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편집부

6장

관료주의와의 투쟁

뜨로츠키는 ‘스딸린주의 관료주의’라는 악명 높은 용어를 고안했다. 1932년 후반기에, 레닌이 아직 생존한 동안, 그는 벌써 권력을 잡기 위해 당 내부에서 계략을 꾸미고 있었다:

‘관료주의화는 볼셰비끼 친위대의 다소간의 기회주의적인 퇴보를 유발시킬 것 같다.’¹⁾

1926년 7월에 작성된, 반대파로서의 연설문에서, 그는 ‘고삐 풀린 관료주의’를 가장 주요하게 공격하였다.²⁾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뜨로츠키는 쏘비에뜨 인민들을 자극하여 ‘예전에 짜르 관료주의와 부르주아계급에 대항했듯이, 스딸린주의 관료주의에 맞서는 행위’가 일어나게 하는 데 몰두했다.³⁾

뜨로츠키는 사회주의를 중상하기 위해서, ‘관료주의’라는 용어를 항상 사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30년대 동안 계속해서, 당 지도부가 ― 주로 스딸린, 키로프(Kirov), 즈다노프(Zhdanov) ― 당과 국가기구 내부의 관료주의적인 분자들에 맞선 투쟁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상당히 뜻밖의 일로 여겨질 것이다.

1930년대에, 관료화 및 관료주의에 반대하는 투쟁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관료주의’에 대항하는 반공주의자들

먼저, 우리는 용어들의 의미에 대하여 분명하게 합의해야 한다.

볼셰비끼들이 정권을 잡자마자, 우익은 혁명적인 체제 그 자체를 묘사하고 중상하기 위해서 ‘관료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우익에게는 어떠한 사회주의적이고 혁혁명적인 기획도 혐오스러웠으며, 자동적으로 ‘관료주의적’이라고 중상하는 딱지가 붙여졌다. 1917년 10월 26일 직후부터 멘셰비키들은, ‘관료주의적’인 볼셰비끼 체제, ‘쿠데타’의 결과, 국민 대부분이 농민들이므로 사회주의일 수 없는 체제, ‘국가 자본주의’ 그리고 ‘농민에 적대적인 독재’로 특징지워지는 체제에, 타협할 수 없는 적의를 밝혔다. 이러한 선전은, 볼셰비끼 정권에 의해서 부과된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의 반전을 명백히 의도한 것이었다.

그러나 1922년 농촌에서 생산력의 파괴에 직면하고,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를 유지하려고 애쓰던 볼셰비끼들은 어쩔 수 없이 물러서서, 농민 개개인에게 양보하여, 그들이 자유롭게 매매하도록 허용해야 했다. 볼셰비끼들은 농촌에서 일종의 ‘국가 자본주의’를 만들어 내는 것, 즉 (사회주의) 국가에 속박되고 통제되는 소규모 자본주의의 발전을 원했다. 동시에, 볼셰비끼들은 관료주의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그들은 오래된 관료주의적 기구들의 변하지 않는 습성과 그것에 순응하는 새로운 쏘비에뜨 관리들의 경향에 맞서 싸웠다.

그 당시 멘셰비끼들은 이렇게 말하며 정치무대로의 복귀를 꾀했다. ‘볼셰비끼, 당신들은 지금 관료주의를 반대하고 있으며, 국가 자본주의의 건설을 인정한다. 이것은 우리가 말했던 것이다, 우리가 항상 말해왔던 것이다. 우리가 옳았다!’ 여기 레닌의 답변이 있다:

‘그 설교들 ... 멘셰비끼들과 사회혁명당원들의 설교는 그들의 진정한 성격을 보여준다. ― “혁명은 너무 지나쳤다. 당신들이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 계속해서 말해왔던 것이니, 우리가 다시 말하게 허락하라.”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답한다. “그런 발언에 책임을 물어 당신들을 총살대에 세우는 것을 우리에게 허락하라. 당신들의 견해를 표현하는 것을 자제하든지, 아니면 백위병들이 우리를 직접 공격했을 때보다도 우리의 여건이 훨씬 더 어려운 현 시기에, 당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기를 고집한다면, 그때는 우리가 당신들을 최악의 사악한 백위병 분자와 똑같이 취급한다고 해도 당신들은 오직 당신 자신만을 비난할 수 있을 것이다.”’⁴⁾

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레닌은 사회주의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해 이른바 ‘관료주의’에 대해 공격하는 반혁명분자들에게 격렬하게 대응했다.

관료주의화에 대항한 볼셰비끼들

레닌과 볼셰비끼들은, 후진적인 국가의 프롤레타리아트 독재 기구 내부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관료주의적 일탈에 맞서, 항상 혁명적인 투쟁을 이끌었다. 그들은 (프롤레타리아트 ― 역자) 독재가 쏘비에뜨 국가 기구의 관료주의화에 의해 ‘내부에서’ 또한 위협당한다고 판단했다.

볼셰비끼들은 이전의 짜르 국가 기구들 일부를 ‘재접수’(`retake')해야만 했는데, 그것들은 사회주의적 목적에 의해 부분적으로만 변형되었을 뿐이었다.

더욱이 농촌에서의 당과 정부 기구들은, 국가 전체에 걸쳐 커다란 문제를 내포했다. 1928년에서 1931년 사이에, 140만 명의 신규당원들이 당에 입당했다. 이러한 사람들 중에서 많은 이들이 사실상 정치적 문맹자들이었다. 그들은 혁명적인 감성은 가지고 있었으나, 실질적인 공산주의 지식은 없었다. 꿀락들, 이전의 짜르시대 관리들, 여타의 반동분자들이 당에 쉽게 침투했다. 조직화 업무에 어느 정도 능력을 보유했던 모든 이들이 자동적으로 당에 받아들여졌는데, 이는 당에 간부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1928년에서 1938년 사이에 농촌에서 당의 세력은 여전히 미약했고, 당원들은 농촌을 지적으로 경제력으로 지배했던 상류 계층들에게 상당히 좌우되었다. 이러한 요소들 모두가 관료주의적 퇴보의 문제를 야기한다.

최초의 혁명적인 농민 세대는 내전을 경험했고 그때에 그들은 반동 세력과 싸웠다. 명령을 내리고 받는, 전시공산주의 정신이 계속 유지되었고, 이는 끈기 있는 정치적 사업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관료주의적인 사업 방식을 낳게 되었다.

모든 이러한 이유로 인해, 레닌과 스딸린은 항상, 관료주의에 맞선 투쟁을, 볼셰비끼 노선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낡은 사회의 영향에 맞선, 이전의 사회 계급들과 압제적인 구조에 맞선 투쟁으로 여겼다.

스딸린의 지도하에서처럼 레닌의 지도하에서 당은, 가장 통찰력 있고 활동적이며 견결한, 유기적으로 대중과 결합된, 최상의 혁명가들을 중앙위원회와 지도기관들 내부에 결집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당 지도부는 항상,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인민대중을 동원하려고 시도했다. 관료주의적인 분자들, 출세주의자들, 기회주의자들이 아주 쉽게 자리를 잡고 숨어 있을 수 있었던 곳이 바로 중간 수준의 기구들, 특히 공화국 기구들이었다. 스딸린이 당을 지휘했던 시기 내내 스딸린은 지도부와 평당원들에게, 관료주의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위로부터 그리고 아래로부터 (대중을 ― 역자) 동원할 것을 요구했다. 여기 1928년의 지령이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스딸린의 견해를 보여준다.

‘관료주의는 우리의 전진을 막는 최악의 적의 하나이다. 그것은 우리의 모든 조직에 존재한다.... 문제는 그것이 구시대의 관료주의자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관료들, 쏘비에뜨 정부에 동조한 관료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산주의 관료들의 문제이다. 공산주의 관료는 가장 위험한 유형의 관료들이다. 이유는? 왜냐하면 그는 당원의 직함으로 자신의 관료주의를 감추기 때문이다.’⁵⁾

몇 가지 심각한 사례를 제시한 뒤에 스딸린은 이어갔다:

‘우리 당 조직의 일부에서의 부패와 도덕적 타락이라는 이러한 부끄러운 사례는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당의 독점이 불합리한 정도로까지 진행되었고, 일반인들의 목소리가 억압당하고, 당 내부의 민주주의가 폐지되고, 관료주의가 만연되었다는 사실.... 나는 당원 대중에 의한 아래로부터의 통제를 조직하고 또한 당 내부에 민주주의를 불어 넣는 것 이외에는, 이러한 해악과 싸우는 다른 방법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패 분자들에 맞서서 당원 대중의 격분을 깨워 일으키며, 그들에게 이러한 분자들을 통째로 쫓아낼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 어떤 반론이 있을 수 있나?’⁶⁾

‘노동자 및 농민 조사 위원회, 당 중앙위원회 등에 의한 비판 등등, 상부로부터의 비판들이 있다. 물론, 그것 모두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충분함과는 거리가 있다. 더욱이 그것은 현 시기 결코 주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 주요한 것은, 관료주의에 반대하고, 특히 우리의 사업상의 결점을 극복하기 위한, 광범위한 비판의 물결을 전반적으로 일으키는 것이다. 오직 그럴 때에만 ... 우리는 관료주의에 맞선 성공적인 투쟁의 전개와 그것의 근절을 기대할 수 있다.’⁷⁾

대중 교육을 강화하라

첫째, 관료주의에 맞서 투쟁하기 위해서, 먼저 스딸린과 볼셰비끼 당의 지도부는 대중 교육을 강화했다.

1930년대 초반에, 그들은 당 학교를 개설하여, 한번도 기초적인 정치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농촌의 인민들에게 초보적인 교육 과정을 제공하였다. 당의 역사에 관한 최초의 체계적인 교육 도서는 1929년에 야로슬라브스키 (Yaroslavksy)에 의해 ≪쏘련 공산당의 역사(History of the Communist Party of the Soviet Union≫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그것은 훌륭한 책이다. 1938년에는 두 번째로, 스딸린이 감수한 더 얇은 책자인 ≪쏘련 공산당 역사 (볼셰비끼들) : 단기 교육 과정(History of the Communist Party of the Soviet Union (Bolsheviks): Short Course)≫이 나왔다.

1930년과 1933년 사이에, 당 학교들의 수는 5만 2000곳에서 20만 곳 이상으로, 학생 수는 100만 명에서 450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것은 이제 막 당에 입당한 수십만 명에게, 최소한의 정치적 통일성을 부여하려는 주목할 만한 노력이었다.⁸⁾

정기적으로 당을 정화하라

관료주의적인 붕괴를 막기 위한 투쟁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검증―숙청이다.

1917년, 당에는 3만 명의 당원이 있었다. 1921년, 거의 60만 당원이 되었다. 1929년, 150만 당원으로 늘어났다. 1932년에는 250만 명이 당원이었다. 매번 대규모의 신규 입당의 물결 이후에, 지도부는 당원들을 가려내야 했다. 최초의 검증 운동은 1921년에 레닌 지도로 수행되었다. 그 당시에 농촌에서 당원의 45%가 추방되었고, 전체 당원의 25%가 제명되었다. 그것은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숙청이었다. 당원의 1/4이 가장 기본적인 기준에 부합되지 않았다.

1929년, 두 번째 검증 운동 기간에는 11%의 당원들이 당을 떠났다.

1933년, 새로운 숙청이 있었다. 숙청은 넉 달 동안 지속되리라고 여겨졌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2년 동안 지속되었다. 당 조직들, 통제 체계와 중앙 지도부의 실질적 통제는 너무나 부족하여 검증 운동을 계획하고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심지어 가능하지도 않았다. 결국, 18%의 당원들이 제명되었다.

제명의 기준들은 무엇이었나?

―제명된 이들은, 한때 꿀락들, 백러시아군의 장교들이나 반혁명분자들이었던 사람들이었다.

―부패하거나 지나치게 야심적인 사람들, 또는 완고한 관료들.

―당 규율을 거부하고, 중앙위원회의 지령을 완전히 무시하는 사람들.

―범죄를 저지르거나 성적으로 문란한 이들, 또는 주정뱅이들.

1932년에서 1933년의 검정 운동 기간에, 지도부는 자신들의 지시가 확실하게 이행되도록 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농촌에서 당의 행정력이 매우 미약하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누가 당원인지 누가 당원이 아닌지 몰랐다. 25만 개의 당원증이 분실되고 도난당했으며, 6만 개 이상의 무기명 당원증이 사라졌다.

이 시기에, 상황은 매우 심각해서 중앙의 지도부는 검증 운동에 제멋대로 참여하지 않는 지방의 지도자들을 제명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지방 지도부들의 무사태평한 태도는 종종 관료주의적인 간섭주의로 변형되었다: 기초단위의 당원들은 아무런 주의 깊은 정치적 조사과정도 없이 숙청되었다. 1933년과 1938년 사이에, 최고위층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토론하였다. 1938년 1월 18일 ≪프라우다≫는 중앙위원회의 지령을 공표하면서, 스딸린의 다음과 같은 주제를 한번 더 내세웠다.

‘우리 당 지도부들 중 몇 명은 인민들, 당원들, 노동자들에 대해 충분하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그들은 당의 노동자들에 대해 연구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어떻게 지내며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모르며, 노동자 기간당원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 그리고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들은 당원들과 당의 노동자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접근하여 평가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대개 목적의식 없이 막연하게 행동한다. ― 즉, 성과에 관계없이 마구잡이로 칭찬하거나, 혹은 성과에 관계없이 마구잡이로 질책하고, 수천 수만의 당원들을 당에서 추방한다.... 그러나 사실은 근본적으로 당을 반대하는 사람들만이 당원들을 그렇게 대할 수 있다.’⁹⁾

이 문서에서 스딸린과 나머지 지도부는, 기초단위로 침투하는 불순분자들을 당에서 숙청하는 올바른 방법들에 대해 논한다. 그러나 이 문서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숙청에 대한 큰 줄거리를 이미 그리고 있었다: 그것은 향후 가장 관료주의화된 분자들을 당 지도부에서 일소할 것이었다. 스딸린이 제시한 두 가지 우선순위를 여기서 알 수 있다: 즉, 모든 간부들과 당원들에 대하여 개별적인 접근방법이 채택되어야 하고, 협력당원들과 부하당원들을 개별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의 후반부의 ― 역자) 반파시스트 사업의 장(chapter)에서 우리는 스딸린 본인이 이러한 임무들을 어떻게 수행했는지 보여줄 것이다.

혁명적인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

관료주의를 종식시키기 위해서, 지도부는 당 내부의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1934년 12월 17일, 중앙위원회가 처음으로 더 근본적인 문제들에 초점을 맞춘 것은 바로, 정화 운동 기간에 (중앙위원회의 ― 역자) 지시들을 (현장에 ― 역자) 적용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어려움이 근저에 존재했었기 때문이었다. 중앙위원회는 (하급단위에서의 ― 역자) ‘지도부의 관료주의적인 방식들’을 비판했는데, 그곳에서는 핵심적인 문제들이 평당원으로부터의 어떠한 참여도 없는 상태에서 소규모 간부당원 집단에 의해 처리되었다.

1935년 3월 29일에 즈다노프(Zhdanov)는 레닌그라드에서 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는데, 그것은 교육 사업은 게을리 하고 오직 경제 사업만 수행하는 특정한 지도자들을 비판하였다. 이데올로기 과업들은 문서업무와 관료주의가 대체해버렸다. 그 결의안은 지도자들이 그들 부하당원들의 자질과 능력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들과 기간당원들과 [새로운 기간당원들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정치노선 사이에 밀접한 접촉이 필요한 것처럼, 그들의 업무에 대한 평가 보고서가 필요했다.¹⁰⁾

5월 4일에 스딸린은 이러한 주제에 대해 연설했다. 그는 이렇게 규탄했다.

‘인민들에 대한, 기간당원들에 대한, 노동자들에 대한 무도한 태도는 우리가 실제로 드물지 않게 목격하는 것이다. “기간당원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라는 구호는 우리의 지도자들이 우리의 노동자들에 대해,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면 지원하고, 그들이 처음으로 성공하면 격려하고, 그들을 장려하는 등등, “크고 작은”, 가장 세심한 태도를 보여야 함을 요구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노동자들에 대해서, 혼이 깃들지 않고 관료주의적이며 명백히 무도한 태도를 보이는 많은 사례를 경험한다.’¹¹⁾

아크 게티(Arch Getty)는 ≪대숙청의 기원들(Origins of the great purges)≫이라는 그의 훌륭한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논평을 하였다.

‘당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까지 관료주의적, 경제적, 기계적, 행정적이 되었다. 당 중앙에서 스딸린과 다른 지도자들은, 이것을 당 기능의 화석화, 붕괴, 그리고 왜곡으로 인식했다. 지역의 당 및 정부의 지도자들은 더 이상 정치적 지도자가 아니라 경제적인 행정가들이었다. 그들은 상부와 하부 모두로부터의 정치적 통제에 저항했고, 이데올로기, 교육, 대중 정치 운동, 또는 개인의 권리와 당원들의 발전 등의 문제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러한 과정의 논리적 귀결은 당 기구가 지역의 독재적인 경제행정기구들의 네트워크로 변환되는 것이었다. 증거에 따르면, 스딸린, 즈다노프, 그리고 다른 이들은, 지역 총책임자의 절대적인 권한을 줄이고 특정한 형태의 평당원의 지도력을 장려하기 위해서 당의 교육적이고 선동적인 기능을 부활시키는 것을 더 원했다.¹²⁾

1937년의 당 선거 : 일종의 ‘혁명’

마침내, 1937년 2월, 중앙위원회의 중요한 회의에서, 관료주의화에 대한 투쟁이라는 문제와 민주주의 문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을 결정하였다. 그 회의에서는 또한 적대 분자들에 대한 숙청을 진행할 것도 결정하였다.

1937년 2월의 며칠간, 중앙위원회가 당 내부의 민주주의 문제를 다루었다는 것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 내부의 민주주의는 당 조직의 혁명적인 성격을 강화시켜서, 당 기구에 침투했던 적대분자들을 적발하는 당의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 스딸린과 즈다노프의 보고서는, 기간당원들이 그들 각각의 평당원들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필요성과, 비판과 자아비판을 진행할 것에 대해 다루었다. 최초로, 당에서 여러명이 입후보하여, 이들 모두가 공개 토론을 진행한 후, 비밀 투표가 이루어졌다. 1937년 2월 27일, 중앙위원회의 결의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당 위원회들의 임원을 지명하는 관행은 폐지되어야 한다.... 각각의 당원들은 임원들을 소환하고, 그들을 비판하는 무제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¹³⁾

독일 파시스트들이 쏘련을 점령했을 때, 그들은 스몰렌스크(Smolensk) 서부 지역 당 위원회의 모든 문서 보관소를 발견했다. 모든 회의, 모든 토론, 모든 지역 위원회와 중앙위원회의 지령들, 모든 것이 그곳에 있었다. 그 보관소에는, 1937년 2월 중앙위원회 회의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졌던, 선거 절차에 대한 기록이 있었다. 따라서 지역 수준에서 사태가 실제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알 수 있다.

아크 게티는 서부 지역에서 진행되었던 1937년 선거들의 수많은 전형적인 사례들을 설명했다. 지구 위원회의 일곱 개 직책에, 서른네 명이 처음 입후보 하였다. 각각의 후보자들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만약 후보자가 사퇴하고자 한다면, 당원들이 수용하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서 투표가 행해졌다. 모든 투표는 비밀이었다.

마침내, 1937년 5월 선거 동안에, 우리가 자료를 가지고 있는 5만 4000곳의 당 기초 조직 중에서 지도 위원회 중 55%가 교체되었다. 레닌그라드 지역에서는 48%의 지역 위원회의 임원들이 교체되었다.¹⁴⁾ 게티는, 이것이 당이 이제까지 달성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전반적이며, 가장 효과적인 반관료주의 운동이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의사결정에 있어서 주요단위인, 지역(Regional) 위원회 수준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1920년대 초반 이래로, 지역에서는 개인들과 일족들이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사실상의 독재 권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러한 대중적인 반관료주의 운동에도 그들은 미동도 없었다. 스몰렌스크 공문서 보관소에는 문서로 작성된 증거들이 있다.

서부 지역 위원회 당서기장의 이름은 루미안체프(Rumiantsev)였다. 여러 다른 지역의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중앙위원회의 임원이었다. 지역 서기장을 선출하는 선거 회의에 대한 보고서가 스몰렌스크 공문서 보관소에 있다. 5쪽에 걸쳐, 일의 진행이 훌륭하고 만족스러웠음을 보여준다. 그 다음에 9쪽에 걸쳐서는 제대로 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음을 지적하는 호된 비판이 뒤따른다. 중앙위원회가 당 내부에서 관료주의에 대항하여 공식화한 모든 비판이, 루미안체프에 맞선 기초단위에 의해 채택되었다: 그것들은 독단적인 제명, 노동자의 불평사항을 결코 다루어본 적이 없는 지역 위원회, 지역의 경제 발전에 대한 관심의 부족, 기초단위와 연관성이 없는 지도력 등이었다. 회의를 하면서 적대하는 두 개의 노선이 회의록에 분명하게 드러났다. 평당원이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문서에서 보여진다. 그러나 지역 당 기구에서 견고한 지배력을 유지했던 일족들을 제거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도 보여준다.¹⁵⁾

거의 모든 대도시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사라토프(Saratov)의 제1비서 크리니츠키(Krinitskii)는 즈다노프에 의해서 당 기관지에 이름이 거론되며 비판받았다. 그러나 그는 재선에 성공했다. 당 중앙 지도부와 평당원들 모두에게서 비판받고도, 지역의 ‘영주들’은 자리를 보존할 수 있었다.¹⁶⁾ 그들은 1937-1938년의 대숙청으로 실각하게 된다. (6장 끝)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