신을 위해 인도에 가져온 증기기관(steam)은 남동해의 주요 항구들을 연결하였고, 인도의 정체(停滯)로 고립된 지점에서 그것의 효과를 재증명했다. 철도와 증기기관이 결합되어 멀리 떨어진 영국과 인도 사이가 8일 거리로 짧아지고 인도가 서구세계에 합병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시기가 멀지 않았다.⁷⁾

맑스는 인도에서 영국이 "재창조" 과제를 수행하는 데 철도 건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맑스는 철도가 소개되어지는 단계에서 전통적인 인도 모습에 총체적 변화를 가져오리라 보았다.

운송수단과 다양한 제품의 교환수단들의 완전한 결핍이 인도의 생산적 힘을 망가뜨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여기서, 인도에서 더욱, 수많은 자연물의 교환수단의 부족에서 사회적 궁핍을 만난다...... 철도부설은 대지에 뚝을 만들고 서로 다른 철도를 따라 물을 옮길 수 있어서 농업에 이로움을 줄 것이다. 그러므로 동쪽 농장에서 꼭 필요한 논밭에 물대는 일은 크게 확대 될 것이고 물부족으로 자주 일어나는 기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⁸⁾

철도의 중요성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그것은 맑스가 언급했던 "서양 사회식 물질적 기초들을 놓은" 과정의 시작이다. 맑스는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영국 방적자본가 관료(millocracy)는 그들의 공장을 위해 면화와 원자재를 싼 가격에 뽑아내려는 배타적인 견지에서 인도에 철도를 부설하려고 한다. 나는 그런 점을 안다. 그러나 당신들이 일단 철과 석탄을 실은 기관차를 인도에 들여오면, 당신들은 그것들의 모방을 막을 수 없다. 당신들은 지금 즉시 철도기관의 수요에 직면하여, 총체적인 산업화 과정 없이는 거대한 인도 철도망을 유지 할 수 없다. 그리고 철도와 직접 연관되지 않은 산업에도 기계를 응용할 것이다. 그러므로 철도는 인도에서 확실하게 근대 산업의 선구자가 될 것이다. 이것은 영국 기관들로부터 새로운 노동력과 기계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특별한 적성을 갖게 된 힌두에게 허락된 점에서 보듯이 분명하다..... 철도로 인한 근대산업이 카스트에 기초한 세습적 노동분화와 인도의 진보와 인도의 힘에 결정적인 장애물들을 소멸시킬 것이다.⁹⁾

영국이 인도의 근대화에 그들 스스로 개입한 이유는 이런 “재창조” 활동 때문이지, 영국 지배자들과 그들의 아첨꾼들에 의한 선동 때문이 아니다. 맑스에 따르면 : “인도가 변혁되어 재생산 국가로 되는 일이 매우 중요한 점임을 영국 기업가들이 발견했다. 그리고 바로 그 점, 그 목적, 그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인도에 논밭에 물대는 수단과 내부 통신수단을 주기 위해서. 그들은 지금 인도 전체의 철도망을 그리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 일을 한 것이다.¹⁰⁾

그러나 영국 지배자들의 진짜 의도가 무언이든 간에, 이것은 조직화된 인민 투쟁의 출현을 위한 물질적 조건들을 촉진시켰다. 그것은 1857-59년 봉기가 최고조였던 인민봉기 때처럼 폭력적으로 진압당하지 않게끔 새로운 운동을 건설하려는 인도 인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었다. 무의식적이었지만, 영국이 카스트에 기초한 관습, 그리고 인도인민들이 그런 투쟁을 시작하고 참여하기 꺼려하게 만드는 낡은 사회적 풍습들을 파괴시킴으로써, 정치적으로 인도인들을 통합하였다. 또한 인도인들에게 강한 독립의 열망을 심어주었다. 이것이 다른 측면에서 본 영국의 "파괴"임무다.

통합된 독립투쟁을 향한 인민들의 거센 파도의 최전선에 서기 위해 영국 지배자들 역시 계급 ― 부르주아와 그에 적대적인 노동자 계급 ― 탄생과정에 착수했다.

바르자 카스트 제도 위에서 인도 전체를 통제하기 위한 국가 관할권(jurisdic-tion)없이, 그리고 부르주아 특성을 가지는 새 계급들과 계층들의 출현과 발전을 위한 물질적 조건을 만들지 않고는, 인도의 정치 행정 제도를 통합하거나 또는 경제적 착취를 영속시키기는 불가능하다.

새로운 유형의 독립투쟁을 이끌 능력이 있는 계급들과 계층들은 이미 1857-59년 전에 인도의 여러 지역들에서 시작했다. 이것의 가장 함축적인 표시는 영국지배의 첫 근거지인 벵갈 지역이 증명한다. 사실 이 계층의 사람들은 1857-59년 봉기를 "반동"으로 규정하고 그 봉기에 반대하여 대중을 조직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1859년 빅토리아 여왕 포고문에서 보장받은 것들은, 카스트에 기초한 모든 전통적 믿음들, 관습들 그리고 관행들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이었고, 본질적으로 이 계층의 인민들을 속였다. 더 나아가, 영국 지배자들이 그들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도덕적 가치와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이념들을 유지하고 지켜줄 거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미몽에서 깨어났다.¹¹⁾ 그러므로, 봉기에 반대하여 영국 편에 섰던 바로 그 계층사람들이 차츰 새롭게 반영운동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런 계층들 가운데 어느 계층 그리고 이런 발전의 결과로써 형성된 부르주아 민족운동이 어떻게 조직되었는가; 전체운동진영의 한 부분인 노동계급이 어떻게 부르주아적 지도력에 반대하여, 독자적인 정치적 힘을 갖게 되었나? 그런 점들이 독립투쟁의 역사에서 다음 단계와 관련된 주요 질문들이다. <노사과연>

번역 : 이병진(양심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