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오늘 희망버스를 탔습니다

2012년 6월 16일과 17일. 지난해 6월 11일 1차 ‘희망의 버스’ 1주년을 맞이하여 ‘쌍용차 해고자 전원복직,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희망의 버스 승객들에 대한 사법탄압 중단’을 촉구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6·16 희망과 연대의 날. 함께 걷자, 함께 살자, 함께 웃자’가 진행되었다. 16일 오후, 전국에서 올라온 각계각층의 참여자들은 전국언론노동조합의 희망캠프가 꾸려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출발하여, 경찰의 물리력에 맞서며 거리행진과 지하철 등을 이용하여, 쌍용자동차 분향소가 있는 대한문까지 행진을 했다. 행진 중에 2시 22분이 되자 행진을 멈추고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과정에서 희생된 22명을 추모하기 위해 22초간 묵상을 하기도 했다. 도착지인 대한문에서는 <희망 토크쇼 '집회 할 자유! 연대할 권리!'>와 <희망난장 ‘투쟁사업장의 고성방가!’>가 진행되었다. 행사가 한참 무르익고 있는 밤 9시경, 한진중공업의 불법․부당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309일간 고공농성을 진행했던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무대에 올랐다.

6월 16일 희망과 연대 날에 함께한 시민들의 모습 

“크레인에서 오매불망 희망버스만 기다리던 사수대 동지들, 309일 동안 한번도 공장 밖으로 나가지 못했던 황이라 동지. 그리고 우리 조합원들이 살아서 오늘 희망버스를 탔습니다. 희망버스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막아선 경찰들을 향해 호통을 치시는 어르신들. 그분들을 뵈었고, 땡볕아래 휠체어를 타고 마포대교를 건너던 장애인 동지들을 만났습니다. 학생들을 만났고, 성소수자들을 만났고, 수많은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이날 한진중공업 노동자와 가족들, 309일 동안 한진중공업 안에서 그녀를 보살폈던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황이라 상담부장 등과 함께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희망버스’에 탑승했다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감격해하며 발언을 한다.

“모두가 절망이라고 말할 때 모두가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할 때. 그 절망의 벽을 천천히 기어오르던 담쟁이가 있었습니다. 담쟁이를 끌어올린 건 또 다른 담쟁이었고 사다리가 담쟁이 덩쿨이 되던 밤. 그날 오랫 동안 침묵에 쌓였던 공장에선 노랫소리가 울려퍼졌고 그날 밤 우린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웃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벽을 넘어섰던 백기완 선생님 문정현 신부님 그리고 박창수 동지 아버님. 2003년 외로움으로 크레인 위에서 홀로 서성이던 김주익과 크레인 아래서 애타게 올려다보던 곽재규가 그날 만났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기적을 만들었고 이 혼탁한 세상에 등대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이날 새벽밥 먹고 전주에서 올라와 여의도에서 대한문까지 묵묵히 걷던 한 노동자가 있었다. 무더운 초여름 날씨이건만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는 이 노동자가 ‘민주버스본부’가 새겨진 남색 조끼를 입고 검정색 모자를 꾹 눌러쓰고 여의도 거리를 걷고 있었다. 이 노동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고속분회 정홍근 쟁의부장이다. 이 날은 전북고속 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시작한 지 577일이 되는 날이다. 그의 목에는 연대기금 1만원을 내면 주는 핑크색 목수건이 매어있지 않았다. 장기간의 파업투쟁으로 서울까지 오는 차비를 마련하기도 버거웠을 게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발언이 끝나고 1시간 뒤, 정홍근 씨가 무대에 올랐다. 발언 순서를 기다리며 정홍근 씨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을 아내에게 보내면서 “당당한 가장은 아니지만, 자랑스러운 아빠로서 부끄럼이 없다.”는 내용을 적어 보냈다. 500일이 넘는 파업투쟁 기간 동안 빚을 내고 적금을 해약하여 생계를 유지하다가 최근 그의 아내가 일을 해서 벌어오는 70만원으로 세 아이와 함께 다섯 식구가 생활하고 있다. 그의 아내는 지난 해에 언론을 보고 “안 끝나냐?”고 한 번 물은 것 외에 ‘끝나냐? 안 끝나냐?’는 말 한번 한 적이 없다.

“얼굴 한번 본 적이 없었으나 연인을 그리워하듯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한 채 우린 그렇게 뜨거웠습니다. 아무도 말할 수 없었던 그리움. 막으면 더 뜨거워지던 열정. 그렇게 영도까지 날아와 물대포를 맞았고 최루액에 고통스러우면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았던 당신들을 어찌 잊을 수 있었겠습니까.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었습니다. 멀리서라도 눈빛조차 확인할 수 없는 거리가 아니라 눈을 마주보고 묻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어떤 마음이 당신을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까?”¹⁾

이런 상황에서도 정홍근 씨는 지난해 ‘희망의 버스’ 3차부터 계속 참석했고,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쌍용차 평택 공장에 갈 때는 같은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버스 사업장으로 부당징계철회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협진여객분회 농성장에 연대를 가기도 했다.

6월 16일 대한문 발언 전에 김진숙 지도위원과 함께 한 정홍근 쟁의부장

“투쟁하는 노동자가 연대하는 마음으로 걸었죠. 우린 현장 임단협 투쟁이고, 쌍용자동차는 해고가 되서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투쟁이니 차이가 있죠. 재능이나 쌍용차 같은 큰 사업장 투쟁에 비하면 우린 투쟁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이 낫다고 봐요.”

어떤 마음으로 희망걷기에 참여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정홍근 씨의 답변이 간결하고 겸손하다. 그는 ‘순수한 대한민국 사람’이 정리해고나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했던 게 희망버스이며, 자신도 노동조합 조합원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 ‘희망버스’에 참여했다고 이야기한다. 버스노동자인 전북고속 조합원들에게 ‘희망버스’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지난해 가을, 한진중공업 문제가 일단락 된 후에 전북고속 문제 해결을 위해 전북 지역에서 ‘희망버스’를 해보려고 논의하다가 무산된 적도 있었다. 지난해 겨울 전북고속 농성장에 갔을 때, 한 조합원이 “희망버스가 전북고속으로 와야 한다”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려달라는 이야기를 하던 기억이 난다.

버스 운전하는 놈들하고 밥 한끼를 먹으면 성을 갈겠다

전북고속(대표이사 황의종) 노동자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방광염에 걸리면서 하루 16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밥을 챙겨먹지 못해 위장병에 걸리면서 수십 년 동안 회사를 위해 일해 왔다. 그동안 떼어먹힌 통상임금만 해도 일인당 천만 원에서 3천만 원 가까이 되는 이들 노동자들이 참다못해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사측은 탄압과 폭력으로 일관했다. 마침내 전북고속 노동자들은 파업투쟁을 하게 된다.

6월 16일 희망과 연대의 날 행사에서 걷고 있는 정홍근 쟁의부장

구례가 고향인 그는 택시운전과 화물차 운전으로 차량 핸들과 인연을 맺게 된다. 1991년, 20대 중반에 정홍근 씨는 39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지역의 군내버스회사에서 버스노동자의 첫 삶을 시작했다. 그는 그 이유를 ‘가진 게 면허증 밖에 없어서’라고 설명한다. 노동조합장이라는 자리가 사측과 싸우고 조합원들과 친근하게 지내는 자리인 줄 알았던 그는 그 버스회사의 조합장이 사측 관리자와 술을 먹는 등 유착관계를 갖고 조합원들에게는 폭언을 일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정씨는 그곳에서 조합장을 바꿔보자는 소박한 소망을 안고 민주노조 만드는 일에 참여하면서 노동운동을 만났다. 조합장을 바꾸고 나서 기본급 인상과 근무일 축소, 숙소 개선 등 새로운 시도들을 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안위와 요구에 함몰된 버스노동자들의 모습에 회의를 느낀 정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을 떠나 전북에 있는 호남고속에 입사를 하게 된다. 그곳에서 노동문제를 외면하며 살고자 하였으나 불의를 참지 못하는 타고난 성향 때문이었는지 그는 또다시 불합리한 버스노동자의 현실을 바꾸는 활동을 하게 되고, 이곳에서도 이전과 비슷한 이유로 IMF 즈음 3년 4개월 만에 다시 사표를 쓰게 된다.

‘내가 정말 버스 운전하는 놈들하고 밥 한끼를 먹으면 성을 갈겠다. 다시는 운전직을 안 하겠다.’고 굳은 다짐을 하며 호남고속을 나온 정홍근 씨는 그 뒤에 포장마차도 해보고 고속도로 건설현장 일용직 ‘노가다’도 했다. 운전을 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러던 중 덤프차 일을 하면서 다시 핸들을 잡게 된다.

또 전북고속만 외롭게 투쟁을 계속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일을 하던 중에 지금 그의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면서 장래성이 없는 덤프차 일을 그만두고 지인의 소개로 2008년에 퇴직금도 있고 쉬는 날도 있다는 전북고속에 입사하게 된다. 이곳에서 역시 정씨는  ‘타고난 성향’을 버리지 못하고, 노동자 편이 아닌 한국노총 소속의 노동조합을 민주노조로 바꾸는 일에 참여하고 간부까지 맡게 된다. 전북고속은 배차일이나 차량 배정 등이 합리적인 원칙 없이 조합장이나 회사 관리자에게 잘 보이는 것에 의해 결정되거나 열악한 숙소 등 문제가 많았다. 잘못된 부분을 노동조합에 말하면 노동조합 측은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를 사측에 일러바쳐 근무 상 불이익을 받게 했다.

2010년 노조 위원장 불신임투표를 진행했으나 사측의 개입으로 11표 차이로 조직형태변경이 성사되지 못하자 그해 6월 28일에 186명의 전북고속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하게 된다. 2010년 12월 8일 당시 전북고속분회를 포함한 전북지역 7개 버스 사업장이 함께 노조 인정, 임금 개선, 근로시간단축, 식사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초 전북고속을 제외한 전주시내버스 5개사와 부안스마일교통 6개 노동조합이 146일 만에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전북고속 사측만 유일하게 합의해 주지 않았다.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옆에 있는 전북고속분회 농성장

출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고속분회'

“557일 동안 싸워왔지만 또 전북고속만 외롭게 투쟁을 계속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어제 전주에서 속이 상하고 분하고 억울해서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노동조합다운 노동조합에서 노동자로 살고 싶어서 이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차 때도 그렇고 2차 때도 시내버스만 복귀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3월, 2차 전주 시내버스파업이 있었지만, 역시 시내버스만 7월 초에 먼저 업무 복귀를 하였다. 희망걷기가 있던 날은 지역에서 한참 시내버스 업무복귀 논의가 진행되던 중이었다. 5백일이 넘는 투쟁기간 중에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남상훈 전북지부장이 두차례 고공 망루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었다. 전북고속 조합원이기도 한 남상훈 지부장의 35일, 49일 간의 고공 단식농성에도 불구하고 전북고속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시내버스 복귀가 이루어지고 나면 또다시 전북고속 노동자들만 남아 외롭게 투쟁하게 될 것이 속상하고 억울해서 서울 오기 전날 정씨는 많이 울었다. 그는 오랜 투쟁 기간 중에 문제해결에 나서야 할 전주시와 전라북도, 전북지역의 여당인 민주통합당의 ‘뒷짐지기’와 ‘사측편들기’를 보며 많은 실망과 분노를 하기도 했다.

우리가 꿈꾸는 바른 세상이 저들에겐 악몽입니다

7월초, 시내버스 업무 복귀 뒤에 전북고속분회는 현장복귀 선언을 하고 복귀투쟁을 전개한 끝에 현장투쟁을 결의하고 순차적인 업무복귀를 하게 된다. 정홍근 씨를 포함한 4명의 간부는 파업이 완전히 마무리 될 때까지 복귀하지 않고 남아있기로 하고, 천막농성을 이어가며 현장 대응을 하고 있다. 정홍근 쟁의부장 역시 생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일 저녁 촛불집회를 하고 사측의 태도를 감시․대응하고, 삼보일배, 연대투쟁을 하면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태풍에 천막이 무너져서 수차례 새로 농성장을 꾸리기도 했다. 7월 14일 새벽, 조합원들이 첫 출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는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한다.

정씨는 자신의 투쟁 원동력을 2010년 파업 초기 때에서 찾는다. 2010년 파업 당시, 공권력 침탈로 76명이 연행되었다. 조합원들은 간단한 조사를 받고 하루 만에 나왔고, 지도부는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4일을 꼬박 채우고 나왔다. 정홍근 쟁의부장은 그때 유치장 안에서 ‘차라리 강경진압을 당해 여기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단다.

“4일 만에 나왔을 때, 한 50여 명의 동지들이 완산경찰서 앞에서 대오를 갖추고 구호를 외치고 있었어요. 우리 지도부 3명이 나올 때 환호를 부르는데... 제가 그때 생각하니까 눈물이 나올라 그래요... ‘진짜 이 길을 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구나. 다시 조직을 추스러야 겠구나.’하는 생각을 그 계단을 내려오면서 가졌습니다.”

2년에 가까운 투쟁으로 현재 남은 조합원은 38명이다. 7월에 현장 복귀를 하였지만, 벌써 4명의 해고자가 발생하는 등 사측의 민주노조에 대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전북고속 투쟁은 10월 15일 현재 파업 678일, 현장복귀투쟁 94일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309일, 우린 마침내 만났고 우리 조합원들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우린 변했고, 저들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돈이면 폭력도 경찰도 법도 다 살 수 있다고 믿었던 저들은 결국 희망버스를 이기지 못 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바른 세상이 저들에겐 악몽입니다.”²⁾

평일 매일 저녁 전주시외버스 터미널 앞에서 진행되는 ‘시민과 함께하는 촛불문화제’는 330일이 된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문화제가 열리는 시간이면 터미널 앞에 촛불을 켜고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하는 사노위 김금위 활동가를 포함하여 많은 시민들이 지금도 전북고속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

우리가 잊지 않는 한 그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연대는 노동자의 생명이고 우리 이 땅의 노동자에게 희망인 것 같습니다. 1차 투쟁 때와 2차 투쟁 때 4.11총선 24일 동안 정세균 사무실 앞에서 노숙투쟁 하면서 저희들이 힘들고 지칠 때 동지들이 그리웠고 연대가 그리웠습니다.”

비록 ‘희망버스’는 오지 않았지만, 정홍근 씨는 연대동지들에게 큰 고마움을 갖고 있다. 정홍근 씨는 전북고속 투쟁이 앞으로 얼마나 더 갈지는 모르겠지만, 임단협 체결이 될 때까지 자신은 갈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 배경에는 지도부를 믿고 어려운 길을 함께 해준 조합원과 가족, 그리고 연대동지들의 지지가 있다.

“제가 선택한 길과 제가 이 자리에 있게끔 뒷받침해준 가족, 또 힘들 때마다 와서 힘내라고 밥 사주고 술 사주고 등 두들겼던..... 그런 동지들의 마음이 헛되지 않게끔 끝까지 싸워서 여러분들이 가져준 관심 만큼 우리 40명의 조합원들...”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매일 저녁 진행되는 전북고속분회 촛불문화제

출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고속분회'

7월 16일, 쌍용자동차 분향소가 있는 대한문 거리강연 <시대를 묻다 톡톡톡>에서 정홍근 씨는 마무리 인사를 하다가 끝내 울음을 터트리며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 그는 민주노조 확실하게 세우고, 목표 했던 것들을 쟁취하는 날, 전체 조합원들이 올라와서 연대해줬던 분들에게 인사하고 투쟁보고 하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며 그때까지 연대와 지지를 해달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홍근 씨는 연대․후원하던 사람들이나 정치권, 행정 등이, 복귀(투쟁) 후에 이 문제가 끝났다고 보면서 전북고속 문제가 관심에서 멀어져 가는데, 아직 진행형인 만큼 관심과 연대가 계속되면 좋겠다는 마음도 표현한다.

“연대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난 후, 서경지부 버스 농성천막에 들렀는데, 갑자기 찾았는데도 반갑게 막걸리 내놓는 동지들. 두 분이서 반겨준다. 언제나 농성 않고 천막 없는 노동현장 만들어갈지 걱정입니다. 참 허술한 것이 마음 아픕니다. 전북고속이 557일인데, 여기는 빨리 해결되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6월 16일 밤, 발언을 마친 정홍근 씨가 어느 순간 대한문에서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정씨의 트위터를 통해 그가 서울 잠실 교통회관 민주버스본부 서경지부 농성장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며칠 뒤 서경지부 조합원들이 교통회관 고공농성을 시작했을 때도 정홍근 씨는 새벽밥을 먹고 달려와 연대를 하고 가기도 했다. 고단한 나날이지만, 정홍근 씨는 그리움의 연대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살고 싶었으나 너무나 살고 싶었으나 끝내 살 수 없었던 쌍용차 22명. 우리가 그들을 잊지 않는 한 그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콜트콜텍 동지들,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6년을 길바닥에 있는 재능교육 동지들, 전북고속 동지들, MBC, 골든브릿지 동지들, 전주대 청소용역동지들, 풍산마이크로텍 동지들, 유성동지들, 그리고 강정마을, 다시 천막을 친 한진 동지들. 힘냅시다. 희망버스는 다시 달려야 합니다. 힘냅시다. 반드시 승리합시다.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³⁾

<덧붙이는 말>

7월 16일, 칼라TV에서 촬영한 대한문 거리강연 <시대를 묻다 톡톡톡> 내용을 참조하였습니다. <노사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