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통합진보당 사태를 어떻게 볼 것인가? 그 원인과 입장

1) 통진당 사태란?

통진당 사태란 무엇인가?

4.11총선 이후 통합진보당 내부에서 터져 나온 비례대표 내부경선 부정선거 시비(진상조사위원회의 ‘총체적 부실․부정선거’ 규정과 그에 맞서 부정선거임을 부정하는 당권파의 공청회)와 그와 관련하여 빚어진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를 둘러싼 갈등과, 그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 문제로 빚어진 회의의 파행(전국운영위원회에 대한 당권파의 물리적 저지와 비당권파들만의 전자회의, 그리고 비당권파만으로 진행된 중앙위원회)과 폭력사태, 그 이후 전자회의에 의한 비당권파의 혁신비대위의 구성과 그에 맞선 당권파의 당원비대위 구성으로 ‘한 지붕 두 가정’을 이룬 극한적 대립과 사실상의 분당상태 등 ‘통진당의 위기’이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통진당 사태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러한 통진당 내부의 갈등 전개를 매개로 하여 남한 사회에서, 정치권에서, 진보운동권에서, 노동운동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과, 이 통진당 밖의 권역들이 통진당에 대하여 가하고 있는 상황들(그 안에는 정치검찰의 통진당 수사와 압수수색도 포함된다.)이 모두 통진당 사태에 포괄된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요약하여 언론에서는 ‘진보의 위기’ 또는 ‘진보정치의 위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진보정치세력이 이 통진당 내부갈등으로 그 부도덕성, 비민주성, 폭력성, 친북 편향성 등을 드러냄으로 인해 국민대중으로부터 심하게 고립되고 또 이 문제를 둘러싸고 여러 갈래로 사분오열됨으로 인해 그 동안 이룩한 성과를 급격히 상실하게 된 사태라는 것이다.¹⁾

한데, 통진당 사태의 핵심을 이렇게 ‘진보의 위기’에 두고자 하는 의견 가운데는 “수구보수 세력이 민족 자주․통일 세력을 마녀사냥하고 고립․압살시키고 있는 사태”라는 식의 시각도 있다.²⁾ 그러나 지금 그러한 마녀사냥 움직임이 노골적, 대대적으로 전개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 초래된 과정은 통진당 내부의 갈등이 격화된 것을 통해서이지, 수구세력들의 마녀사냥을 통해서 통진당 내부의 격화된 갈등이 생겨난 것은 아니다. 언론들의 부추김이 매우 심했고 이것이 당내 갈등을 격화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지만 말이다. 언론은 오히려 이 사태를 연일 크게 보도함으로써 진보세력, 진보운동의 신망을 깎아 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 통진당 사태의 원인

통진당 사태를 무엇으로 보는가에 따라 사태의 원인에 대한 진단도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우선은 통진당 사태를 좁은 의미로 이해하고 그 원인을 짚어보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통진당 사태를 ‘진보의 위기’로 폭넓게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그 ‘진보의 위기’가 좁은 의미의 통진당 사태를 매개로 하여 진행되는 위기이기 때문이다.

통진당의 극심한 내부 대립은 왜 일어났는가?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견해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그 하나는 ‘총체적 부실․부정 선거’에서 드러난 구 당권파의 부도덕성과 비민주성 때문에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견해이다. 이런 견해를 대표하는 사람이 진중권 씨이다. 다른 하나는 도덕성 문제는 사건이 불거져 나오게 된 하나의 계기에 지나지 않으며 진짜 원인은 이념적 대립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견해를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표자는 통일학자를 자임하는 한호석 씨이다. 

진중권 씨는 5월 3일 자신의 트위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통진당 내 당권파, 구민노당 계열이 트위트로 장난질 하는 모양인데, 절대로 넘어가지 마십시오.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썩어빠진 구민노당 계열의 책임이며, 그들은 자신들의 반민주적 작태에 대해 분명히 반성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NL에선 문제를 정파 간의 권력투쟁으로 몰아가려 할 것입니다. 특정 정파에서 자신들에게 위해를 가하고 있다는 식이죠. 속아 넘어가면 안 됩니다. 문제의 본질은 부정선거가 저질러졌고, 그 짓을 획책한 세력이 있으며, 그들은 반성을 모른다는 것입니다.”³⁾

한호석 씨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⁴⁾

“진보당[법적으로 이렇게 명칭을 변경하려다가 실패했음에도 그와 그 일파들은 통진당을 이렇게 진보당이라고 부른다./필자]을 위태롭게 만든 파국적 사태의 원인은 당권교체 문제를 놓고 구당권파와 신당권파가 충돌한 당내분쟁이다. 당내 분쟁이 극도로 격화되어 파국적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진보당의 파국적 사태를 도덕적인 정파와 부도덕한 정파가 비례대표 경선부정이라는 문제를 놓고 충돌한 것으로 보는 도덕적 견해도 있으나, 파국적 사태에 개입된 ‘도덕문제’는 파국적 사태의 촉발계기에 지나지 않으며, 파국적 사태의 발생원인은 어디까지나 구 당권파와 신당권파의 분쟁 이외의 다른 것일 수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진보적 민주주의와 자주적 평화통일을 위해 투쟁해 온 진보정치 활동가들은 당내 분쟁이 급속도로 격화되어 폭발한 이번 파국적 사태의 본질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당 안팎에서 벌어진 폭로선동과 퇴출선동이 너무 위압적이어서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지만, 이성적 판단력을 가지고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파국적 사태를 몰고 온 당내분쟁의 본질은, 구당권파를 ‘파렴치범’으로 낙인찍은 당 안팎의 무수한 선동가들이 일제히 목청을 높인 ‘도덕문제’가 아니다. 당내분쟁의 본질은 구당권파와 신당권파의 정치문제다. 도덕적 관점을 접고 정치적 관점을 세워야 당내분쟁의 본질이 시야에 들어온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구당권파와 신당권파 사이에 존재하는 정치이념 문제를 당내 분쟁의 본질로 규정할 수 있다. 진보당의 정치이념 구도를 읽어보면, 구당권파는 진보적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자주파이고, 신당권파는 진보적 자유주의를 추구한 자유파와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사민파의 정파연합이다.”

“다시 말해서, 구당권파와 신당권파의 충돌은 정치이념이 서로 다른 자주파와 중도우파연합의 충돌인 것이다.”

“진보적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자유파와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사민파가 손잡은 중도우파연합 신당권파가 자주파가 주도하는 진보당을 자기들이 주도하는 진보당으로 변질시키려는 것, 바로 이것이 파국적 사태를 몰고 온 당내 분쟁의 본질이다.”[이 말대로라면 자유파인 국참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이도록 자주파들에게 강력히 선동한 한호석 씨는 자주파와 중도우파연합과의 이런 당권 쟁탈전 발생을 예상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필자]

통진당 사태가 비례대표 선출 문제 때문에 크게 불거져 나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즉 비례대표 의석 분포 문제와 당권 소유 문제, 그것을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문제가 가로놓여 있음이 사실이다.(현재 통진당에서는 의회주의 노선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석 분포가 당의 활동과 당권을 좌우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 선출에서 총체적 부정이 이루어졌느냐 아니냐를 둘러싸고 갈등이 크게 불거져 나온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설사 이번 통진당 사태에 비례대표 의석 지분 문제와 당권 문제가 개입되어 있다고 해도 부정선거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극심한 대립상황과 파국적인 사태로 나타났을 리가 없다.

그러므로 통진당 사태가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부정선거 문제가 본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강변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통진당 문제의 전부가 부정선거 문제, 민주주의 문제라고 주장하는 진중권 씨의 주장만큼이나 일방적이다.(진중권 씨의 주장 역시 일방적이다. 왜냐하면 그런 불공정하고 부정한 선거의 문제들이 지난날에는 곧잘 자주파와 평등파 간의 타협을 통해 봉합되어 왔기 때문이다.)

도덕문제는 당내분쟁의 촉발계기일 뿐 발생원인은 아니라는 주장은 말장난이다. 계기라는 것과 원인이라는 것은 서로 배제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 국어사전에 보면 계기란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결정되는 근거나 기회”라고 되어 있다. 또 “철학에서, 사물의 운동․변화․발전의 과정을 결정하는 본질적인 사정을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동아 국어사전』참조)

이런 사전적인 말뜻과는 별개로 한호석 씨는 계기라는 말을 “지극히 우연적이고 비본질적인 사정”이라는 뜻으로 쓴 것 같다. 그러나 통진당 구당권파의 부정선거 문제, 예컨대 온라인 투표에서 소스코드를 열어보고 투표하지 않은 사람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것이나 오프라인 투표에서 투표함을 들고 현장을 방문하여 투표하는 문제 등은 다들 ‘오래된 관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부도덕 문제는 결코 우연적인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터지고야 말 것이 뒤늦게 터진 “필연적”인 문제다.

또 비례대표 의원 경선에서 당권파의 독식 문제와 이런 부정선거 문제가 결부됨으로써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이지 단지 비례대표 선출에서 비당권파의 지분이 적었다는 사정, 당권파가 독식했다는 사정만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다. 비례대표에 당선된 윤금순 후보가 사퇴의사를 밝힌 데서 이 점은 확인된다. 그녀는 비록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되었지만 자신을 비롯한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 과정에 총체적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사퇴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부정선거 문제가 큰 쟁점이 아니라면 그녀가 과연 자진사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받아들였겠는가?

더구나 이 사태의 본질을 정치이념의 문제로, 자주파와 중도우파연합의 충돌로 규정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른바 동부연합파가 아닌 인천연합파와 울산연합파는 당권파의 편에 서지 않고 사민주의자들과 함께 혁신비대위에 참여했는데, 그 인천연합파와 울산연합파는 자주파가 아니라는 말인가? 그 분파들이 자유파인가, 사민파인가? 그들이 자주파가 아니라면 어떻게 함께 <진보연대>라는 전선체를 구성하여 활동해 왔고 또 민주노총 선거에서 하나의 블록을 형성하여 집행부를 구성하고 있는가? 

통진당 사태는 오래된 패권주의 문제가 3자야합당을 통한 당권파만의 의회진출 성공(?)이라는 우연적인 계기를 통해 터져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이 과정에서 3자야합이 잘 유지되었다면 그런 문제는 또 덮여졌을 것이다. 그러나 3자야합은 애당초 잘 유지될 수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터지고 말 것이 터진 것이다.

구민노당에서 자유주의 정파인 국참당과 통합문제가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을 때 한호석 씨는 왜 같은 자유주의 정당인 민주당과 대통합하지 않고 왜소한 국참당과 소통합하려 하느냐는 비판에 대해 응답하면서 민주당은 세력이 커서 통합하면 먹히게 되지만 국참당은 세력이 작아서 충분히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⁵⁾ 이런 패권적인 발상 속에 이미 지분 배분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당이 파열할 것임이 충분히 예견되고 있었다. 그리고 구 당권파는 이처럼 토사구팽하는 태도로 총선에 임했고 그 후에는 당대표와 대선 후보를 한 사람으로 하는 방향을 추진함으로써 구국참당 출신의 유시민을 배제시키고자 했다.⁶⁾

이런 패권적인 태도는 구국참당 세력에게만이 아니라 구진보신당 계파에게도 나아가 자주파 안의 비패권 분파인 울산연합파나 인천연합파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다. 자기 계파 이외의 일체의 다른 부분들에 대한 이런 패권적인 태도를 취함과 더불어 그런 패권을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전략공천 명부 작성의 투명성 문제와 비례대표 후보자 순위배정에서 경선자를 홀대한 문제 등을 드러냄으로써, 그리고 무엇보다도 온․오프라인에 걸친 총체적 부정선거를 자행함으로써 3자야합이 유지될 수 없는 상황을 당권파 스스로가 만들어 낸 것이다. 즉 이번 통진당 사태는 이른바 자주파 운동권의 오래된 관행인 패권주의 문제와 부정선거 문제가 구당권파의 국참당과의 3자야합 정당 건설을 통한 의회진출과 집권(교섭단체 구성과 이를 발판으로 한 연립정부 참여)이라는 무모한 전술과 충돌하여 일어난 것이다.

3) 통진당 사태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입장

이번 통진당 사태를 바라보는 입장은 크게 두 갈래이다. 통진당이 ― 혁신을 통해서든 봉합을 통해서든 ― 이 위기를 잘 극복하기를 바라는 입장이 그 하나이고, 통진당은 이미 생명력을 잃었으므로 그 정당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를 접고 진보정치의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른 하나이다. (물론 통진당도 다른 대안도 모두 실패하기를 바라는 입장도 있지만 그런 반동적 입장은 지금 우리가 논의하는 범위의 밖이다.)

민주노총의 입장은 이와 관련하여 동요하고 있다. 민주노총 중집은 ‘조건부 지지 철회’의 입장인데, 이는 “일단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되, 혁신비대위의 조치 결과를 보고 이후 재지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 다시 말해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하지 않는 한 통진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것이다.⁷⁾ 이런 입장은 통진당이 태생적으로, 원천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입장에 서 있지 않다. 이 입장은 주로 통진당이 동부연합파가 패권을 휘두르고 있으며 또 노동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보며, 그 문제가 해결된다면 동부연합파 및 (신)자유주의 정파와 하나의 통일체인 당으로 함께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울산연합파처럼 통진당 구당권파가 아닌 통진당 내의 여러 정파들, 국참당과의 통합에 반대하여 민노당 대의원대회에서 국참당과의 통합안을 일차 부결시켰다가 이후 3자야합 합당 안에 찬성한 인천연합파, 그리고 3자야합 합당이 이루어진 이후에 현실론을 내세워 통진당을 지지한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내 여러 산별지도부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진보세력 내에서 제일 먼저 윤금순 후보를 비롯한 비례대표 순위경선에 참여한 후보 전원 사퇴와 비상대책위 구성으로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촉구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의 입장도 이와 비슷하다고 하겠다.⁸⁾

그러나 이 입장은 자유주의와 진보라는 서로 상충하는 이념을 가진 정치세력이 하나의 정당으로 뭉쳐서 통일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환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진당 사태는 직접적으로는 이념의 충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서로서로가 “대의가 아닌 실리를 위해” 제 나름의 계산을 하고 기계적으로 결합했다가 실리를 못 챙긴 쪽에서 권력 즉 국회의원 의석 배분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파열음을 내게 된 것이다.(이 지점은 앞에서 언급했다.) 그러나 그 배경에 이념 문제가 가로놓여 있음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서로 추구하는 대의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실리추구 상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하고 손을 잡은 것이므로 실리추구 상 도움이 되지 않을 때 그 결합이 쉽게 깨어질 수밖에 없는 원천적인 취약점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입장은 통합진보당이 이념적으로 올곧은 노동자계급의 입장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설사 노동자들(현장 노동자보다 노동조합 관료일 가능성이 많다!)이 국회 비례대표 의석을 보다 많이 배분받는다고 해도, 그 정당의 정체성이 자유주의와 함께하는 정당이라면 도저히 사회주의를 지향이념으로 할 수 없다. 자본주의를 재생산하자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변혁하자는 사회주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서로 배제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민노당이 국참당과 통합하기에 앞서 강령을 바꾸어 사회주의 이념지향을 삭제한 것은 바로 이런 사정 때문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노총 중집의 입장은 그 동안 통진당 지지를 밀어붙여 온 데 대한 반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올바른 계급운동의 방향에 서 있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10년 전 민주노동당이 창당될 당시에 가진 진보성조차 견지하지 못하고 후퇴한 입장인 것이다. 

다른 하나의 입장은 더욱 문제적이다.

통합진보당이 실패하면서 노동운동 일각에서는 정치세력화 자체가 그런 실패를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면서 노동자 정치운동 자체를 포기할 것을 주장하는 조류가 엿보인다. 이런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이 임영일 씨의 주장이다.⁹⁾

“노동자 중심의 정치운동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는 활동가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들의 고민은 십분 이해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지금은 일단 멈추어야 할 때이다. 노동정치=진보정치가 이 모양이 된 것은 대중조직이 망가지고 있었던 데에 그 중요한 원인이 있다. 밑바닥이 엉망인데, 그 위에 무슨 아름다운 집을 또 짓자는 것인가? 사람을 모으고 돈을 모으면 정치를 만들 수 있는가? 그러면 새 정치를 시작할 수 있는가?

아쉽고 억울하더라도, 지금은 멈추어야 할 때인 듯하다. 당을 새롭게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이기 이전에, 우리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자. 그러면 길이 다시 보일 것이다. 노동정치의 복원을 말하기 이전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그 교두보들을 먼저 건설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곧 대선 정국이 펼쳐지고, 곧 보궐선거도 있을 것이고, 곧 지자체 선거도 있을 것이니 자꾸 마음이 급한가?”

이 입장은 민주노총 상층부가 진보정치를 혁신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는 점에서 백 번 타당하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상층부가 민주노총의 전부가 아니다. 민주노총에는 지역과 산별 또는 정파를 가로질러서 많은 훌륭한 현장 활동가들이 있다. 이 현장 활동가들은 이번 통진당 사태를 접하면서 많은 실망도 하지만 동시에 많은 반성도 하고 있다. 노동자 정치운동에 대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 그로 인해 지금과 같은 진보정치의 위기가 도래했다는 성찰이 상층지도부 중심의 잘못된 정치운동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는 비판과 나란히 존재하고 있다. 그 결과 노동자대중의 정치가 노동자 출신 의원의 의회 내 정치로 협애화 되고 말았고, 그것과 결부되어 의회권력을 차지하려는 출세주의와 그 자리를 서로 차지하려는 분파 간, 개인 간 쟁패전이 악화되어 지금의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임씨는 이런 현장 활동가들의 진지한 성찰과 분발을 또 하나의 의회주의 정당 건설로 오인하고 있다.

더불어 임씨는 “노동정치의 복원을 말하기 이전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그 교두보들을 먼저 건설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있는데, 그 흔들리지 않을 교두보들은 왜 만들어지지 못했을까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있다. 그 동안의 경험은 오히려 계급적/변혁적 이념과 노선에 견결한 노동자 정치운동과 결합한 계급적/변혁적 노동조합운동의 실천 없이 의회주의 정당과 조합주의적인 노동조합운동만으로 그런 튼튼한 교두보들을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마지막은 이번 통진당 사태를 계기로 진보정치운동, 노동자 정치운동을 새롭게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언론에서는 통진당 사태로 통진당만이 아니라 진보와 진보정치 그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 위기는 이미 오래된 것이라는 관점에 서 있다. 물론 통진당 사태가 그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따라서 노동운동 또는 진보운동은 이 심화된 위기에 처하여 낡은 노동운동과 진보운동을 떨쳐버리고 변혁적 노동운동 또는 변혁적 진보운동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견지에서 이번 통진당 사태는 진보와 진보정치의 위기인 동시에 그것을 개조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통합진보당,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역사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제목의 짧은 글은 이런 입장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¹⁰⁾

“‘진보정치의 본질적 위기’는 노동자계급이 가지고 있는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노동자 출신의 국회의원 배출로 보는 그들이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노동자를 선거 때 돈이나 내고 표나 찍는 동원의 대상으로 취급해 왔기 때문이다. 결과는 노동운동과 노동정치의 메카라 불리는 울산과 창원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의 탈락이라는 현장 노동자들의 외면을 면치 못했다…. 이제 다시 노동현장의 노동자들과 정치적인 주체가 하나가 되어 생산현장과 거리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투쟁과 정치를 결합시켜 정치와 조직운영 역량을 키워 나가야 될 것이다.”

발제자는 당연히 이 세 번째의 입장에 공명하고 있다.

2. 노동자 정치운동의 진로 : 쟁점을 중심으로

1) 첫째 쟁점. 진보정치운동의 주체 문제(무계급이냐 계급이냐?)

진보정치운동을 그 주체의 측면에서 보면 노동자 정치운동이 된다. 진보정치운동의 주체가 항상 노동자 계급만인 것은 아니지만(예컨대 노농동맹)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한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계급 이외 각계각층 근로민중의 역할은 부차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 단계 남한 사회에서 진보정치운동의 기본형태는 노동자 정치운동이다. 이 지점을 잘못 인식하여 청년학생운동의 역할이 주된 것이라고 보게 될 때 필연적으로 개량적으로건 모험적으로건 피지배 대중의 요구 및 지향과 유리된 관념적인 편향에 빠지게 된다. 통진당의 당권파는 이런 오류를 한 세대에 걸쳐 되풀이하고 있다. 그같은 그릇된 인식 때문에 통진당은 출현할 당시부터 일관되게 노동을 경시, 무시, 배제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통진당은 출범하면서부터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당이 아니다”라고 규정받았고 나아가 노동운동 일부로부터는 아예 “진보정당이 아니다”라는 규정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노동자계급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여 노동자정치운동이 진보정치운동 안에서 무슨 특권적인 지위를 갖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태일 동지가 말했듯이 “어떠한 인간적 문제이든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가져야 할 인간적 문제다.” 예컨대 생태적 가치는 매우 중요하여 노동의 가치만큼이나 중시되어야 한다. 자연이 그 자체로 사용가치이며 사용가치 생산의 ‘어머니’라는 점에서(윌리엄 페티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동은 그 아버지이다.) 경제적으로 보더라도 그렇다. 하지만 생태의 가치가 이렇게 중요하다고 해서 초계급적으로 노동운동과 생태운동이 적녹연합과 같이 결합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노동운동이 생태적 가치를 중시하는 형태로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적녹연합이라고 할 때에는 가치의 결합은 이야기하지만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 혼동을 가져온다. 그리하여 노동자계급 중심성을 흐트러뜨린다. 녹의 주체는 누구인가? 농민인가? 중산층인가?

2) 둘째 쟁점. 노동자 정치운동의 조직적 형태 문제

(1) 현장권력 쟁취가 곧 정치?

노동자 정치운동의 조직적 형태가 곧 의회 정당이라는 생각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들이 있다. 그 하나는 의회권력 쟁취가 아니라 현장권력 쟁취 운동이 곧 정치운동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사실상 노동자 정치운동의 의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의회주의와 양날개론을 비판하는 의견이다.

먼저 현장권력 쟁취가 노자간의 권력관계를 바꾸는 것이므로 국가권력 쟁취와 다름이 없다거나 그보다 더 근원적이라는 생각은 사실상 노동자 정치운동을 부정하는 생디칼리즘이라 할 만하다. 물론 개별자본과의 권력관계를 바꾸는 것이 임금인상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유보하더라도 민주노조를 쟁취하고 현장에서 노사 대등한 권력관계를 수립하는 것을 선택한다. 이것이 계급적 각성의 첫걸음이다. 그러나 노동자의 해방은 개별 자본과의 권력관계를 바꾸는 것을 넘어서 총자본인 국가의 권력관계를 바꾸지 않고는 실현될 수 없다. 노동자의 삶은 공장과 직장의 생활에 한정되지 않는다. 노동생활 안팎에서, 심지어 가정생활에 대해서까지 노동자들은 국가에 의한 통제와 폭력의 지배를 받고 있다. 노동자의 삶의 제반 영역을 통제, 지배하는 이 폭력독점장치를 둘러싼 권력관계를 바꾸지 않고 노동을 해방하겠다는 것은 유토피아적이다. 더구나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임노동의 존재 자체가 국가폭력에 의해 성립되고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지 순전히 시장관계에 의해 성립,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권력 즉 시장권력은 원천적으로 정치권력에 의지하고 있는 것이다.

(2) 혁명적 전위당 또는 변혁적 대중정당?

다음으로 양날개론을 비판하는 견해 즉 노동자 정치운동을 긍정하지만 개량주의적 정치운동을 부정하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노동자 정치운동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의회주의 정당을 부정하고 혁명정당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의회주의 정당이 바람직한 노동자정치운동 형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그 동안의 경험에서 이미 밝혀진 바다. 그러나 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아래로부터의 자발적인 연대운동들이 총파업 등 조직 노동자들의 대중투쟁과 결합하여 자본주의 철폐 투쟁으로 나아가도록 노동자 혁명의 전망을 여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여야 한다.”고 주장한다.¹¹⁾ 즉 사회주의 혁명을 목표로 노동조합의 대중투쟁을 정치총파업과 혁명으로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는 혁명정당 형태로 노동자 정치운동을 수행하자는 것이다. 이 때 현재의 주객관 정세 하에서는 불가피하게 그 정치운동은 전위 활동가들이 주체가 되는 전위당 운동의 형태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은 우선 현 단계에서 곧바로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하자는 것으로서, 운동노선과 관련 객관적 조건의 측면에서 분단과 제국주의의 정치군사적 지배 아래 놓여 있는 남한 사회의 현실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주체적 조건의 측면에서 대중의 준비정도가 혁명을 명시적 목표로 투쟁할 수준에 있지 못하다는 현실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양 측면에서 모두 너무 급진적이다. 그리하여 그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하는 전위당은 노동자 대중을 그러한 투쟁으로 추동하지 못하면서 그러한 투쟁을 선전, 선동만 하는 고립된 상태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대중정당 형태로 의회주의와 개량주의를 극복하는 변혁적 정치운동을 수행할 수 있는가?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변혁의 과제가 남한 사회의 정치적 조건에 적합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그 조건은 무엇보다도 분단과 제국주의에 대한 정치군사적인 예속 상태이다. (이와 관련해서 볼 때 경제적인 종속상태의 문제는 남한 사회 당면변혁에서 결정적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변혁은 일반적으로 ‘선 정치변혁 후 사회․경제변혁’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오래된 분단과 전쟁(평화가 아니라!) 상태 아래서 남한의 노동자·민중은 그 변혁 주체역량의 형성이 매우 억압되고 지체되어 있다. 이런 상태는 변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요구되는 바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광범위한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낮은 수준의 반제/반자본의 정치적/사회적 변혁을 목표로 하는 현실적인 운동만이(그 이념적/가치적 지향은 자본주의를 철폐하는 사회주의임을 분명히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대중을 움직일 수 있고, 대중을 현실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을 때에만 그 운동은 탄압으로 파괴되지 않고 현실 속에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변혁은 1단계로도 아니고 2단계로도 아니고 여러 단계를 거쳐 완성되는 것을 전망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3) 당이냐 전선이냐? 민중투쟁전선체 없이 투쟁하는 당, 사회운동적인 정당운동을 실천하기 어렵다.

이 문제 역시 오래된 쟁점이다. 그러나 이른바 좌파진영 안에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간주되지 못한 지점이다. 당과 노동조합으로 단순/도식화하여 당이 정치투쟁을, 노동조합이 경제투쟁을 담당한다고 보는 사고방식은 제2인터내셔널 이래 고전적인 것이다. 그러나 마르크스도 노동조합을 단지 개량만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조직된 힘을 노동자 계급의 종국적 해방을 위한, 말하자면 임금제도의 궁극적 철폐를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실패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노동조합 또한 변혁적/해방적 정치투쟁을 수행하는 것이다. 단 노동조합은 일상적으로 경제적인 요구를 가지고 총자본이 아니라 개별 자본들을 상대로 투쟁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 정치적/사회적으로 투쟁하는 경우에도 각계각층의 각 영역에 걸친 사회적/정치적 요구들을 모두 자신의 요구로 받아 안고 투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모든 피지배계급의 모든 사회적/정치적 요구를 받아 안고 투쟁하기 위해 노동자 정당 형태의 운동이 요청되는 것이다.

그런데 당이 모든 사회적/정치적 요구들을 받아 안고 투쟁하는 경우 의회주의적으로 받아 안는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당이 노동조합을 비롯한 제반 대중단체들과 일대일로 관계를 맺으면 충분하다. 그러나 각계각층의 대중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하여 의회에만 기대지 않고 의회 밖에서 대중투쟁을 수행해야 하는 조건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 각계각층의 대중들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하여 연대/연합하여 투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대중투쟁 연대/연합체, 즉 민중투쟁 전선체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전선체는 각계각층의 대중들에게 서로 의지하는 곳이 될 것이며 또 각계각층의 민중이 하나로 단결하여 총자본에 맞설 수 있는 힘을 만들어줄 것이다.     

이 지점을 경시하면 노동운동은 각계각층의 대중들과 분리되어 투쟁함으로써 총자본에 맞서는 데 심각한 한계를 드러내게 된다. 의회주의 정치로 대중들의 요구를 기본적으로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제3세계 나라들에서는 따라서 의회정치에 대한 불신이 만성화됨과 동시에 민중투쟁 전선체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게 된다.(예 필리핀) 우리나라의 경우 역시 그러한 상태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비의회주의적 상황 아래서는 노동자 정당 역시 의회주의적인 활동으로서는 기대하는 바 효과를 가져올 수 없고 대중투쟁하는 정당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맥락에서 의회주의 정당에 대한 대안으로 모두들 사회운동적 정당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 정당이 사회운동적인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각계각층의 대중운동단체들과 긴밀하게 연대/연합하여 정치투쟁 전선체를 형성하고 있을 때에만 그렇게 될 수 있다. 요컨대 변혁적인 노동자 정당은 의회든 의회 밖이든 자신의 정치투쟁에만 만족하지 말고 이 민중투쟁 전선체 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3) 셋째 쟁점. 진보정치운동 복구의 경로 문제. 진보정치세력들의 통합과 외연확대(이른바 재구성)를 통해 복구할 것인가, 진보정치운동의 급진화를 통해 복구할 것인가? 잘못된 혁신과 재구성의 문제

이른바 진보의 재구성이라는 이름하에 진보정치세력들의 통합과 외연확대를 통해 진보정치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시도는 통합진보당의 파국을 통해 실패로 드러났다. 2007년 대선 실패 이후 민주노동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기존 진보정당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진보를 재구성해야 한다.”,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해야 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들이 무성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이런 흐름 속에서 많은 당원들이 진보정치를 혁신하기 위해서 민주노동당을 탈당해서 진보신당을 창당했던 적이 있다. 민주노동당 안에서는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그러나 이러한 진보신당의 도전은 결과적으로 진보정치운동, 노동자 정치운동을 더욱 깊은 위기에 몰아넣은 것으로 귀착되었다.

그런 쓰라린 실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러한 접근에 방점을 두는 움직임들이 있다. 통진당 혁신 비대위는 이런 방향을 취하고 있다. 통진당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고 민주노총 안팎의 여러 정치적 운동단체들이 결집하면(시민운동적인 진보운동들까지 포괄하여) 훌륭한 진보정당을 만들 수 있고 노동자 정치운동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이러한 견해와 움직임은 자유주의 세력만 배제하고 지배적인 정파의 패권적 작풍만 제어하면 종래의 노동자 정치운동, 진보정당운동 패러다임을 그대로 가져가더라도 노동자정치운동과 진보정당운동이 성공적으로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남한 사회 현실에서 노동자정치운동과 진보정치운동은 변혁적 성격을 지니지 않을 경우 실패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진보정치운동, 노동자 정치운동의 실패는 변혁적 성격을 결여한 데 있다는 견해가 있다. 기존의 진보정당들의 운동은 통진당이든 진보신당이든 모두 개량적인 운동이었기 때문에 실패했으며 따라서 그 정체성을 변혁적인 정치운동으로 혁신해야 한다.

사실 이 정당들은 모두 신자유주의 반대에 머물렀으며, 의회주의적인 성향을 보였다. 공공운수노조‧연맹에서 공식적으로 결정한 바 있는 ‘반자본 사회변혁’ 수준의 급진성도 보여주지 못했다.¹²⁾ 이것은 그런 급진적 강령으로 선거에서 득표를 하여 당선자를 내기 어렵다는 고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고려가 당의 활동을 지배하는 한 변혁적 진보정치활동을 실천하기 어렵고, 그런 변혁적 실천이 밑받침되지 않는 한, 개량적인 선거강령으로 선거에 임하는 한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선거에서 진보정당이 많은 득표를 하고 다수의 당선자를 내기가 어렵다 할 것이다.¹³⁾ 그러므로 한국사회 지금의 현실에서 그 정체성을 변혁적으로 급진화하는 것이 노동자 정치운동, 진보정치운동의 성공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¹⁴⁾ 

그러나 이렇게 정치운동의 정체성을 변혁적으로 급진화시킨다고 할 때 그것과 동시에 각계각층의 진보정치세력들을 어떻게 광범위하게 동참시킬 것인가, 특히 노동조합운동과 긴밀하게 결합된 정치운동을 만들어낼 것인가가 현실적인 과제로 된다. 이런 지점이 충족되지 않을 때 그 정치운동은 아무리 지난 시기 진보개혁적 정치운동의 오류를 바로잡는다고 할지라도 소수 급진적인 분자들의 자족적인 실천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진보정치운동의 정체성을 급진화 시키되 광범위한 진보세력 및 노동조합운동과 함께 실천하는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하면서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한편, 광범위한 진보세력 및 노동조합운동과 함께하는 이 과제는 역으로 운동의 정체성을 어떤 수준으로 급진화시킬 것이며 또 어떤 이념과 노선으로 급진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결된다. 이 지점에 대해서는 앞에서 간략히 언급했다.(지향하는 이념은 사회주의를 분명하게! 현 단계 변혁의 과제는 낮은 수준의 반제/반자본의 정치적/사회적 변혁으로!) 현 단계 이행강령의 구체적인 지점은 따로 검토하겠다.

4) 넷째 쟁점. 노동조합 운동(총파업)과 노동자 정치운동(노동자 정치세력화) 사이의 선차성 문제 또는 그 결합의 문제?

(1) 올바른 질문이 올바른 답을 가져온다.

노동운동이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은 오래되었다. 그러나 노동운동 위기론의 초기만 해도 노동조합운동이 위기에 처했다는 문제의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08년 옛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 이후로는 노동자 정치운동, 진보정당운동 역시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을 받아 왔다. 그리고 이번 통진당 사태를 겪으면서 노동조합운동보다 노동자 정치운동이 보다 더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하여 노동자 정치운동의 혁신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노동운동이 총체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노자간의 계급 역관계를 바꾸어내는 데 있어서 노동자 정치운동이 어떤 지위를 차지하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앞에서 노동조합 운동의 복원에 선차성을 두고 노동자 정치운동의 복원은 차후로 추진하자는 견해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면 노동자 정치운동에 선차성을 두면 노동운동의 위기는 극복될 수 있는가?

이 문제를 무엇이 선차적이냐 라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본다. 노동운동은 경제투쟁, 정치투쟁 및 이데올로기 투쟁을 긴밀하게 결합시켜 통일적으로 투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과 노동자 정당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어떻게 잘 결합시키고 어떻게 잘 협력할 것이냐 라고 질문해야지 어느 것에 더 선차성을 두느냐 라고 질문할 경우 필연적으로 조합주의적인 편향이나 정치주의적인 편향에 빠지게 된다. 또 이런 식의 질문 속에서 이데올로기 투쟁을 소홀히 할 경우 노동운동 전반이 변혁적 지향이 결여된 실리추구적 운동으로 퇴화하게 된다. 우리는 지금 이런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그러므로 민주노총 총파업이냐 정치세력화와 당 건설이냐 라는 식으로 논쟁을 만들어내는 것을 피해야 한다. 질문은 ‘위기에 처한 노동조합운동’을 복구하는 과제와 ‘위기에 처한 노동자 정치운동’을 복구하는 과제를 ‘위기에 처한 노동운동 전체’를 복구하는 총체적 과제 속에 위치 짓고 서로 긴밀하게 결합시켜 통일적으로 추진하는 방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2)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의미 : 민주노총이 노동자 정치운동을 지원하고 노동자 정치운동이 노동조합운동의 계급적 조직화를 지원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바 노조운동과 노동자 정치운동을 긴밀히 결합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그 방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공허한 원칙론에 그칠 것이다.

노동조합운동과 노동자 정당운동의 결합 관계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그 하나는 노동조합이 노동자 정치운동의 지렛대로 복무하는 방향이다. 마르크스의 지도 하에서 제1인터내셔널에서 채택한 ‘노동조합, 그 과거, 현재, 미래’라는 방침은 “노동조합들은 [노동자계급의 완전한 해방이라는] 방향을 향하는 모든 사회적 및 정치적 운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이런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노동조합과 노동자 정치운동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이렇게 노동조합이 노동자 정치운동을 지원하는 방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 역으로 노동자 정치운동이 더 활발하게 전개되어 그것이 노동조합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자본주의가 독점단계로 발전하던 당시 서구 여러 나라들에서는 사회주의 정당운동이 독점대기업들에서 비숙련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계급적 산별노조를 건설하도록 추동하는 역할을 적극 수행했다. 제2인터내셔널은 사실 노동자 정당 중심의 인터내셔널이었으며, 이 정치운동 인터내셔널이 노동조합 인터내셔널(헤이그 인터내셔널)을 추동하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현실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사회주의 정치운동이 급격히 무너졌으며, 그로 인해 노동자 정치운동이 노동조합운동을 지원하는 역할이 급격히 약화되었다. 그 결과 노동조합 조직을 계급적 범위에서 확대하는 과제가 노동조합운동 자신에게 맡겨졌고 취약한 민주노조운동은 그 임무를 방기했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바 낮은 조직율과 실리주의화하여 계급적으로 연대하지 못하는 노동조합운동, 즉 노동조합운동의 위기이다. 

그러므로 이제 복구하고자 하는 노동자 정치운동은 기존의 노동조합운동 즉 민주노총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건설되고 활동해야 할 뿐 아니라 그 민주노총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일, 2천만 노동자계급을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일을 자신의 임무로 받아 안는 정치운동이 되어야 한다. 흔히 비정규노동자를 대변하자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냥 대변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그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으로 조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이렇게 지원받아야 할 노동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만이 아니라 무권리 상태에 있는 모든 노동자이고 어용노총 아래서 신음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당연히 중요하게 지원받아야 할 대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은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임해야 한다. 민주노총 조합원 안에서 상대적으로 선진적인 부분을 변혁적 노동자 정당으로 묶어세우고, 이 힘과 민주노총 밖의 변혁적 노동운동 역량들을 하나로 통합하여 노동자계급 전체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고 변혁적으로 고양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5) 다섯째 쟁점. 올바른 노동자 정당의 조직적/투쟁적 상의 문제

“변혁적” 노동자 “대중” 정당은 노동현장을 기초로 조직되고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으로써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활동과 노동자 정치활동을 긴밀하게 결합시켜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지금과 같이 노동시간이 길어서 사업장 밖에서 정치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조건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정치운동에 적극 참여하게 하는 방도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장 정치활동과 경제활동의 통일은 향후 경제관계의 사회주의적 변혁을 이루어감에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베네수엘라 철강산업에서의 사회주의 변혁 실험을 참조하세요.)

올바른 노동자 정당이 의회주의를 탈피해야 한다는 말은 무성했다. 그리고 그 대안이 사회운동적 당이라고 이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사회운동인지는 많이 논의되고 있지 못하다. 사실 요즘 사회운동은 대체로 캠페인 성격의 운동이다. 그러나 앞으로 세계 경제대공황이 깊어지고 정치가 더욱 우경화할 경우 그런 캠페인 성 운동으로는 지배세력에게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만들어질 노동자 정당은 전투적으로 투쟁하는 정당의 모습을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치적 투쟁정당”의 모습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그러한 정당이 과연 합법적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문제로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순전히 법률 규정의 문제가 아니고 계급 역관계의 문제이다. 현재의 전국공무원 노조는 법률적으로 충분히 합법적이지만 지금 법외노조로 취급되고 있다. 투쟁하는 변혁적 노동자 정당 또한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그런 고난을 거치지 않고 변혁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라 하겠다.

6) 여섯째 쟁점. 변혁적 노동자 정당 건설의 경로와 방도 문제

새로운 노동자 대중 정당이 의회주의 정당이 아니라 변혁을 목표로 대중적으로 투쟁하는 정당이고자 하면 그 건설 과정에서부터 그러한 모습으로 진행되어야 함은 자명하다. 이와 관련 현재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운 노동자 정당은 상층부의 민주노총 지도부들의 주도 아래 건설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주도하는 한 지난 통진당 창당과 4.11 총선 과정에서 보인 비계급적이고 비운동적인 모습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민주노총의 제2의 정치세력화에 의해 진행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집을 구성하는 조직에서 파견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 추진기구가 구성되고 운영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¹⁵⁾

둘째, 기존의 정파/계파들로부터 자유롭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때 정파/계파라 함은 노동조합의 집행권력이나 노동자정당의 의회권력을 추구하며 활동해온 부분들을 말한다. 물론 이런 기존의 정파/계파를 비롯하여 정치적 의견을 가진 집단들이 이 정당건설 과정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건설과정에서의 의사결정은 참여하는 구성원 개개인들의 의사의 집합으로 되어야지 정파단체들의 합의(표결이든 만장일치든)라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셋째, 새로운 노동자 정당 건설은 논의와 투쟁을 병행하면서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는 당연히 검토하고 결정해야 할 많은 쟁점들이 있을 것이며, 따라서 그 쟁점들을 어물쩍 다루고 상층부에 위임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건설 과정에서부터 그런 과두에게 위임하는 관행을 불식해야만 건설 이후에도 그런 관행이 쉽게 뿌리내리지 못할 것이다.

한편, 수평적으로는 서로 다른 경험과 생각을 지니고 있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오해와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쟁의 현장에서 서로 연대하고 함께하는 경험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정치 총파업 한번 했다고 변혁적인 정당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공동실천의 경험을 축적하는 것은 신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넷째, 누가 초동주체가 될 것인가? 과거에 정당을 만들 때처럼 전국적인 ‘초동모임’을 만들어서 추진할 것인가? 그런 방식은 아무래도 기존의 인간관계가 중심이 되는 것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대중적인 정당을 건설하고자 한다면 초동주체부터 대중적으로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대중적으로 모이면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는 현실적으로 산업별, 지역별 관계일 것이다. 그러므로 건설에 관한 논의와 실천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동시에, 그것에 선행하여 산업별, 지역별로 초동주체들이 나와서 그러한 논의와 실천이 활성화되도록 추동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다섯째, 변혁을 목표로 하는 정당이라면 그 운동이 지향하는 이념과 노선의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종래에 자신이 지니고 있던 이념과 노선에 대해 새롭게 재창조하는 과정이 수반되지 않으면 지난날의 민주노동당처럼 정파연합당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이 문제는 편의적으로 의견그룹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분열!) 또 어떤 이념과 노선을 취할지를 다수결로 밀어붙일 수도 없을 것이다.(패권!) 지금 통진당이 겪고 있는 격심한 갈등도 그런 이념과 노선의 차이에서 연유하는 바가 적지 않다. 패권 문제는 권력문제인 동시에 이념과 노선 문제인 것이다. 아마도 이 문제가 가장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대중적인 학습과 토의를 통한 최대한의 통일을 모색하는 수밖에 왕도가 없을 듯하다. <노사과연>

(1) 왜 위기인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5162148465&code=910402&s_code=aj083

(2) 무엇이 문제인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5172143095&code=910402&s_code=aj083

(3) 진보정치의 재구성,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5182129005&code=910100&s_code=aj083

(4) 전문가 대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5212156315&code=910100&s_code=aj083

2) ‘한호석-신당권파 출현과 그 이후’ http://changesk.blogspot.kr/2012/05/blog-post_17.html?spref=tw,

 ‘한호석-통합진보당 와해시키려는 4단계 시나리오’,  http://www.vop.co.kr/A00000504639.html,

 ‘카맥-통합진보당 사태의 전모’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global_2&uid=62158 참조.

4) 한호석-신당권파 출현과 그 이후 http://changesk.blogspot.kr/2012/05/blog-post_17.html?spref=tw 참조.

5) 한호석, 민중의 소리, [칼럼] 진보정치, 고립주의와 결별하라!, 2011년 9월 23일, http://www.vop.co.kr/view.php?cid=A00000434627 참조.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20424091536 참조.

7)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9차) 결정문, http://nodong.org/?mid=statement&page=2&document_srl=1147200 참조.

8) 본통진당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당선자가 부정경선에 대한 사과를 남기고 사퇴-전여농 기자회견, http://kwpa.org/xe/index.php?mid=news&document_srl=5744, 참조.

9) 임영일-노동운동, 정당정치로부터 철수해야 한다, http://www.redian.org/archive/3869 레디앙 기고 참조.

10) 김민수 기자, 핫뉴스, 2012년 5월 13일, http://hot-news.kr/detail.php?number=6831&thread=22r08 참조.

11) ‘노동자혁명당 추진모임 -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 원칙과 방향’ http://blog.jinbo.net/wrp/156 참조.

http://scdw.org/webbs/view.php?board=scdw_free&id=16998 참조